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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전자로 위암 치료…이젠 수술 후 항암치료 없어도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2~3기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수술 후 항암치료의 효과를 예측해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수술 예후가 좋은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된다.연세암병원 위장관외과 정재호·노성훈 교수팀과 국내 다기관 공동연구팀은 진행성 위함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수술 후 항암제의 치료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진단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현재 2~3기 위암 환자의 경우에는 2012년 발표된 클래식 임상 시험결과에 따라 표준치료법으로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다. 클래식 임상시험은 위암 수술 후 보조항암화학요법이 암의 재발을 감소시킨다는 효용성을 입증한 임상시험이다. 항암치료를 통해 수술로 제거한 조직 외에 미세하게 잔존할 수 있는 암 세포를 사멸시켜 치료율을 높이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모든 진행성 위암에서 항암치료로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개인에 따라 항암치료 효과에서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 위암 환자의 항암제 적합성을 예측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이 없어 수술 받은 환자는 항암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정재호·노성훈 교수 연구팀은 위암에서 종양의 유전자 특성에 따라 수술 후 항암제에 대한 효과가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정재호 교수는 “1901년도에 지금과 같은 ABO식 혈액형을 처음으로 구분하기 전에는 자신의 혈액형과 적합한 수혈을 받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이번 연구는 사람의 혈액형을 구분해 수혈을 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각 개인의 종양형을 분류하고 그 특성에 따라 항암치료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분자진단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으로, 암환자도 종양형에 따라 최적의 치료를 선택하는 맞춤 정밀의료 시대를 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연구팀은 다중 코호트 연구방법으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위암 진단을 받은 환자 2,858명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위암을 면역형(Immune subtype, IM)과 줄기세포형(Stem-like subtype, ST), 상피형(Epithelial subtype, EP)으로 분류했다. 유전자 발현 패턴 특성에 따른 종양형 분류 기준은 수술 예후와 항암제 효과 여부다.면역형(IM)은 수술 후 예후가 좋은 반면 항암제가 반응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항암제 효과면에서는 면역형(IM)은 항암제 치료를 해도 수술만 시행한 것과 비교해 예후가 더 좋아지지 않는다. 상피형(EP)은 수술만 받았을 때 비해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경우 예후가 좋아진다. 즉, 상피형(EP)은 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종양형이다. 줄기세포형(ST)은 다른 종양형에 비해 예후가 가장 나쁘다. 특이한 것은 줄기세포형(ST)중에서 상피형의 유전자를 동시에 발현하는 경우는 예후는 불량하지만 항암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분류에 따른 결과를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주)노보믹스와 공동으로 각각의 종양형과 항암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유전자 분석 기반 진단기술을 개발해 클래식 임상시험 환자 629명을 대상으로 검증했다. 그 결과 검사가 이루어진 625명 중 79명(약 13%)이 면역(IM)형으로 분류됐으며, 줄기세포(ST)형과 상피형(EP)형은 각각 265명(약 42%), 281명(약 45%)였다. 면역형의 경우 5년 생존율은 83.2%로 조사됐다. 면역형 환자를 다시 수술만 받은 환자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으로 분류해 항암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군의 경우 5년 생존율은 약 80.8%였으며, 수술만 받은 환자의 경우 약 85.8%로 차이가 나지 않았다. 노성훈 교수는 “수술 후 예후가 좋고,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은 굳이 항암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진행성 위암 환자의 약 15~20%는 현행 표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 연구결과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항암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선별할 수 있게 돼 환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불필요한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 암 치료비도 감소돼 건강보험 재정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정재호 교수는 “그동안 정밀의료가 적용되기 힘들었던 위암분야에서 대규모 임상 유전체 데이터로부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항암제 유효성 예측으로 위암에서 분자 진단 기반의 정밀의료 가능성을 열었다” 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란셋 온콜로지(The Lancet Oncology)에 게재됐다.
- 위→간 전이암 환자, 열에너지와 동맥 내 항암치료가 도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수술이 어렵고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에도 효과가 떨어진 위암에서 간까지 전이된 환자에게 하이푸(HIFU, 고강도초음파집속술)와 항암치료를 병행하면 치료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김태희 서울하이케어의원 원장은 “위암에서 간, 복막, 폐까지 전이된 A모(여·66)씨를 하이푸의 높은 열에너지와 동맥 내 항암치료를 병행해 치료한 결과, 호전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13일 밝혔다.A씨는 지난 2010년에 조기위암으로 진단받고 절제수술을 받았다. 6년여 만인 2016년에 재발해 항암치료를 받기 시작했으나 약 1년여 만에 항암제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를 포기한 환자였다. 뿐만 아니라 기대수명이 3개월 정도 밖에 안 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시한부 환자였다.모든 치료를 포기하고 자연으로 돌아가 살고 싶었으나 간, 복막, 폐까지 전이돼 배가 팽만하기 시작했다. 또한 복부 통증까지 와서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따라서 복부의 통증과 생명연장을 위해서는 간으로 번진 암을 잡는 것이 최우선인 상태였다. 이에 김태희 원장은 열에너지와 동맥 내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2주 간격으로 2번 치료를 하고 1달 후에 CT영상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간에 퍼져 있던 약 20cm정도의 암 덩어리가 약 70%정도로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A씨는 불룩하게 나왔던 배와 통증이 크게 감소하며 이제 식사도 잘 하고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할 정도로 몸이 크게 호전됐다. 하이푸는 2013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비수술 종양치료기기이다. 간암(원발성, 전이성)과 자궁근종 등에 사용된다. 수술 없이 초강력 초음파를 쏘아 주변장기 및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시키며 종양에만 초음파 열에너지를 집중시켜서 괴사시키는 최신의 기술이다. 김태희 원장은 “종양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을 통한 절제법이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사용하지만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퍼졌다면 암 크기부터 줄여야 하는데 높은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치료가 열에 약한 암세포를 괴사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암세포 주성분이 열에 약한 단백질이라는 점에 착안해 높은 온도(섭씨 56도 이상)를 활용한 0.8~3.5MHz의 고강도 초음파로 암세포를 죽인다”면서 “고강도 초음파를 암세포에 집중적으로 쏘면, 암세포가 열변성으로 인해 괴사한다. 이때 암세포의 단백질이 면역세포에 자극을 주어 활성화되고 인체의 면역기능이 상승하는 원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이유로 A 씨의 간과 복막까지 번졌던 암 덩어리가 급속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