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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은상 신라젠 대표 "코로나19 백신 개발 착수"(종합)
- [부산=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신라젠(215600)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26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부산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제1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천연두를 박멸시킨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재조합해 백신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신라젠은 지난 25일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Covid19) 핵산을 분양받으며 공식적인 백신 개발에 나섰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는 26일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는 부산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제14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사진=박태진 기자)◇ 균주 활용 노하우로 백신개발 속도 낼 것신라젠은 200년 동안 수백만명에게 접종해 천연두를 박멸시킨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돌입했다. 회사는 백시니아 바이러스를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항암제로 개발중이다.백시니아 바이러스는 와이어스, 웨스턴리저브, 코펜하겐, 리스트, 앙카라 등 여러 종류의 균주가 있다. 신라젠은 이중 백신으로 가장 적합한 균주를 선별해 항원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중이다. 현재 주요 파이프라인(주력제품군) 중 하나인 ‘펙사벡’은 와이어스 균주를 통해 개발된 항암치료제다. 문 대표는 “회사는 이번에는 다른 형태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는데 착수했다”고 설명했다.백시니아 바이러스를 매개체(viral vector)로 사용할 경우 여러 가지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매개체의 지놈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을 포함한 여러 가지 부분을 탑재할 수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물질로, 이 바이러스가 세포 내로 침입할 때 활용되는 단백질이다. 이 경우 항원성이 커지게 돼 인체에 주사할 경우 코로나19에 대한 항체가 잘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항원성이란 생체 내에 침입했을 때 그 조직 세포를 자극해 항체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항원성이 있는 물질을 항원이라고 한다.또 코로나 바이러스의 돌연변이 빈도가 적은 부분을 매개체에 탑재하게 되면, 돌연변이 바이러스에 효과 있는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문 대표는 “신라젠은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다양한 변경 및 생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다른 회사들보다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펙사벡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박차신라젠은 펙사벡의 미국 임상 대상 확대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회사는 현재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의 면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리브타요’와 펙사벡을 함께 쓰는 병용요법 임상을 진행 중이다. 그간 면역관문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왔지만, 앞으로는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더해 임상에 나선 것이다.신라젠은 지난 25일(한국시간) 미국암학회(AACR)에서 신장암 병용임상(펙사벡+리브타요) 연구가 초록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학회에서 공개할 예정이다.문 대표는 “분명 지난 실패(펙사벡 간암 임상 3상 조기종료)는 아프지만, 세계적인 항암제는 특정 항암제 개발에서 실패하고 있다”며 “실패를 교훈 삼아 펙사벡의 상용화를 위해 임직원들은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펙사벡은 표적함암제와 비조합임을 확인했지만 면역관문억제제로 효능이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신장암 대상 병용 임상을 추진중”이라며 “앞으로 주주들의 기대와 격려에 부응하기 위해 연구 현황을 공개하고, 암환자들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날을 위해 파이프라인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현재 신라젠의 주주 수는 총 16만8783명이며, 이날 현장 참석 및 전자투표, 위임장 제출 등을 포함해 총 2848명이 주총에 참석했다. 참석주식수는 1997만3055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28.1%에 해당한다.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보고, 영업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건 등이 의결됐다.
- 전 세계는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전쟁...임상시험 등 '가시밭길'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한국과 미국, 중국 등 각국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 제약사들이 앞다퉈 치료제와 백신 개발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실질적 성과로 이뤄내기엔 어렵다는 견해를 보인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들은 전임상 단계의 세포 수준 연구로 임상 시험에서 효능을 입증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일반적인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후보물질 개발부터 전임상, 임상, 인허가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방식으로는 코로나19 유행에 대응하기 어려워 기존에 개발된 약물이나 임상 시험 중인 약물에서 백신과 치료제를 찾는 ‘약물 재창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감염병을 치료하는 약은 크게 백신, 항체 치료제, 항바이러스제로 구분할 수 있다.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미래에 침범할 병원체에 대해 몸이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한다. 항체 치료제는 특정 단백질에 결합해 몸속으로 침입하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고,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작용 자체를 약하게 하거나 소멸시키는 작용을 한다.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백신·치료제 연구가 ‘약물재창출’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실험실에서 후보물질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임상시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백신 개발에는 최소 1년 반 이상, 치료제는 올 연말은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백신, 치료제 개발 어려운 이유는?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경제성이 부족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백신은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이용하는데, 완치자의 혈액에서 피를 뽑아 환자에게 투여하는 수동 면역과 자신 스스로 면역체계를 작동하도록 하는 능동면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병을 일으키지 않는 수준에서 바이러스를 투여하거나 바이러스를 죽여 몸에 이식하면 항체가 생겨 면역력이 생긴다.이러한 항체를 만드는 기전부터 실제 임상시험까지 거치는데 10여년이 소요된다. 보통 백신 하나 개발에 10여년 동안 2조원 넘게 들다보니, 2002년 발생한 사스처럼 질병 자체가 소멸하거나 2012년 메르스처럼 중동의 풍토병으로 남으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투자하길 꺼리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무려 40년이 걸렸다.치료제도 같은 문제가 있지만, 시간은 단축시킬 수 있다. 바이러스는 숙주에 의존해 증식하는데 치료제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결합해 복제하고, 세포 밖으로 나오는 과정 등을 단계별로 막는 작용을 한다. 후보물질의 치료 효과가 빠르게 입증되면 연내에도 공급할 수도 있다.에이즈·에볼라출혈열 치료제 주목, 국제 백신 플랫폼도 가능성 높아국내외에서 가장 치료제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로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이 있다. 현재 미국과 중국, 한국에서 중증환자에 한해 칼레트라와 클로로퀸이 사용중이며, 렘데시비르와 클로로퀸은 임상 시험이 진행중이다.이 밖에 길리어드, 바이엘, 다케다 등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기관 등이 면역 조절제, 항 괴사 약물, 암 치료제 등 보유한 후보물질을 활용해 효능을 검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셀리버리 등 제약사들이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개발, 흡입용 스테로이드제제 등을 활용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을 추진중이다.백신 개발에서는 단백질 백신, DNA 백신, RNA 백신, 복제 방지 백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연합기구인 CEPI(전염병 대비 혁신을 위한 연합)는 안전성이 검증된 백신 플랫폼 기술에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실험해 백신 개발을 추진중이다. 미국에서 DNA 백신을 개발하는 이노비오와 RNA 백신을 개발하는 모더나가 앞선 것으로 평가 받지만 아직 임상에 성공한 사례는 없다.국내에서는 SK 바이오사이언스, GC 녹십자, 보령바이오파마 등이 백신 개발을 준비하거나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연구를 수행중이다. ‘약물 재창출’, 유일한 가능성이지만 부작용 완화, 효능 입증 등 가시밭길약물 재창출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연구자들이 즉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기존에도 항암제로 개발중인 에이즈 치료제 AZT, 심혈관 치료제로 개발 중인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같은 사례가 있었지만 감염병 관련 약물 재창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으로 수천 종의 약물을 선별해 감염병에 효능을 보이는 약물을 찾아낼 수 있지만, 임상시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의 출연주기는 빨라지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감염병이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키고 막대한 경제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국제 협력을 통한 공공백신 개발, 범용 치료제와 백신 플랫폼 기술 개발과 투자로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인수공통 바이러스 연구실 팀장은 “약물재창출은 연구자들이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범용 항바이러스제에 대한 임상 일부를 미리 마쳐 놓는 등 감염병 발생 시 바로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코로나19로 글로벌학회 잇단 무산…K바이오 사업계획 차질
- [이데일리 류성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최대 제약시장인 미국에서 예정됐던 글로벌 학술대회가 잇달아 연기, 취소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 연구개발 전선에도 불똥이 튀고있다.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달 예정됐던 미국노인정신의학회, 미국피부과학회, 미국내분비학회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4월 열릴 예정이던 미국암학회 연례학술대회도 연말로 연기됐다.오는 6월 열리는 세계최대 규모의 바이오 컨퍼런스인 바이오USA는 아직까지 대외적으로 행사 연기나 최소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미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 경우 행사일정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제넥신, 엔지켐생명과학, 에이비엘바이오, 이수앱지스 등 해외 학술대회에서 중간 임상결과나 논문등을 발표하려던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행사 일정이 변경되면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특히 미국 학술대회 참가가 불발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공동연구개발,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투자유치 등을 추진하려던 상당수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을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학술대회 참석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나 투자사등을 통해 부족한 연구개발 자금을 충원하려던 일부 바이오기업은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엔지켐생명과학은 오는 4월 열리는 미국 암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신약물질 EC-18의 면역항암제 병용효과 및 항암방사선 유발 구강점막염 개선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행사가 취소되면서 엔지켐생명과학은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임상결과를 공유하려던 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정재한 엔지켐생명과학 이사는 “본사에서는 글로벌 제약사들과 화상통화를 통해 임상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미국법인 직원들은 직접 발로 뛰며 다국적 제약사들과 네트워킹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이사는 “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글로벌 학술대회에서 임상결과를 발표, 공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현재로서는 대안을 총가동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제넥신은 4월 열릴 예정이던 미국 암학회에서 DNA 치료백신 ‘GX-188E’의 임상 2상 중간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돌연 행사가 취소되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제넥신은 궁여지책으로 오는 9월에 유럽에서 열리는 유럽 의학 종양학 협회 행사에서 중간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대부분 기업은 글로벌 행사가 연기, 취소되자 그 대안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화상통화나 이메일등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접촉하면서 임상결과등을 공유하는 쪽으로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업계는 코로나19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자칫 장기화될 경우 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특히 부족한 연구개발 자금문제를 글로벌 학술대회등을 통해 투자를 유치해 해결하거나 글로벌 제약사들과 공동연구 파트너십을 구상하고 있던 일부 바이오기업들은 사업계획에 큰 차질을 피할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세계 최대 바이오 컨퍼런스인 미국 ‘바이오USA’ 행사장 모습.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제공
- 면역력 떨어지면 결핵 감염 위험 높아...가장 오래되고, 많은 생명 앗아간 결핵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1882년 독일의 세균학자 로버트 코흐 박사에 의해 처음 발견된 결핵균. 결핵은 기원전 7천년경 석기시대 화석을 비롯해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 미라에서도 감염 흔적이 발견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질환인 결핵은 현재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결핵균은 공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증식하고 건강한 폐를 손상시킨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전염되는데 주로 영양과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발병한다고 해서 흔히 ‘후진국병’이라 불린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8년 결핵 환자 신고현황’에 따르면 2018년 결핵에 새로 걸린 환자(결핵 신환자)는 2만6433명(10만 명 당 51.5명)으로 이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이 1만2029명으로 전체의 45.5%를 차지했다.노인층의 결핵은 약 3분의 2 이상이 과거에 감염된 잠복결핵이 면역력 저하로 인해 재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핵은 전염력이 강하고 서서히 폐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김주상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결핵에 대해 알아본다.◇감기 2~3주 이상, 체중감소 있다면 검사 필요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감염된 균이 있다. 바로 결핵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인구의 약 30%가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추산한다. 결핵균은 지방 성분이 많은 세포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굵기 0.2~0.5㎛(마이크로미터), 길이 1~4㎛ 크기의 막대기 모양인 결핵균은 다른 균에 비해 증식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 일단 결핵균이 활동을 시작하면 면역세포와 결핵균의 염증반응에 의해 폐에 점차 고름이 생기게 된다. 결핵은 보통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전염성이 있는 폐결핵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하는 경우 결핵균이 포함된 미세한 침방울이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다른 사람이 결핵균을 들이마시게 되면 폐로 들어가 결핵균에 감염된다.폐 안에 결핵균이 들어오면 폐 실질(조직)을 녹이면서 괴사(고름)상태가 된다. 이렇게 괴사상태가 되면 결핵균이 활발하게 증식하게 되는데, 이때 기침을 하면 기관지 내부에 있던 결핵균이 대량으로 공기 중에 방출된다. 기침하는 결핵 환자 앞에서 대량으로 흡입했다면 결핵이 옮을 수 있는 확률은 그만큼 커진다.결핵에 감염된 환자들이 느끼는 특징적인 증상이 있다. 기침, 체중감소, 가래, 무기력감, 객혈 등이다. 평소처럼 식사를 하는데도 체중이 줄고 감기 증상이 2~3주 이상 지속된다면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결핵을 진단하려면 먼저 흉부 엑스선 검사를 진행한다. 흉부 엑스선 검사 결과 결핵이 의심되는 경우 확진을 위해 객담결핵균검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폐 외 다른 장기에도 발병… 결핵성 늑막염이 대표적결핵은 폐가 아닌 모든 장기에 발병할 수 있다. 신체 부위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흔히 폐에 생기는 결핵을 폐결핵, 폐가 아닌 다른 부위에 생기면 폐외결핵이다. 폐외결핵 중 가장 흔한 것이 결핵성 늑막염이다. 결핵균이 늑막을 공격해 염증이 발생하고 흉수가 고이게 된다. 이는 호흡을 어렵게 하고 흉통과 마른 기침을 유발한다.또 림즈절에 결핵균이 침투하면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고 점점 커지면서 심한 통증을 생길 수 있다(결핵성 림프절염). 방치할 경우 피부가 벌어져 고름이 흘러나오게 된다. 만약 결핵균이 대장에 침투하게 되면 결핵성 대장염이 발생하는데 대장에 궤양이 생기고 심각한 설사 증상으로 급격한 체중감소를 가져온다.김주상 교수는 “폐외결핵은 생기는 부위에 따라 폐결핵보다 훨씬 더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장 대표적으로 결핵성 뇌수막염과 같은 신경계 결핵이나 심장막 주변에 결핵이 생길 경우(심낭결핵) 심한 합병증으로 높은 사망률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약 듣지 않는 슈퍼결핵 주의… 철저한 자기관리 필요결핵약에 내성이 없는 환자가 2주 이상 결핵약을 복용할 경우 전염성은 대부분 상실된다. 또 결핵약을 6개월간 꾸준히 복용하면 90% 이상 완치된다. 그러나 결핵약 복용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결핵약을 써도 잘 낫지 않는 슈퍼결핵 환자, 즉 다제내성결핵 환자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결핵 치료는 6개월간 꾸준한 약물복용이 필수지만 부작용은 환자들의 치료를 방해하는 큰 요인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은 간 기능 장애다. 복통, 식욕부진은 물론 심한 경우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소화불량, 구토 등 위장장애도 나타날 수 있는데 심할 경우 약제를 추가해 조절한다. 피부발진도 생긴다. 몸과 얼굴에 발진이나 여드름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약을 중단할 경우 대부분 사라진다.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져 팔다리의 통증과 관절통을 유발할 수도 있다. 드물게 시력 손상도 나타나 시야의 중앙이나 주변부가 보이지 않거나 색상 구분이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또 혈소판 감소증으로 멍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극심한 약제 부작용을 경험할 경우 치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대개 초기에 부작용이 많지만 다시 약을 조절해 가면서 먹으면 대부분 조절이 가능한 정도가 된다. 만약 6개월간 복용수칙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더 큰 위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일반 결핵은 6개월간 약만 꾸준히 복용해도 완치가 되지만 중간에 약을 끊거나 약의 일부만 복용하면 약제 내성이 생긴다. 약제 내성이 생기면 2차 약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약의 수가 늘어날 뿐 아니라 부작용도 더 심해진다. 치료 기간도 2년까지 늘어나게 된다. 심각한 경우 어떠한 약제도 듣지 않는 광범위내성결핵으로 진행할 위험성도 높아진다.다제내성결핵은 약을 불규칙하게 복용하거나 중단한 경우 약제에 내성이 생겨 발생한다. 특히 결핵 치료에 중요한 약인 ‘아이나’와 ‘리팜핀’ 두 약제에 내성이 생기는데 2차 약을 복용해도 치료 성공률이 50%에 불과하고 완치가 어렵다.김 교수는 “다제내성 결핵환자들 중 전염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입원격리치료가 적용된다. 이때 입원비는 물론 결핵 관련 치료비 전액을 국가에서 보조해주고 있다”며 “결핵 치료는 늦어질수록 본인뿐 아니라 남에게도 전염될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진단과 동시에 치료하는 게 원칙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제내성결핵은 항암치료처럼 약을 독하게 먹고 오래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 본인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역력이 떨어지면 결핵 감염 가능성 높아 주의결핵균에 감염된 모든 사람이 증상을 호소하고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결핵은 감염자의 10%에서만 평생 한 번 정도 발병하고, 90%는 잠복결핵감염상태로 결핵이 발병하지 않는다. 잠복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은 됐지만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결핵과 면역기능은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는 사람, 영양실조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 등이 감염 위험이 높다. 장기이식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식수술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기 때문이다. 위암, 폐암, 혈액암 등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과 만성 신부전증을 앓고 투석을 하고 있는 환자들도 주의가 필요하다.김주상 교수는 “결핵 환자 대부분 초기 결핵 증상을 감기로 오해한다. 2주 이상 기침할 경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실내 환기를 자주하고 ▲운동 ▲충분한 수면 ▲균형 잡힌 영양섭취 ▲철저한 개인위생 ▲기침 예절 등을 지킨다면 결핵과 같은 감염성 질환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결핵 의심 환자가 흉부 엑스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항암제 개발·실적개선에...바이오株 '내 갈길 간다'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고 있지만 유독 바이오주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주요 바이오업체들의 주가는 오히려 이달 들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주요 바이오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된 영향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 항암제 개발에 나선 중소 바이오업체들도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등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KRX 헬스케어 지수 이달 6.37 포인트 상승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업종의 주가를 대표하는 한국거래소(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 10일 2859.40을 기록해 전일 대비 3.17 포인트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6.37포인트 올랐다. 이달 초 잠시 반등세를 보이다가 급락세로 전환한 코스피 및 코스닥 지수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11일) 코스피 지수는 1908.27로 마감하며 지난달 대비 2.78%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595.61로 거래를 마쳐 전월 대비 3.93% 떨어졌다. KRX 헬스케어 지수가 증시 폭락에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 건 주요 업체들의 실적 개선과 코로나19 관련 수혜 기대에 기인한다. 여기에 항암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 계획 등이 발표되면서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살아나게 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업종으로 등록된 업체들이 200개가 넘으며 영역도 다 다르지만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진단업체, 미국에서 관련 제품을 수입한다는 호재가 있는 회사들이 주도한 것 같다”며 “진단키트 제조업체 씨젠(096530)의 경우 시가총액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꽤 있는 기업인데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총 규모가 작은 업체들의 주가가 빠져도 전체적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 키트 생산 업체로 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이달 들어 61.64% 급등했다. 이 업체는 또 최근 코로나19 진단시약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기대감까지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는 이 업체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나섰다.대표 바이오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셀트리온(068270)은 실적 개선 덕분에 증시 폭락에도 아랑곳않고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42% 올랐고, 셀트리온도 같은 기간 2.94% 상승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0.43% 급증했다. 셀트리온도 생산한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의 실적 개선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1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9.53% 늘었다. 두 업체는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9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주가가 오른 것은 호실적 영향이 크다”면서 “작년 4분기 실적이 잘 나오면서 올해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리레이팅(주가수익비율 상향조정)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주가의 견조한 흐름은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항암제 개발업체 학회 연기로 제동 신라젠(215600)을 비롯한 항암치료제 개발업체들의 연구개발(R&D) 및 임상시험은 올해도 계속된다.신라젠은 현재 미국 바이오기업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와 공동연구 중인 신장암 병용 치료 임상 연구를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확대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항암치료제 및 당뇨합병증 치료제 개발업체 압타바이오(293780)는 지난 2일 체코에 이어, 헝가리, 세르비아, 불가리아에 임상 시험계획서(IND) 신청을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회사는 유럽 4개국 총 22개 기관에서 140명의 환자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파멥신(208340)도 항암제 올린바시맵과 기존 치료제 키투루다와의 병용임상에 대한 중간결과를 오는 5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밖에 젬백스(082270)는 알츠하이머치료제 임상 2상 논문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제넥신(095700)은 신약후보물질, 지트리비앤티는 안구건조증에 대한 임상시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오는 4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2020 미국암연구협회(AACR) 학술대회’가 연말로 연기됨에 따라 이 자리에서 연구 결과 발표를 예정했던 업체들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AACR은 전세계 회원 4만명이 활동 중인 미국의 3대 암 학회 중 하나다. 매년 2만여명 이상의 연구자가 모여 암에 대한 임상결과 보고, 혁신기술 소개, 최신 암 치료 동향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면역항암제 개발기업 투비소프트(079970)는 항암병용치료제로 리포지셔닝 중인 신약후보물질의 전임상 효능 시험 결과를 당초 이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었다.비상장사인 엔지켐생명과학도 신약물질 EC-18의 면역항암제 병용효과와 구강점막염 연구성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통상 바이오주의 큰 이벤트로는 임상발표와 라이센싱(기술이전) 계약으로 나뉘기 때문에 이번 학회 취소가 다른 학회 취소로 확산된다면 항암제 개발업체들은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서 연구위원은 “바이오주는 학회 모멘텀도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인해 학회가 취소된 영향으로 오늘(11일) 대부분 업체들의 주가가 빠졌다”며 “실적주는 견고하게 주가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신약개발업체들의 경우 향후 다른 모멘텀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는 것이 힘]발병 원인 잘몰라... 목.배에 덩어리 마져지면 림프종 의심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림프종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구성하는 림프계에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주로 림프절에서 악성 림프구세포들이 증식하기 시작해 다른 림프절 및 골수를 포함한 신체 여러 부위로 퍼지는 질환이지만, 뇌, 피부, 골수와 같은 림프절 외 장소에서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통계청의 ‘24개 암종별 암발생자수, 발생률’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림프종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림프종은 질병을 일으킨 림프구의 성격에 따라 크게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뉜다. 두 종류가 임상표현, 진단과정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조직검사 없이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호지킨 림프종의 경우 주로 림프절에만 침범하고 비호지킨 림프종에 비하여 비교적 치료경과가 양호해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로 완치가 잘되는 편이다.비호지킨 림프종의 경우 수많은 아형이 존재하고 림프절 이외에도 혈액, 골수, 간, 피부, 위장관계, 뇌척수액 등 온몸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아형에 따라 예후, 치료약제의 선택, 조혈모세포이식 선택이 다르기 때문에 아형까지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호지킨 림프종에 비해 치료가 좀 더 어렵고, 예후도 대체적으로 더 나쁜 편이지만 다른 고형암에 비해 항암치료에 효과가 좋다.림프종은 전신 질환이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주로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한다. 주사나 약을 통해 항암제가 전신의 림프종 세포가 사멸할 수 있도록 한다. 보통 한 가지의 약제로는 치료가 완벽하지 않아 금방 재발하기 때문에 여러 약물을 조합해 복합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김성용 건국대학교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는 “림프종은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특별한 예방법 또한 없다”며 “원인 모를 발열, 체중 감소, 무력감 등과 함께 목, 겨드랑이, 복부, 서혜부(사타구니)에 덩어리가 만져지면 림프종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또 김 교수는 “림프종은 다른 고형암에 비해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4기라도 완치가 가능하다”며 “림프종으로 진단되더라도 환자 본인이 희망을 갖고 치료를 진행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성용 건국대병원 종양혈액내과 교수가 환자에게 림프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