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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레이다)기획부동산은 무엇을 남겨주는가?
- [양은열]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제예측이 어렵다는 이유로 분기마다 발표하는 정기 경제전망보고서를 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1997년 4분기 외환위기를 맞아 경제전망을 포기한 후로 처음 있는 일이다.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는가? 경제전망을 하기 힘들 정도로 우리의 경제는 불확실성에 잡혀 있는가? 생각해 보면 750일간이나 되는 신행정수도이전 논쟁으로 국력은 낭비되고 헌재의 위헌결정 인정하느냐 마느냐 여부에 또다시 국력을 낭비하는 것 같아 모든 사람들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경제가 곤두박질로 치닫고 있는데도 정치권은 명분 싸움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좋지 않는 우리의 경제 현실 속에서도 신행정수도 위헌을 반가워하는 또 하나의 집단이 있다.
이른바 기획부동산이다. 기획부동산이란 대규모의 부동산, 특히 토지를 계약금 10% 정도만 주고 토지주와 토지 위탁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적당한 크기로 단독 또는 공유분할한 뒤 텔레마케터와 같은 조직적인 판매망을 통해 판매하는 일종의 피라미드식 판매조직을 말한다.
이러한 판매과정에서 정보가 취약한 일반인들에게 감언이설과 확정되지도 않는 개발계획을 동원하여 시세보다 몇 십 배나 높은 가격으로 매매한 뒤 사라지는 독특한 조직이다.
우리나라 헌정사상 처음으로 지난 10월21일 헌재의 결정으로 신행정수도 이전이 어렵게 되었다. 이에 토지가격은 다시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에 매입했던 투자자들은 급매물이라도 매도해 줄 것을 원할 것이고 이러한 틈새를 기다렸다는 듯이 기획부동산들은 또다시 급매물 투자를 권유할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한술 더 떠서 신행정수도이전 위헌판결로 충청권 토지주 들에게 보상 내지 위로 차원으로 또다시 기업도시며, 복합도시며, 행정특별시나 레저형 테마도시를 진행하겠다고 하니 기획부동산들에게는 얼마나 좋은 재료꺼리가 된단 말인가?
개발호재는 기획부동산에게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부동산 사서 세월을 묻어 두었다가 시간이 지나서 팔면 되는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계획된 주변 분위기 띄우는 것과 철저한 투자분석과 같이 기획부동산의 수법은 정교하고 철저하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럴듯한 개발계획과 주변개발의 호재 등을 등에 업고 조직적으로 대응하니 일반인들이 이들과 전문가를 구별하기란 정말로 어렵게 되었다. 이들 기획부동산들이 서민의 주머니를 노리고 그동안 충청도나 제주도 토지를 상대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얻어왔는가?
그러나 생각해 보면 기획부동산만 나쁘다고 말 할 수 없다. 투자하는 일반인들의 잘못도 상당하다. 아무리 좋은 부동산이라고 한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단기간에 2-3배 수익을 올려주는 착한이웃(?)이 과연 있겠는가? 아니면 부동산이나 토지에 대해 잘 모르면서 피보다도 더 중요한 자기의 돈을 기획부동산에 쉽게 맡기는 것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는 또 얼마인가? 안타까운 일이다.
몇 달 전 일이다.
올해 초 충청도지역이 토지투자지역으로 좋다는 말을 믿고 그동안 사업으로 모은 돈을 투자하여 기획부동산의 피해를 톡톡히 경험한 중소기업 황사장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황사장은 A부동산 컨설팅회사로부터 걸려온 전화한 통화를 받았다. 충남 대산지역에 토지를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대산공단이 완성되고 신행정수도가 연기 공주지역으로 이전하면 후광지역인 대산과 같은 도시주변의 토지는 급등할 것이기 때문에 우선 가계약금만 치루고 현장을 갔다 온 후 계약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평소 매스컴을 통해 충청도 토지가 뜬다는 소식을 들은 황사장은 기획부동산 말을 믿고 가계약금조로 100만원이 큰돈이 아니라는 생각에 선뜻 가계약을 하였다. 그리고 현장도 답사하였다. 현장에 오가면서 잘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개발계획에 대해 상세한 도면을 보여주며 그 내용도 듣게 되었다.
현장에 가서는 H자동차 하청업체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주변 토지 약 1000평을 사 놓으라는 것이었다. 평당 20만원이면 된다는 것이었다. 2억원을 투자했다. 서해안 시대에 대박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니 일단 토지를 잡아 놓으면 6개월 뒤에 원금은 물론 매입금의 2배로 팔아주겠다는 제안도 함께 받은 것이다.
한 달 만에 소유권을 넘겨받은 황사장은 땅값 상승을 기대하며 부푼 꿈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기획부동산의 태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고, 온다는 H자동차 하청공장 대신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았다. 황사장은 급하게 기획부동산에 전화를 해 보았지만 이미 담당자는 회사를 떠난지 오래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귀찮은 듯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았다 그때서야 황사장은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매입한 가격도 주변시세보다 3배를 더 주고 샀기 때문에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 기획부동산 말만 나오면 치를 떠는 황사장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부동산을 식별하는 방법은 없는가?
필자가 그동안의 부동산에서 얻은 경험과 상담을 바탕으로 기획부동산을 이해하고 향후에 선량한 서민들이 이들의 표적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기획부동산의 몇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첫째, 대규모 호화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
기획부동산은 실체가 없는 조직이다. 상호간에도 서로 누가 조직원인지를 잘 모른다. 따라서 자기 상사 라인만 알 뿐이다. 수수료에만 관심 있다. 대형사무실 집기도 렌탈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기획부동산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뢰성이 매우 낮은 사람들이다. 따라서 생각한 것보다 어려운 일을 당했을 경우 구제받을 길이 모연하다.
둘째, 투자기간을 대략 6개월 단기간으로 권유한다.
우리나라 부동산 고객들의 특징이 빠른 순환투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대박을 꿈꾸며 꿈을 꾸기 때문에 장기 투자를 권유하면 백발백중 외면하기 쉽다. 따라서 기획부동산들은 실현가능성은 낮지만 단기투자수익을 약속한다.
셋째, 공유분할 또는 공동지분으로 소유권을 분할한다.
기획부동산들은 해당 토지를 매입 또는 토지주로부터 위탁 매매 계약을 맺을 후에 적게는 100평부터 많게는 1만평까지 평수별로 다양하게 분할작업을 해 놓는다.
어느 누가와도 맞는 금액과 평수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초보일수록 자기 금액과 평수에 맞는 물건이 있다고 신기해한다. 또한 대부분의 토지는 공유로 하되 설령 분할 등기를 한다하더라도 상당수 토지가 도로와 접하지 않은 맹지인 경우가 많다. 토지의 생명은 도로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넷째, 원금보장을 약속한다.
기획부동산이 즐겨 쓰는 방법이다. 원금이 보장되니까 투자자가 마음의 긴장을 놓는다. 그러나 실제로 원금을 보장해 주는 기획부동산은 거의 없다.
다섯째, 대형개발사업 상세도를 제시한다.
개발호재를 부풀리고 이에 따른 상세도면을 건축세계회사를 통해 정밀하게 그려 놓는다. 설계도나 조감도등은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
여섯째, 가계약금 송금후 현장답사를 반드시 시킨다.
일단 부담 없는 가계약금을 보내게 한 후 계약을 시키는 방법으로서 현장을 오가는 동안 기획부동산의 개발계획이나 각종보장으로 현혹시키고 결국 투자자를 계약하게 한다.
신뢰를 주기 위해 현장을 답사시키지만 실제 지적도상의 번지와 부동산 위치를 다르게 가르쳐 주는 경우가 많고, 연고를 알 수 없는 분묘가 존재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일곱째, 6개월 이내에 사업장 문을 닫는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약 60%정도 판매를 하고나면 귀찮은 고객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사업장을 폐쇄한다. 이때 회사는 없어져도 담당자는 고객과 밀접한 관계를 빌미로 투자자와 계속 관계를 유지한다.
이와같이 기획부동산들은 철저한 시나리오와 가공의 개발호재를 만들어 투자자를 완벽하게 속이는 대담성이 있다. 예를 들면, 1994년 아산신도시 개발사업을 매개로 농지를 구입한 사람이라든지, 올 초에 김포 신도시 임야에 투자하여 신도시 개발 규모 축소로 땅값의 급락을 맛본 경우라든지, 올해 4월 충남 도청이전설로 한동안 들끓었던 홍성지역의 기획부동산의 횡포나, 7월 해남 산이면 J프로젝트 계발계획을 근거로 잡종지를 5배나 비싸게 매입한 경우나, 기업 및 공공기관 이전을 둘러쌓고 흘러나온 원주신도시 개발사업등이 기획부동산들의 좋은 호재꺼리인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부동산에 속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우선 텔러마케터와 같은 비정상적인 투자 권유는 아예 무시하여야 한다. 또한 친척의 투자 권유도 사실 확인없이 받아들여 투자 하였을 경우 낭패를 당할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특급비밀이라는 정보는 허황된 정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토지와 같은 비환금성 종목에 투자하여 대박을 꿈꾸는 마음부터 고쳐야 한다. 토지투자는 10년을 보고하는 투자다. 확실한 개발 호재나 확정된 개발 사업의 진척도를 봐가며 투자해도 늦지 않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발급받은 토지문서나 등기부등본을 기초로 해당 시,군,구청 담당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법도 꼭 지켜야 하는 순서중의 하나이다.
초보자들은 해당 부동산의 실질적 가치가 있는지를 알기가 힘들다. 토지가 2만원이면 어떻고 20만원이면 어떤가? 아파트와 다르게 환금성이 없는 토지라면 활용도를 반드시 찾아 등급을 매겨야 할 것이다.
누구도 자신을 보호해 주지 않는다. 투자자 자신들의 신중한 자세와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지혜가 돋보일 때 기획부동산으로부터 보호받는 길인 것이다. 기힉부동산은 절대 우리의 편이 아니다. 기획부동산은 우리에게 진퇴양난의 마음만 남겨줄 뿐이다.
- (전문)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사보인터뷰
- [edaily 조진형기자] ◇취임 1주년을 맞은 소회를 말씀해 주십시오.
- 연초에 사보 기자들과 동숭동 현대엘리베이터 사옥에서 인터뷰한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일년이 되다니 오래된 일 같은데 정말 시간이 빠르게 지났네요.
작년 11월에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경영일선에 나섰을 때는 막막함과 절박함 뿐이었습니다. 남들은 평생에 한번도 겪기 힘든 일을 짧은 시간에 다 겪었거든요. 하지만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이 일심동체 되어 열심히 일해주고 뛰어주신 덕분에 오늘 이 자리를 다시 갖게 된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자리를 빌어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을 꼭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영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입니까?
- 최근 몇해 동안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실추되었던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다시 일깨우는 일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경영권 안정화를 이뤄냈고, 그 바탕위에 현대그룹 임직원들은 단합하고 결속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해낸 일 중에 가장 보람을 느끼고 있는 점입니다.
이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대회도 부활시키고, 전 계열사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0년 현대그룹 중장기 미래비전’을 발표하는 자리도 가졌습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국내외 직원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그룹의 비전을 공유하도록 한게 다소 아쉬운 점입니다. 앞으로 수익위주의 내실경영을 통해 그룹의 규모와 위상을 재계 10위권내로 진입시키면 8천여명의 전 임직원들을 한 자리에 모아 현대그룹의 새로운 핵심가치와 비전을 제시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현대그룹 전 임직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현대 특유의 용기와 자부심의 불꽃을 피우는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8월 현대그룹 비전 선포식에서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강조하셨습니다.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과 현대그룹 경영이념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현대그룹은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와 그 성장을 같이해온 대한민국 대표기업입니다.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신 정주영 명예회장과 그 뜻을 이어받은 정몽헌 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창업정신으로 기업을 일구어 오셨습니다.
남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주저했을 때 항상 멀리보고 크게 생각하면서 누구보다도 먼저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했고, 거북선이 그려져 있는 500원짜리 지폐 한 장과 미포만 지도만 달랑 들고 그리스 선주사와 영국의 투자자를 설득시켜 배들 만들기 시작한 일화는 매우 유명하지요. 뿐만 아니라 분단 반세기만에 소떼몰이 방북을 통해 남북화해와 협력의 경제협력을 활성화 시킨 것도 현대그룹만이 할 수 있었던 큰 업적들이라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희 현대그룹은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내는 저력있는 기업입니다.
현대그룹의 창조적 예지, 적극의지, 강인한 추진력이라는 무형의 정신적 가치기준을 바탕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창조적 대안을 만들어 유형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야말로 현대그룹 특유의 진정한 용기이며 자부심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60년간 쌓아온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꿈과 희망을 향한 도전과 창조적 예지로 풍요로운 내일을 창조한다"라는 경영이념을 제시한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꿈과 희망은 지난 60년 동안 이어온 한국경제발전사를 이끌어온 현대그룹의 용기와 자부심을 계승 발전시켜 지속적인 이윤창출을 실현시키면서 온 국민이 다 함께 잘 사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현대그룹의 경영비전은?
- 올해의 경영실적은 전 계열사가 매우 양호한 편입니다. 해운경기 호조에 따라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에 창사이래 최대규모인 2,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시켰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택배는 각각 215억원, 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현대아산의 경우 남북경협사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아직까지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지만, 금강산 육로관광으로 관광객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개성사업(개성공단사업, 개성관광 등)도 단계적으로 구체화되고 있어 점차적으로 사업의 수익성을 갖춰 나가고 있습니다. 또 현대증권의 경우는 일임형랩 등 자산관리 상품 개발로, 현대경제연구원의 다양한 경영컨설팅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잘 될 때 위기의식을 갖고 미래를 대비해야 합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강화시키고, 미래의 성장동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 육성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대는 2005년부터 2010년까는 총 6조7000억원을 신성장사업 육성에 투자하고, 2010년에는 매출액을 20조로 확대해 재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는 경영비전을 정하고 현대그룹이21세기형 첨단제조 및 서비스기업으로 세계정상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룹의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을 겪으면서 언론에서 회장님을 여장부라 표현했다. 개인적으로 무척 힘드셨을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 저도 제 자신에게 속배짱이 있다는 것을 지난해에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성격이 느긋한 편이라 위급한 상황이 생겨도 침착하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지요. 특히 지난해에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순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아직도 중요 사안에 대해 최종결정을 내릴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정몽헌 회장의 빈자리를 제대로 메꾸고 있는지 깊게 생각하게 됩니다.
◇회장님 취임후 각사별로 기업문화가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연초에 사보인터뷰때 말씀하신 대로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려고 각사가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룹의 기업문화 활성화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는?
- 현대그룹은 각사의 독립경영과 책임경영 체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그룹의 정신적 가치기준과 공동의 목표를 공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함께 모여 어울리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신바람나는 일터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형식적인 모임이 아니라 축구, 농구, 볼링 등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각 계열사의 동아리 연합모임을 만들어 그룹의 기업문화를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또 그룹내 동아리 커뮤니티를 온라인상에 만들어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on-off 상에서 쉽게 자주 만나 단합하고, 서로의 정보교환을 나누는 장을 육성해 나가는 것을 그룹차원에서 적극 독려해 나갈 것입니다.
각사별 경영상황이 좀더 좋아지면 그룹차원의 체육대회도 부활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향후 현대그룹 경영권 문제는 어려움이 없나요?
- 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우호지분을 충분히 확보 했고, 주력사인 현대상선(011200)의 지분도 우호세력에게 매각했기 때문에 지분구조상 경영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2대 주주가 여전히 KCC이고, 현대撰굼?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져 M&A의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모든 경영진들은 임직원 모두가 경영 외적인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경영권 안정화에 만전의 준비를 해 놓고 있는 만큼 임직원들은 안심하시고 기업활동에 전념하시면 됩니다.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은?
- 정주영 명예회장님과 정몽헌 회장을 가장 존경합니다. 일부에서는 명예회장님을 저돌적이라고 표현하지만 명예회장님께서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고민하셨습니다. 일단 결정하신 사항에 대해서는 강하게 추진해 나가셨지요.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명예회장님께서는 모든 일을 추진하실 때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셨습니다.
또 저의 남편인 정몽헌 회장은 실무진들의 권한과 책임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합리적인 경영인이셨습니다. 최고경영자로서 중대사항을 결정하다 보면 가끔 전문경영인들과 의견이 틀릴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 정몽헌회장은 밀어부치기식의 권위적인 지시 보다는, 전문경영인들이 충분히 납득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합리적인 절차를 이끌어 내셨다는 이야기를 주변분들에게 많이 들었습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철두철미한 분석력, 창조적인 아이디어, 강인한 추진력과 정몽헌 회장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경영스타일이 잘 어울어 지면 훌륭한 기업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그룹의 인재상은?
- 올 8월 현대그룹 신입사원수련대회때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던 신입사원들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신입사원들의 젊은과 투지가 담긴 눈빛을 보면서 저는 현대그룹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느꼈답니다.
현대그룹을 이끌어갈 인재라면 창조적 정신과 강인한 추진력을 지녔으면 합니다.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실에 잘 적용시켜 실천해 나가는 뛰어난 인재를 의미하지요. 또 도덕성과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 사회, 국가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훌륭한 기업시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현대그룹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열심히 생활하며 절실히 원하거나 기도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임직원들께서도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항상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적극적으로 행동해 여러분들의 뜻을 펼쳐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가정의 건강과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현대그룹 신입사원 수련대회때 신입사원들과 어울려 산행과 배구도 하시고, 여흥시간에는 노래와 춤까지 보여주셨는데 평소 건강관리와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어떤게 있으신가요?
- 친구 혹은 자녀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저녁에 학교 운동장 같은 곳을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엔 업무로 인해 많은 분들과 저녁약속을 하다보니 걸을 기회가 점점 없어지고 있어 아쉽습니다. 최근엔 아이들이 몸관리도 하라고 난리입니다. 특별히 건강관리를 하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골프를 권하고 있는데 아직 시작하지 못했습니다.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시나요?
- 8시 30분쯤 출근해 신문스크랩을 보면서 사회적 이슈를 체크하고, 9시부터 오전까지는 사장단회의, 영업본부장회의, 재무본부장 중역회의 등을 주재합니다. 오후엔 주로 외부 손님들을 만나고 저녁 6-7시 사이에 퇴근합니다.
◇세계경영연구원에서 공부하고 계시다는 신문기사를 봤습니다. 어떤 공부를 하고 계신지요?
- 세계경영연구원에서는 GE의 강석진회장, 국제변호사 출신인 전성철 이사장 등이 주요 강사진이기 때문에 경영이론 보다는 기업 경영에 대한 다양한 실무 경험에 대한 강의를 주로 듣고 있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 읽으신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최근에는 책이 손에 잡히질 않아서 머리를 식힐 겸 집에 있는 시집을 읽습니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덴브라운의 ‘다빈치코드’와 법정스님의 ‘혼자사는 즐거움’ 을 읽을 생각입니다.
◇정몽헌 회장님을 어떻게 만나셨나요?
- 저의 부친께서 현대상선 사장으로 계실 때 배 명명식을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에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주영 명예회장님을 만났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때 명예회장께서 저를 먼저 선 보신거라고 하시더군요. 저와 정몽헌 회장의 중매자가 바로 정주영 명예회장님이십니다.
◇좌우명은?
- 늘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자”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게 마련이고, 또 그러한 실수를 통해 하나씩 더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는 그 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의 과정이 중요한 것입니다.
◇종교는 있으신가요? 없으시다면 어디서 정신적인 도움을 받으시나요?
- 종교는 없는데 오히려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종교에 대한 선입견 없이 교회, 절, 성당 등을 찾을때가 있는데 언제 어디에서든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종교는 없지만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셔서 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자녀들의 교육관은?
- 남을 배려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작은 봉사라도 직접 실천하는 자세를 갖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취미는?
- 그림·영화(유럽영화) 감상, 사진찍기, 스포츠댄스, 기체조 등 입니다.
◇문화생활을 하시나요? 주로 누구랑 같이 가시나요?
- 그동안 너무 바뻐서 문화생활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다 최근에 공연을 몇편 봤습니다. 터어키 밸리댄싱, 영화 ‘연인’과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재밌게 봤습니다. 정몽헌 회장이 영화를 좋아해서 부부동반으로 영사모란 모임을 갖고 있었어요. 회장님이 돌아간신후 혼자서 참여하기 힘들었는데 최근엔 기회가 되면 자연스럽게 같이 영화를 보러갑니다.
◇제일 아끼는 소장품은?
- 종교는 없지만 외할아버지께서 주신 불상을 침대 옆에 두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소장해서 그런지 그 불상이 저를 지켜 주는 것 같아 위안이 될때가 많습니다.
◇제일 잘 만드는 요리는?
- 스파게티, 샤브샤브, 치즈퐁듀를 잘 만들어요. 정몽헌 회장이 살아생전에 한식만 좋아하셔서 이런 요리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애창곡은?
- wax의 ‘여정’,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전윤아의 ‘너를 사랑하고도’, 윤도현의 ‘사랑II’. 집에서 아이들이 음악을 많이 틀어놓으니까 자연스럽게 배운 노래입니다. 최신곡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젊은 감각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주량은?
- 와인 1잔 정도
◇여성 지도자 중에 존경하는 분은?
- 남편을 갑자기 잃고 사업을 이어받아 기업을 훌륭하게 발전시켜 나가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세계적인 권위지인 위싱턴포스트지의 고 캐서린그레이엄 여사, 애경의 장영신 회장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한 여성CEO로 서기까지 그분들의 삶을 통해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글로벌경영포럼에서 대한전선의 양귀애 회장을 만나서 친해졌는데 배울점이 많은 좋은 분이십니다.
◇현대그룹은 사업구조상 남성적이고 보수적이란 이미지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여성회장님으로서 여직원들에게 당부해 주고 싶은 말은?
- 예전엔 여직원들이 시집가기 전에 직장생활을 한다고 생각을 스스로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여성들도 확고한 직업의식을 갖고 열심히 일하면 일에서 성공할 수 있고, CEO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으로 봐도 여성 국회의원도 많아지고, 능력있는 여성들의 사회진출도 다양하게 이루어져 여성들의 역할이 다양한 방면에서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그룹도 여성회장이 나왔으니까 앞으로 많이 변할 겁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 (전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국회 연설문
- [edaily 공희정기자] 다음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국회 대표연설 전문이다.
이제 정쟁을 끝내고 민생을 살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회의장과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여러분,
저는 지금 백척간두에 선 위태로운 이 나라를 생각하며 단상에 올랐습니다.
실업자들의 피맺힌 절규와,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농어민들의 절망의 한숨소리를 들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지난 7월 대표연설에서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여야가 함께 노력해서 국론을 통합하고 국가발전에 나서자고 건의도 했습니다.
그러나 몇 개월이 지난 지금, 그때 지적한 것이 하나도 고쳐지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오늘 또 다시 정부의 국정운영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한다는 것이 저로서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비록 듣기 불편하시더라도 나라가 위태롭고, 국민이 그만큼 고통스럽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평범한 우리 국민들의 삶을 민생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 민생이 지금 무너지고 있습니다.
민생이 무너지는 것은 나라의 기둥이 무너지는 것과 같습니다.
민생파탄으로 분노하는 민심은 폭발 직전입니다.
이 절망의 상황이 너무나 위태롭지 않습니까?
돌이켜 보면 어렵던 지난 시절에도 꿈은 있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살면 좋은 날이 꼭 올 거라는 그런 꿈이 있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국민들이 흘린 땀이 모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소중한 대한민국이 꿈이 없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희망이 없다” 국민의 70%가 이런 절망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국민의 희망을 빼앗아 가버린 것입니까?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서 국민을 고통 속에서 구해내야 합니다.
국민의 마음에 희망의 불씨를 되살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문제해결의 출발점은 국정의 우선순위부터 바로잡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수도이전,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 신문법, 사립학교법 등 때문에 민생경제를 살리는 정치 본연의 역할이 실종되고 있습니다.
국민이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먹고사는 문제와 아무 상관도 없는 수도이전이나 4대 법안이 어떻게 국정의 우선순위가 될 수 있으며, 분열과 후퇴를 가져오는 법안이 어떻게 개혁입법이라는 말입니까?
개혁이 무엇입니까?
역사의 진보를 가져오는 것이 개혁입니다.
발전과 통합을 가져오는 것이 개혁입니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21세기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개혁입니다.
국민의 안보불안, 체제불안을 해소하고 법치를 확립해서 국민을 편하게 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것이 바로 개혁입니다.
우리는 지난 1년 반동안 현 정부의 소위 ‘개혁’ 정책을 체험했습니다.
그 체험은 한마디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개혁이 아니었습니다.
국민들은 두 편으로 갈렸고, 극렬한 편 가르기의 폭풍우 속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은 쓰라린 증오의 상처밖에 없습니다.
나라가 가야 할 길이 있는데 정권이 그 길을 외면할 때, 야당에게는 이를 바로잡아야 할 분명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 정권이 민생을 외면한 채 고집스럽게 매달리고 있는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한나라당은 나라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비장한 각오로 대응할 것입니다.
정부 여당이 가야 할 길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먼저 정부 여당은 수도이전특별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더 이상의 논쟁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곧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이는 헌법에 대한 도전이자, 체제에 대한 부정입니다.
누구보다 헌법을 존중해야 할 대통령이 “헌재 결정으로 국회의 헌법상 권능이 손상되었다, 앞으로 국회의 입법권이 헌재에 의해 무력화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헌정질서의 혼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 하신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께 묻겠습니다.
국회의 헌법상 권능을 그토록 존중한다면, 지난 3월 국회의 대통령 탄핵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계신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5월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 결정을 내렸을 때, 공정한 재판이라고 칭송하신 것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이제 와서 수도이전 위헌결정에 대해서 비난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헌법에 대해 도발하고, 체제를 부정한다면 나라는 근본부터 흔들리고 말 것입니다.
수도이전 문제로 인한 혼란은 한나라당에도 책임이 있지만,
더 큰 책임은 정략적으로 수도이전을 무모하게 밀어붙인 대통령과 현 정권에게 있습니다.
야당과 언론이 국민공감대 형성과 타당성 검토 후에 추진할 것을 그렇게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도이전을 강행해서 엄청난 예산낭비와 공무원 동원 등 국가자원을 낭비하면서 국론분열을 야기하고, 국력을 소비했습니다.
이번 일은 국민 모두가 피해자입니다.
다시는 이런 일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을 국민 앞에 다짐해야 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에
&65378;국가균형발전과 지방살리기 특별위원회&65379;를 만들어 원점에서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을 계기로 정부 여당은 지난 1년 반의 국정운영에 대해 반성해야 합니다.
현 정권의 이념과잉, 정치과잉은 지난 1년 반 동안 실패했습니다.
국가를 발전시키지도 못했고, 경제를 살리지도 못했고, 국론을 모으지도 못했습니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잘못을 확인했을 때는 고칠 줄 알아야 합니다.
계속 잘못을 반복해서 완전한 파탄으로 갈 것인가, 잘못을 인정하고 나라를 살리는 길로 갈 것인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현 정권이 옳은 길로 갈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올바른 결단을 내리면 국민은 비난보다 박수를 보낼 것입니다.
역사의 평가도 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현 정권이 추진하려는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법, 신문법, 사립학교법 등 4대 법안은 국민을 편가르기하고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이 법들이 도대체 민생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입니까?
상관이 없을 뿐더러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의 체제까지 무너뜨리면 민생을 살리는 일은 더욱 불가능합니다.
여당의 주장대로 국가보안법이 폐지되면,
거리 거리에 인공기가 날려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주체사상을 가르쳐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북한의 돈을 받고 친북활동을 해도 죄가 되지 않습니다.
목숨을 바쳐 지켜온 이 나라인데, 지금도 60만 국군이 피와 땀으로 지키고 있는 이 강토인데, 어떻게 이런 일들을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이 정권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행한다면,
우리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저는 당의 대표로서 그 결연한 투쟁의 선봉에 서 있을 것입니다.
여당이 제출한 신문법, 사립학교법, 과거사법도 국민을 분열시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진정한 언론개혁은 표현의 자유가 신장되고 국민의 알 권리가 보호받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여당 안은 공정거래법까지 무시하면서 일부 신문에 대해서만 핍박을 가하겠다는 것입니다. 신문을 저주하고 탄압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권력의 지시를 따르겠습니까?
사립학교 일부의 문제를 마치 전체의 문제인 양 과장하면서, 학교를 이념교육의 장으로 몰아가려는 사립학교법도 철회되어야 합니다.
사립학교의 운영은 건학이념에 충실하도록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어야 합니다.
사립학교에 부조리가 있다면 그것을 방지하는 제도적 보완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여당이 지금 제안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편향적이고 위험한 요소가 많아서 찬성할 수 없습니다.
과거사 문제 역시 정치적인 목적으로 재단해서는 안됩니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 의해서 공정하게 조사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후세에 엄청난 책임과 혹독한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서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민생을 살리고 국가경쟁력을 살리는 것보다 더 급하고 중요한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제 국민을 분열시키고, 경제를 살리는 데 역행하는 모든 일들은 다 중단해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듯한 모든 정책과 법안은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 정권에게 분열과 갈등의 4대 법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 후에 국민대화합으로 민생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여와 야, 노와 사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양보할 것을 양보하고, 국민대화합과 국가경쟁력을 위해 전 국민이 참여하여 국민적 에너지를 모으는 ‘국민대협약’ 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금 여야가 함께 이런 것을 논의해야 합니다.
국론을 분열시키는 모든 행위를 일체 중단하고,
정치권은 국민의 세금부담과 기업규제를 파격적으로 줄이는데 힘을 모으고,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기업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최대한 힘써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기업가정신과 근로정신에 불을 붙여야 합니다.
누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무너져 내리는 국민을 살리고 이 나라를 살리기 위해 모두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경제가 무너지고 나라가 잘못된 후에 누구를 탓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 모든 것이 대통령과 여당이 선택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올바른 선택을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얼마 전 세계경제포럼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지난 1년만에 18위에서 29위로 추락했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세계 경쟁국들은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기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성장잠재력은 그 추락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1980년대까지 7~8%였던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이후 5년마다 1%포인트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가면 민생파탄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성장이 없고 일자리가 없고 소득이 없는데, 분배와 복지를 위해 쓸 돈을 어디서 마련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처럼 정부가 매년 적자를 감수하고 빚을 내어 돈을 써본들, 그런 방법으로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겠습니까?
‘잃어버린 10년’은 일본이 아니라 우리의 아픈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저와 한나라당은 경제와 교육과 안보 -- 이 세 가지에 국정의 최우선순위를 두고 근본적이고 실용적인 國家改造에 나설 것입니다.
경제와 교육과 안보는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안보와 교육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경제가 살아야 안보와 교육이 삽니다.
그리고 그 최종의 목표는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이 일은 정파와 이념, 그리고 정권의 임기를 떠나 ‘위대한 대한민국 재건을 위한 국가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 高성장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무엇보다 우리 경제를 고성장의 길로 방향전환 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문제를 넘어 심리적인 좌절로까지 악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합니다.
우리 경제가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앓고 있다는 정부당국자의 지적처럼, 기업들은 현금을 쌓아두고도 투자하지 않고, 자본과 설비는 해외로 도망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자유를 확대하는 길뿐입니다.
지금처럼 이대로 가면 모두가 가난해 지는 날만이 우리를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65378;작은 정부, 큰 시장&65379;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입니다.
모든 정책의 초점이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취직걱정 없는 나라를 만드는 데 맞춰져야 합니다.
외형의 성장이 아니라 내실의 성장을 위해, 핵심기술, 핵심제품, 핵심기업을 최대한 길러내야 합니다.
그래야만 국민 모두가 절실히 원하는 ‘성장과 분배의 善순환’ 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복지와 분배를 경시하고 노동의 기본권을 억압하자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고성장을 달성하여 국민에게 일자리와 소득을 최대한 만들어 드리는 것이야말로 경제적 약자를 돕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을 먹여 살릴 경제의 초석은 역시 기업입니다.
우리나라의 몇몇 기업은 정말 대단한 일을 해왔습니다.
세계 일등의 기술과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제 위치를 잘 지켜나가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기업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하고 있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됩니다.
출자총액과 같은 규제를 그냥 두고 규제완화란 목청만 높이니 누가 믿겠습니까?
기업규제, 수도권규제, 서비스규제 등 모든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야 합니다.
정부조직을 과감하게 줄여야 불합리한 규제가 줄어듭니다.
방만한 정부행정조직을 수술하여 규제를 줄이는 것이 정부혁신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책임도 없이 정책혼선만 야기하는 각종 위원회를 대폭 없애야 합니다.
그리고 도탄에 빠진 국민들의 생계를 도와주고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과감하게 세금을 낮춰야 합니다.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인하해야 합니다.
택시, 장애인용 LPG 특소세와 가정용 프로판가스의 특소세를 없애야 합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소득세, 법인세와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3년간 면제해야 합니다.
소득세, 법인세도 추가적으로, 단계적으로 더 낮춰야 합니다.
부동산정책도 당연히 재검토해야 합니다.
보유세를 강화하면 거래세는 낮춰야 합니다.
시장의 정상적인 거래마저 없애버린 부동산정책은 더 이상 정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국가의 재정도 일대 수술이 불가피합니다.
이번 결산심사와 국정감사를 통하여 우리는 정부와 산하기관, 그리고 공기업들의 극에 달한 도덕적 해이와 엄청난 예산낭비를 확인했습니다.
국민 혈세를 철저히 감시하고 국민의 예산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국가재정제도의 일대 혁신이 있어야 합니다.
조세법률주의, 지출법률주의, 통합예산,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국회주도의 독립된 감사 등의 원칙을 확립하여 행정부의 예산편성과 집행을 철저히 감시해야 합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선진국 수준으로 국회의 재정통제를 강화하기 위하여 ‘국가건전재정법’을 제출할 것입니다.
이 법으로 불요불급한 예산낭비, 정부와 산하단체의 도덕적 해이를 철저히 통제하여 국민의 세부담을 줄이겠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예산주권을 되찾기 위해서 국회의 예결특위를 상임위원회로 만드는 일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년 예산만 보더라도 정부는 6조 8천억원의 적자국채를 계획하고 있는데, 적자국채를 발행하고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7년째 통하지 않는 정책입니다.
정부 여당이 생각하는 한국판 뉴딜정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름만 바꿔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은 마약과 같이 일시적 효과만 있고 국가재정을 멍들게 합니다.
2005년 예산은 ‘작은 정부, 경제 살리기, 그리고
국민부담 감소’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회가 철저히 심의해야 합니다.
중기재정계획도 이 원칙에 맞추어 다시 작성할 것을 정부에 촉구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중소기업의 대량도산사태를 막는 것이 매우 절박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은 수도 없이 문을 닫고 있는데, 금년 8월까지 약 8조원의 기업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습니다.
산업공동화방지법을 제정해서 중소기업들의 해외도피를 막기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합니다.
유망한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내수부진 때문에 도산하지 않도록 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해야 합니다.
국내 부품과 소재산업이 경쟁력을 가져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가능합니다. 핵심부품과 소재산업에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살아날 수 있도록 정부는 부품소재산업정책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우리 경제가 ‘연기금 사회주의’로 나아가는 현상을 심각한 문제로 봅니다.
정부는 국민재산인 연기금이나 산업은행의 공적 자금을 주식과 부동산투자에 동원하려 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면서 정작 국가 자신은 공공자금으로 금융과 기업을 지배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거대한 국가독점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 민생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는 신용불량자와 가계부채의 문제는 일거에 해결하기 힘든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금융시장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 대한 유인시책을 써야 합니다.
카드대란과 같은 불행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카드대란에 대한 국정조사’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 저소득층의 생계유지가 너무나 힘든 상황입니다.
실업과 빚, 그리고 가족해체 때문에 파탄상태에 이른 한계가정과 소년소녀가장의 생계를 도울 수 있는 복지예산을 확보하겠습니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기초생활보호대상자를 확대하고 차상위 계층에 대해서도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합니다.
요금체납 때문에 겨울철에 전기, 수도가 끊기는 가구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당공기업과 협의해서 한시적인 지원시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하여 기업에게 세금감면과 장려금 지급 등의 방법으로 기업에게 고용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합니다.
시장개방을 앞두고 시름만 깊어가는 농어촌을 위해 정부는 직불제 확대, 농어촌의 복지&8231;의료&8231;교육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국민연금을 용돈제도로 만들지 않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이 거짓으로 드러난 이상, 국민이 믿을 수 있는 국민연금법 개정에 나서야 합니다.
기초연금과 소득비례연금으로 나누어 모든 국민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1인 1연금 제도를 도입해서 연금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습니다.
국민연금을 납부해온 신용불량자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장기저리 대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반환일시금 제도’ 를 개선함으로써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고 이 분들이 재기의 희망을 갖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러나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런 정책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권의 국정철학입니다.
그것이 바뀌지 않으면 경제는 결코 살아나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외국 언론에서도 지적했듯이, 현 정권이 4대 입법과 같은 좌파적인 노선을 철회하지 않는 한 경제회복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지적에 대해 반성보다는 신경질적인 반응만 보인다면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고립되기만 할 것입니다.
▲ 교실붕괴를 막고 공교육을 살려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날 우리 교육은 (1)하향평준화 (2) 정치와 이념의 과잉, 그리고 (3) 교육자율을 가로 막는 관치교육이라는 세 가지 중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해결하지 않고는 교육의 미래도, 국가발전의 미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하향평준화’를 ‘상향평준화’로 바꾸어야 합니다.
잘하려는 학교와 대학을 끌어 내릴 것이 아니라 마음껏 잘 하도록 자유와 자율을 대폭 허용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선 대학의 학생선발권과 대학운영권을 대폭 자율화해야 합니다. 또한 자립형 사립학교와 자립형 공립학교도 대대적으로 허용하여야 합니다.
이와 동시에 낙후된 교육부문을 위하여 ‘교육안전망’을 구축해야합니다.
낙후 부문에 대한 정부의 각별한 관심과 투자가 시급합니다.
저소득, 저학력 학생들을 지금처럼 방치해서는 학력의 세습과 빈곤의 악순환을 막을 수 없습니다.
교육에서 ‘정치과잉과 이념의 거품’을 걷어내야 합니다. 지난 역사교과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의 장이 편향된 이념과 역사관을 심어주는 데 이용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교육문제를 빈부대결로, 역사문제를 외세와의 대결로 몰아가는 편향적 시각은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교원단체와 교원에 대한 정치적 중립의 의무를 더욱 엄격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모든 교육정책은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데 정책의 중심을 두어야 합니다. ‘학생중심의 교육’을 목표로 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입시를 위한 ‘학생들 간의 경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학교들 간의 경쟁’과 ‘교사들 간의 경쟁’이 일어나야 합니다.
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한 교육경쟁이 일어나게 하려면 정부가 교육현장을 획일적으로 통제하고 규제하는 ‘관치교육’부터 철폐하여야 합니다. 관치교육 때문에 현장에서 학생중심의 교육을 위한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혁신과 변화가 일어날 수 없습니다. 관치교육 하에서는 학교간, 교사간 교육경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데 교육부와 학교는 변화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입시제도만 수시로 바꾸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2005년도 입시안도 시행해보기 전에 2008년의 입시안을 졸속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교육현장의 갈등을 조장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고교등급제, 본고사, 기여입학제 등 3不정책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오늘의 교육 고통을 해결할 정책다운 정책을 제시하여야 합니다.
도대체 내신 성적 부풀리기를 그대로 두고 어떻게 대학입시의 정상화가 되겠습니까?
연좌제 같은 고교등급제는 문제이지만 객관적 평가에 의한 학생 개개인의 학력격차까지도 은폐한다면 어떻게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학생선발을 할 수 있겠습니까?
대학에 학생선발권의 자유를 주고 그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토록 하는 방법이외에 어떠한 대안이 있겠습니까?
21세기 교육선진화와 상향평준화를 위하여, 그리고 교육자율의 대폭적 확대와 책무성 강화를 위하여 큰 결단들을 내려야 합니다.
▲ 안보에 대한 국민불안을 해소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희 한나라당은 남북문제가 잘 풀려서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남북한간에 교류협력이 원활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그것만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고,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국민의 생존이 걸린 국가안보가 비상사태입니다.
한반도 평화의 사활이 걸린 북한 핵문제는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해결의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생화학무기의 대량살상 위협도 매우 심각합니다.
휴전선에 배치된 북한의 장사정포와 방사포의 군사적 위협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북한의 군사력은 과소평가하고, 우리의 방어능력은 과대평가하면서 자주국방이라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 못지 않게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근거없는 낙관론과 안이한 대응, 그리고 이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보불감증입니다.
국가안보는 항상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1%가 아니라 0.1%의 위험도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지금 국가안보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 핵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것입니다.
북핵문제를 해결한 후에야 비로소 북한의 연착륙과 평화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북핵문제가 구조적으로 안정되어 있다”는 대통령의 안이한 생각에 저희 한나라당은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안보불안을 해소하는 데 실질적인 결실을 맺는 회담이 되어야 합니다.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안보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튼튼한 한미동맹은 필수조건입니다.
정부는 우리 사회에 더 이상 감상적인 친북반미감정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면서 손상된 한미신뢰관계를 이성적으로 복원하는 새로운 노력을 시작해야 합니다.
미국 대선이 끝나는 대로 한미 양국은 &65378;한미 新안보선언&65379;을 채택해서 양국간 신뢰를 회복하고, 북핵문제 해결과 동북아 안보를 위한 공동보조를 약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테러에 대비하고, 반테러 국제협력에 동참하는 것도 안보를 위해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무차별적인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재외국민과 해외파병장병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정부 각 기관에 흩어져 있는 테러관련 업무를 통합하면서 테러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북한주민의 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인 접근을 해야 합니다.
미국 의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북한인권법안은 북한주민의 인권개선과 인도적 지원에 그 목표가 있는 것으로서, 우리 국회가 먼저 했어야 할 일입니다.
저희 한나라당은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주민의 인권 신장과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하여 최선을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정치권은 국민 여러분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그리고 저희 한나라당은 국민 여러분께 많은 사과를 하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앞으로 다시는 사과하는 정치, 잘못된 정치를 하지 않겠습니다.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
비바람 속에서도 피어나는 들꽃처럼,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꽃피워 주십시오.
숱한 고난 속에서도 가정을 지켜내는 우리의 아버지&8228;어머니처럼, 소중한 시장경제를 지켜주십시오.
그래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어우러진 자랑스런 대한민국을 우리의 아이들에게 넘겨주십시오.
저와 한나라당이 언제나 맨 앞에서 두려움 없이 서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일터로 향하는 국민 여러분의 발걸음에 역동과 활력이 넘치는 그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본 언론들 `배용준 비즈니스`로 대박
- [조선일보 제공] 지난 10월 7일, 일본의 공영방송인 NHK-TV 에비사와 가쓰지(海老澤勝二) 회장은 정례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비장한 선언을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NHK홍백전에 ‘욘사마’를 꼭 모십니다.”
‘욘사마’는 독자들도 잘 알고 있다시피 배용준을 가리키는 일본어의 극존칭어. 바로 이 극존칭어를 NHK 에비사와 회장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NHK홍백전’에 꼭 모실 거라고 장담을 한 것이다. 이날 에비사와 회장의 발언은 곧바로 모든 매스컴에 속보 형식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다시 스포츠 신문을 비롯한 연예전문지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대서특필했다.
-‘NHK홍백전’ 배용준 모시기 총력전
일본에서 ‘NHK홍백전’ 하면 12월 31일 7시에 시작되는, 그 해 일본가요를 총결산하는 일본 가수들의 축제이자 일본 국민의 향연이기도 하다. 전후 한때는 시청률이 65%를 넘어 국민방송 프로그램이란 찬사를 들은 적이 있고, 현재는 45∼50%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타 방송사의 프로보다는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일본 신인가수들은 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순회하며 목이 쉬게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다. ‘NHK홍백전’에 출전하는 가수들은 세대간, 지역 차이를 초월해 일본 전국에서 인기를 얻어야만 비로소 이 프로에 뽑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신인가수들과 인터뷰를 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멘트가 꼭 한마디 있다.
“NHK홍백전에 출연하는 것이 꿈이에요.”
그렇다. 일본 가수들의 최종적인 꿈은 바로 ‘NHK홍백전’에 출연하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11월 중순 즈음이면 가수들은 NHK의 출전가수 명단 발표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아니 일본 언론과 국민도 뜨거운 관심을 보인다. 명단이 발표되면 가수들의 희비가 엇갈려 탈락된 가수들이 통한의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계은숙, 김연자, 보아의 꿈도 바로 이 ‘NHK홍백전’이었다. 이들 중 계은숙은 5회 이상 이 프로에 선발(처음 뽑혔을 땐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감격한 나머지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됐지만 지금은 활동이 뜸한 상태이고, 김연자는 여전히 부지런히 뛰고 있으나 대중적인 인기가 적어 몇 년째 이 프로에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보아는 히트곡, 대중적 인기, 연예상품성에서 확고부동의 자리에 올라, 이제는 NHK 측에서 ‘모셔가야’ 할 정도로 톱스타 중의 톱스타 대우를 받고 있다.
바로 이 같은 국민적 프로그램인 ‘NHK홍백전’에 한국의 배용준을 ‘모시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NHK TV 측은 모든 인맥을 총동원하여 배용준을 초청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배용준 측의 반응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예스’도 ‘노’도 아닌 신중 그 자체다. 당연히 NHK 측은 애간장이 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현재 NHK는 ‘NHK홍백전’을 연출했던 담당 프로듀서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5년에 걸쳐 4800만엔 이상의 공금횡령과 진행비 남용 사실이 감사에서 적발돼 공영방송으로서의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해 있는 상태다. 때문에 실추된 이미지를 어떡하든 만회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최대 과제를 안고 있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추락한 NHK의 나쁜 이미지를, 일본 중년여성들뿐만 아니라 이제는 전국민적 ‘히어로’로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래서 일본에서 하나의 ‘사회현상’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는, 눈처럼 깨끗한 겨울연가 ‘욘사마’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일본 가정의 TV채널권은 대부분 주부가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주부들이 요 근래 ‘겨울연가’를 방영한 NHK 덕분에 ‘욘사마 병’에 깊게 걸렸다. ‘욘사마’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 어떤 종교의 교주 못지않게 섬김을 받고 있다. ‘욘사마’ 때문에 여성으로서의 ‘제2의 성’을 살아가고 있다고 당당히 주장하고 있는 중년 여성들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 ‘욘사마’ 열풍을 놓고 ‘욘사마 신드롬’ ‘욘사마 사회현상’ ‘욘사마 종교’ ‘욘사마 교주’ ‘욘사마 병’ ‘겨울연가 병’이라고 정의를 내린 적도 있다. 때문에 NHK에서는 바로 이 ‘욘사마 병’에 걸린 여성들을 NHK 1번 채널에 고정시켜야만 놓은 시청률을 올릴 수가 있다.
이렇듯 일본에서 ‘욘사마’로 호칭되는 배용준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애정공세는 우리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의 상상을 초월한다. 오죽하면 ‘욘사마’가 살고 있는 한국의 냄새와 체취를 맡기 위해 이혼을 불사하겠다는 여성들이 많을까.
-‘배용준 취재’ 한국 특파원만 50여명
덕분에 약 15년 가까이 되는 극심한 불황에도 뜻하지 않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 일본 출판계다. 연예인들의 가십거리를 주로 싣는 여성주간지, 스포츠신문, 잡지 등은 특별히 더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 예로 올해 초, 일본 언론계 중에서도 가장 진보적인 논조를 자랑하고 비교적 양심적인 언론사로 통하는 ‘아사히신문’사 계열의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대변신을 시도했다. 아니 대 변신이라기보다는 타 언론사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욘사마 병’에 걸려 버렸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동안 일본인의 지성과 권위를 자랑하던 시사주간지가 하루아침에 ‘욘사마’ 기사에 목을 매겠는가. 매주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기자를 서울에 특파, 배용준의 일거수일투족, 그것도 주로 배용준의 주변 취재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사소한 내용마저 대서특필했다. 나중에는 월간조선에 게재됐던 장문의 배용준 인터뷰 기사의 판권을 사들여 사족을 붙이고 분석기사까지 곁들인 다음 노트만한 분량으로 배용준에 대한 미니북을 ‘아에라’ 부록으로 내놓아 대박을 터트렸다. 부록임에도 불구하고 중판에 중판을 거듭, 순식간에 30여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필자의 경우도 일본 현지에서 한국 여성지에 배용준에 대한 기사를 몇 번 썼었는데, 한 꼭지당 100만엔(1000만원)씩 줄 테니 판권을 팔라고 한ㆍ일 관계 에이전시로부터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물론 일본출판사의 의도를 너무도 잘 알기에 일언지하에 거절을 했지만 그만큼 배용준에 관한 기사는 내용의 유무에 관계없이 일본에서는 무조건 인기다.
그래서 현재 한국에서 배용준에 대한 취재를 하기 위해 와 있는 일본 기자만도 무려 50여명에 이른다. 이들 기자 혹은 프리랜서들은 배용준의 소속사, 주변인물, 인맥 등을 훑고 다니며 낙수 줍듯 타 언론사들이 놓친 특종(?)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 원고를 쓰는 동안에도 고단샤(講談社) 계열의 일간지 기자가 서울에 왔다고 연락이 왔다. 물론 배용준을 취재하기 위함인데, 직접 인터뷰는 아니더라도 간접취재라도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이야기였다.
이렇듯 현재 일본 스포츠신문이나 주간지들은 배용준의 기사 게재 여부에 따라서 최소 5만∼10만부 이상의 판매부수 차이가 난다고 한다. 하다 못해 한국 스포츠신문의 기사를 그대로 번역해 싣기만 해도 판매부수가 5만부 이상 올라간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배용준 기사에 목을 안 맬 수가 없다는 것이 일본 주간지 편집장들의 하소연. 일본 잡지계의 ‘사활’이 ‘욘사마’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아무튼 이처럼 뜨거운 ‘욘사마’ 열풍은 앞으로 적어도 2~3년, 길면 5년 이상 롱런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배용준이 또 다른 이미지로 대히트를 칠 수 있는 드라마 혹은 영화가 등장한다면 이 같은 현상은 ‘영원’도 가능하다. 왜냐하면 일본인들의 성향이 ‘한번 팬이면 영원히 팬으로 남는’ 국민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재순 자유기고가
- "우리는 公娼制를 원한다"
- [조선일보 제공] 늦은 밤 전화가 걸려왔다. 휴대전화의 액정화면에는 ‘별나라 ☆★ 공주다’라는 문구가 떴다. ‘별나라 공주’라니 대체 누굴까. 전화를 걸어온 이는 “저 김문흰데요” 했다. 다음날 인터뷰하기로 약속돼 있었던 경기도 수원지역 집창촌 단속반대 성매매 여성 대표였다. 그는 격앙된 어조로 “인터뷰를 못하겠다”고 했다. 모 방송사의 성매매 특별법 관련 토론 프로그램 토론자로 내정돼 있었던 성매매 업주 모임 ‘한터’ 사무국장이 여성부측의 반발로 토론에 참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언론은 다 똑같다. 결국 정부 편만 들고 우리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흥분했다. 그를 진정시켜 설득하는데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김문희(30·가명)씨를 만난 것은 13일 오전, 수원역 근처의 한 커피숍에서였다. 불그스름하게 염색한 머리, 옅게 화장한 얼굴, 청바지에 검정 가죽 자켓을 받쳐입은 그는 강아지 한 마리를 안고 나왔다.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요.” 그는 소파에 강아지를 내려놓더니 육포를 입에 물리고 어르기 시작했다. 생후 3개월된 이 시츄 애완견에게는 ‘유키’라는 이름이 있었지만 그는 강아지를 ‘우리 아들’이라고 불렀다. “사람보다 나아요. 나 기분 안 좋으면 알아채고, 배신도 안 하고, 주인 뒤통수 치는 일도 절대로 없죠. 주인이 아무리 소리 지르고 해도 곁을 떠나지 않아요. 애교 부리면서 끝까지 남아있죠. 혼자 있을 때 밖에서 발소리 나고 하면 무서운데 요거 한 마리만 있으면 안심이 되잖아요.”
그는 지난 7일 난생 처음으로 집회라는 것에 참가했다. 전국의 성매매 여성 3000여명이 성매매 특별법에 항의해 여의도에 모여 벌였던 그 집회에서 그는 사회를 봤다. “나도 내가 이렇게 발 벗고 나서게 될 줄 미처 몰랐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돼 나가던 업소가 문을 닫게 되자 자발적으로 수원지역 성 매매 여성 대표를 맡았다고 했다. “화가 나잖아요. 정부 측에서 우리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극소수의 피해여성 설문조사 결과만 보고 멋대로 결정해서 일을 못하게 하니까요. 이제 우리는 동서남북 다 뒤져봐도 갈 데가 없어요. 말 그대로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거죠.”
강원도의 소도시 출신인 그는 스무 살 때부터 룸살롱에서 일하며 이른바 ‘화류계 생활’을 시작했다고 했다. 다니던 고등학교는 1학년때 중퇴했다. 폐병을 10년 넘게 앓아오던 아버지가 세상을 뜨자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원래 몸도 약한데다가 오랜 기간 아버지 병수발을 드느라 더욱 쇠해진 어머니는 일자리를 얻을 만한 여건이 되지 못했다. 어머니와 함께 친척집을 전전하면서 그는 어떻게든 취직을 하기 위해 애썼다. “옷가게, 빵집, 휴게소, 일식집, 레스토랑 서빙, 볼링장 아르바이트…. 안 해 본 게 없어요.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으니 번듯한 직장에 어디 취직이 되나요? 간신히 사촌언니 이력서를 위조해 경리로 위장취업했다가 사흘만에 그만뒀어요. 타자도, 부기도 할 줄 모르니 일을 감당할 수 있어야지요.”
그는 스무 살 때 상경했다. 서울에서 취직해 있던 고교 동창은 그 때까지 한 번도 서울에 가 본적이 없던 그에게 대도시에 대한 환상을 불어넣었다. “서울이 너무 궁금했어요. 다른 세계로 생각했죠. 서울에서 직장다니겠다고 결정하고 어렵사리 엄마한테 허락을 받아 나왔어요.”
그러나 서울살이는 결코 녹록치 않았다. 지방 출신인데다가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그를 받아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번듯한 직장에 취직해 있는 줄 알았던 친구는 알고 보니 술집에 나가고 있었다. “당시에는 도저히 친구를 용서 못하겠더라구요. 내 친구가 글쎄 술집에 나간다니…. 그런데 친구의 설득에 넘어가 친구가 일하는 곳에 한 번 가봤다가 생각이 바뀌었어요. 벌이도 괜찮고,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어요.”
그는 자연스레 친구의 전철을 밟았다. 배가 고팠기때문이라고 했다. “사발면 사먹을 돈 270원이 없어서 1주일을 굶은 적도 있어요. 설상가상으로 얹혀있던 친구는 저 몰래 방 보증금을 빼 가지고 어딘가로 달아나버렸어요. 졸지에 올 데 갈 데 없는 신세가 됐죠. 엄마한테는 걱정 안 끼쳐드리려 취직했다고 거짓말했는데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그 이후로 10년 가까이 그는 이 술집, 저 술집을 전전하며 전국을 떠돌았다. 다니던 술집이 망하면 다른 지역에서 일자리를 얻고, 그 곳이 망하면 또 다른 곳으로 옮기는 식이었다.
“그만둘 수 있는 기회도 몇 번 있었어요.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고 학원도 다녀보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구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정상적인 사무직은 도저히 안 되고 식당 서빙이나 옷가게 일밖에 없는데…. 그 저임금으로는 방값도 안 나오죠. 그러니 다시 뛰어들고…. 사회가 못 배운 사람들에게는 참 몰인정하다는 걸 그 때 알았지요.”
그는 2년 반 전 룸살롱 생활을 그만두고 집창촌으로 거취를 옮겨 본격적인 성매매를 시작했다고 했다. “어찌어찌하다가 다시 서울로 올라왔어요. 여관에서 생활하면서 가게에 나갔는데 장사가 안 돼서 도저히 여관비를 댈 수 없더라구요. 그 술집뿐 아니라 경기가 안 좋아 다 그랬어요. 누구한테 손 내밀기도 뭐한 나이고…, 가지고 있던 패물을 다 팔아 겨울을 났지요. 그 생활을 한 달 넘게 하다보니 더 이상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결단을 내렸지요.”
그렇게 그는 경기도 파주의 한 집창촌으로 제 발로 걸어들어갔다. 처음에는 그 역시 집창촌 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지녔다고 했다. “룸살롱에서도 2차 나가곤 했지만 그거랑은 차원이 다르잖아요. TV 뉴스에서 본 것처럼 감금당하지는 않을까…, 무서웠지요.” 그러나 그가 일하게 된 업소의 주인은 그에게 가족처럼 잘해줬다고 그는 말했다. “무엇보다도 저를 믿어줬어요. 선불금이 3000만원이었는데 그 가게가 장사가 안 되길래 수원으로 옮기겠다고 하자 그러면 옮겨가서 갚으라고 할 정도로요. 여기 와서 다 갚았지요. 고마워서요.”
그는 현재 일하고 있는 수원의 업소에서도 인간적인 대접을 받고 있다고 했다. “저같은 경우는 안면풍이 있어서 스트레스 받거나 몸이 힘들면 입이 틀어져요. 그러면 우리 주인 언니는 주물러 주면서 막 울어요. 나 홀어머니 모시고 있는 거 아니까…. 불쌍해서 어쩌냐고, 아프지 말라고, 우리 꼭 건강해서 돈 많이 벌자고.”
룸 살롱에 나가던 시절보다 여기 일이 훨씬 수월하다고 그는 말했다. 룸 살롱 시절에는 술 취한 손님들의 비위를 맞춰주는 일이 고역이었지만 이 곳에서는 그냥 ‘관계’만 맺으면 되기 때문이란다. “컨디션 안 좋은 날은 일 안 해요. 업주들도 컨디션 안 좋은데 억지로 일 시켜봤자 손님도 흥 안 나고 손해라는 거 알기때문에 강요 안 합니다. 운 없게 매너 나쁜 손님이 걸리는 날도 도중에 박차고 일어나 들어가버리지요.”
그는 지난 달 22일 가게가 문을 닫은 이후로 단 한 푼도 벌지 못했다고 했다. 당장 방세며 생활비가 걱정이지만 ‘배 째라’는 심정으로 살고 있단다. “저축이요? 얼마 안 되지만 있긴 있어요. 그 돈은 절대로 못 빼 쓰죠. 내 꿈을 위한 건데요.”
자그마한 가게를 하나 차려 그 가게에서 스스로 디자인한 옷이며 장신구를 판매하는 것이 꿈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이제 그 꿈을 이루는 길이 다 막혀버렸어요” 하더니 그는 어조를 높였다. “여성부에서 지원해주겠다는 돈은 1인당 한 달에 겨우 10만원이에요. 그것도 보호시설에 들어가는 사람에 한해서요. 창업자금을 대출해준다고 하지만 그것도 시설에서 6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 500명에 한해섭니다. 무책임하지요. 이렇게 계획도 없이 무작정 해 버리면 우린 어떡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하더니 그는 이내 울기 시작했다. 눈물을 훔쳐내면서도 그는 끝까지 말을 이었다. “창업대출금으로 3000만원을 받았다 치더라도 그걸로는 가게 전세금 얻기도 힘들지요. 어렵사리 창업하더라도 3년 내에 국가에 갚아야 하는데, 만약 못 갚으면 그것도 빚 아닌가요? 선불금은 까기라도 하죠. 이러면 우리는 빚쟁이밖에 더 되나요? 저뿐 아니라 다들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부에서는 전국의 성매매 여성을 33만명으로 추산하는데 그보다 훨씬 더 됩니다. 38억 예산 들여서 대체 그들에게 얼마씩 지급할 수 있을까요?”
그는 “책임도 안 지는 것이 무슨 ‘보호’냐”고 했다. “시설에 있을 때 숙식제공하고 꽃꽂이 가르쳐주면 그뿐, 교육을 마친 후 취업을 책임져주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기술 배운다 쳐요. 여기 아가씨들 대개 집에 달마다 송금하는 돈이 몇백입니다. 직장에서 해고당한 오빠들 대신 조카들 먹여 살리고, 병든 어머니 부양하고, 아버지 카드빚 갚는 아이들이 수두룩해요. 시설에서 배운 기술로 그만큼 돈 벌 수 있나요?”
그 자신도 고혈압과 관절염을 앓고 있는 어머니에게 생활비와 약값, 병원비를 포함해 매달 이삼백만원씩 송금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는 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술집에 나간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처음에는 남대문 새벽시장에서 일한다고 거짓말했는데 완전히 속일 수는 없더라구요. 술집 나간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거품을 물고 쓰러지셨어요. 호적을 파겠다며 난리가 났었죠. 그런데 며칠간 생각해보시더니 그냥 ‘몸 조심하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는 “정부가 공창제(公娼制)를 도입해주길 원한다”고 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바로 그거예요. 정부에서 투명하게 관리해주면 될 거 아닙니까. 우리 손님들 중에서는 한 번도 여자랑 관계맺어볼 기회 없는 장애인, 사회부적응자 등도 많아요.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구요. 이렇게 모든 창구를 막아버리면 대체 그들은 어디에서 욕구를 해소하죠? 이런 식으로 하면 정말 성매매가 음성화 될 수밖에 없어요. 에이즈, 에이즈 하는데 공창제 도입되면 보건관리라도 철저히 하죠. 성매매 특별법이야말로 나라에서 우리를 세균 덩어리로 만드는 거예요.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지 밀고 나가지 말라는 겁니다.”
그는 “꼭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면 일단 영업이라도 하게 해 주고 유예기간을 좀 더 주었으면 좋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3월 특별법이 통과됐다는데 저희는 법 시행 보름 전에야 그 사실을 알았어요. 못 배운 사람들이 다 그렇지 않습니까. 배운 사람들이 배운 것답게 유연하게 대처해줬으면 좋겠네요.”
그는 스물 여섯 살 때 4년간 사귀었던 남자로부터 청혼을 받았지만 생각 끝에 거절했다고 했다. 결혼해보았자 결손가정을 만들 것 같았기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리 서로가 좋아해도 결국 현실이 힘들면 무너지는 게 결혼생활 아닌가요? 지금은 돈이 사람을 우롱하는 시대니까요.” 평범한 삶에 대한 동경도, 미련도 더 이상 없다고 그는 말했다. “혼자라는 게 자유롭고 홀가분해서 오히려 좋아요. 그 때 결혼 안 한 것, 지금도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결혼해 버리면 우리 어머니 모실 사람이 아무도 없잖아요.”
그는 “일하는 게 정말로 즐겁다”고 했다. “여기 오시는 분들이 내게 감사하다고 할 때 보람을 느껴요. ‘정말 고마웠어요 아가씨, 아무도 상대 안 해주는 나같은 놈 상대해 줘서’라고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그냥 이야기 상대가 필요해 오는 사람들도 많지요. 그럴 때면 산전수전 다 겪은 경험 살려 상담원 노릇도 하고….” 그는 “정작 힘든 건 일이 아니라 우리를 동물원 원숭이 바라보듯 하는 주변의 시선”이라면서 “우리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고 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조심스레 물었다. 예상과는 달리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얼굴을 모자이크처리하겠다고 했더니 그는 웃으며 외쳤다. “괜찮아요. 그냥 내보내세요. 난 떳떳하니까, 뭐.”
- (edaily인터뷰)싸이더스 차승재 대표이사
- [edaily 전설리기자] "`살인의 추억`부터 `내머릿속의 지우개`까지. 국내 영화 제작사 최초로 7개 작품 연속 흥행불패 신화에 도전합니다"
라틴어로 `별`을 의미하는 이름답게 한국 영화계의 샛별로 자리매김한 싸이더스(052640) 차승재 대표이사의 말이다.
싸이더스는 지난해 `살인의 추억`으로 관객 540만명 동원해 대박을 터뜨린데 이어 `싱글즈`(220만명), `말죽거리 잔혹사`(310만명), `범죄의 재구성`(220만명), `늑대의 유혹`(220만명)까지 연속 5편의 영화를 흥행에 성공시켰다. 이는 한국 영화 사상 전례없는 기록. 5편 모두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었음은 물론이다.
지난 주말 개봉한 `슈퍼스타 감사용`(CJ엔터테인(049370)먼트 배급)과 올가을 개봉하는 `내머릿속의 지우개`(CJ엔터테인먼트 배급)까지 연속 7연타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초 코스닥 등록사인 씨큐리콥의 100% 자회사로 편입한 싸이더스는 지난 8월 모회사 `씨큐리콥` 이름까지 `싸이더스`로 바꾼데 이어 이번 달 차승재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하면서 완전 통합을 이뤘다.
24일 `아시아에서 가장 센 영화사를 만드는 게 꿈`이라는 차승재 신임대표를 만났다.
-대표이사 선임을 축하한다. 앞으로의 각오는.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중장기 발전을 위한 사업기반 구축을 마무리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이겠다. 특히 영화사업에서 제작 뿐만 아니라 배급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매출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노력하겠다.
-지난 주말 `슈퍼스타 감사용` 개봉했다. 성적은 어떤가.
▲23일까지 30만명이었다. 5연타를 해서 부담이 좀 있었지만 시사를 보고 웬만큼 흥행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는데 개봉 첫 주 성적이 부진한 편이다. 초반 마케팅이 약했던 것 같아서 추석 시즌까지 마케팅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슈퍼스타 감사용`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 손익 분기점과 예상 관객수는.
▲제작비는 55억원 들었다.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 예상대로 입소문을 타고 이례적으로 평일 관객이 늘고 있어 안도하고 있다. 200만명 이상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개봉할 영화에는 어떤 영화들이 있나.
▲11월7일 개봉 예정인 `내머릿속의 지우개`와 12월15일 개봉 예정인 `역도산`(CJ엔터테인먼트 배급)이 현재 촬영이 완료돼 후반작업 중이다. 이밖에 송강호, 유지태 주연의 `남극일기`와 박중훈, 공효진, 김승우 주연의 `천군` 등이 내년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현재 촬영중이다.
-`역도산`이 일본에 선판매됐다고 들었는데.
▲아직 계약 성사 전이라서 말할 수 없다. 일본 현지업체에 200만~300만달러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오는 6월 개봉 예정이다.
-이밖에 해외와 연계돼 진행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할 `무기의 그늘`이 있다. 원작인 황석영씨 소설이 90년대 초반 베스트셀러였다. 인터내셔널 펀딩 형태로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일본, 홍콩, 프랑스 제작자들과 논의중이다. 제작비는 11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플레너스에서 분리되면서 진 부채로 절체절명의 위기까지 갔다가 `살인의 추억`으로 회생한 후 연속 5연타 홈런을 날렸다. `슈퍼스타 감사용`과 `내머릿속의 지우개`, `역도산`, `남극일기`에 대한 기대도 큰 편이다. 비결은.
▲고생한 만큼 많이 준비했다. 30편 이상 제작하면서 노하우가 많이 쌓였다. 실패도 경험치를 준다고 생각한다.
-씨큐리콥과의 합병으로 우회등록했다. 등록사로서 종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주주들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회사의 이익과 주주의 권익 연결을 고려하게 되는 것 같다. 좋은 영화도 많이 해야겠지만 아무래도 돈버는 영화를 많이 해야 되지 않겠나.
-등록사가 되면서 제작 자본을 끌어들이기가 용이해졌나.
▲그런 건 아니다. 하지만 5개 영화가 연속 흥행에 성공하면서 신뢰가 쌓여 그전보다 좋은 위치가 됐다. 내년 상반기에는 싸이더스가 종잣돈을 대고 자금을 끌어모아 싸이더스가 제작하는 영화에 투자하는 형식의 영화 제작 펀드를 결성할 생각이다.
-씨큐리콥과 합병으로 생긴 시너지가 있다면.
▲씨큐리콥 통신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사업 테스크포스팀(TFT)을 결성해 운영중이다. 장기적으로 영화도 필름 베이스에서 디지털 베이스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명필름과 강제규필름도 세신버팔로와 상호주식교환을 통해 우회상장했다. 굵직한 제작사들의 이러한 행보를 어떻게 보나.
▲우회등록이지만 제작사들이 등록될 수 있는 것은 기업 자체의 투명화 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현재 제작사들의 기업화는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아직 산업은 초기 단계라고 본다.
-`아시아에서 가장 센 영화사가 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도 많이 제작하지만 일년에 2~3편은 인터내셔널 펀딩을 하거나 아시아 시장 전체를 타깃으로 하는 영화들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아시아에서 1위 가는 파워하우스가 될 것으로 본다.
-영화 제작사업은 비교적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고 리스크가 크다. 리스크 축소를 위한 노력은.
▲영화 제작사업이 불확정성이 강한 산업이라고 하지만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상수들이 존재한다. 좋은 시나리오, 시장의 흐름, 관객의 트랜드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재산은 많은 제작 경험을 통해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위기 상황을 얼마나 저비용으로 해소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경험치 축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한국 영화 산업이 어느 단계에 와 있다고 보나. 또 시장 전망은 어떤가.
▲아직 초기화 단계다. 국내 시장에서 관객수는 어느정도 확장됐기 때문에 향후 증가세가 지금처럼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선 시장이 확장되는 태동기다. 지난해 국내 영화 수출 3000만달러 중 2000만달러가 아시아 시장에 팔렸으며 유럽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현재 한국 영화는 제3세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시장에서는 헐리우드 다음으로 중요한 위치까지 올라왔다.
현재 영화 산업을 버블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흔들림없이 잘 버틴다면 주변 여건 호전으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오는 2010년 세계무역기구(WTO) 유예기간이 끝나는 중국 시장이 기회다. 중국 시장이 불법 복제로 어렵다고 하지만 중국도 결국 저작권 문제를 풀지 않고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향후 저작권 문제가 해결 실마리를 찾고 유통 시장이 정립된다면 큰 시장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 5~6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리 멀지 않았다. 그 때까지 한국 영화가 아시아 톱을 지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영화 산업의 과제는.
▲해외 시장 개척이다. 인구 4500만명 시장은 너무 작다. 1억3000만명의 일본, 16억명의 중국 시장을 노려야 한다. 해외를 겨낭한 킬러 컨텐츠 키우기가 한국 영화의 절대 과제다.
-국내 극장유통망이 CJ, 동양 등이 진출하면서 대기업 위주로 재편됐다. 이에 대한 시각은.
▲충무로 토착 자본들이 극장유통업을 영위하기에는 벅차다. 멀티플렉스 등의 등장으로 극장유통업이 이미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사업이 됐기 때문이다. 롯데와 동양, CJ가 어느 한쪽에 치우치는 독과점이 아니라 건전한 3강구도로 간다면 대기업 진출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
-졸업 후 까페, 옷장사 등을 하다가 영화계에 뛰어들었다. 계기는.
▲영화 쪽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계기였다. 어려서부터 `헐리우드 키드`였다거나 특정 감독을 열심히 추종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책을 많이 보는 독서광이어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와 이야기의 구조에 익숙하다. 최근에는 티벳에 관심이 많아져 관련 서적을 탐독중이다.
-좋은 영화란.
▲좋은 영화는 삶의 본질을 일깨워주고 삶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영화다. 킬링타임용 영화가 아니라 가치관을 변화시키는 영화다. 개인적으로 헐리우드 영화 `미드나잇카우보이`가 가장 좋은 영화였다. 기존 헐리우드 영화의 `팍스아메리카나`에서 벗어나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어두운 밑바닥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었다. 최근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인어공주`였다. 마음을 씻어주는 영화였다.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가는 데 있어 장단기적 목표는.
▲단기적인 목표는 세 가지다. 통신과 영화가 시너지 효과를 낼 만한 신규 사업을 찾는 것과 배급라인 확보를 통해 영화사업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것, 영화 펀드를 결성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센 영화사`를 만들고 싶다.
영화 사업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지만 사람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식품사업과 본질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불량 식품`이 아닌 `우량한 식품`을 만들고 싶다.
◇차승재 대표이사 약력
79년 배재고등학교 졸업
87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학과 졸업
95년 우노필름 대표이사
00년 싸이더스 부사장
01년 싸이더스 대표이사
04년 코스닥 등록 후 싸이더스 대표이사
- 삼성생명 헬기귀향 이벤트, 찡한 사연 가득
- [edaily 김수연기자] 삼성생명이 매년 벌이는 `헬기귀향 사연응모 이벤트`에 올해도 절절한 사연이 모였다.
삼성생명은 2000년부터 매년 추석과 설 등 큰 명절에 몇 가족을 선정, 헬기로 귀향(경)하게 해주는 행사를 벌여 왔다. 올 추석에는 지난 9월 1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모두 1000통의 사연을 받았으며 그중 네 가족을 뽑았다.
심근경색을 앓고 있는 아버지와 산업재해를 당한 동생을 홀로 간호중인 어머님을 일본인 부인과 함께 찾아뵙고 싶다는 서영주씨, 결혼 10년만에 처음 처가에 가는 김승인씨 등 선정된 사연은 저마다 뭉클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삼성은 이들 가족에 25, 26일 잠실 선착장 인근에 가족전용 헬기를 준비, 고향집 근처 학교 운동장까지 갈 수 있게 하고 29, 30일에는 서울로 돌아오는 헬기도 역시 제공한다. 이밖에도 다른 30가족에는 10만원 상당의 추석 귀성선물도 제공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번 헬기귀향 사연응모에 뽑힌 사연들.
◇일본인 부인과 아이 셋이 함께 (서영주, 37세, 고향 부산 동래구)
칠순되신 아버지께서 지난 7월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셨고, 퇴원하시는 날에 동생이 업무상 재해로 허리골절되어 12주진단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열쇠2개를 받는 꿈을 꾸시고 기분이 좋았다고 하시는데,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니 불편하신 몸으로 병간호하시면서 만감이 교차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본인 부인과 함께 서울 하계동에 살고 있는 7살, 5살, 2살의 아빠입니다. 국제가정과 자녀교육에 뜻을 두고 일을 하는데 경제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저나 아내나 부산에 내려가 부모님께 힘이 되드리고 싶은데, 어머니께서 저희 사정을 생각하셔서 반대를 하시니...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동생이 쓸쓸할 것만 같습니다. 아내와 아이 셋이 함께 내려가서 가족들의 만남과 친지, 조상들의 의미있는 만남이 되기를 바랍니다.
◇새롭게 출발하는 동생에게 (김성진, 35세, 고향 전북 김제)
2년 6개월 전 같이 살고 있는 동생에게 거대 세포증이라는 병명이 옭아 맸습니다. 오른쪽 무릎 뼈가 스폰지처럼 밀도가 낮아지면서 부풀어 오르는 증상으로 병원에서는 관절을 고정하자고 했었지요. 젊은 나이에 관절을 고정시키면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감당해야하는 심한 좌절을 생각하니 형으로써 가슴 미어지는 아픔이 밀물처럼 다가왔지요.
몇 번의 정밀진단 후 내린 결론은 타인의 뼈을 이식하는 수술을 시도해보고 관절을 고정시키는 시술은 그 이후에 생각해보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수술을 하게 됐습니다. 저녁 6시에 수술실에 들어가 6시간 예정이었던 수술시간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었지요.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님과 저는 입이 바짝 바짝 마르고 걱정이 태산이었지요. 그저 할 수 있는 일이란 하나님께 무릎 꿇고 두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것뿐이었지요
새벽 세시가 넘어 회복실에 온 동생을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군요. 얼마나 기뻤던지.춥다며 몹시 떨던 동생이 참으로 애처롭고 너무도 나약해 보여 또다시 눈물이 나더군요
그리고 3개월 여에 걸쳐 병원입원생활을 마치고 퇴원했었지요.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겠다며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아 불편한 다리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공부만 했었지요
그리고 3개월전에 경기도 화성시 공무원에 합격했다는 통지서를 받았고 2개월 전엔 수술당시 무릎에 꽃아 두었던 나사못과 철판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화성시에서 발령전 수습기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온전한 다리를 가질 수는 없지만 이젠 희망섞인 말도 종종하는 동생이 사회에일원으로 꿋꿋하게 살기 바랍니다.
그에게 형으로써 위안을 줄 기회를 주신다면 더없는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좌절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회인으로 출발하는 그에게 무한한 영광과 더없는 행복과 행운이 항상하길 기원합니다.
◇ 결혼10년만에 명절처가나들이 (김승인, 38세, 고향 전남 무안군)
결혼10년만에 명절 처가나들이를 하고 싶습니다. 꼭 갈 수있게 도와 주십시오. 결혼 10년만에 명절에 한번도 처가에 못간 아내를 위하여 처갓집 식구들에게 이벤트한번 확실히 하고싶습니다. 아내는 물론 아이들과 처가 식구들이 제일 좋아할 겁니다
특히 칠순이 넘은 장인장모는 넘조아 하실 겁니다. 꼭 당첨돼서 아내와 처가 식구들은 물론 처가동네 사람들에게 꼭 보여 주고 싶습니다. 사위가 딸보다 작다고 왠지 모르는 창피함을 가지고 계시는 처가 식구들에게 작은사위의 똑똑한 점이라도 부각시키고 인생사는 데 키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저처럼 작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살수있도록 꼭 보여 주고 싶습니다. 작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이 올바르고 다른 이들에게 피해주지 않고사는 넓은 가슴으로 사는 세상이 되어야겠다고 간판이 전부가 아니라 내용이충실이 차 있는 게 무언 지를요 효도하며 사는 게 키가 아니라는 것도요.
◇다시 합쳐진 내가정 평생 잊지 못할 고향길이 되었으면 합니다(신원근, 38세, 고향 경북 안동시)
가을 하늘 높이높이 날수 있다면...지난날의 아픈 기억을.. 모두 날려 버리고..아름다운 가정을 만들고 싶네요.. 지난 가을은 그리도보기 싫었고.. 지난 가을은 그리도 슬퍼 했던지.. 이젠..가을 하늘이 이처럼 아름답게 보이는 건..내 가족의 아픈 기억을 잊어버리고..묻어 버리고 싶은
지난 시간.. 두 아들 녀석에게 깊은 마음의 상처를 주었던 날들... 그 상처를 이젠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에 남게 덮어 주고 싶네요..
부모로서의 주지 않아야할 아픈 상처를..이제 새롭게 시작된 내가정을..끝까지 지키고 싶네요..
아름다운 고향을 떠나..찌든 도시속의 소음과 공해에 지쳐져 가며..짜증과 불화로 물들어 잠시 깨어졌던 내 가정.. 이제 새롭게 시작한지..4개월. 그 동안 여행한번 재대로 하지 못한 아내와 두 아들 녀석에게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네요..
지난 아픔을 잊을 수 있는 멋진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네요.. 아픈 상처와 기억을 하늘 높이높이 날려 버리고...따사로운 어머니 숨결이 묻어 나는 고향같은 가정을 만들어 가고 싶네요...
여기 오신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이벤트를 만들어 주신 분들에게도.가정의 행복과 행운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 못난 남편..못난 아빠가
- 신불자 개인회생·개인파산제 관심 증가
- [edaily 김현동기자] 개인파산 신청자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고 내달 23일 개인채무회생제도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신용회복위원회와 배드뱅크를 찾던 신용불량자들이 혜택이 더 많은 개인회생제도나 개인파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마음금융 배드뱅크에 대부를 신청하는 신불자가 하루 4000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배드뱅크 이용자들중 대부승인 후 선납금을 내지 못하거나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신불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불자들을 위한 법률상담소에는 배드뱅크나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중도에 포기한 신불자들이 개인채무회생제도와 개인파산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희망법률사무소 오명근 변호사는 "개인파산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고, 개인회생제도가 알려지면서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던 신불자 10명중 2~3명은 파산신청을 문의하고 있고, 배드뱅크 신청자들중에서도 선납금 납부후 일정한 소득이 없이 중도에 포기하고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제도에 대해 문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음금융에 따르면 대부승인을 받아 선납금을 낸 이용자중 10% 정도가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음금융 관계자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선납금을 못내거나 개인적인 사정상 프로그램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전산 프로그램이 완비되지 않아 연체율 집계는 못하고 있지만 선납금을 낸 이용자중 10% 정도가 평균 10만원 안팎의 원리금조차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음금융을 통해 채무조정을 신청한 이용자들의 평균 채무액이 1000만원임을 감안하면 평균적인 선납금은 30만원(원금균등형 기준)이고, 선납금 납입후 한달뒤부터 내야 하는 원리금은 월 10만1000원이다.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숫자도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신불자는 총 2만9677명으로 전월에 비해 1934명, 6.1% 감소했다. 신청자들의 절반 가량이 월소득 100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으로 경기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들의 연체율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복위는 3개월 이상 연체시 개인워크아웃을 취소하고 있는데 전체의 10% 수준이 중도 탈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7월말까지 개인워크아웃이 확정된 10만532명중 1만여명 정도가 중도에 채무조정의 꿈을 접은 셈이다.
신복위 관계자는 "연체율이 공개될 경우 장기적으로 이자를 잘 내고 있는 신불자들이 동요할 수 있어 연체율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명근 변호사는 "배드뱅크나 신복위에서도 어쩔 수 없이 연체하게 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개인파산이나 개인회생제도를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들어 6월까지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한 건수는 3759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청건수인 3856건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개인파산제는 지난 62년 파산법 제정 때 첫 도입돼 97년 첫 신청자가 나온 이후 2000년 329건, 2001년 672건 등 1000건 미만이던 개인파산 신청자는 2002년에는 1335건, 2003년 3856건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파산이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가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면 법원이 심사후 개인의 재산을 정리하는 제도로, 개인이 다시 법원에 면책을 신청해 결격사유가 없는 것으로 인정받으면 빚의 전부 혹은 일부가 면제되고 다시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개인채무회생법은 담보채무 10억원, 비담보채무 5억원 등 15억원 이하의 빚을 진 채무자가 원리금을 갚을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경우, 자체적인 채무상환 계획을 만들어 법원의 승인을 받은 뒤 원리금의 일정 비율을 갚으면 빚을 탕감받는 제도로 내달 23일부터 시행된다.
- (CEO탐방)조이온 조성용사장
- [edaily 전설리기자] "세계 시장을 내 발로 직접 뜁니다. 해외사업 진행 속도가 빠를 수 밖에 없죠"
잦은 해외 출장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조이온 조성용 사장의 말이다.
조 사장은 "올해 남은 기간동안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게임 `거상`의 해외 서비스 진출과 해외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거점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비행기에서 새우잠을 자도 일이 즐겁다는 부지런한 조 사장 덕분에 조이온의 해외 사업은 그야말로 날개를 활짝 폈다.
조이온이 개발한 온라인게임 `거상`은 현재 국내 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홍콩, 일본에서 서비스중이다. `거상`은 지난 4월 일본과 대만에서, 6월 홍콩에서 부분 유료화를 단행했으며 중국에서 오는 9월 유료화를 단행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화 작업이 한창이다. 또한 태국과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호주와도 서비스 계약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으며 올해 안에 진출할 계획이다.
조이온은 아울러 올 연말까지 게임포털 `조이온닷컴`의 영문화 작업을 마치고 미국에서 오픈베타서비스(공개시범서비스)를 실시해 내년 3월말~4월초 유료화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미국 온라인게임 서비스업체 실리몬스터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3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40%를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해외 거점 확보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활발히 진행중이다. 조 사장은 "현재 중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합작법인 설립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올해안에 이들 국가에 모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이처럼 해외 사업을 활발히 펼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그의 17년 사업 경력이 톡톡한 역할을 했다. 88년 20세의 나이로 컴퓨터 하드웨어 유통업체 샘전자에서 해외 마케팅을 담당하면서 일을 시작한 그는 92년 쌍용과 미국 게임을 한국에 들여오면서 게임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2년동안 한국 라이센싱과 감마니아코리아, 조이온을 거치면서 미국과 아시아를 넘나들며 게임 라이센싱 업무를 담당했다.
덕분에 올해 조이온은 튼실한 결실을 맺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140억원, 41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205%, 481% 급증한 것. 올해 전체로는 매출 304억원, 순이익 8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한편 지난 6월말 코스닥 등록업체 경조산업(050120)이 지분 약 48%(185만주)를 인수해 우회 등록한 것과 관련, 조 사장은 "텐트 제조업체인 경조산업이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조이온을 인수한 것"이라며 "경조산업이 점차 게임 사업쪽으로 무게를 두고 사업 방향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조산업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상호를 `조이온소프트`로 변경해 조이온과 통일된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결산기를 조이온과 같은 12월로 변경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일본 이미지웍스의 오노기 케이치 전사장이 개발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더 마스크` 판권을 취득해 국내와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더 마스크`는 내년 2분기 국내와 일본에서 상용화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신규 게임 개발과 해외 진출을 통해 회사 가치를 1조원으로 만드는 게 꿈"이라는 조 사장은 "앞으로도 `게임`이라는 한 우물을 파겠다"고 말했다.
현재 조이온은 차기작으로 `거상2`와 `천하`를 개발중이다. `천하`는 내달말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거상2`는 내년 2분기 유료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성용 사장 약력
68년 경기도 안양 출생
87년 서울고등학교 졸업
94년 명지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88년 샘전자 이사
96년~ 한국라이센싱 대표이사
99년~ 조이온 대표이사
00년 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 포상)
02년 국무총리상 수상(소프트웨어 산업발전 유공 포상)
- 선물 `상승`에 무게..외국인 포지션 주목
- [edaily 김경인기자] 지난주 증시는 거듭되는 외풍에도 아랑곳않고 기분좋은 상승세로 한 주를 마무리했다.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국제유가와 기업실적 악화에 따른 미 증시 급락이 부담스러웠지만, 우리 증시는 미·일·대만증시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며 견조한 상승흐름을 나타냈다.
이번주(8월16~20일) 선물시장은 지난주의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악재가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지난주 국내증시를 견인한 깜짝호재인 `금리인하`와 외국인 현물매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단기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 혹은 숨고르기 양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한다. 아울러 최근 외국인과 함께 시장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축인 프로그램을 움직이는 베이시스와 베이시스를 조절하는 외국인의 선물매매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긍정적 수급 `유효`..추가반등
지난주 KOSPI200선물시장은 3주 연속 오름세로 마감했다. 5주 연속 지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현물매수가 상승의 주요한 동력이었고, 주 후반 `금리인하` 발표가 기폭제로 작용했다.
옵션만기를 맞아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와 역대 2번째 수준의 외국인 선물매수도 수급에 활기를 더해줬다. 만기일 대량매수로 인해 선물 외국인의 누적포지션도 매수로 전환됐다.
이번주 역시 추가반등에 대한 기대가 강하다. 지난주 예상을 뛰어넘는 탄력적인 반등으로 기술적 지표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고, 미 증시 급락에도 그간 꾸준히 현물 `사자세`를 보여온 외국인이 갑자기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상승반전한 5일선의 상승탄력 강화 ▲5-10-20일선의 정배열상태에 진입한 지수 ▲강한 저항대로 인식됐던 60일선 돌파 ▲외국인 매수로 현물시장 유동성 보강 ▲단기 부담요인이던 매수잔고 청산 등 양호한 수급여건을 고려할 때 기술적으로 추가적인 반등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단기상승률이 9%를 넘어섰고, 지난주 국내증시가 5.73% 오른 반면 나스닥, 일본, 대만시장이 모두 하락한 점이 부담"이라며 "추가반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지만 상승탄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승훈 대투증권 차장은 "연속상승에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으로 상승탄력이 축소된 완만한 상승이 예상돼 60일 이평선(98.05p) 상향돌파 후 숨고르기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로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 봤다.
◇외국인 선물매매에 `주목`
방향이 `위`쪽으로 정해졌으니, 이제 문제는 속도다. 외국인 현물매수가 외풍을 막고있다면, 추가반등의 강도는 프로그램이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난주 반등강도가 기대 이상이었던 것은 "아직도 프로그램 매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데 따른 기대감이 작용했다.
지난 6월 옵션만기 무렵부터 잔고상 매수압력이 압도적인 상황이 석달째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잠재적 호재`로만 남아있고 실제로는 현실화되지 않는 이유는 3대악재로 시작된 불안한 대외환경에 따른 베이시스 하락이다.
이번 반등과정에서 역시 지수반등에 비해 베이시스 개선폭은 극히 미미했다. 유가 리스크와 급등 부담, 미 증시 급락 등의 악재를 베이시스가 머금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1조3000억원을 웃도는 사상 최고수준의 매도차익잔고는 꿈적않고 쌓여있다.
지승훈 차장은 "전주말 종가 및 평균 베이시스가 -0.6p, -0.58p로 8월초 대비 소폭개선에 그쳤다"며 "이는 미 증시의 불안한 움직임과 고유가가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남아있고 연속상승에 따른 기술적 조정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베이시스가 백워데이션을 지속하는 주요한 원인은 현시장이 약세장이라는 추세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외국인 매매가 현물매수과 선물매도로 나타난 것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이어 "과거 외국인의 선물매매 패턴과 베이시스 움직임을 분석해볼 때 방향성이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현재 중립 포지션을 나타내고 있는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매방향이 베이시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주 증시는 다소 숨고르기 양상을 포함한 추가반등 관점을 갖고, 외국인 선물매매에 따른 베이시스 동향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떻게 시장에 반영될 수 있을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Zoom-In증권가)대우증권 유상철 부동산금융팀장
- [edaily 이정훈기자] 국내 첫 선박펀드인 `동북아1호 펀드`를 탄생시킨 산파. 대우증권 유상철 부동산금융팀장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부동산금융팀에 발을 디딘 것은 지금으로부터 3년전. 선박펀드를 준비한 것은 1년 반 정도됐지만, 선박펀드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매력적인 선박펀드..안정적 장기투자·비과세 혜택`
그가 자신있게 내세우는 선박펀드의 매력은 안정적인 장기투자라는 점. 정해진 만기 내에는 거의 고정적으로 정해진 만큼의 배당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유 팀장은 "해운선사에 빌려주는 배[船]의 소유주가 펀드 투자자들이기 때문에 해운사가 디폴트 상태에 빠지더라도 실물인 배는 그대로 남아 처분 가능하다는 점에서 담보력이 충분한데다 장기적인 용선료로 안정적인 수익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61억원 공모에 8대1이라는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비과세 혜택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종합과세 적용대상이 되는 돈 많은 투자자들이라면 3억원 이하 비과세, 3억원 이상 16.5% 과세는 분명 커다란 메리트일 수 밖에 없다.
지난 3월말 1호 펀드를 출시한 후 새로운 선박펀드의 주간사 자격을 따내며 추가적인 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는 8월에는 16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를, 9월 중순에는 각각 200억원씩으로 3호부터 5호까지 시리즈로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앞서가는 자의 어려움"..초기 선점효과 노린다
이처럼 선박펀드를 성공리에 출시했지만, 1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린 준비과정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앞서 가는 자의 어려움은 익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유 팀장은 "처음 시작하다보니 무엇보다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마땅한 인덱스나 투자지표가 없다보니 투자자들을 설득해 자금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또 "제도상으로도 아직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감독규정이나 세제지원 등 요구할 부분이 많았다"며 여전히 수시공시나 상장 규정 등은 손질해야 할 숙제로 남겨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초기 선점효과는 분명히 있다는 게 그나마 그를 위로하는 수확이다. "초기 시장이 아직 정형화되지 않은데다 경쟁도 치열하지 않아 수익성도 그런대로 괜찮고 초기 선점까지 감안하면 투자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아직 갈 곳은 무한하다..새로운 투자처 선도할 터`
선박펀드 출시로 간접투자상품의 영역을 한 단계 넓힌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오히려 새로 개척할 부분이 더 많다고 느끼는 그는 만족감보다는 도전의식에 충만해 있다.
초기 리츠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의 경험을 가진 유 팀장은 선박펀드에 이어 부동산펀드, 공기업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사회간접자본(SOC) 채권 발행 등을 진행하고 있고 향후에는 금(金)이나 원유, 항공기 등 실물자산펀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생각이다. 또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나 펀드오브펀드도 구상중이다.
"그동안 주식이나 채권 등 리스크가 큰 유가증권 투자에 길들여져 있는 투자자들에게 안정성이 있는 실물펀드 등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하는 동시에 제도권내 자금을 흡수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커다란 꿈을 유 팀장은 덤덤하게 밝혔다.
오늘도 외국계 선박이나 해운시장 리서치 자료, 부동산시장 뉴스나 보고서를 두루 살피면서 주요 선사나 건설사, 금융기관, 기관투자가,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을 분주하게 만나고 다니면서 그의 꿈은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