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6,192건
- 30세부터 준비하는 `은퇴후 30년`<3>
- [조선일보 제공] ▲ 이은정씨가 서울 강남에 있는 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아침마다 2시간씩 운동을 한다”며 “건강해야 돈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조흥은행 PB강남센터에서 부자고객들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이은정 팀장(38)은 서른 살이 되던 해, 평생을 싱글로 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노후계획을 짰다. 그의 노후구상은 55세 은퇴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불우한 아이들에게 무료로 경제 교육을 해주는 것. 이 꿈을 이루려면 일단 집부터 마련하고, 최소 4억원 이상 여유자금을 확보해야겠다고 계산했다. 서른한 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자마자, 카드를 1장만 남기고 몽땅 가위로 잘랐다. “카드를 여러장 쓰니까 돈이 어디로 새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더군요.” 카드 할부 구입도 절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꼭 사야할 물건이 있으면 매달 조금씩 생활비를 쪼개 모아서 현금으로 구입했다. 계좌에서 즉시 사용 금액이 빠져나가는 체크카드가 등장하자, 사치스런 과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통장 관리 방식도 개선했다. 월급 통장과 생활비 통장, 두 가지로 나눴다. 용돈만 쓰는 생활비 통장은 체크카드 결제계좌로만 사용했다. 이렇게 하니까 한 달 용돈 씀씀이를 한눈에 점검할 수 있었다. 월급통장은 100만원 단위로 여윳돈이 쌓이면 이자가 3~4%대로 짭짤한 머니마켓펀드(MMF)로 바로바로 옮겼다. 여러 겹의 인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싱글은 기혼자보다 인생의 위험 요소가 많으니까요.” 그는 현재 종신보험 2종, 운전자 보험, 암보험, 연금보험 등에 가입해 있다. 보험료는 월 급여의 8~10% 정도를 지출하도록 설계했다. 지독한 소비 절제와 계획된 씀씀이 덕분에, 이씨는 준비한 지 만 3년 만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대출금이 있으면, 돈을 허튼 데 쓰지 못하잖아요. 50만원씩 나가는 원룸 월세도 너무 아까웠고요. 대출을 끼고서라도 집부터 사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는 주말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샅샅이 훑고 다녔다. 모델하우스는 부동산에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자세한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모델하우스 출근을 거듭하다 보니, 마음에 쏙 드는 아파트를 금방 찾았다. 은행에서 4000만원을 빌려 서울 강서구에 22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했다.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부석사 두꺼비
- [이데일리 정해근 칼럼니스트] 얼마전 가족과 함께 영주 부석사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하늘은 까만 먹구름에 덮히고 소낙비가 장대처럼 쏟아져 포장이 안된 절길 위로 붉은 흙탕물이 흐르고, 시원챦은 우산으로는 간신히 얼굴만 비를 피할 정도였습니다. 간신히 무량수전 앞 높다란 안양루에 올라 빗구경을 한참 한 연후에야 비로소 빠꼼하게 하늘이 뚫리고 경내를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가람인지라 뜬돌(부석)의 유래라든지, 독특한 사각형의 무량수전 액판이라든지 하는 것은 차치하고 무슨 보물창고 같은 각종 건물이며 석등, 석탑, 벽화에 불상 등이 가람 전체를 덮고 있어 하나하나를 새기며 감상하려면 거의 끝이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조사당 벽화가 이미 아래쪽 보장각 박물관에 옮겨졌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한참이나 산위에 위치한 조사당을 향해 온 가족이 비그친 축축한 길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굳게 잠긴 조사당 문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벽화가 딴곳에 옮겨졌음을 기억하고는 금새 처마밑 철망안에서 자라는 애처로운 선비화의 신비로움에 모두들 감탄했습니다.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자라 천년의 세월을 넘어 왔다는 전설에 비하여 가냘픈 가지 몇을 멀리 마당까지 뻗었을 뿌리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을 보며 삶의 처절함과 무상함을 함께 느꼈습니다. 더욱 우리 가족을 부산하게 한 것은 조사당 뜨락과 입구의 나무등걸 사이로 유유자적 기어다니고 있는 두꺼비 떼였습니다. 물경 4마리나 보았으니 그만하면 보기 드문 두꺼비류로서는 `떼`에 해당할 것입니다. 두 마리는 짙은 밤색이 섞인 검은 색이었고, 다른 두 마리는 밝은 베이지색 무늬에 엻은 고동색을 띠는 앉은 크기가 13-4센티는 될만한 큼직한 놈들이었습니다. 두꺼비를 처음보는 어린 아이들은 우둘두둘한 등딱지의 징그러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잡으려해 독이 있다고 겁을 주며 간신히 직접 잡는 것을 말려야 했습니다. 막대기로 배를 뒤집어 노란바탕의 검은 색 점들을 지적해주고 한 장소에 사는 두꺼비의 색깔이 사뭇 다른데 대하여 함께 궁금해 했었습니다. 아이들로서는 딱딱한 조사당 벽화니하는 국보들 이야기나, 기억에도 없을 의상대사의 지팡이보다는 내가 들려주는 두꺼비의 독이며, 두꺼비 문 독사가 뱀꾼들 사이에서 비싼 값에 팔린다는 이야기며, 요즘 재복의 상징이라는 두꺼비 보기가 여간 힘든게 아닌데 한꺼번에 네 마리나 보았으니 이는 필시 우리집에 재물이 모일 징조니 이럴때 복권을 사야 한다느니, 간신히 한줄만 기억나는 `두꺼비 파리를 물고` 하는 옛 시가 학창시절 시험문제로 곧잘 나왔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더 기억에 남았을 것입니다. 보는 사람의 시각이나 관심에 따라 그 중함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국제시장이 다시 석유가격의 앙등으로 어수선합니다. 멕시코만을 비껴 가리라던 허리케인 Katrina의 진로가 멕시코만으로 진격해 들어오며 하루 백만배럴의 석유생산이 중지되면서 세계경제에 주는 암울한 메시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에도 미국 SERI(전략에너지경제연구소)에서 OPEC의 산유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정유사들의 정제능력 역시 한계에 이르고 있어 당장 설비투자를 하더라도 당분간은 쉽게 정제하여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며, 미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확장으로 수요는 급증하는 구조적인 수요초과/공급제한 국면이며, 앞으로의 위기는 산유국들의 정정불안이나 이란의 핵문제, 자연재해 및 정유사들의 파업 등 지속적으로 공급을 제한하는 사안들 뿐이라는 불길한 예고를 내놓은 터여서 이번 허리케인 접근에 따른 1983년 석유선물이 상장된 이래의 최고가인 70.80달러라는 가격은 우리에게 충분히 위협적입니다. 오늘 아침 나온 Morgan Stanley의 애널리스트 Stephen Roach의 보고서 역시 최근의 Oil Shock이 가져올 Globalization의 문제점에서도 극명하게 세계경제에 주는 암울한 예측을 담고 있습니다. 낮은 저축률과 높은 부채에 신음하고 잇는 미국소비자들에 대한 가중되는 부담과, 미국의 소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에너지 의존 집약적 산업구조를 갖는 아시안 제국에의 경제 압박, 그중 특히 중국과 함께 중국 경제에 예속되다시피 의존하고 있는 한국,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의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유가파동은 세계경제의 2대축인 미국중심의 소비경제의 위축과 중국 중심의 생산/공급국가들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경기하강!! 다시금 주식시장의 부담과 채권시장의 화려한 부활을 점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위기 가능성을 불식시키고자 다시금 중국 위안화의 대폭 절상 압력이 대두될 것이고, 한동안 풍미하였던 소비재, 내구재 상품설비의 과도한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에 이어 최근 원유를 제외한 철강, 석탄, 전력 등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과도한 공급압력은 이제와는 다른 새로운 문젯거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혹은 근거없이 떠돌던 98년도 아시안 제국의 외환위기 당시의 음모론이 그랬듯이 새로운 음모론이 시작될런지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경제가 안정적으로 일어서려면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고대종교같은 사고방식이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의 3년래 최저수준으로의 하락을 보며 점점 근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꾸준한 외자유치와 안정적인 투자확대로 상당히 낙관적으로 해석되던 인도네시아 경제가 갑자기 일부에서 ‘그간의 내용이 과대 포장되었다’는 진단과 함께 뒤틀리고 있습니다. 정부당국으로서도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금리인상의 한계(투자와 소비의 위축)와 연료보조금 지급의 철폐를 통한 유가 상승압력에의 대응방안 역시 재정적자의 확대라는 희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라 옴쭉달쭉 할 수 없는 정책의 딜렘마에 처해있어 더욱 가련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유가 앙등이란 압력을 과거 실질가격에 의한 부담은 인내할만한 수준이란 관점에서 인플레위협을 무시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야겠다는 그리스펀의장의 금리인상 용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단기금리만 요동칠 뿐 장기금리는 꿈적도 하지 않아 미국 정부채 수익률의 2년물/10년물 스프레드는 바짝 좁혀진 상황입니다. 이제 곧 역전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넘치고 있어 은근히 최근 이런 류의 금리상품에 많이 투자한 우리나라 기관들이 걱정됩니다. 상품들의 확률구조나 수익률 곡선에 대하여 조금만 살펴보면 왜 외국기관들이 그러한 상품들을 만들어 헤지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 수 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에 보이는 수익률에만 급급한 것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어쨌거나 시장은 누가 무엇을 하든 묵묵히 흘러갑니다. 두꺼비 파리를 문 듯 나타난 현상만으로는 세상물정을 파악하기 힘들어 졌습니다. 혹은 부석사까지 여행을 가서는 온통 두꺼비 이야기만 하고 돌아온 우리가족처럼 정말 중요한 본질은 놔둔 채 엉뚱한 데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모든 분들에게 힘든 와중에도 우리 가족이 만났던 두꺼비가 주는 재복과 안녕이 집을 지켜준다는 덕담이 함께 하였으면 합니다.
- (주식Cafe)나의 주식브로커는 하나님
- [이데일리 김대환 칼럼니스트] 여름 휴가철이 다 끝나기는 했지만, 혹 늦은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해변가에 누워서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 두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 하바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였던 케네스 갈브레이드가 쓴 ‘테뉴어 받은 교수’라는 소설은주식시장의 비밀을 찾아낸 한 교수에 관한 이야기다. 제목에 나오는 ‘테뉴어’라는 말은 정기적으로 재임용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교수직을 일컫는 말이다. 대학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게 조교수나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되고 나면 더 이상의 재임용 심사 없이 평생 고용이 보장되곤 한다. 테뉴어를 받고 나서야 교수들은 연구실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들이 정말로 원하는 연구에 모든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갈브레이드의 소설 속 주인공은 테뉴어를 받기 전까지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다가, 테뉴어를 받은 후 여유가 좀 생기고 나서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이론을 주식시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연구 후 이 교수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이론을 조금 수정하면 주가를 예측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이 교수가 주가 예측 이론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투자에 나섰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 교수의 투자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 교수가 주식 A를 사면 많은 투자자들도 주식 A를 사 들였고, 이 교수가 주식 B를 팔면 많은 투자자들이 좇아서 주식 B를 팔아 치웠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는 주가 예측 이론이 맞건 틀리건 상관없이 이 교수는 ‘투자의 귀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교수가 주식 A를 사자마자 주식 A에 대한 매도가 갑자기 늘어나기 때문에 A의 주가는 치솟게 되고, 이 교수가 주식 B를 팔자마자 주식 B에 대한 매수가 갑자기 늘어나 B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게 된다. 즉 이 교수는 항상 낮게 사서 높게 파는 ‘천재성’을 지니게 된 거다. 교수가 엄청난 투자 수익을 올리자 미 정부의 증권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교수에게 주가 조작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가가 오를 것이란 걸 알고 남들보다 먼저 사고, 주가가 내릴 것이란 걸 알고 남들보다 먼저 팔았다는 혐의다. 증권가에서 쓰이는 용어로 이 교수는 ‘프런트 런닝’을 한 것에 해당된다.소설은 교수가 투자이익금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고 주식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정부와 합의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경제학자가 쓴 소설이라 그런지 결말이 좀 밋밋하기는 하다.뉴욕에서 활동하는 컬럼니스트인 크리스토퍼 버클리와 존 티어니가 쓴 ‘나의 주식브로커는 하나님’은 수도승이 된 주식브로커의 이야기다.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투자하다가 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을 입고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 주인공은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승이 된다. 그런데 수도원은 기부금이 줄어들어 큰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었고, 전직 주식브로커인 주인공은 수도원의 재정상태를 개선시킬 것을 주문 받는다. 이 때 수도승의 규율을 따라 성경을 읽던 주인공은 성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이 사실은 신이 내려 준 주식 힌트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가령 사과가 떨어진다는 구절이 나오면 애플 컴퓨터의 주가가 떨어지는 식이다. 성경에서 얻은 주식 힌트로 주인공은 큰 돈을 벌게 되고 수도원도 부유해진다. 하지만 자금이 넘치던 수도원은 와인 판매라는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다시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되고, 하늘에서 내려준 주식 힌트는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된다. 신의 저주를 받은 것이다. 이 소설은 수도원이 와인 사업을 접고 수도원의 성격에 보다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끝난다. 수도원의 새로운 사업은 일종의 ‘최고경영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재무관리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이 두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라고 했더니 반응이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좀 `오버`해서 이 소설을 읽고 주식시장의 작동에 관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종교적인 학생들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며 읽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그냥 재미있는 책 소개해 줘서 잘 읽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어쨌든 휴가지에서도 주식시장으로부터 마음을 뗄 수 없는 ‘중독성 투자자’들은 해변가에 누워 휴대폰으로 주가를 확인하는 대신에 소설이라도 읽으며 마음을 좀 식히는 것이 휴가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그냥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며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을 듯 싶다.[김대환 불가리아 아메리칸대학 경제학 교수]
- (현대차 레벨업)①이젠 質로 승부한다
- [이데일리 김기성기자] `세계 100대 브랜드 진입, 브랜드 가치 35억달러, 내구성 품질 단숨에 12단계 상승....`현대자동차(005380)에 대한 평가가 최근 1~2년 사이 놀라보게 달라졌다. 그야말로 수직 상승이다. 판매대수 등 단지 양(量)적 개념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들어선 브랜드, 품질 등 질(質)적 요인에 대한 호평이 부쩍 늘고 있다. 명실공히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의 이같은 결실은 과거의 `싸구려 차`가 아닌 `제값 받는 차`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사활을 걸다시피 해온 품질경영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진두지휘해 온 이같은 전략은 적중하고 있다. 품질 상승이 곧 판매 증가와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제는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오는 2010년 기아차와 함께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 등 국내외 5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 `글로벌 톱5`에 진입하기 위해 숨가쁘게 뛰고 있는 현대차. 이같은 야심찬 목표는 더이상 꿈이 아니다. 중국, 인도 등 브릭스(BRICs)를 넘어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으로 향한 글로벌 경영이 앞에서 끌고, 품질 및 브랜드 경영이 뒤에서 밀면서 `꿈`은 `현실`로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현대차가 명실공히 글로벌 메이커로 확실히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노사 상생 문화의 정착, 고급차 브랜드 육성, 미래차 경쟁력 확보 등이 바로 그 것이다. 특히 GM의 추락과 도요타의 부상에서 알 수 있듯이 노사 상생문화의 정착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edaily는 `현대차 레벨업-이젠 질(質)로 승부한다`는 주제로 일곱 차례에 걸쳐 현대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 및 그 원동력과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닛산을 누르다"..세계 車업계 9번째 브랜드`세계 100대 브랜드 첫 진입` 현대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총괄적으로 상징하는 결과다. 브랜드야 말로 그 기업의 현 주소를 정확히 판가름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현대차는 브랜드 가치 35억달러로 전세계 브랜드중 84위를 차지했다. 세계 유명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의 조사 결과다. 한국자동차산업 역사상 최초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표1 참조 ◆세계 車업계 브랜드 순위(표1)특히 현대차는 `일본 빅3`중 하나인 닛산(85위)을 제치는 개가를 올렸다. 이로써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업계 9번째 브랜드로 올라섰다. 이는 `렉서스` `어큐라` 등 일본차와 같은 별도의 고급 브랜드 육성을 검토하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희망가나 다름없다. 세계 자동차업계 10대 브랜드는 도요타(전체순위 9위), 벤츠(11위), BMW(16위), 혼다(19위), 포드(22위), 폴크스바겐(56위), 포르쉐(76위), 아우디(79위), 현대차(84위), 닛산(85위) 순이다. 현대차는 2010년까지 3단계 브랜드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도요타와 같은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 수준의 브랜드 가치를 확보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전세계 30대 및 자동차 부문 5대 브랜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차 품질 이어 내구성 품질 `점프업`현대차의 세계 100 브랜드 진입은 최근 몇년새 급상승한 품질 수준을 바탕으로 깔고 있다. 현대차의 내구성 품질 순위가 12단계나 뛰어올랐다는 J.D 파워의 조사 결과가 나온지 얼마 안돼 세계 100대 브랜드 첫 진입 소식이 나온 것은 이런 맥락이다. 세계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한 품질 수준이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세계적인 소비자 조사기관인 J.D 파워가 미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차 구입후 3년동안의 내구성 품질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는 벤츠, 볼보, 아우디, 폴크스바겐, 닛산 등을 제치고 조사 대상 37개업체중 2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2위에서 12단계 급상승. 자동차업체중 가장 큰 폭의 품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표2 참조 ◆현대차 내구성 품질 추이(표2)100대당 문제 발생빈도가 260건으로 업계 평균인 237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1~2년 사이 `쏘나타`가 도요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신차품질(IQS)이 상위권에 진입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2~3년내 내구성 품질 역시 상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구성 품질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미국 고객들이 차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중고차 가격을 좌우한다는데 있다. 내구성 품질이 상승하면→`리세일 밸류(Resale Value)`인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브랜드 인지도도 덩달아 높아지고→판매량이 늘고 판매가격도 올릴 수 있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따라서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세계적 수준의 내구성 품질 확보인 것이다. ◇정몽구 회장 현장경영 `원동력`현대차의 레벨업에는 정몽구 회장의 철두철미한 `현장경영`이 한몫하고 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빼닮은 그의 현장경영이 지금의 현대차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국내외 사업장을 막론하고 현장중심 경영을 펼치기로 유명하다. 국내에 있을 때는 일주일에 2~3회씩 생산 현장과 영업 일선을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주문한다. 해외 현장 경영 역시 정 회장의 주무기다. 지난해에는 13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올해도 터키, 미국 앨라배마, 중국 등을 누비며 해외 경영을 직접 챙기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세운 앨라배마 공장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앨라배마공장은 2교대로 전환하면서 가동률이 90% 수준의 정상화 단계로 가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의 현장경영은 품질경영으로 이어졌다. 품질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는 정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 해외 유력 언론이 현대차와 정 회장을 잇따라 극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유력 자동차전문지인 오토모티브 뉴스는 정 회장을 2005년 자동차부문 아시아 최고의 CEO(최고경영자)로 선정했다. 글로벌 경영을 통해 현대차의 판매량을 급신장시킨데다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품질을 비약적인으로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했다.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인 타임(Time) 역시 정 회장의 품질경영을 연이어 극찬했다. 타임은 지난 6월 특집기사에서 "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정 회장은 어떤 결함도 용인하지 않는다(Hyundai Motor’s Chung Mong Koo is worried about the small stuff and won’t tolerate any errors)”라며 정 회장의 품질에 대한 열정이 오늘의 현대차 성공의 직접적인 원동력(architect of Hyundai’s rise)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경영, 현장경영, 뚝심경영 등 세가지가 정 회장의 핵심적인 경영철학"이라며 "특히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는 뜻의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라는 좌우명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노사 상생 문화 정착 시급 하지만 현대차의 앞날을 낙관만 할 수는 없다. 과제가 아직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매년 되풀이되는 투쟁적인 노사 문화는 반드시 해결해야할 최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GM이 세계 1위 자리에서 휘청거리며 추락하고 있는 이유가 적대적인 노사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을 현대차 노사 모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 GM의 추락 원인을 모두 노사관계에 있었다고 매도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노사 상생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교훈을 주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빅3 추락의 근본 원인이 90년대말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정년 연장, 연금ㆍ의료보험 혜택 확대에 동의한 것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경영의 발목을 잡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애스턴 마틴, 재규어, 랜드로버, 벤틀리, 롤스로이스로 유명했던 영국의 자동차산업이 노사 및 노노 갈등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 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반해 지난 반세기(50년)동안 연속 흑자를 내며 세계 1위의 자동차업체로 발돋움하고 있는 도요타는 정반대의 사례다. 55년간 무파업의 노사 관계가 맺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1조1710억엔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노사는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 올해로 4년째 동결이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해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노사가 기본급 동결에 합의한 이유다. 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전경련 행사에 참석, "경영자와 노동자가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맺은 게 55년 무파업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언제까지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계자동차시장은 연간 1000만대 이상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해 있다. 특히 중국의 자동차산업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한국의 최대 수출 효자 산업이자 최대 고용 산업인 자동차산업, 그중에서도 맏형인 현대차는 사측 뿐만 아니라 노조 역시 `노블리제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들어 연이어 터진 노조의 채용비리 사건 등을 감안할 때 대기업 노조가 기득권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노사가 `생산성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 대화를 통해 상생의 문화를 반드시 정착해 나가야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 남충우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노사간의 쟁점사항들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할 사안이지 파업이라는 극한 수단을 동원해서는 안된다"며 "특히 자동차산업의 노사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 표명과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日 화장품 업계, 가네보 인수戰 격화
-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일본 2위 화장품업체 가네보를 둘러싼 인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15일 마감한 인수 예비신청에 업계 1위 시세이도는 물론 고세, 가오 등 주요 화장품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일본 화장품 업계에 대대적인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작년부터 꾸준히 인수 시도를 해 온 가오가 유력한 인수자로 점쳐지고 있지만, 미 프록터 앤 갬블(P&G), 프랑스 로레알 역시 인수 의사를 밝혀 외국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네보 매각..한번의 실패 그리고? 4년여에 걸친 분식회계 등으로 골병이 든 가네보 그룹은 지난해 유일한 `흑자사업부`인 가네보 화장품을 동종업체 가오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연간 300억엔의 매출을 내는 화장품사로 시세이도의 아성을 위협하게 된다. 게다가 인수 규모가 4000억엔(38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비금융 부문에서 일본 최대 합병사례로 기록될 전망이었다. 양사는 부푼 꿈을 안고 작년 2월 정식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야심찬 M&A 계획은 가네보 노조의 격렬한 반대로 무위로 돌아갔다. 가네보 경영진은 노조의 요구에 굴복, 화장품 사업부 매각 대신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화장품 사업부를 분리, 정부산하 기업회생기구(IRCJ) 관리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년여의 구조조정을 통해 전열을 정비한 가네보는 IRCJ의 주도로 다시 값비싼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한 때 실패한 딜의 주인공이었던 가오는 물론 10여개 국내외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 가네보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오 인수 유력 파이낸셜 타임스(FT)는 IRCJ가 지난 15일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일본 시세이도와 가오, 고시를 비롯해 `SK-II`로 유명한 P&G, 로레알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향료업체 ST케미칼, 식품사 롯데 등 타업종의 기업들도 포함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인수 규모는 약 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입찰 결과는 8월 중순 경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 회생으로 2년여만에 몸값이 12억달러 가량 치솟은 셈이다. 시장은 한때 인수를 합의했던 가오가 인수자로 가장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다. 오자키 모토키 가오 사장은 "우리의 기술력과 가네보의 영업력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2년전 인수가 좌절된 이후에도 가네보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업계 4위 코세도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가오의 승리를 속단할 순 없다. 코세나 가오가 가네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일본 화장품 업계는 시세이도-가네보(+가오) 혹은 시세이도-가네보(+코세)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다. 시세이도 역시 인수 의사를 표시했지만,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FT는 시세이도가 가네보를 인수할 경우 일본 반독점법에 위반하는 거대 기업이 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 (edaily리포트)대우정신을 살리는 길
- [edaily 조진형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5년8개월여만에 귀국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과거 세계경영을 부르짖던 그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전에 비해 많이 야위고 초췌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김우중식 경영에 대한 재평가에서부터 동정론, 단죄론까지 정치, 경제, 사회적 해석이 제각각입니다. 정작 본인은 침묵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온 국민의 관심은 김 전 회장의 입에 쏠려있습니다. 증권부 조진형기자 역시 그의 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큰 우주(大宇, big universe)에서 바닥으로 추락한 기적의 사나이(miracle man)".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세계경영 이념을 통해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우리 민족의 미래라고 봤습니다. 나라의 미래를 큰 우주에서 찾았던 것입니다.
해체되기 직전 대우는 국내 40개 계열사와 396개의 해외현지법인을 거느린 초국적기업이었습니다. 18조3000억원의 자본총계와 83조8000억원의 자산, 62조8000억원의 국내매출을 자랑했습니다. 그 대기업을 호령하던 김 전 회장이 바닥까지 추락했습니다.
김 전 회장의 원대한 세계경영 정신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수출로 먹고 살아가야 하는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그는 세계에서 찾은 것입니다.
그는 밤낮없이 일에 매진하며 1년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보내고 하루에 3시간은 비행기에서 보냈습니다. 한국의 징기스칸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는 지난 2002년 김용옥 교수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국내의 기업들과 국내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해외시장개척에만 주력했습니다. 80% 이상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해외에서 판매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진취적 기상을 상징한 것입니다. 말이 그렇지 이것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식의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우는 정말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데 성공했습니다. 특별 전세기로 남미, 동유럽, 유럽 등을 누비며 대우와 코리아를 심어놓던 그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희망을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우는 해외금융으로부터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해야했고, 멈추면 곧 쓰러지는 자전거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만 했어요. 성장주의노선을 대우가 견지하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만이 아니라 제3세계의 약소국으로서,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더미에서 일어난 우리 조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로서 어떤 필연적 역사적 운명이 우리에게 부과되었던 것입니다."
김 전 회장의 원대한 세계경영을 바탕으로 한 대우정신은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는 것이었지만 대우는 그 정신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우정신이 대우를, 넓게 보면 시장을 너무 앞서나갔습니다. 세계를 개척하려는 의지는 컸지만 이에 대한 밑바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암세포의 번식을 막지 못한 것입니다.
대우는 스스로 일으킨 기업이 거의 없고 주로 부실기업을 인수해 성장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전 회장이 스스로 키운 것은 (주)대우가 유일하다는 핀잔이 나올정도였지요.
그는 특히 산업중심인 제조업에 기반을 두지 않고 무역과 금융을 통해 그룹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이런 성장과정을 보이던 대우는 세계경영이라는 기치 아래 부채를 늘려 문어발식 확장을 꾀했습니다. 자연히 막대한 부채가 생기고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바닥까지 추락한 것입니다.
막대한 부채를 막기 위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끝없이 발행하면서 투신권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부채비율이 높았던데다 잦은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시장에서도 외면받았습니다. 3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손실을 입히고 나라 경제를 휘청이게 해 국민 대다수에게 부담을 안겨준 것입니다.
김 전 회장의 목표는 미래지향적이었지만 그의 수단은 과거회귀형이었던 까닭입니다. 박정희 시대의 개발독재 시대를 거친 김 전 회장은 로비의 귀재라는 평을 듣습니다. 새로 기업을 세우지 않고 남의 것을 차지하려다 보니 권력층과 밀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자는 초라한 모습으로 공항에 나타난 김 전 회장에게서 원대한 경영이념을 이루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경제사의 바탕을 보는 듯했습니다. FT는 대우그룹 파산이 세계 최대 규모이며 한국 최대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고 "이제 한국 경제사의 한막이 끝나가고 있다"고 표현했더군요.
FT의 지적에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FT가 지적한 수수께끼를 반드시 풀어야 할 것입니다. 경제가 새로운 토양위에서 발전하기 위한 통과의례로도 볼 수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스스로 일구지 못한 세계경영의 이념을 차세대 기업인들이 이루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수께끼를 낱낱이 풀어줘야할 것입니다.
그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에서 그는 "존경받는 기업인으로서 김우중이라는 이름이 기억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꿈이 실현될 기회는 아직 있습니다.
김 전회장은 무엇보다 스스로의 잘못을 숨김없이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또 세계경영을 가로막았던 요인들을 들춰내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정·관계와 기업의 유착관계도 그 암적 요인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것만이 대우는 죽었어도 대우정신이 영원할 수 있는 길입니다. 물론 기우에 그치길 바라겠지만 혹시라도 김우중리스트를 둘러싼 정치적 계산법이나 야합, 협상에 동조하거나 휘둘려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김 전 회장이 먼 훗날 역사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줬으면하는 바람입니다.
- 美 항공사들 올여름 `적자탈출`할까
- [edaily 김경인기자] 지난해 잇따라 사상 최고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던 미국 항공업계가 여름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적자탈출`의 단 꿈을 꾸고 있다. 대대적인 비용 삭감과 지속적인 가격인상을 단행한 터에 성수기로 수요가 급증할 경우 적자는 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업계를 휘돌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형 항공사들이 순이익을 내기는 여전히 멀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 수요는 가격 탄력성이 강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저가 항공사들을 당해낼 수 없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업체들이 손익분기점에 매우 가까워지긴 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진단한다.
제라드 그린슈타인 델타 에어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른바 `5% 솔루션`으로 델타의 적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업체가 승객당 운임료를 5%만 인상할 수 있다면, 높은 연료비를 상쇄하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
컨설팅업체 포트 워싱턴의 R.W. 만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교통부의 데이타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10개 주요 항공업체들이 고객당 매출을 6%, 약 8.5달러 높일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항공업계의 2분기 영업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올들어 소폭 가격 인상을 반복해 왔고 2분기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로 수요도 증가해, 업계의 적자탈출 노력이 열매를 맺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YT는 그러나 이들의 논리에 두 개의 구멍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무리 성수기라지만 고객들이 보다 높은 운임료를 지불하면서 까지 비행기를 이용할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것. 둘째, 몇몇 수익성 있는 저가 항공사들이 대기업을 따라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그린슈타인 CEO 역시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했다. 그는 "인터넷이 여행자들에게 여행에 있어 최저 비용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며 "그것은 모든 코너마다 주유소가 있는 고속도로 교차로와 같은 상황으로, 단 1페니라도 요금이 높다면 영업이 쇠퇴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저가 항공사인 인디펜던스 에어의 마케팅 부사장 에릭 노드링은 "항공 수요는 매우 탄력적이어서 가격에 극도로 민감하다"며 "1위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가 가격 인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 창업 1주년을 맞은 인디펜던스 에어는 워싱턴 델레스 공항에서 웨스트 팜 비치까지 편도 티켓을 단돈 29달러에 팔고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인디펜던스가 조만간 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디펜던스는 재정문제에도 불구하고 생존해 업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R.W. 만 연구원의 데이타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 손실을 낸 몇몇 항공업체들은 승객당 매출을 17% 가량 높여야 간신히 적자를 면할 수 있다. 아울러 감원 등을 통해 대대적인 비용 삭감도 단행해야 한다.
그러나 가격 인상을 통해 매출을 부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일례로 지난주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노스웨스트 등이 일부 주요 루트의 항공요금을 인상했으나, 이후 예약률이 급속히 낮아지자 가격 인상을 번복하기도 했다.
NYT는 "이른 새벽과 밤 시간 탑승률이 저조해 프라임 시간대의 경우 탑승률 80% 가량을 기록해야 한다"며 "성수기임을 고려하더라도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