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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세부터 준비하는 `은퇴후 30년`<3>
  • [조선일보 제공] ▲ 이은정씨가 서울 강남에 있는 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아침마다 2시간씩 운동을 한다”며 “건강해야 돈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허영한기자 younghan@chosun.com조흥은행 PB강남센터에서 부자고객들의 자산관리를 맡고 있는 이은정 팀장(38)은 서른 살이 되던 해, 평생을 싱글로 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노후계획을 짰다. 그의 노후구상은 55세 은퇴 후 전국을 돌아다니며 불우한 아이들에게 무료로 경제 교육을 해주는 것. 이 꿈을 이루려면 일단 집부터 마련하고, 최소 4억원 이상 여유자금을 확보해야겠다고 계산했다. &nbsp;서른한 살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자마자, 카드를 1장만 남기고 몽땅 가위로 잘랐다. “카드를 여러장 쓰니까 돈이 어디로 새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더군요.” 카드 할부 구입도 절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꼭 사야할 물건이 있으면 매달 조금씩 생활비를 쪼개 모아서 현금으로 구입했다. 계좌에서 즉시 사용 금액이 빠져나가는 체크카드가 등장하자, 사치스런 과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nbsp;통장 관리 방식도 개선했다. 월급 통장과 생활비 통장, 두 가지로 나눴다. 용돈만 쓰는 생활비 통장은 체크카드 결제계좌로만 사용했다. 이렇게 하니까 한 달 용돈 씀씀이를 한눈에 점검할 수 있었다. 월급통장은 100만원 단위로 여윳돈이 쌓이면 이자가 3~4%대로 짭짤한 머니마켓펀드(MMF)로 바로바로 옮겼다. 여러 겹의 인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싱글은 기혼자보다 인생의 위험 요소가 많으니까요.” 그는 현재 종신보험 2종, 운전자 보험, 암보험, 연금보험 등에 가입해 있다. 보험료는 월 급여의 8~10% 정도를 지출하도록 설계했다. 지독한 소비 절제와 계획된 씀씀이 덕분에, 이씨는 준비한 지 만 3년 만에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대출금이 있으면, 돈을 허튼 데 쓰지 못하잖아요. 50만원씩 나가는 원룸 월세도 너무 아까웠고요. 대출을 끼고서라도 집부터 사야겠다고 결심했죠.” &nbsp;그는 주말마다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샅샅이 훑고 다녔다. 모델하우스는 부동산에 가는 것보다 훨씬 더 자세한 지역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모델하우스 출근을 거듭하다 보니, 마음에 쏙 드는 아파트를 금방 찾았다. 은행에서 4000만원을 빌려 서울 강서구에 22평짜리 아파트를 마련했다.
  • (스톡이슈)정상 그 너머에..
  • [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증시에 신천지가 펼쳐졌다. 사상 최고치의 높은 벽 앞에서 수없이 발길을 돌리고 좌절해야 했던 한국 증시가 10년10개월여만에 꿈에 그리던 1140포인트대를 밟았다. 역사적 고점을 넘어선 `역사적인` 날인데도 분위기는 의외로 차분했다. 증권사 지점장들 얘기로는 객장에서 환호소리나 박수소리를 듣기도 힘들었고 객장을 지키는 개인투자자들 역시 평소와 다름 없이 조용했다. 예전 같았으면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순간 잭팟이라도 터트린 양 환호 소리가 들려오고 증권사 객장 주변 음식점과 술집은 주식투자자들로 넘쳐났을텐데 말이다. 물론 객장에 아이를 업은 아줌마나 장바구니를 든 아줌마가 나타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이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제 차익실현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고유가와 금리인상 기조 등 국내외 여건이 그다지 좋지 않은데 최고치를 경신했으니 곧 깊은 조정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경계심리를 드러내기도 한다. 어제(7일) 지수가 장초반부터 강하게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 경신` 신호를 미리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2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한 것도 어찌보면 이런 우려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공교롭게도 트리플위칭데이를 하루 앞둔 날,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당장 오늘 겪어야 할 세 마녀의 심술이 걱정이다. 너무 속도를 냈다는 점도 부담이다. 간밤 유가는 3주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졌고 뉴욕 증시는 올랐다. 그러나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로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소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베이지북은 카트리나가 발생한 당일까지만 반영된 것이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위협을 지적했고 시카고 연방은행의 마이클 모스코우 총재도 꾸준히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요즘 증시는 호재만 편식하는 분위기지만 조정이 필요하다면 뭐든 빌미가 될 수 있다. 금리인상 우려도 그렇고, 개장전 발표된 소비자기대지수가 5개월째 하락했다는 소식도 마찬가지다. 어짜피 상승이 있으면 조정도 따르기 마련이다. 증시는 앞으로 조정과 상승을 반복하며 다시 먼 길 가기 위한 바닥을 다져야 한다. 다행히 94년 11월 고점을 찍었을때와 비교해면 낙관적인 면이 많다. 당시는 경기가 정점에 달해 꺾이기 바로 직전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저점을 통과해 상승국면 초입에 서 있다. 기관화 장세였다는 점은 공통적이지만, 주식형수익증권에 몰린 자금은 이번이 60% 이상 많다. 고객예탁금도 3배에 달한다. "정상에 서서야 알았습니다. 그 너머에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모 증권사 광고 카피처럼 증시는 결국 정상에 올랐고 새로운 세계를 봤다. 그러나 보는 데에서 그칠 것이냐, 아니면 밟아볼 것이냐는 유가와 금리, 글로벌 경기회복에 달려있다. `카트리나` 여파부터 시작해서 3분기 기업실적까지 확인해야 할 것들이 많다. ☞[뉴욕증시]이틀째 상승..다우 1만600선 회복☞[월가시각]유가 다음은 금리
2005.09.08 I 권소현 기자
  • (정해근의 국제금융단상)부석사 두꺼비
  • [이데일리 정해근 칼럼니스트] 얼마전 가족과 함께 영주 부석사에 다녀왔습니다. 마침 하늘은 까만 먹구름에 덮히고 소낙비가 장대처럼 쏟아져 포장이 안된 절길 위로 붉은 흙탕물이 흐르고, 시원챦은 우산으로는 간신히 얼굴만 비를 피할 정도였습니다. 간신히 무량수전 앞 높다란 안양루에 올라 빗구경을 한참 한 연후에야 비로소 빠꼼하게 하늘이 뚫리고 경내를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가람인지라 뜬돌(부석)의 유래라든지, 독특한 사각형의 무량수전 액판이라든지 하는 것은 차치하고 무슨 보물창고 같은 각종 건물이며 석등, 석탑, 벽화에 불상 등이 가람 전체를 덮고 있어 하나하나를 새기며 감상하려면 거의 끝이 없을 정도일 것입니다. 조사당 벽화가 이미 아래쪽 보장각 박물관에 옮겨졌음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한참이나 산위에 위치한 조사당을 향해 온 가족이 비그친 축축한 길을 걸어 올라갔습니다. 굳게 잠긴 조사당 문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벽화가 딴곳에 옮겨졌음을 기억하고는 금새 처마밑 철망안에서 자라는 애처로운 선비화의 신비로움에 모두들 감탄했습니다.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자라 천년의 세월을 넘어 왔다는 전설에 비하여 가냘픈 가지 몇을 멀리 마당까지 뻗었을 뿌리에 기대어 살아가는 것을 보며 삶의 처절함과 무상함을 함께 느꼈습니다. 더욱 우리 가족을 부산하게 한 것은 조사당 뜨락과 입구의 나무등걸 사이로 유유자적 기어다니고 있는 두꺼비 떼였습니다. 물경 4마리나 보았으니 그만하면 보기 드문 두꺼비류로서는 `떼`에 해당할 것입니다. 두 마리는 짙은 밤색이 섞인 검은 색이었고, 다른 두 마리는 밝은 베이지색 무늬에 엻은 고동색을 띠는 앉은 크기가 13-4센티는 될만한 큼직한 놈들이었습니다. 두꺼비를 처음보는 어린 아이들은 우둘두둘한 등딱지의 징그러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손으로 잡으려해 독이 있다고 겁을 주며 간신히 직접 잡는 것을 말려야 했습니다. 막대기로 배를 뒤집어 노란바탕의 검은 색 점들을 지적해주고 한 장소에 사는 두꺼비의 색깔이 사뭇 다른데 대하여 함께 궁금해 했었습니다. 아이들로서는 딱딱한 조사당 벽화니하는 국보들 이야기나, 기억에도 없을 의상대사의 지팡이보다는 내가 들려주는 두꺼비의 독이며, 두꺼비 문 독사가 뱀꾼들 사이에서 비싼 값에 팔린다는 이야기며, 요즘 재복의 상징이라는 두꺼비 보기가 여간 힘든게 아닌데 한꺼번에 네 마리나 보았으니 이는 필시 우리집에 재물이 모일 징조니 이럴때 복권을 사야 한다느니, 간신히 한줄만 기억나는 `두꺼비 파리를 물고` 하는 옛 시가 학창시절 시험문제로 곧잘 나왔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더 기억에 남았을 것입니다. 보는 사람의 시각이나 관심에 따라 그 중함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국제시장이 다시 석유가격의 앙등으로 어수선합니다. 멕시코만을 비껴 가리라던 허리케인 Katrina의 진로가 멕시코만으로 진격해 들어오며 하루 백만배럴의 석유생산이 중지되면서 세계경제에 주는 암울한 메시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주에도 미국 SERI(전략에너지경제연구소)에서 OPEC의 산유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고, 정유사들의 정제능력 역시 한계에 이르고 있어 당장 설비투자를 하더라도 당분간은 쉽게 정제하여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며, 미국과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확장으로 수요는 급증하는 구조적인 수요초과/공급제한 국면이며, 앞으로의 위기는 산유국들의 정정불안이나 이란의 핵문제, 자연재해 및 정유사들의 파업 등 지속적으로 공급을 제한하는 사안들 뿐이라는 불길한 예고를 내놓은 터여서 이번 허리케인 접근에 따른 1983년 석유선물이 상장된 이래의 최고가인 70.80달러라는 가격은 우리에게 충분히 위협적입니다. 오늘 아침 나온 Morgan Stanley의 애널리스트 Stephen Roach의 보고서 역시 최근의 Oil Shock이 가져올 Globalization의 문제점에서도 극명하게 세계경제에 주는 암울한 예측을 담고 있습니다. 낮은 저축률과 높은 부채에 신음하고 잇는 미국소비자들에 대한 가중되는 부담과, 미국의 소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에너지 의존 집약적 산업구조를 갖는 아시안 제국에의 경제 압박, 그중 특히 중국과 함께 중국 경제에 예속되다시피 의존하고 있는 한국,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의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것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이번 유가파동은 세계경제의 2대축인 미국중심의 소비경제의 위축과 중국 중심의 생산/공급국가들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요약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인 경기하강!! 다시금 주식시장의 부담과 채권시장의 화려한 부활을 점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위기 가능성을 불식시키고자 다시금 중국 위안화의 대폭 절상 압력이 대두될 것이고, 한동안 풍미하였던 소비재, 내구재 상품설비의 과도한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에 이어 최근 원유를 제외한 철강, 석탄, 전력 등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의 과도한 공급압력은 이제와는 다른 새로운 문젯거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혹은 근거없이 떠돌던 98년도 아시안 제국의 외환위기 당시의 음모론이 그랬듯이 새로운 음모론이 시작될런지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경제가 안정적으로 일어서려면 누군가는 희생되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고대종교같은 사고방식이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의 3년래 최저수준으로의 하락을 보며 점점 근심하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꾸준한 외자유치와 안정적인 투자확대로 상당히 낙관적으로 해석되던 인도네시아 경제가 갑자기 일부에서 ‘그간의 내용이 과대 포장되었다’는 진단과 함께 뒤틀리고 있습니다. 정부당국으로서도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금리인상의 한계(투자와 소비의 위축)와 연료보조금 지급의 철폐를 통한 유가 상승압력에의 대응방안 역시 재정적자의 확대라는 희생을 받아들일 수 없는 처지라 옴쭉달쭉 할 수 없는 정책의 딜렘마에 처해있어 더욱 가련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유가 앙등이란 압력을 과거 실질가격에 의한 부담은 인내할만한 수준이란 관점에서 인플레위협을 무시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을 막아야겠다는 그리스펀의장의 금리인상 용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단기금리만 요동칠 뿐 장기금리는 꿈적도 하지 않아 미국 정부채 수익률의 2년물/10년물 스프레드는 바짝 좁혀진 상황입니다. 이제 곧 역전될 것이란 전망이 시장에 넘치고 있어 은근히 최근 이런 류의 금리상품에 많이 투자한 우리나라 기관들이 걱정됩니다. 상품들의 확률구조나 수익률 곡선에 대하여 조금만 살펴보면 왜 외국기관들이 그러한 상품들을 만들어 헤지하고자 하는 의도를 알 수 있을 터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눈에 보이는 수익률에만 급급한 것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어쨌거나 시장은 누가 무엇을 하든 묵묵히 흘러갑니다. 두꺼비 파리를 문 듯 나타난 현상만으로는 세상물정을 파악하기 힘들어 졌습니다. 혹은 부석사까지 여행을 가서는 온통 두꺼비 이야기만 하고 돌아온 우리가족처럼 정말 중요한 본질은 놔둔 채 엉뚱한 데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모든 분들에게 힘든 와중에도 우리 가족이 만났던 두꺼비가 주는 재복과 안녕이 집을 지켜준다는 덕담이 함께 하였으면 합니다.
2005.08.29 I 정해근 기자
  • (edaily리포트)체감주가지수도 1천인가
  •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지난 2월말 주가가 1000포인트를 찍자 여의도는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났습니다. 최근 지수가 50일 연속 1000포인트를 웃돌고 있습니다. 꿈의 지수 1000포인트 시대가 열렸다는 데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1000포인트를 체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증권부 조진형기자는 이 때문에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었다고 해서 경제문제가 다 풀렸다는 식의 정부 인식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증시가 다시 1000포인트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주가는 사상최고치를 넘볼 정도로 높게 치솟아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길가에 함박웃음이 넘쳤을터이지요. 이상한 것은 예전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것입니다. 높게 솟아 있는 주가와는 달리 우리 주변에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다들 1000포인트에 무감각합니다. 얼마전 한 증권사 지점장은 이렇게 말하더군요. "객장은 여전히 썰렁하고 주식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변함이 없습니다. 1000포인트를 체감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뜻밖입니다. 축제 기분은 아니더라도 이젠 좀 흐뭇해하고 그동안 자린고비생활 때문에 미뤄놨던 여행도 하고 새 차도 살 여유도 생겨야할텐데 말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이렇게 1000포인트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자못 궁금해졌습니다. 타오른 증시 덕을 못 봤다는 것인데 그 이유를 살펴보죠.얼핏 보기에 지수가 오르면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이익을 내지 않았을까 싶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지난 95년 2월 당시보다 오른 거래소 종목이 몇 개인가 따져보았다고 합니다. 결과는 놀랍습니다. 그 때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20% 미만이었습니다. 일부 종목들이 지수를 1000포인트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그 일부 종목들도 개미와는 상관없는 종목이었습니다. 대부분 외국인의 지분율이 높고 유통수도 많지 않은 탓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아니라 코스닥지수야말로 개인투자자의 체감과 가장 밀접하게 움직인다고 말합니다. 현재 코스닥 지수는 512포인트. 지난 2000년 3월 기록했던 2900포인트의 20% 수준에 불과합니다. 결국 투자자들에게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는 일종의 환상이었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런 환상이 단순히 투자자들에 국한돼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그나마 시장에서 이런 모순을 어렴풋이 느껴 체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들은 어떨까요. 오히려 박탈감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시장은 자본시장의 꽃이고, 주가지수는 한 나라의 경제의 체온계 역할을 합니다. 이런 인식은 과거부터 이어져왔고 대체로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제 꿈의 지수가 1000포인트만 되면 다들 미뤘던 소비도 하고 저축도 좀 늘릴 수 있을 것이란 환상이 깨지고 있는 것입니다. 쉽게말해 주가지수와 투자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지수는 영 다르게 가고 있다는 얘기지요.물론 적립식펀드다 뭐다해서 간접투자문화가 확산된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렇더라도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었다고해서 경제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식의 정부의 생각은 위험한 듯 싶습니다.노무현 대통령이 일전에 연정(聯政) 제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어 안정되는 것을 보고 이제 정치구조를 이야기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고 한 말은 정부의 인식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체감지수는 1000포인트를 한참이나 밑돌고 있는데도 정부는 실제와는 동떨어진 주가에 무척이나 기대고 싶은 모양입니다.정부는 이제부터라도 대다수의 투자자들, 많은 국민들이 피부로 주가가 오르고 경기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진력해야할 것입니다. 결코 자만할 때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투자자들의 체감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기업이 주식발행을 꺼리고 갈 곳없는 돈이 증시로 흘러들어와 유동성만으로 주가가 밀려올라가는 현상에 실물경기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물경기가 좋아져 주가도 올라가는 선순환이 형성되어야합니다. 부동산도 중요하지만 죽은거나 매 한가지인 기업가정신을 일깨워주고 투자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묘안이 더욱 절실한 때입니다. 그렇게 해서 현장경기가 활력을 얻을 때라야만 체감주가지수도 훌쩍 1000포인트를 넘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05.08.26 I 조진형 기자
  • (주식Cafe)나의 주식브로커는 하나님
  • [이데일리 김대환 칼럼니스트] 여름 휴가철이 다 끝나기는 했지만, 혹 늦은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해변가에 누워서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 두 개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 하바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였던 케네스 갈브레이드가 쓴 ‘테뉴어 받은 교수’라는 소설은주식시장의 비밀을 찾아낸 한 교수에 관한 이야기다. 제목에 나오는 ‘테뉴어’라는 말은 정기적으로 재임용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는 교수직을 일컫는 말이다. 대학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게 조교수나 부교수에서, 정교수로 승진되고 나면 더 이상의 재임용 심사 없이 평생 고용이 보장되곤 한다. 테뉴어를 받고 나서야 교수들은 연구실적에 대한 부담 없이 자신들이 정말로 원하는 연구에 모든 시간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갈브레이드의 소설 속 주인공은 테뉴어를 받기 전까지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다가, 테뉴어를 받은 후 여유가 좀 생기고 나서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이론을 주식시장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얼마간의 연구 후 이 교수는 냉장고 가격에 관한 이론을 조금 수정하면 주가를 예측하는 데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이 교수가 주가 예측 이론을 발견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식투자에 나섰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 교수의 투자를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 교수가 주식 A를 사면 많은 투자자들도 주식 A를 사 들였고, 이 교수가 주식 B를 팔면 많은 투자자들이 좇아서 주식 B를 팔아 치웠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상황에서는 주가 예측 이론이 맞건 틀리건 상관없이 이 교수는 ‘투자의 귀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교수가 주식 A를 사자마자 주식 A에 대한 매도가 갑자기 늘어나기 때문에 A의 주가는 치솟게 되고, 이 교수가 주식 B를 팔자마자 주식 B에 대한 매수가 갑자기 늘어나 B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게 된다. 즉 이 교수는 항상 낮게 사서 높게 파는 ‘천재성’을 지니게 된 거다. 교수가 엄청난 투자 수익을 올리자 미 정부의 증권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고, 결국 교수에게 주가 조작 혐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가가 오를 것이란 걸 알고 남들보다 먼저 사고, 주가가 내릴 것이란 걸 알고 남들보다 먼저 팔았다는 혐의다. 증권가에서 쓰이는 용어로 이 교수는 ‘프런트 런닝’을 한 것에 해당된다.소설은 교수가 투자이익금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고 주식투자를 더 이상 하지 않기로 정부와 합의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경제학자가 쓴 소설이라 그런지 결말이 좀 밋밋하기는 하다.뉴욕에서 활동하는 컬럼니스트인 크리스토퍼 버클리와 존 티어니가 쓴 ‘나의 주식브로커는 하나님’은 수도승이 된 주식브로커의 이야기다.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투자하다가 주가 폭락으로 큰 손실을 입고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 주인공은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승이 된다. 그런데 수도원은 기부금이 줄어들어 큰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었고, 전직 주식브로커인 주인공은 수도원의 재정상태를 개선시킬 것을 주문 받는다. 이 때 수도승의 규율을 따라 성경을 읽던 주인공은 성경의 한 구절 한 구절이 사실은 신이 내려 준 주식 힌트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가령 사과가 떨어진다는 구절이 나오면 애플 컴퓨터의 주가가 떨어지는 식이다. 성경에서 얻은 주식 힌트로 주인공은 큰 돈을 벌게 되고 수도원도 부유해진다. 하지만 자금이 넘치던 수도원은 와인 판매라는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다시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되고, 하늘에서 내려준 주식 힌트는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된다. 신의 저주를 받은 것이다. 이 소설은 수도원이 와인 사업을 접고 수도원의 성격에 보다 부합하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끝난다. 수도원의 새로운 사업은 일종의 ‘최고경영자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재무관리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이 두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라고 했더니 반응이 천차만별이었다. 어떤 학생들은 좀 `오버`해서 이 소설을 읽고 주식시장의 작동에 관한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종교적인 학생들은 신에 대한 불경이라며 읽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그냥 재미있는 책 소개해 줘서 잘 읽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어쨌든 휴가지에서도 주식시장으로부터 마음을 뗄 수 없는 ‘중독성 투자자’들은 해변가에 누워 휴대폰으로 주가를 확인하는 대신에 소설이라도 읽으며 마음을 좀 식히는 것이 휴가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그냥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는 꿈을 꾸며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아주 나쁘지는 않을 듯 싶다.[김대환 불가리아 아메리칸대학 경제학 교수]
2005.08.19 I 김대환 기자
  • 마광수 교수 "이제는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한다"
  • [조선일보 제공] 마광수 연세대 교수가 생방송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외모 지상주의를 옹호하고 성형수술과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마 교수는 11일 밤 MBC ‘100분토론’에 출연, “옛날에는 공부 잘하는 학생하면 못생겼지만 이제는 예쁜 애들이 공부도 잘한다”며 “멋 안내는 애들은 게으르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학자인 오한숙희씨가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안예쁜 여자들은 낙인이 찍혀버린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게으른거죠”라고 답했다. 또한 마 교수는 “(서양문학사에서) 최초로 미녀가 아닌 주인공이 등장한 게 ‘제인에어’였는데, 영화화 했을때 손님이 하나도 안들었다”며 “그게 리얼리티”라고 주장했다. 이에 방송인 이숙영씨가 “‘슈렉’ 같은 영화는 다르다”라고 반박하자 마 교수는 “어쩌다(예외적인 경우)”라고 짧게 답했다. 이날 방송의 주제는 몸짱 신드롬과 다이어트 열풍 등 한국 사회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몸에 대한 관심이었다. 이에 대해 마 교수는 “2000 년을 지배한 정신 우월주의에 대한 반동”이라고 규정한 뒤 “‘마음이 고와야 여자다, 얼굴이 예쁘다고 여자냐’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를 위한 성형 또한 자기만족과 행복감을 추구하기 때문에 의료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20년 후에는 유전공학 발달로 유전자 자체가 변형돼 모두 미남미녀가 된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마 교수는 이날 일부 방청객들과도 설전을 벌였다. 먼저 한 여성 방청객이 “외모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해 화가 난다”며 “외모에 노력하라고 했는데 그 노력의 끝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마 교수는 “사랑은 관능적 경탄”이라며 “첫 눈에 반한다는 것은 외모 보고 반하는 것이지 마음 보고 어떻게 아나”라고 맞섰다. 방송이 나간 뒤 ‘100분 토론’ 시청자 게시판에는 마광수 교수의 발언에 대한 시청자들의 비판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 네티즌 ‘양경숙’씨는 “게으르고 뚱뚱한 여자는 공부도 못한다는 주장은 한심하다 못해 한대 때려주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며 “마교수는 (방송에) 장난으로 나왔다고 밖에 볼수없다. 제2의 럭스사건”이라고 말했다. ‘박영희’씨는 “그런 사고 방식을 가진사람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리에 있다는것이 답답하고 한심스러울 뿐”이라며 “민감하고 예민한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한 꿈보다는 외모지상주의의 희생양이 되어 가고있는 현 세태가 가슴 아프다”라고 말했다. ‘신동준’씨는 “개인적으로 몸짱 열풍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마 교수의 발언은 열린사고라기 보다는 본능에 근거한 궤변적 사상들 이었다”며 “이게 가식없음이고 허심탄회함인가? 크게 역사적이고 심도있는 사상을 가진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 레벨업)①이젠 質로 승부한다
  • (현대차 레벨업)①이젠 質로 승부한다
  • [이데일리 김기성기자] `세계 100대 브랜드 진입, 브랜드 가치 35억달러, 내구성 품질 단숨에 12단계 상승....`현대자동차(005380)에 대한 평가가 최근 1~2년 사이 놀라보게 달라졌다. 그야말로 수직 상승이다. 판매대수 등 단지 양(量)적 개념에 머물러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들어선&nbsp;브랜드, 품질 등&nbsp;질(質)적 요인에 대한 호평이 부쩍 늘고 있다. 명실공히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한 `청신호`가 켜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의 이같은 결실은 과거의 `싸구려 차`가 아닌 `제값 받는 차`를 만들기 위해 그동안 사활을 걸다시피 해온 품질경영에&nbsp;바탕을 두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진두지휘해 온 이같은 전략은&nbsp;적중하고 있다.&nbsp;품질 상승이 곧 판매 증가와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고&nbsp;이제는 서로 상승효과를 내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nbsp; 오는 2010년 기아차와 함께 국내 300만대, 해외 200만대 등 국내외 5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 `글로벌 톱5`에 진입하기 위해 숨가쁘게 뛰고 있는 현대차. 이같은 야심찬 목표는 더이상 꿈이 아니다. 중국, 인도 등 브릭스(BRICs)를 넘어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과 미국으로 향한 글로벌 경영이 앞에서 끌고, 품질 및 브랜드 경영이 뒤에서 밀면서 `꿈`은 `현실`로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현대차가 명실공히 글로벌 메이커로 확실히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직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노사 상생 문화의 정착, 고급차 브랜드 육성, 미래차 경쟁력 확보 등이 바로 그 것이다. 특히 GM의 추락과 도요타의 부상에서 알 수 있듯이 노사 상생문화의 정착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edaily는 `현대차 레벨업-이젠 질(質)로 승부한다`는 주제로 일곱 차례에 걸쳐 현대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 및 그 원동력과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닛산을 누르다"..세계 車업계 9번째 브랜드`세계 100대 브랜드 첫 진입` 현대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총괄적으로 상징하는 결과다. 브랜드야 말로 그 기업의 현 주소를 정확히 판가름하는 잣대이기 때문이다.현대차는&nbsp;브랜드 가치 35억달러로 전세계 브랜드중 84위를 차지했다. 세계 유명 브랜드 컨설팅업체인 인터브랜드의 조사 결과다. 한국자동차산업 역사상 최초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표1 참조&nbsp;◆세계 車업계 브랜드 순위(표1)특히 현대차는 `일본 빅3`중 하나인 닛산(85위)을 제치는 개가를 올렸다. 이로써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업계 9번째 브랜드로 올라섰다. 이는 `렉서스` `어큐라` 등 일본차와 같은 별도의 고급 브랜드 육성을 검토하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희망가나&nbsp;다름없다. 세계 자동차업계 10대 브랜드는 도요타(전체순위 9위), 벤츠(11위), BMW(16위), 혼다(19위), 포드(22위), 폴크스바겐(56위), 포르쉐(76위), 아우디(79위), 현대차(84위), 닛산(85위) 순이다. 현대차는&nbsp;2010년까지 3단계 브랜드 전략을 통해 장기적으로 도요타와 같은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 수준의&nbsp;브랜드 가치를 확보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전세계 30대&nbsp;및 자동차 부문 5대 브랜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차 품질 이어 내구성 품질 `점프업`현대차의 세계 100 브랜드 진입은 최근 몇년새 급상승한 품질 수준을 바탕으로 깔고 있다. 현대차의 내구성 품질 순위가 12단계나 뛰어올랐다는 J.D 파워의 조사 결과가 나온지 얼마 안돼 세계 100대 브랜드 첫 진입 소식이 나온 것은 이런 맥락이다.&nbsp;세계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한 품질 수준이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세계적인 소비자 조사기관인 J.D 파워가 미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차 구입후 3년동안의 내구성 품질을 조사한 결과, 현대차는 벤츠, 볼보, 아우디, 폴크스바겐, 닛산 등을 제치고 조사 대상 37개업체중 20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32위에서 12단계 급상승. 자동차업체중 가장 큰 폭의 품질 개선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표2 참조&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nbsp;◆현대차 내구성 품질 추이(표2)100대당 문제 발생빈도가 260건으로 업계 평균인 237건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1~2년 사이 `쏘나타`가 도요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등 신차품질(IQS)이 상위권에 진입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2~3년내 내구성 품질 역시&nbsp;상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구성 품질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미국 고객들이 차를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중고차 가격을 좌우한다는데 있다. 내구성 품질이 상승하면→`리세일 밸류(Resale Value)`인 중고차 가격이 오르고→브랜드 인지도도 덩달아&nbsp;높아지고→판매량이 늘고 판매가격도 올릴 수 있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된다. 따라서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세계적 수준의 내구성 품질 확보인 것이다. ◇정몽구 회장 현장경영 `원동력`현대차의 레벨업에는&nbsp;정몽구 회장의 철두철미한 `현장경영`이 한몫하고 있다.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을 빼닮은 그의 현장경영이&nbsp;지금의 현대차를 만들었다는 평가다.&nbsp;&nbsp;&nbsp; 정 회장은 국내외 사업장을 막론하고 현장중심 경영을 펼치기로 유명하다. 국내에 있을 때는 일주일에 2~3회씩 생산 현장과 영업 일선을 방문해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주문한다. 해외 현장 경영 역시 정 회장의 주무기다. 지난해에는 13차례나 해외 출장을 다녀왔고, 올해도 터키, 미국 앨라배마, 중국 등을 누비며 해외 경영을&nbsp;직접 챙기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세운 앨라배마 공장에&nbsp;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nbsp;앨라배마공장은&nbsp;2교대로 전환하면서 가동률이&nbsp;90% 수준의 정상화 단계로 가고 있다.&nbsp;특히 정 회장의 현장경영은 품질경영으로 이어졌다. 품질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라는 정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것이다.&nbsp;해외 유력 언론이 현대차와 정 회장을 잇따라 극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유력 자동차전문지인 오토모티브 뉴스는 정 회장을 2005년 자동차부문 아시아 최고의 CEO(최고경영자)로 선정했다. 글로벌 경영을 통해 현대차의 판매량을 급신장시킨데다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품질을 비약적인으로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했다.&nbsp; 미국 대표 시사주간지인 타임(Time) 역시 정 회장의 품질경영을 연이어 극찬했다. 타임은 지난 6월&nbsp;특집기사에서&nbsp;"아주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정 회장은 어떤 결함도 용인하지 않는다(Hyundai Motor’s Chung Mong Koo is worried about the small stuff and won’t tolerate any errors)”라며 정 회장의 품질에 대한 열정이 오늘의 현대차 성공의 직접적인 원동력(architect of Hyundai’s rise)이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품질경영, 현장경영, 뚝심경영 등 세가지가 정 회장의 핵심적인 경영철학"이라며 "특히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는 뜻의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라는 좌우명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노사 상생 문화 정착 시급 하지만 현대차의 앞날을 낙관만 할 수는 없다.&nbsp;과제가 아직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매년 되풀이되는 투쟁적인 노사 문화는&nbsp;반드시 해결해야할 최대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nbsp;&nbsp;GM이 세계 1위 자리에서 휘청거리며 추락하고 있는 이유가 적대적인 노사관계에 있었다는 사실을&nbsp;현대차 노사 모두&nbsp;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nbsp;GM의 추락 원인을&nbsp;모두 노사관계에 있었다고 매도할 수는 없다. 하지만&nbsp;노사 상생 문화가 정착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nbsp;잃을 수 밖에 없다는&nbsp;교훈을 주고 있는 것 또한&nbsp;부정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빅3 추락의 근본 원인이&nbsp;90년대말&nbsp;전미자동차노조(UAW)와 정년 연장, 연금ㆍ의료보험 혜택 확대에 동의한 것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며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nbsp;경영의 발목을 잡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nbsp;&nbsp;&nbsp;애스턴 마틴, 재규어, 랜드로버, 벤틀리, 롤스로이스로 유명했던 영국의 자동차산업이&nbsp;노사 및 노노 갈등으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는&nbsp;것도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nbsp;&nbsp;&nbsp;이에 반해&nbsp;지난 반세기(50년)동안 연속 흑자를 내며 세계 1위의 자동차업체로&nbsp;발돋움하고 있는 도요타는 정반대의 사례다.&nbsp;55년간 무파업의 노사 관계가 맺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지난해&nbsp;사상 최대인 1조1710억엔의 순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노사는 기본급 동결에 합의했다. 올해로 4년째 동결이다. 세계 최고의 품질을 위해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노사가 기본급 동결에 합의한 이유다.&nbsp;오쿠다 히로시 도요타 회장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전경련 행사에 참석, "경영자와 노동자가 서로&nbsp;신뢰하는 관계를 맺은 게&nbsp;55년 무파업의 비결"이라고 소개했다.&nbsp;이런 맥락에서&nbsp;한국의 자동차산업이 언제까지 지금의 경쟁력을&nbsp;유지할 수 있는지를&nbsp;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nbsp;세계자동차시장은 연간 1000만대 이상 생산능력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다. 그야말로 살아남기 위한 무한경쟁에 돌입해 있다.&nbsp;특히 중국의 자동차산업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nbsp;&nbsp;한국의 최대 수출 효자 산업이자 최대 고용 산업인 자동차산업, 그중에서도 맏형인 현대차는 사측 뿐만 아니라 노조 역시&nbsp;`노블리제 오블리제(noblesse oblige)`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nbsp;올들어 연이어 터진 노조의 채용비리 사건 등을 감안할 때 대기업 노조가 기득권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nbsp;노사가 `생산성 극대화`라는 목표 아래&nbsp;대화를 통해 상생의 문화를 반드시 정착해 나가야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nbsp;&nbsp;&nbsp;&nbsp; 남충우 한국자동차공업협회 부회장은 "노사간의 쟁점사항들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nbsp;슬기롭게 해결해 나가야 할 사안이지 파업이라는&nbsp;극한 수단을 동원해서는 안된다"며&nbsp;"특히 자동차산업의 노사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 표명과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05.08.08 I 김기성 기자
日 화장품 업계, 가네보 인수戰 격화
  • 日 화장품 업계, 가네보 인수戰 격화
  •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일본 2위 화장품업체 가네보를 둘러싼 인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15일 마감한 인수 예비신청에 업계 1위 시세이도는 물론 고세, 가오 등 주요 화장품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 일본 화장품 업계에 대대적인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작년부터 꾸준히 인수 시도를 해 온 가오가 유력한 인수자로 점쳐지고 있지만, 미 프록터 앤 갬블(P&G), 프랑스 로레알 역시 인수 의사를 밝혀 외국 기업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네보 매각..한번의 실패 그리고? 4년여에 걸친 분식회계 등으로 골병이 든 가네보 그룹은 지난해 유일한 `흑자사업부`인 가네보 화장품을 동종업체 가오에 매각키로 결정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연간 300억엔의 매출을 내는 화장품사로 시세이도의 아성을 위협하게 된다. 게다가 인수 규모가 4000억엔(38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여, 비금융 부문에서 일본 최대 합병사례로 기록될 전망이었다. 양사는 부푼 꿈을 안고 작년 2월 정식계약을 체결,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야심찬 M&A 계획은 가네보 노조의 격렬한 반대로 무위로 돌아갔다. 가네보 경영진은 노조의 요구에 굴복, 화장품 사업부 매각 대신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기로 결정했다. 화장품 사업부를 분리, 정부산하 기업회생기구(IRCJ) 관리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년여의 구조조정을 통해 전열을 정비한 가네보는 IRCJ의 주도로 다시 값비싼 매물로 시장에 나왔다. 한 때 실패한 딜의 주인공이었던 가오는 물론 10여개 국내외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 가네보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가오 인수 유력 파이낸셜 타임스(FT)는 IRCJ가 지난 15일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일본 시세이도와 가오, 고시를 비롯해 `SK-II`로 유명한 P&G, 로레알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향료업체 ST케미칼, 식품사 롯데 등 타업종의 기업들도 포함됐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인수 규모는 약 5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입찰 결과는 8월 중순 경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을 통한 기업 회생으로 2년여만에 몸값이 12억달러 가량 치솟은 셈이다. 시장은 한때 인수를 합의했던 가오가 인수자로 가장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다. 오자키 모토키 가오 사장은 "우리의 기술력과 가네보의 영업력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2년전 인수가 좌절된 이후에도 가네보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업계 4위 코세도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가오의 승리를 속단할 순 없다. 코세나 가오가 가네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일본 화장품 업계는 시세이도-가네보(+가오) 혹은 시세이도-가네보(+코세)의 양강 구도로 재편된다. 시세이도 역시 인수 의사를 표시했지만,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FT는 시세이도가 가네보를 인수할 경우 일본 반독점법에 위반하는 거대 기업이 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2005.07.28 I 김경인 기자
  • "美 주택과열은 세제 때문"-BW
  • [이데일리 이태호기자] 미국의 전례없는 주택 붐은 주식이나 채권과 차별된 세제 혜택에 크게 기인하고 있으며 이를 조정하지 않을 경우 자본이 부동산에만 몰려 기업의 성장과 기술혁신을 저해할 것이라고 비즈니스위크(BW)가 26일자로 보도했다.지난 1996년 이후 미국 주택 소유자들의 부(富)는 5조달러나 늘어났으며 주택 소유 비율도 사상 최고인 69%에 달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전역의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 2001년 이래 40% 급등했다.그렇다면 무엇이 주택 붐을 일으키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주로 저금리, 개발제한, 인구통계학적 원인들을 이유로 늘어놓고 있다. 그렇지만 BW는 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재가한 `납세자구제법(TRA)`이야말로 부동산 투기꾼들을 양산한 `악법`이라고 주장했다.TRA는 한 가족이 거주하던 주택을 50만달러(싱글은 25만달러) 이하의 금액에 판매할 경우 자본소득세를 완전히 면제받을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TRA 발효 이전 이 금액은 12만5000달러에 불과했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주식과 채권은 소득의 15%를 자본소득세로 내야 하며 2003년 세제 개편 전까지만 해도 이 비율은 20%에 달했다. 이 같은 불평등한 세제 혜택이야말로 주식시장이 지난 1997년 이후 연 4% 성장에 머무는 동안 주택시장이 연 7%의 고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BW는 설명했다.이코노미스트들은 주택시장이 너무 많은 경제자원을 흡수하고 있는 데 높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첨단 기술 개발을 위해 쓰여야 할 막대한 돈이 콘크리트 구조물에만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 크레딧 애널리스트(BCA)의 마틴 번스는 "지난해 모든 민간투자의 35%는 주택 관련 투자였다"며 "이 같은 현상은 197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BW는 감세 혜택이 지나치게 주택시장에만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어번 인스티튜트(UI)에 따르면 자본소득세 면제와 모기지금리 공제를 통해 정부가 주택유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보조금`은 약 1470억달러에 달한다.BW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통해 얻는 자본소득에 대한 세율을 일원화 하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세제 개혁은 미국의 혁신적인 기업들에게 미래를 이끌어갈 만한 자본력을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주택 소유가 `미국의 꿈`일지는 모르겠으나 또 다른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발견하는 것 역시 모든 이들의 소망이라고 BW는 덧붙였다.
2005.07.27 I 이태호 기자
  • 신한은행장 "우리의 경쟁상대는 삼성전자"
  • [edaily 오상용기자]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7일 "우리는 국내의 고만고만한 은행들 중에서 1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톱 클래스(Top Class)로 가야한다"면서 "시야를 넓혀 업종이 다른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삼성전자, 포스코 등과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행장은 이날 신한은행 창립 23주년 기념사에서 "경쟁의 구도를 확 깨야 한다"면서 직원들에게 좁은 범주에 머물지 마고 넓은 경쟁의 장으로 나설 것을 독려했다. 그는 "모든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벤치마킹을 통해 모방하고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미래의 길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 가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23년전 한국금융사를 다시 쓰겠다며 출범한 신한은행이 한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성장했다"면서 "조흥은행과의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월드클래스의 뉴뱅크를 꽃피우자"고 당부했다. 신 행장은 "모든 출발은 `기본"과 `정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양에 의한 경쟁우위란 빠른 시간에 소멸된다"고 말했다. 그는 콜럼버스가 신대륙 탐험시기 선원들에게 했던 `나는 나침반이나 선박의 성능을 믿고 항해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나를 움직이는 동력은, 바로 신세계를 향한 우리의 꿈과 희망이다`이라는 말을 상기시켰다. 신 행장은 이어 "콜럼버스가 절망적 상황에서 타협했거나 되돌아갔다면 신대륙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역사는 도전하는 창조적 소수에 의해 쓰여진다"고 강조했다.
2005.07.07 I 오상용 기자
  • (조선경기 긴급진단)대박이냐 쪽박이냐
  • [edaily 좌동욱기자] "지난해 초 현대미포 주식 500주를 주당 1만5000원씩 총 750만원에 사서 지난해 연말 주당 3만5000원 정도에 팔았습니다. 1000만원 이상 남겼죠" 현대미포조선 주식에 투자했던 한 투자자가 들려준 말이다. 그러나 이 투자자가 지난해 말 현대미포 주식을 팔지 않았다면 수익률은 더욱 높아졌다. 6개월만 더 보유했더라면 1000만원을 추가로 벌 수 있었다. 지난해 이후 조선 주가가 급등해온 `폭`을 여실히 보여준다. ★표1 참조 ◇조선 주가 급등 왜? 사실 국내조선업계는 지난해 사상 최악의 손실을 봤다. 현대중공업이 981억원, 삼성중공업이 1087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부터 실적이 극도로 악화돼기 시작, 올해 상반기에만 15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런데 주가는 왜 올랐을가?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어온 후판 가격이 올 하반기부터 안정세 혹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수주 선가는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여기에 선박 공급이 수요를 초과, 국내 조선업체들은 향후 3년6개월 이상의 수주를 확정해 놓은 상태다. 이 때문에 조선업체들의 가격 협상력도 높아졌다. 일감이 넘치는데 굳이 값싼 선박을 수주할 필요가 없기 때문.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오는 2007~2008년 실적 `대박`을 터트릴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올해 1분기 기업설명회에서 2007년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예상 영업손실은 800억원.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같은 미래 기대이익에 기초한 것이다. ◇조선주 갑작스런 `풍랑`..골드만삭스 보고서 거침없던 주가가 한가지 장애를 만난 것은 지난달 13일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계기가 됐다. 골드만삭스는 이 보고서에서 국내 조선주가가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지만 이같은 기대 이익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최근 국내 조선업종의 미래 수익이 불확실해질 조짐이 나타난다며 국내 조선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력(Attractive)`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그 근거로 ▲정점에 이른 수주 잔고 ▲2006년 이후 후판가격이 재상승 ▲선가 하락 가능성 ▲해운운임 하락 ▲세계 경제성장률 하락 가능성 등을 들었다. 여기에 세계적인 조선·해운 조사 기관인 클락슨의 보고서가 같은날 시장에 전해지면서 골드만삭스의 리포트는 설득력이 더해졌다. 클락슨은 주간 단위 선가 보고서를 통해 6월초 선가가 지난 200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클락슨에 따르면 세계 조선사들의 평균선가는 이후 3주 연속 하락했다. ★표2 참조 ◇경기 논란=선가 논쟁? 골드만삭스의 리포트는 국내에서 조선 `선가 논쟁`으로 이어졌다. 특히 국내 증권가는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선가가 하락하지 않았다며 조선 경기는 앞으로도 호황을 보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대우증권은 골드만삭스의 보고서 직후 "클락슨의 수치 집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틀 후엔 자체 보고서를 통해 "14일 체결된 현대미포 수주 선가가 클락슨 자료보다 22%가 높다"고 분석했다. 골드만 삭스는 자체 조사 분석한 자료(★그래프 1참조)를 통해 선가와 주가의 상관관계가 80%에 이른다고 강조했지만 그래프를 실제 분석해 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는 주가와 선가의 움직임이 상반되게 나타난다. 당시는 환율 하락과 후판가 급등 등으로 조선 업체의 실적이 극도로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던 시기. ◇조선 업계 "선가 경쟁, 조선업체가 이길 것" "조선업체와 선주들이 선가를 놓고 밀고 당기는 기싸움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외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황태진 상무가 최근 조선 선가에 대해 내린 평가다. 황 상무는 "선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실제 영업 전선에서 계약건수가 줄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당분간 선가가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업체에서 선가 하락은 수익성 악화와 직결된다. 조선업체들은 지난 2002년~2003년 상반기 상대적으로 저가에 수주한 선박을 지난해와 올해 집중 건조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황 상무는 "조선업계가 결국 게임에서 이길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유는 향후 수급상황이 좋다는 것.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신조선 평균 발주량은 2600만톤이지만 올해 이후 2010년까지 평균 발주량이 3000만톤으로 예상된다. 10~15%가량 발주량이 증가한다는 것.★그래프1 참조 일각에서는 국내 조선업계가 3년6개월치 수주 잔고를 확보했기 때문에 향후 수주가 증가할 여지가 별로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수주잔고가 많다는 것이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수주잔고가 많을수록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기 때문. 값비싼 선박만 골라 수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선가 추이가 선종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도 조선업계에 유리하다. 가격 약세를 보이는 선박 대신 값이 비싼 배를 건조하면 되기 때문이다. 황 상무는 "올해 1분기까지 조선 경기 붐을 주도했던 8000TEU급 컨테이너선 가격이 최근 약세를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이 때문에 (컨테이너선 수주) 전략의 수정을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 조선업계가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고수익 선종인 LNG선과 초대형유조선(VLCC)의 수요가 앞으로도 탄탄하다. LNG선 가격의 강세는 조선경기를 다소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골드만삭스도 보고서에서 인정하고 있다. VLCC의 경우 현재 운행중인 선박의 교체수요가 풍부하다. 대우조선해양은 클락슨의 자료를 인용, 현재 운행중인 선박의 58%가 교체수요라고 설명했다. ◇불확실성이 최대 리스크 문제는 후판가격과 환율하락, 세계 경제성장률 등 미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얼마만큼 줄일 수 있을 지 여부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주요 원인 역시 환율하락과 후판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표1 참조 골드만삭스는 철강가격 싸이클이 2~3년 주기로 나타나기 때문에 후판가격이 2006년 저점을 치고 2008년 다시 정점에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철강업체 관계자는 "후판가격 경기 싸이클이 2~3년 주기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후판가격의 상승 폭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3년 후 후판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답한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나 세계 경제 성장률 역시 역시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 조선업계 관계자는 "골드만삭스의 지적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근거로 제시한 환율이나 후판가격, 경제성장률 등의 요소는 현재로서 정확하기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2008년 `대박`일까 `쪽박`일까 업계와 시장은 여전히 2007년~2008년 조선업계가 `대박`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수익 선종을 선별 수주하는 한편 평균 3년6개월의 수주 잔고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선주들과의 가격협상에서도 우위에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후판가격 역시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은 선가와 환율, 후판가격, 세계 경제성장률 등의 외부 변수가 현 수준에서 급변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수립된 것이다. 시장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요동친 까닭도 3년후 기대 이익을 너무 과신했다는 `자각` 탓이 컸다. 이런 점에서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는 충분히 경고음 역할을 했다. 실제 2008년 조선업계의 `대박과 쪽박`을 가르는 기준은 불확실한 주변여건으로 파생되는 경영상의 리스크를 조선업계가 어떻게 차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07.04 I 좌동욱 기자
  • 신한카드, 내년 1Q 카드부문 전산통합
  • [edaily 김수연기자] 신한카드가 내년 1분기까지 조흥은행 카드부문과의 전산통합을 마칠 계획이다. 홍성균 신한카드 사장은 21일 "당초 올해부터 조흥은행 카드부문과 통합 결산을 목표로 했으나 다소 늦어져 내년 1분기부터 통합 결산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카드 통합보다는 아무래도 은행 통합이 먼저고, 그동안 감성 통합을 우선시 하다 보니 전산 등 실질적 통합은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와 조흥은행의 카드 부문 고객은 약 600만명. 신한카드측은 은행통합이 완료되면 금융지주사의 고객 1000만명이 모두 카드 고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홍 사장은 최근 일부 언론에 보도된 SKT와의 제휴에 대해 "항공 정유 유통 통신사 등 등 많은 고객 데이터를 갖고 있는 회사와 제휴를 맺는 것은 항상 유익하다"며 "나는 최근에 그 쪽을 만나본 적이 없지만 실무진은 SKT 뿐만 아니라 KTF 이마트 삼성테스코도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휴와 관련해 사장단에게 구체적인 지시가 전달된 바는 전혀 없다"고 말하고 "다만 이런 파트너와 뭔가가 성사된다면 신한카드의 꿈도 보다 빨리 쉽게 이뤄질 것이라 본다"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한편 홍 사장은 `아름다운 카드`출시를 맞아 "신용카드사는 더 이상 부가서비스 확대나 가격 경쟁으로는 차별화 할 수 없다"며 "신한카드는 비가격경쟁,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할 것이며 아름다운 카드는 이같은 블루오션 전략의 첫 번째 시도"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카드는 카드사용액의 0.5%를 포인트로 적립,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는 기부 전용카드다. 스타벅스코리아,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 등 제휴를 맺은 가맹점에서 이 카드로 결제하면 0.3%의 포인트가 추가 적립된다.
2005.06.21 I 김수연 기자
  • 총기난사 가해자 김일병 싸이월드 탈퇴(?)
  • [edaily 전설리기자] 경기도 연천 최전방 GP(소초)의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김 모(22) 일병이 사건 당일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탈퇴해 싸이월드의 탈퇴 조작 의혹이 일고 있다. 사건 직후 체포된 김 일병과 사건을 접한 그의 가족들이 사건 당일 싸이월드를 탈퇴할 여유가 있었을 것인가를 근거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하루 사이에 주인이 `박혜정`으로 바뀐 김 일병의 미니홈피에는 19일 밤늦게까지 네티즌들의 비난의 글이 쇄도했다. 김 일병의 미니홈피는 `오늘의 감정상태: 슬픔` 등 최근 그의 속내를 알 수 있는 징후를 곳곳에서 노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대 전인 지난해 5~6월 실연(失戀)해 미니홈피에 "애인과 헤어져 가슴에서 피가 난다"는 글을 올리는 등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탈퇴 절차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김 일병이 아니더라도 가족들이 비밀번호를 알아내서 탈퇴할 수 있다"며 조작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이번 사건 희생자들의 미니홈피에는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희생자 이건욱(21) 상병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20일 하루동안 2만1600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등 애도를 표했다. 조리사가 꿈이었던 고(故) 이 상병은 미니홈피 첫 화면에 "편지 많이 써줘요. 나 전화, 면화 안되잖아요"라고 써놔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아버지와 누나와 찍은 행복한 모습의 사진을 담은 박의원(22) 상병의 미니홈피에도 3만6000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해 "이렇게 밝은 모습..그곳에서도 잃지 마세요" "정말 마음이 아프고 목이 메입니다" 등의 답글을 남겼다. 차유철(22) 상병의 미니홈피에도 하룻동안 1만6800여명의 네티즌들이 다녀갔다. 차 상병의 미니홈피에는 친구들이 게시판에 "너를 기억해줄 많은 친구들이 있다는 걸 잊지마.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래"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들을 남겨 보는 이의 마음을 울렸다. 조정웅(22) 상병과 이태련(22) 상병의 미니홈피에도 각각 1만6000여명, 8000여명의 네티즌이 다녀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2005.06.20 I 전설리 기자
  • 누리꾼들 "언어폭력도 못 참아?" - "군인권 큰 문제"
  • [오마이뉴스 제공] 휴일 발생한 전방 총기난사 사고를 둘러싼 누리꾼(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뜨겁다. 누리꾼들은 포털사이트와 언론사 관련기사 댓글을 통해 놀라움을 표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사건을 저지른 김모 일병을 비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꾸준히 지적돼온 ‘군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누리꾼들도 보인다. warthog77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네이버 댓글에서 “사회에서 살인마가 사람 죽여놓고 사회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군대는 인권이 중시돼야하지만 군율이 더욱 필요하다”며 “선후임병간의 마찰은 당연히 있다”고 김 일병을 비판했다. 전방에서 군복무를 했다는 누리꾼 kang1294 역시 “사회가 어수선하니 군마저 어수선 한 것 같다. 군기가 빠졌다”며 “군수뇌부는 국민의 혈세를 축내는 사람들만 모여 있는가”라고 사고를 대비하지 못한 군을 질책했다. 그러나 누리꾼 captaintom은 군내의 인권유린을 지적했다. 그는 “군대에서의 폭력(언어를 포함해서)은 확실히 잘못된 일”고 전제한 뒤 “솔직히 인권에 대해 무지한 한국이나 러시아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탄이 지급되는 전방에서 후임병에게 언어폭력을 하다니 사고는 예견됐던 일”이라고 부연했다. 자신의 경험을 들며 폭력의 심각함을 지적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ssunny1208는 “때리는 건 좋은데 제발 잠 잘 때 좀 안 때렸으면 좋겠다. 솔직히 때리면서까지 교육시킬 후임들 거의 없었는데”라고 기억을 더듬은 뒤 “진짜 생각 없는 몇몇 선임들 때문에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다가 맞을 때면, 진짜 K-2로 쏴죽이는 꿈을 수십 번 꿨다”고 적었다. 한편 군수뇌부와 노 대통령의 전날 골프회동을 비판한 글도 보였다. 누리꾼 張保皐는 <오마이뉴스> 기사 댓글을 통해 “정말 끔찍하고 황당한 이번 사건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라며 “어제는 군수뇌부와 군최고 통수권자가 골프만남을 했다는 것도 짜증났는데 이제 ‘총기난사’까지...”라고 노 대통령과 군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경계병의 안이한 자세로 북한 인민군들이 수시로 철책선을 드나든다고 뉴스에서 계속 비판했는데... 전방부대의 군기강 문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 (신간)리더십의 첫걸음外 4권
  • [edaily 오상용기자] ◇리더십의 첫걸음(앨런 프라이스|배윤신 옮김|황금가지|150쪽) "입사 4년차, 당신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가" 초급간부를 위한 리더십 배양법을 소설형태로 풀어쓴 책. 주인공 마크 깁슨은 올해로 입사 4년을 맞은 컨설팅 회사 직원이다. 연봉협상 자리에서 그는 `매출부진을 겪는 덴버 지사를 부활시키면 간부로 승진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27일. 책은 말단 직원에서 남을 이끄는 리더가 될 기회를 얻은 마크가 리더가 반드시 갖춰야 할 기술을 터득하며 초급 간부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았다. 저자 앨런 프라이스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의 책임자로 일하며 다국적 기업의 엘리트들에게 리더십을 가르쳤다. 현재 컨실팅 회사인 인스피리타스의 CEO로 있으면서 IBM 필립스 듀폰 등 일류 기업과 함께 일하고 있다. ◇창조혁명 보고서 (AT커니·매일경제신문 지음|매일경제신문사|220쪽) "성공한 창조적 기업엔 특유의 유전자가 있다. 창조적 DNA를 배양하라" 창조성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에 우리의 창조력을 확대할 방안을 모색한 책. 지난 2005년 3월 매일경제와 AT커니가 `Creative Korea 창조적 국가를 만듭시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민보고대회에 발표된 강연내용과 자료를 재편집했다. 책은 창조적 기업의 성공비결과 함께 한국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살피고 창조력을 배양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소개했다. 저자들은 "창조적 능력을 확대 재상산하기 위해선 서로의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포용이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부자나라의 꿈을 이뤄야 한다"고 제언한다. ◇길을 잃고 싶을 때가 많았다(정양|문학동네|160쪽) 가끔 길을 잃고 싶어진다. 그러나 그것이 헛된 방황이 아님을 우리는 잃어버린 길 또한 길이라는데서 배운다. 안도현과 박남준 이병천 등 여러 문인의 스승으로 유명한 한국 시단의 원로 정양이 새 시집 `길을 잃고..`를 선보인다. 2부로 구성된 이 시집의 1부는 시인의 고향인 김제 평야와 익산 사이 위치한 마현리, 말 잔등을 닮은 그 고갯길에 얽힌 이야기다. 6·25 전쟁과 와 5·16 군사혁명에 이르는 질곡 많았던 삶을 시인은 구수한 남도 사투리로 풀어냈다. 2부에는 최근 작품과 다시 손본 시 몇편으로 구성됐다. "뭘 물으려다 물으려다 그만두는 날더러, 너는 지금 거슬러가는 중이냐 휩쓸리는 중이냐 주인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꼭 되묻고 싶은 눈치다" 삶의 길 위에선 길을 잃어도 걷고 있는 한 그곳이 또한 길이 될 것임을 우리는 63세의 노객(老客)의 노래에서 배운다. ◇또디, 행복에 관한 짧은이야기1.2(정연식|애니북스|208쪽) 완벽해지려고 애쓰지만 실수도 하고 실망도 하는, 바보 같지만 사랑스런 우리들의 모습을 닮은 만화책. 또디는 바보스러운 사람을 뜻하는 순우리말 `또다리`에서 나온 말이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이 얼마나 즐겁고 유쾌한지 새삼 깨닫게 하는 `또디`는 밝은 만화다. 장난스럽고 엉뚱하고 살짝 엽기적이기도 한 또디 동네 사람들. 자질구레한 일상 속에서 기 막히게 삶을 아름다음과 묘미를 발견하는 작가의 예리한 통찰력이 읽는 이의 기분을 즐겁게 한다. 또디는 `대한민국 출판만화상`과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카스테라(박민규|문학동네|336쪽) `지구영웅전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으로 한국 소설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온 소설가 박민규의 단편집. `카스테라`와 `몰라 몰라 개복치라니` `갑을고시원 체류기` 등 10편이 실려있다. 수다스럽고 시끄러운 냉장고와 동거하는 자취생의 이야기와 링고스타와 함께 버스를 타고 떠나는 우주여행기 등 작가의 파괴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2005.06.18 I 오상용 기자
  • 어느 헤지펀드의 명예 퇴장
  • [edaily 김현동기자] `GM 쇼크`와 수익률 부진으로 헤지펀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런던 금융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수익률을 자랑하던 헤지펀드가 7년만에 문을 닫는다고 헤지펀드 정보 제공업체인 헤지펀드월드닷컴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998년 프랑스 국적의 이반 브리어리와 로랑 사글리오가 설립한 `볼테르 에셋 매니지먼트`가 화제의 헤지펀드. 설립후 지금까지 7년간의 투자수익률만 262%. 볼테르 애셋 매니지먼트는 보유중인 포지션을 모두 정리해 이달말까지 주주들에게 투자자금을 돌려줄 계획이다. 1990년 부자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런던 금융가에 입성한 브리어리는 헤지펀드를 청산하기로 한 것은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지난 7년간 262%의 수익률을 기록한 덕분에 그의 은행계좌에는 2000만파운드가 넘는 현금이 쌓여있다.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브리어리는 "15년전 나는 나이 마흔이 되면 인생을 가족들과 함께 보내겠다는 꿈을 꿨다"며 "이제 그 꿈을 이룰 때가 됐다"고 밝혔다. 브리어리는 지난주 40살 생일을 맞았다. 그는 "볼테르에서 보낸 시간들은 박진감 넘치는 `오딧세이`과 같았고, 볼테르에서의 성공을 위해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면서 "그렇지만 이제는 나의 페넬로페에게 돌아갈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헤지펀드 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감안할 때, 볼테르 에셋 매니지먼트의 청산 결정은 부러워만 할 만한 일은 아니다. 실제로 볼테르의 최근 몇년간 수익률도 썩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런던 금융가에서는 볼테르의 결정에 대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볼테르 애셋 매니지먼트는 1998년 설립직후 5억유로(3억3000만파운드)의 목표자금을 단숨에 끌어모으는 능력을 발휘했다. 볼테르에 돈을 맡긴 고객들의 면면은 더더욱 놀라웠다. 조지 소로스를 필두로 그의 부자 친구들이 대거 볼테르에 돈을 맡겼다. 볼테르는 딱 한달만 투자자를 모집하고 그 다음부터는 투자자를 따로 모집하지 않았다.
2005.06.15 I 김현동 기자
  • (edaily리포트)대우정신을 살리는 길
  • [edaily 조진형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5년8개월여만에 귀국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과거 세계경영을 부르짖던 그는 온데간데 없었습니다. 전에 비해 많이 야위고 초췌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를 놓고 말들이 많습니다. 김우중식 경영에 대한 재평가에서부터 동정론, 단죄론까지 정치, 경제, 사회적 해석이 제각각입니다. 정작 본인은 침묵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온 국민의 관심은 김 전 회장의 입에 쏠려있습니다. 증권부 조진형기자 역시 그의 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큰 우주(大宇, big universe)에서 바닥으로 추락한 기적의 사나이(miracle man)".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세계경영 이념을 통해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우리 민족의 미래라고 봤습니다. 나라의 미래를 큰 우주에서 찾았던 것입니다. 해체되기 직전 대우는 국내 40개 계열사와 396개의 해외현지법인을 거느린 초국적기업이었습니다. 18조3000억원의 자본총계와 83조8000억원의 자산, 62조8000억원의 국내매출을 자랑했습니다. 그 대기업을 호령하던 김 전 회장이 바닥까지 추락했습니다. 김 전 회장의 원대한 세계경영 정신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습니다. 수출로 먹고 살아가야 하는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그는 세계에서 찾은 것입니다. 그는 밤낮없이 일에 매진하며 1년의 3분의 2를 해외에서 보내고 하루에 3시간은 비행기에서 보냈습니다. 한국의 징기스칸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는 지난 2002년 김용옥 교수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국내의 기업들과 국내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해외시장개척에만 주력했습니다. 80% 이상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해외에서 판매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민족의 진취적 기상을 상징한 것입니다. 말이 그렇지 이것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식의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런데 대우는 정말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데 성공했습니다. 특별 전세기로 남미, 동유럽, 유럽 등을 누비며 대우와 코리아를 심어놓던 그의 모습에서 국민들은 희망을 바라봤습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우는 해외금융으로부터 끊임없이 자금을 조달해야했고, 멈추면 곧 쓰러지는 자전거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끊임없이 페달을 밟아야만 했어요. 성장주의노선을 대우가 견지하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만이 아니라 제3세계의 약소국으로서, 식민지와 전쟁의 폐허더미에서 일어난 우리 조국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로서 어떤 필연적 역사적 운명이 우리에게 부과되었던 것입니다." 김 전 회장의 원대한 세계경영을 바탕으로 한 대우정신은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는 것이었지만 대우는 그 정신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우정신이 대우를, 넓게 보면 시장을 너무 앞서나갔습니다. 세계를 개척하려는 의지는 컸지만 이에 대한 밑바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암세포의 번식을 막지 못한 것입니다. 대우는 스스로 일으킨 기업이 거의 없고 주로 부실기업을 인수해 성장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전 회장이 스스로 키운 것은 (주)대우가 유일하다는 핀잔이 나올정도였지요. 그는 특히 산업중심인 제조업에 기반을 두지 않고 무역과 금융을 통해 그룹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이런 성장과정을 보이던 대우는 세계경영이라는 기치 아래 부채를 늘려 문어발식 확장을 꾀했습니다. 자연히 막대한 부채가 생기고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바닥까지 추락한 것입니다. 막대한 부채를 막기 위해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끝없이 발행하면서 투신권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부채비율이 높았던데다 잦은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시장에서도 외면받았습니다. 3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손실을 입히고 나라 경제를 휘청이게 해 국민 대다수에게 부담을 안겨준 것입니다. 김 전 회장의 목표는 미래지향적이었지만 그의 수단은 과거회귀형이었던 까닭입니다. 박정희 시대의 개발독재 시대를 거친 김 전 회장은 로비의 귀재라는 평을 듣습니다. 새로 기업을 세우지 않고 남의 것을 차지하려다 보니 권력층과 밀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기자는 초라한 모습으로 공항에 나타난 김 전 회장에게서 원대한 경영이념을 이루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 경제사의 바탕을 보는 듯했습니다. FT는 대우그룹 파산이 세계 최대 규모이며 한국 최대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고 "이제 한국 경제사의 한막이 끝나가고 있다"고 표현했더군요. FT의 지적에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FT가 지적한 수수께끼를 반드시 풀어야 할 것입니다. 경제가 새로운 토양위에서 발전하기 위한 통과의례로도 볼 수 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스스로 일구지 못한 세계경영의 이념을 차세대 기업인들이 이루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수수께끼를 낱낱이 풀어줘야할 것입니다. 그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에서 그는 "존경받는 기업인으로서 김우중이라는 이름이 기억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꿈이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 꿈이 실현될 기회는 아직 있습니다. 김 전회장은 무엇보다 스스로의 잘못을 숨김없이 고백해야 할 것입니다. 또 세계경영을 가로막았던 요인들을 들춰내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정·관계와 기업의 유착관계도 그 암적 요인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그것만이 대우는 죽었어도 대우정신이 영원할 수 있는 길입니다. 물론 기우에 그치길 바라겠지만 혹시라도 김우중리스트를 둘러싼 정치적 계산법이나 야합, 협상에 동조하거나 휘둘려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김 전 회장이 먼 훗날 역사가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 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줬으면하는 바람입니다.
2005.06.14 I 조진형 기자
  • 美 항공사들 올여름 `적자탈출`할까
  • [edaily 김경인기자] 지난해 잇따라 사상 최고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던 미국 항공업계가 여름 성수기 진입을 앞두고 `적자탈출`의 단 꿈을 꾸고 있다. 대대적인 비용 삭감과 지속적인 가격인상을 단행한 터에 성수기로 수요가 급증할 경우 적자는 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업계를 휘돌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형 항공사들이 순이익을 내기는 여전히 멀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항공 수요는 가격 탄력성이 강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저가 항공사들을 당해낼 수 없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업체들이 손익분기점에 매우 가까워지긴 했으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진단한다. 제라드 그린슈타인 델타 에어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른바 `5% 솔루션`으로 델타의 적자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항공업체가 승객당 운임료를 5%만 인상할 수 있다면, 높은 연료비를 상쇄하고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 컨설팅업체 포트 워싱턴의 R.W. 만도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교통부의 데이타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10개 주요 항공업체들이 고객당 매출을 6%, 약 8.5달러 높일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항공업계의 2분기 영업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올들어 소폭 가격 인상을 반복해 왔고 2분기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로 수요도 증가해, 업계의 적자탈출 노력이 열매를 맺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NYT는 그러나 이들의 논리에 두 개의 구멍이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아무리 성수기라지만 고객들이 보다 높은 운임료를 지불하면서 까지 비행기를 이용할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것. 둘째, 몇몇 수익성 있는 저가 항공사들이 대기업을 따라 가격을 인상하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그린슈타인 CEO 역시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했다. 그는 "인터넷이 여행자들에게 여행에 있어 최저 비용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며 "그것은 모든 코너마다 주유소가 있는 고속도로 교차로와 같은 상황으로, 단 1페니라도 요금이 높다면 영업이 쇠퇴할 수 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저가 항공사인 인디펜던스 에어의 마케팅 부사장 에릭 노드링은 "항공 수요는 매우 탄력적이어서 가격에 극도로 민감하다"며 "1위의 저가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가 가격 인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에 창업 1주년을 맞은 인디펜던스 에어는 워싱턴 델레스 공항에서 웨스트 팜 비치까지 편도 티켓을 단돈 29달러에 팔고있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인디펜던스가 조만간 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디펜던스는 재정문제에도 불구하고 생존해 업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R.W. 만 연구원의 데이타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대 손실을 낸 몇몇 항공업체들은 승객당 매출을 17% 가량 높여야 간신히 적자를 면할 수 있다. 아울러 감원 등을 통해 대대적인 비용 삭감도 단행해야 한다. 그러나 가격 인상을 통해 매출을 부양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일례로 지난주 델타, 아메리칸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노스웨스트 등이 일부 주요 루트의 항공요금을 인상했으나, 이후 예약률이 급속히 낮아지자 가격 인상을 번복하기도 했다. NYT는 "이른 새벽과 밤 시간 탑승률이 저조해 프라임 시간대의 경우 탑승률 80% 가량을 기록해야 한다"며 "성수기임을 고려하더라도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2005.06.13 I 김경인 기자
  • 황우석 "정전때문에 죽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
  • [edaily 백종훈기자] 7일 오전 열린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관훈토론회는 국내외 언론의 뜨거운 조명을 받았다. 배아줄기세포 연구로 인해 연예인 뺨치는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는 황우석 교수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것. 주최측은 과학자가 관훈토론회에 초대된 것은 최초라며, 그간 관훈토론회 초청대상자는 대부분이 정치·경제인이었다고 밝혔다. 신상옥 감독 내외가 토론회에 나온 것이 예술문화인중 유일한 사례. 주최측은 "황 교수에 대한 국민적 관심때문에 대통령 토론회때만 쓰던 국제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라고 설명했다. ○…황우석 교수는 강연에서 4시간의 실험실 정전으로 인해 연구를 망칠뻔했으며 죽고싶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황 교수는 "2003년 정전사고가 일어나 100여개의 세포덩어리(콜로니)중 2개만 살아남고 다 죽어버린 적이 있다"며 "저녁에 그 사실을 알고 2개마저 내일 아침 죽는다면 살 의욕도 없다고 안규리 교수에게 전화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다시 실험을 성공시킬 자신이 없어서 안 교수에게 내일 영안실 하나 예약해달라는 소리까지 했었다"며 "아침에 보니 남은 2개의 콜로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 안도했다"고 전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황 교수는 "지난해 2월 첫번째 연구를 완성해가고 있을때 국립과학수사연구소(국과수)에 연구성과에 대한 검증을 맡긴 적이 있다"며 "그때 학장·총장에게도 연구성과를 알리기전인데, 노 대통령에게 연구성과를 소상히 설명드린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된 이후로 이렇게 가슴 벅찬 때가 없다`고 말씀하셨다"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대통령께서 지원대책이 무엇이 있겠느냐고 물어보셔서 임기중에 성과 없을지도 모른다고 답했다"며 "그러자 대통령께서 `20년뒤에 연구성과가 난다해도 당신지원에 나선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황우석 교수는 또 연구성과를 전세계와 공유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과학에는 국적이 없지만 과학자에게는 조국이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사이언스는 전인류를 위해 달려가는 꿈의 열차"라며 "하지만 꿈을 오픈해버린다면 우리가 아닌 제3자가 열매를 맺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인류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해소에 대해 고마움을 표할때 제3국이 아닌 대한민국이 영광을 얻도록 하고싶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는 국수주의가 아니다"며 "메이드인 코리아의 이름으로 전인류에게 과학의 열매를 나눠줄 수 있다면 얼마나 가슴 뿌듯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황 교수는 `사립문`, `제1막` 등의 표현으로 언어의 마술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주요 언론발언들을 미리 준비하고 나오냐는 질문에 황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황 교수는 "원래 말이 느리고 어눌한 충청도 사람"이라며 "발언은 전혀 준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도 새벽에 해외에서 중요한 연구논의전화를 받느라 2시간밖에 못잤다"라며 "사전에 발언할 내용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만약 언론에 할 말을 미리 준비한다면 남의 얘기를 말하듯이 될 것"이라며 "여러 연구성과에 대한 제 발언들은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5.06.07 I 백종훈 기자
  • (edaily리포트)나이키 신는다고 조던 되나?
  • [edaily 이진우기자]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가는 현재보다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는 뜻이겠지요. 그러나 그런 꿈을 먹는 주식이 많아지면 시장은 어지러워지기도 합니다. 증권부 이진우 기자가 `꿈을 먹고 자란다는 주식`들이 만들고 있는 시장의 무질서에 대해 전해드립니다. 주식시장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목청을 높이기 전에 질문을 하나 드려보겠습니다. 시가 2억원짜리 집이 있습니다. 이 집 주인은 2000만원을 들여 소나무 여러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러면 그 집값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소나무가 맘에 드는 사람은 2억2000만원에서 좀더 내겠다고 할 것이고 소나무를 싫어하는 사람은 2억2000만원을 못주겠다고 할터이지만 아마 2억2000만원 언저리가 그 집의 적당한 가격이 될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그런 계산이 일반적이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셈법이 나타납니다. 일단 주인이 소나무를 심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집값은 뛰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이미 소문이 나기 시작합니다. 주인이 소나무 시장에 몇번 다녀오면 벌써 집값은 두 배가 됩니다. 동네에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입니다. 소나무를 골라 마당에 심고 나면 집값은 거기서 또 두배가 됩니다. 소나무 심는데 든 비용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닙니다. 1000만원이라도 좋고 100만원어치만 심어도 됩니다. 뭔가 심었다는 게 중요하고 소나무라면 금상첨화죠. 2억짜리 집을 순식간에 10억짜리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믿기 어려우시다고요? 이번엔 가정(假定)이 아니라 실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코스닥업체 인젠(041630)은 리젠바이오텍이라는 바이오 회사에 12억원을 투자했는데 주가는 이런 재료를 바탕으로 한 달 만에 1200원대에서 2800원으로 뛰어올랐습니다. 큐앤에스(052880)라는 회사도 마이진이라는 바이오업체에 11억원어치 주식을 넘겨주고 그 회사 지분 20%를 받았는데 그 이유로 시가총액 150억원하던 회사가 시가총액 700억원으로 뛰어 올랐습니다. 서울일렉트론(032980)도 13억원을 들여서 진켐이라는 바이오업체에 투자했습니다. 그 덕분에 주가는 5배나 올랐습니다. 에이스일렉(038690)트로닉스도 같은 케이스입니다. 바이오쎌이라는 바이오업체에 25억원을 투자하자 60억원이던 시가총액이 단숨에 160억원으로 뛰어올랐지요. 언뜻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이런 현상들을 합리화하는 논리를 들어보면 각각의 회사들이 투자한 바이오업체들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유망 벤처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기술을 개발중이지만 조만간 대박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주장입니다. 정말 그런 대단한 업체라면 그 바이오업체 지분을 판 당사자들은 바보인가요? 그 잠재력을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왜 그런 "헐값"에 팔았을까요. 엄청난 제품의 시판이 눈앞에 와 있는데 왜 회사의 경영권을 남에게 넘길까요. 황우석 박사가 한민족을 구원할 영웅으로 묘사되고 바이오가 미래의 밥줄로 부각되고 있는 요즘, 바이오 업종의 몸값이 오르는 건 당연해보입니다. 소나무의 인기가 높아지면 소나무값이 비싸지는 건 당연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바이오 업종과는 전혀 관계없던 회사가 바이오업체의 지분을 샀다고 값자기 몸값이 두 배 세 배로 뛰는 건 넌센스가 아닐까요. "나이키를 신는 순간 나는 마이클 조던이 된다"는 건 광고에나 나올 법한 문구지만 나이키 농구화를 사서 신자마자 거짓말처럼 실제 몸값이 마이클 조던처럼 뛰어 오르는 현상이 주식시장에서는 매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이키를 신었다고 갑자기 마이클 조던이 된 듯 뽐내는 아이도 볼썽사납지만 그런 아이를 스카웃하겠다고 덤비는 투자자들도 제정신은 아닌 듯합니다. 혹시 주식을 마치 `금나와라 뚝딱`하면 돈이 우수수 쏟아지는 요술방망이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혼란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시쳇말로 주식시장이 돈놓고 돈먹는 곳이라고 하지만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이성이 마비되기 시작한 시장에서는 제2의 냉각캔, 제2의 무세제 세탁기가 또 나오는 건 시간문제일 것입니다. 그 손해는, 그 절망은 또 누가 감당해야하나요. 주식은 꿈을 먹고 자란다고 하지만 "꿈만" 먹고 자라는 주식은 없습니다. 주식은 꿈을 잃지 않는 직원들이 열심히 흘리는 "땀"을 먹고 자라든가, 아니면 꿈만 좇는 투자자들의 "피"를 먹고 자랄 뿐입니다. 시장 어디에도 요술방망이는 없습니다. 진정 주식시장에 쏟은 땀만큼의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라도 이성을 흐트려놓는 `꾼`들의 음모에 쉽게 농락당하지 말아야겠습니다.
2005.06.01 I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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