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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근태의 靑春전략)초년고생은 사서도 한다
- [이데일리 한근태 칼럼니스트] 부자 부모 덕에 대학시절부터 차를 끌고 다니던 사람이 있었다. 지금이야 자가용이 별 것 아니지만 그 시절에 자가용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집안에 재산 있고 편안하니까 당연히 공부는 게을리했고 학교 졸업 후에는 내키는 대로 여러 일을 했다. 부모 회사에서 일을 하기도 했고, 독립을 한답시고 부모가 차려준 가게를 경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해도 신이 나지 않았고 잘 되지도 않았다. 일 보다는 인생을 즐기는데 에너지를 썼다. 그러다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는데 갑자기 부모 사업이 망하면서 그의 인생도 엉키기 시작했다. 전문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준비를 한 것도 아니고,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다. 요즘 엄청 고생을 하고 있는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저는 개미와 베짱이에 나오는 베짱이입니다. 남들이 땀 흘려 노력하는 젊은 시절을 아무렇게나 보낸 대가를 지금 받는 것 같습니다.”청년들이 쉽게 실망하고 좌절하는 이유는 현실을 현실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기대 때문에 실망을 하게 되고, 꿈은 다부지지만 아직은 그 꿈을 이룰 그릇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세상을 냉철하게 볼 수 있고, 자신이 아직은 그런 그릇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실망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청춘은 누구나 과대망상증이 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잘 나고, 자신의 눈 앞에는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바로 그랬다. 사회는 나 같은 유능한 사람이 빨리 나오기를 학수고대할 거로 생각했다. 사람들이 길 옆에 죽 서서 나를 환영하면서 “왜 진작 우리 회사에 오시지, 이렇게 늦게 오신 겁니까?”라고 박수를 칠 줄 알았다. 내가 하는 일마다 사람들이 격려하고 지지할 걸로 생각했다. 아무런 장애물 없이 탄탄대로를 걸으며 살 줄 알았다. 하지만 결코 그게 아니었다. 연구소에 들어간 내가 깨달은 첫 번째 사실은 “아는 것이 너무 없다. 내가 이 회사에 기여를 하려면 적어도 3년은 있어야겠구나, 이런 내가 월급을 받는 것은 너무 미안하다.”는 사실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온갖 불평을 하며 지냈다. 내가 뭐라도 되는 양 폼을 잡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필라코리아를 만든 윤윤수 회장은 젊은 시절에는 되는 일이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고 고백한다. 부모를 일찍 잃고, 원하는 대학에 떨어지고, 취직 잘 안 되고, 들어간 회사에서도 별로 인정 받지 못하고…그야말로 자빠져도 코가 깨질 정도로 재수도 없고 하는 일마다 꼬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지금의 필라를 만들었다. 지금의 윤윤수를 만들었다.성공을 위해서는 의도된 초년고생을 해야만 한다. 거친 세상에 자신을 던지고, 이 과정을 통해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세상이 얼마나 넓고 거친 곳인지 알아야 한다. 나 같은 사람이 있건 없건 세상은 아무 일 없이 돌아간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우리 자신이 얼마나 별 볼일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인지도 알아야 한다. 초년 고생과 말년 고생 중 하나를 택하라면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당연히 초년 고생이다. 그래서 어른들은 초년 고생을 사서도 하라고 했다. 편한 것이 능사가 아니다. 불편하고 고생스러워야 무언가 깨달음이 오고, 그런 깨달음이 있어야 사업도 잘 하고 가정도 잘 다스릴 수 있다. 우리가 힘든 이유는 의미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지금 하는 일마다 꼬이고, 힘이 들고, 어려운 것이 다 나중에 약이 되고 효용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면 하나도 힘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고생을 한 번 해 보자.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해 보자. 내가 지금의 고생을 기억했다 나중에 자서전에 기록해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생을 고생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해야 할 질문들…1) 성공한 사람 중 아무런 고생 없이 성공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주변에서 한 번 찾아보자.2) 지금의 고생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3) 초년고생을 통해 배워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글로벌워치)아드보카트와 왜고너
- [이데일리 조용만기자] 점심식사 때도 화제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었다. 확 달라졌다는 것이다. 불과 몇 달 전만해도 총체적 위기로 평가받던 대표팀이다. 어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을 지켜본 이들은 한국 축구가 정신력과 체력, 조직력면에서 확실히 업그레이드 됐다고 입을 모은다.표면적으로 달라진 점은 지도자가 바뀌었다는 것 뿐이다. 운동장에서 90분을 뛰어다니는 건각들의 면면은 그대론데 결과와 평가는 달라졌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아드보카트 효과`다. 그가 천명한 무한경쟁 시스템은 선수들의 정신 재무장을 통해 강력한 동기부여를 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후반전 체력이 걱정될 정도로 공에 집착하는 모습이 이를 반영한다.때마침 히딩크 감독의 호주 대표팀도 숙적 우루과이를 꺾고 32년만에 독일 월드컵 진출의 꿈을 이루면서 지도자의 중요성을 새삼 부각시켰다.지도자의 역할은 비단 스포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이슈는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가능성이다. 외신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의 경영위기가 심화되고 있으며 릭 왜고너 회장이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있다고 일제히 타전했다.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출신인 왜고너는 1977년 GM 뉴욕사무소에 애널리스트로 입사한뒤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47세의 젊은 나이에 CEO가 됐고 2003년에는 회장직까지 올랐다.GM은 1928년 포드를 제친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왔지만 올들어 계속된 악재로 파산이 머지 않았다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올초 신용평가기관들로부터 쓰레기(정크본드) 취급을 받으면서 미국의 자존심이라는 GM의 명성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부품공급업체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과 회계오류 등의 악재가 터지면서 주가는 반토막이 났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상황은 계속 진행중이다. 왜고너 회장은 인력감축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사고 있지만 자리보전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분위기다.지도자의 역할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GM 위기가 과연 누구 책임이냐는 것이다. GM 위기의 원인중 주로 부각되는 부분은 근로자들에 대한 과다한 비용구조다. 고임금은 기본이고 의료비 부담, 연금과 퇴직후 노후보장까지 가세,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경영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영난 탈출의 해법도 인력감축이나 노조와의 비용절감 협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근로자들에 대한 고비용 부담이 GM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에는 이의가 없다. 하지만 회사 재무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한 근로자들이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은 동의하기 어렵다. GM의 경영난과 신뢰추락은 판매 부진과 적자확대에서 촉발됐고 변칙회계가 드러나면서 증폭돼 왔다. 판매가 신통치 못했던 것은 시대 흐름과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것이 주원인이다. GM의 캐쉬카우인 스포츠 유티리티 차량(SUV)이 고유가 시대를 맞아 찬밥신세가 된 것과는 달리 일본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은 날개를 달고 활개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근로자가 아니라 경영진의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도약은 GM의 몰락과 흔히 대조된다. 근로자 처우에 관한 한 도요타도 결코 처지는 기업이 아니다. 도요타 근로자들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임금을 받고 있고, 종신고용을 보장받는다. 도요타의 1인당 인건비는 GM보다 높고, 인위적 구조조정을 위한 대량 해고는 지난 50년간 없었다. 도요타가 잘 나가는 것은 근로자들에게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서가 아니다. 근로자들을 비용요인으로 인식하기 보다 투자개념으로 접근했고, 소비자들의 욕구를 발빠르게 감지, 신모델과 품질개선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도요타 경영철학의 핵심은 `가이젠`(改善)이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도 `가이젠`이 토대가 됐다. 도요타도 1950년대 재정난을 이유로 25%에 달하는 직원을 정리해고하자 근로자들이 반발, 장기간의 파업투쟁을 벌였다. 파업 여파로 도요타가 부도위기에 직면하자 도요타 창업자인 기이치로 사장은 본인과 임원진이 물러나는 대신 노조에 회사 재건을 위해 협력해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후 한국전쟁 특수와 맞물려 도요타의 경영은 정상화되고 노사상생과 협력의 문화가 자리를 잡아 50년 넘게 무분규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축구로 돌아가보면,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똑같다. 선수들을 대하는 지도자의 태도와 철학이 분위기를 바꾸고, 다른 결과물을 낳게 한다. 선수들에게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휘에는 문제가 없는데, 선수들이 이를 받쳐주지 못한다고 항변하는 감독은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 지도자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 전임 감독이 그랬다. 선수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플레이어들의 생각을 바꿔서 보다 나은 성과를 얻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 GM과 왜고너 회장에게 닥친 위기는 현지 언론들이 보도한 제목("GM CEO faces loss of confidence") 그대로 신뢰상실에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근로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해고와 비용절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CEO를 근로자들이 신뢰하기는 힘들다. 회사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CEO를 시장이 믿어줄 리도 만무하다. 왜고너 회장이 스스로 연봉을 40%이상 삭감했지만 근로자들에게 가진 것을 내놓으라고 설득하려면 보다 가혹한 자기희생이 전제돼야 한다.
- “퇴직후에 어떻게 사냐고 물으면 웃지요”
- [조선일보 제공] 42년간 교편을 잡다 1999년 안양 호성초등학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한 사상진(72)씨. 사씨는 퇴직 당시 ‘연금’ 대신 ‘일시불’을 선택해 목돈 2억원을 손에 쥐었다. “외환위기 직후라 연금이 곧 고갈된다는 소문이 돌았고, 아내가 ‘평생 쥐꼬리만한 월급만 갖다 줬는데, 죽기 전에 큰돈 한 번 만져보자’고 해 일시불을 선택했지요.” 정년퇴직으로 정기적인 수입원이 끊긴 사씨는 퇴직금으로 소형 아파트를 사 월세를 놓고, 조금 남은 돈은 은행예금에 넣어 이자로 생활비를 조달했다. 하지만 저금리로 이자수입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살림살이가 점점 힘들어 졌다. 고민하던 차에 친한 친구 하나가 주택임대 사업을 해보라고 권유했고, 사씨는 ‘바로 이거다’ 싶어 바로 행동에 옮겼다. 그는 살고 있던 아파트(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소형 임대아파트를 정리해, 서울 잠실본동 석촌호수 부근의, 막 짓고 있던 다가구 주택을 구입했다. 총 투자금 10여 억원 중 50%는 자기자금으로, 나머지 50%는 전세보증금을 받아 해결했다. 그가 구입한 다가구 주택은 19세대 5층짜리 건물. 꼭대기 한 층(44평)만 사씨 부부가 쓰고, 나머지는 모두 세(貰)를 놓고 있다. 가구수가 많아 관리가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신경쓸 일이 거의 없단다. 도둑 걱정은 보안시설 설치로 해결했고, 주차장·계단청소 등은 가구별로 월 1만5000~2만원씩 관리비를 받아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함으로써 해결하고 있다. 전기·수도·난방 시설은 가구별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주인이 일일이 챙길 필요가 없다. 유일한 걱정거리인 전세가격 하락은 ‘예비자금’ 비축으로 대비하고 있다. 현재 사씨의 월 임대소득은 약 200만원가량. 넉넉하진 않지만, 노부부 둘이 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한 달에 30만원씩 적금도 붓고, 1년에 한 번 이상은 해외여행도 다닌다. 올해도 중국 상하이에 사는 아들(43·자동차부품제조업체 중국현지 공장장)네 집에 들렀다 유명 관광지인 황산에도 다녀 왔다. 사씨는 “연금 대신 일시불로 받은 다른 동료들은 자식들 사업자금 대고 하느라 빈털터리가 된 친구들이 많은데, 나는 그래도 성공한 편”이라며 “나름대로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해둬 죽을 때까지 큰 걱정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적 안정 덕분에 사씨는 활기찬 ‘2부(部) 인생’을 살고 있다. 사씨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부인(71)과 함께 석촌호수 주변을 산책한 뒤, 송파노인복지관으로 달려가 컴퓨터를 배우고 있다. 자격증까지 따서, 노인 전문 컴퓨터 강사가 되고 싶은 게 사씨의 꿈이다. ▲ 사상진(72)씨는 교직에서 정년퇴직한 뒤 가진 자산을 몽땅 털어 주택임대업에 투자함으로써 노년 생활비 걱정에서 해방됐다. 사씨가 부인 김춘강(71)씨와 함께 빌라형 임대주택 꼭대기층에 마련한 새 보금자리에서 화초를 가꾸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전기병기자 gibong@chosun.com<!--E_ARTICLE_CONTS--><!!--bodyend-->
- ''얼짱女격투사'', "제 주먹 맛좀 보실래요!"
- [노컷뉴스 제공] "하루 10시간씩 '독종훈련'이 우리 체육관 훈련 모토에요."'2005 K-1 코리아 맥스&히어로스 서울대회'를 코 앞에 두고 강렬하고 뜨거운 경기를 선보이겠다며 각오를 내보인 선수들 뒤로 눈길을 끄는 'K-1 히어로스 걸' 이수연(22)씨가 눈에 띈다.지난 3일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K-1 서울대회 참가선수 공동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거구의 선수들 틈에서 이수연씨는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이다. 다른 K-1 걸들이 사진기자들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하는 동안 그녀의 눈은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보기에 바빠보였다. 여성격투기계의 신예, 22살 이수연 선수…K-1걸 깜짝 변신6명의 K-1 걸 중에서 가장 이색적인 경력을 가진 그녀는 프로레슬링 12전 출전, 제1회 코리아 스맥걸 우승, 제1회 KPW 여성 무체급 우승 등 각종 격투기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여성 격투기계의 신예다. "어릴때부터 태권도 같은 무술을 배웠는데, 아버지가 직업군인이시다 보니 내면에 여성스러움과 거친면을 동시에 갖게된 것 같아요. 사실 격투기는 개인적으로 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었는데, 호신용으로 배울려는 욕심으로 시작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어느샌가 격투기 매력에 푹 빠져있더라고요."산소(02)학번인 그녀는 대구카톨릭대 패션산업학과를 2년 다니다 휴학했다. 시합때마다 손수 시합복을 만들정도로 패션감각과 손재주가 뛰어나다. 피아노 경력도 8년이나 돼 웬만한 연주곡은 손에 익을 정도다. 현재 경기도 화성에서 개인 코치겸 트레이너이기도 한 윤강철(나이 비공개)씨와 함께 격투기 체육관 공동관장으로 '자이안트 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한 그녀가 갑자기 험하디 험한 격투기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격투기에 입문한지 1년정도 됐는데, '사모예드'라는 시베리아산 애견 동호회에서 윤 관장님하고 처음 만났어요. 처음에는 별로 안친했는데, 원래 운동을 하던 관장님이 체육관 개관식을 한다고 사람들을 초청해 가게됐다가 연무시범으로 현란한 발차기와 야구방망이 3개를 발차기로 부러뜨리는 것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저도 해보겠다고 시작한거죠." '공동관장'의 하드 트레이닝에 힘들다고 아령 집어던져 관원들 "옴마야~"오랫동안 태권도와 합기도 등 종합무술을 수련한 윤 관장은 이런 수연씨가 기특하기도(?) 하지만 연습을 게을리 한다고 타박한다. 그래도 명색이 체육관을 함께 운영하는 '공동관장'이다 보니 큰소리 치기도 어렵다."운동을 해야하는데 잘 안합니다. 기본체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웨이트 트레이닝도 힘들다고 하루 하고 사나흘 쉬었다가 하니까 잘 안늘죠. 이종격투기는 타격이 중요한데 편식을 하면 안돼요. 수연이가 그래플링(유술)에는 정말 뛰어난데 발차기는 잘 안할려고 하니까 걱정입니다."따끔한 트레이너의 지적에 수연씨 본인도 수긍하는 표정이다. 하지만 하고싶은 말이 남은 모양이다."윤 관장님은 훈련을 너무 쎄게 시켜요. 얼마전에는 우리 체육관에서 헬스도 함께 하는데, 너무 힘들다보니 저도 모르게 들고있던 아령을 집어던져버렸어요. 우리 체육관 모토가 '독종훈련'이거든요."그때를 생각하니 민망했는지 수연씨가 배시시 웃는다. 윤 관장은 눈도 안마주치고 암담한듯 고개를 뒤로 젓힌다. '뭔가 있구나' 직감에 속사정을 추궁(?)하자 '아령사건' 이후 100여명 가까이 있던 회원들이 80%이상이 떨어져 나갔더란다. 체육관 월세내기도 급급하다는데 청천벽력같은 소리다.학교만 다니기 갑갑했던 수연씨가 휴학을 하고 사회경험을 쌓자는 생각에 도전한 것은 한전 컴퓨터설계입력원에 속옷가게 점원, 맛사지관리사 보조원까지, 생김새와 취미도, 전공도,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격투기와 K-1 걸, 거기다 기독교 신자이기까지. 어쩌면 그리 연관성이 없는지 모를 일이다. 힘들고, 경기앞둔 대회 전날엔 손수 시합복 만들어흔히 운동선수들이 시합에 나갈때 생기는 징크스같은 것은 없냐고 묻자 "의상을 준비한다"며 뜬금없는 대답이 나온다. "경기에 출전할때는 의상을 제가 직접준비하는데, 꼭 시합 임박해서 만드는 징크스가 있어요. 시합전날 불안하고 긴장되니까 집중이 안되면 1시간이고 2시간이고 의상을 만들어요."복싱연습과 발차기에 더 주력해 단점보완을 지시하며 다그치는 윤 관장의 마음을 수연씨도 안다. 요리만들기도 좋아하고, K-1 걸을 하며 1년만에 해보는 화장도 너무 좋다는 수연씨. 처음엔 격투기 한다고 격려해주던 부모님도 눈두덩에 든 멍이 안스러웠는지, 차라리 모델같은 것을 해보라며 적극 후원해주는 가족이 가장 고맙단다. 수연씨와 윤 관장은 자금력있는 격투기/프로레슬링 단체를 만들고, 자신들이 지은 타이틀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꿈이다. 없는 돈 쪼개가며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그 꿈에 한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서다.경기도 화성에 있는 체육관 '자이안트 짐'에는 '아령사건'이후 남은 30여명의 관원들(대부분 헬스회원이긴 하지만)이 이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체육관 바닥을 적시고 있다. 그녀의 멋진 '싯다운 파워밤'을 보고 싶다면 체육관문을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자이안트 짐&이수연 팬 페이지 (http://cafe.daum.net/nkpw)
- 세계 인터넷업계 `영역 파괴`로 무한경쟁 돌입
- [이데일리 김경인기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터넷 시장에 진출, 구글과 야후의 아성을 위협한다. 구글은 오픈소스 데이타베이스(DB)를 출시,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의 텃밭을 넘본다. 이베이는 스카이페를 인수, 인터넷전화시장(VoIP)을 공략한다. 세계 주요 기술주들이 주력업종의 경계를 뛰넘어 다양한 인터넷 관련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제2의 닷컴붐`의 꿈이 영그는 가운데, 급성장하는 인터넷 및 인터넷 광고시장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그간 눈부신 성장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 기업은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대규모 자금 및 기술을 양껏 투자하며 앞다퉈 신세계에 발을 들인다. 한 사업분야에서의 아군이 다른 시장에서는 적군으로 둔갑하는, 바야흐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온라인 도서관` 선점戰..`저작권`이 관건가장 눈에띄는 움직임은 `온라인 도서관` 전쟁이다. 각기 다른 도서관에 소장된 방대한 서적을 인터넷에 데이타베이스(DB)화 하겠다는 야심찬 도전은 야후-MS 대 구글의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구글은 작년 12월 미국·영국 주요 연구소 도서관들과 함께 소장도서를 스캔·DB화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국의 하버드, 예일, 영국의 옥스퍼드 등 주요 대학 도서관들이 합류 의사를 밝혀, 총 3천만권의 책이 디지털화될 전망이다. 소위 `구글 프린트`인 이번 프로젝트는 저작권 시한이 만료되거나 절판된 책은 물론 현재 시중에 유통중인 책들도 모두 포함한다. 작가 및 출판업계의 반발은 불보듯 뻔한 일. 결국 지난달 미국 작가협회 등이 저작권 침해 소지가 높다며 소송을 걸기도 했다. 뒤따라 나선 야후는 인터넷 아키브, 캘리포니아 대학 등과 손잡고 수십만권의 도서를 디지털화해 그룹 웹사이트(opencontentalliance.org)를 통해 제공키로 했다. 구글의 DB는 자사 검색엔진에서만 검색되나, 야후의 DB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검색할 수 있다. 야후는 일단 저작권이 만료된 도서들을 스캔한 뒤, 이후에는 저작권 보유자들의 승인을 얻은 작품만 DB화 하겠다고 밝혔다. 또 휴렛패커드(HP), MS, 어도비 등 다수 IT 기업들과도 제휴해 기술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인터넷 서점으로 유명한 아마존닷컴도 경쟁에 나섰다. 아마존닷컴은 3일(현지시간) 디지털 북과 관련해 두 개의 새로운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소액을 지불하고 디지털 북의 일부 혹은 전부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이와 관련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아마존닷컴이 작품에 대한 로열티 혹은 저작권료를 지불할 것으로 보여, 성공할 경우 구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온라인 도서관` 경쟁의 핵심은 누가 저작권 문제를 보다 현명히 처리하고 보다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지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VoIP 진출 랠리..경쟁 격화최근 유망한 수익원으로 떠오른 인터넷전화(VoIP)는 이미 선수등록이 어느정도 마무리됐다. 야후, MS, 구글, 이베이, AOL 등이 이미 관련사 인수 등을 통해 업계 진출을 표명했으며, 매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털업체 야후가 지난 6월 다이얼패드 인수를 발표해 첫 테이프를 끊었고, 8월에는 MS가 텔레오 인수를 공식화했다. 뒤이어 이베이가 26억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VoIP의 선두주자 스카이페를 인수했다. AOL과 구글은 이미 관련 서비스 `토털토크`와 `구글토크`를 공개했다. 특히 `구글토크`의 경우 인스턴트 메세징 기능 또한 갖추고 있어 MS, 야후, AOL 등의 기존 업체들과 메신저 전쟁도 벌이게 된다. 메신저 시장에서는 현재 AOL이 점유율 56%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고, MS가 25%, 야후가 19%, 이제 막 시장에 진출한 구글이 1%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MS와 야후가 최근 업계 최초로 메신저 호환을 실시키로 해, 양사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인터넷 업체들의 VoIP 경쟁은 통신업계에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VoIP는 광대역 인터넷망을 통한 통신 서비스로, 기존 유무선 전화와 달리 시내·시외요금간 차이가 없다. 특히 같은 서비스 가입업체일 경우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경쟁력을 상실한 기존 통신업체들은 물론 대형 케이블 업체들까지 VoIP 진출을 계획·검토하고 있어, 전쟁의 판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전망이다. ◇무한도전..`상대의 텃밭을 노려라`경쟁이 새로운 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승자가 가려진 시장에서도 서로 도전하기를 주저치 않는다. MS와 구글이 번갈아 상대방의 텃밭을 넘보고 있고, 온라인 경매의 최강자 이베이도 구글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MS는 지난 1일 OS 윈도와 오피스 어플리케이션의 온라인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윈도 OS와 인기있는 어플리케이션에 온라인 기능을 추가해, 구글 등 급성장하는 도전퓿5湧?위협을 막겠渼募?계산이다. "구글은 인정하고 있지만 결코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공언했던 빌 게이츠 MS 회장은 윈도의 온라인 버전인 `윈도 라이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즉 급성장하는 인터넷 광고시장에서 구글과 맞붙겠다는 각오다. 구글은 이에 앞서 MS의 텃밭인 사무용 프로그램 시장을 공격했다. 썬 마이크로시스템과 공동으로 `오픈오피스` 등 사무용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키로 한 것. OS와 오피스를 묶어 판매하려는 MS의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글은 이베이와도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10월말 새로운 오픈소스 DB `구글 베이스`의 존재가 알려지자 이베이의 주가가 4% 급락했다. 구글베이스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올린 정보를 구글 DB에 무료로 연결해주는 서비스로, 1대 1 거래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옥션 판매금액의 약 7%를 수수료로 떼고있는 이베이에게는 충격적인 발표가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구글은 쇼핑 비교사이트 `프루글`은 물론 자체 전자결재 서비스를 런칭하며 이베이에 도전했다. 이베이는 자체 검색엔진 `마젤란` 개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 구글의 텃밭인 검색엔진 영역에 발을 들였다.
- (변신! 정유업계)④"해외서 심봤다"..자원개발 승부
-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SK(003600)㈜ 석유개발 사업부 김현무 상무의 주된 업무는 유전과 가스전을 찾아나서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엔 한가지 일이 더 늘어났다. 자원개발사업을 함께 할 인재를 찾아내는 일이 그것이다. 지난해부터 김 상무는 국내외 대학과 대학원을 찾아다니며 자원개발 사업을 함께 할 인재 물색에 나서느라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김 상무가 찾는 인재풀은 다양하다. 서울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학생에서부터 미국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에너지 기업에 근무하던 실무자에 이르기까지 자원공학, 지질학에 정통한 인재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SK㈜는 보다 체계적으로 인재들을 확보하기위해 내년부터 산학 장학생 제도를 만들기로 했다. 자원공학이나 석유공학, 지구물리, 지질학 분야의 학사 및 석박사 과정 학생들을 1년에 4~5명 선정해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원해주기로 한 것. SK㈜가 자원개발 전문 인력 확보에 열을 내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해외 자원개발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단순히 광구에 지분을 참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운영권을 갖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절실한 상황. SK㈜, GS(078930)그룹 등 국내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유전이나 가스전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고유가 추세속에서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은 거위`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자원개발은 그만큼 실패 위험도 큰 사업이지만 `무자원 산유국`의 꿈을 이뤄주게 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할 사업으로 정유업계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SK㈜, 국내기업 최초 "4억배럴 확보"국내 민간기업 중 가장 활발하게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SK㈜는 1년새 1억배럴의 매장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SK㈜는 지난해까지 해외 유전과 가스전을 통해 총 3억 배럴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었다. 올들어 탐사단계였던 브라질 광구의 상업성이 확인되고 예멘정부로부터 예멘LNG의 개발계획을 승인받으면서 총 4억 배럴을 확보하게 된 것. SK㈜는 내년부터 `보유 매장량 4억배럴`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규모는 연간 국내 원유 소비물량(약 7억배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한국석유공사의 현재 보유 매장량 3억1800만배럴을 넘어서면서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4억배럴에 도달하게 됐다. SK㈜의 원유과 가스의 하루 평균 생산량도 지난해 2만4000배럴에서 현재 2만6000~2만7000배럴까지 늘었다. 오는 2007년에는 하루 6만배럴, 2010년에는 10만배럴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SK㈜는 광구개발 전권을 갖고 있는 미국 루이지애나 북이베리아 광구가 지난 12일 탐사정 시추를 시작하면서, 단순 지분 참여 업체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하게 전문 기술력을 보유한 석유 개발회사로 인정받게 됐다. SK㈜는 앞으로도 운영권을 확보해 주도적으로 유전개발을 해나가는 전략을 적극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운영권자가 되면 단순히 지분을 참여한 경우보다 리스크를 훨씬 많이 떠앉게 되지만 그만큼 개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SK㈜는 원유 뿐 아니라 천연가스 개발에도 잇단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지분 30%를 참여한 페루LNG가 오는 2009년부터 연간 420만톤의 LNG를 미국과 멕시코에 공급키로 한 데 이어, 미국과 우리나라에 2008년부터 20년간 천연가스를 공급할 예멘 LNG에 대한 개발작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특히 최근 LNG 가치는 급상승하고 있다. 카트리나 사태이후 뉴욕 선물거래소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원유가격보다 비싼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천연가스의 주 공급원인 캐나다에서는 새로운 가스전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페루LNG와 예멘LNG가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2008년, 2009년까지도 LNG 가격은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 SK㈜의 탄탄한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김현무 석유사업개발 상무는 "SK㈜의 자원개발부문은 최근 2년간 급격히 변신하면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 루이지애나 광구와 같이 개발전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GS그룹, 석유개발사업 확대 `돌입`GS칼텍스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석유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허동수 회장의 적극적인 관심하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GS홀딩스도 별도로 해외 광구에 지분 참여를 진행하고 있어 그룹 전반적으로 해외 자원 개발 사업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GS칼텍스는 약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캄보디아 블록 A광구에 대해 지난 2003년부터 탐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초에 확인된 시추 결과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 양질의 경질 원유로 나타나 상업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허 회장은 오는 2010년까지 정제능력 기준으로 자주 개발 원유를 10~15%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GS칼텍스의 일일 정제능력 65만배럴중 6만5000~1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자체 유전 개발을 통해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지주회사인 GS홀딩스도 올들어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넴 1` 및 `넴2`, `워캄` 광구에 대해 지분을 참여하는데 142억원을 투자했다. 또 예멘에 있는 16광구과 39광구에 대해서도 유전개발권 획득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경쟁사인 SK㈜에 비해 해외 자원개발에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GS그룹은 현재 개발중인 유전 외에도 중동과 러시아,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지의 해외 광구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본격적인 해외 유전개발 사업에 뛰어들 방침이다. ◇ 석유개발사업의 명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지난해 SK㈜ 석유개발사업부의 1인당 영업이익은 90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70%를 넘었다. 우리나라 5대 그룹 상장사의 1인당 영업이익은 2700만원이고 제조업체의 영업이익률이 7%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금액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SK㈜ 석유개발사업부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전년비 167%, 184%씩 증가한 2757억원, 1982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각각 4585억원, 605억원으로 58%, 39%씩 늘었다. 이같은 급성장을 일궈낸 직원은 고작 28명이다. 고유가 덕에 석유개발 사업이 더욱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주자, 정유업체를 비롯해 도시가스업체 등 에너지 관련기업들과 종합상사 등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를 경계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탐사에 나섰지만 가스나 원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규모가 작아 상업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스 존재를 확인해 개발에 성공했다하더라도 수송비 등에서 경제성있는 공급처를 찾지 못하면 뿜어져 나오는 가스를 다시 묻어야 한다. 유전을 개발해 놓고도 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현금화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 한국가스공사(036460)와 SK㈜, GS칼텍스, 대우인터내셔널(047050) 등이 참여한 러시아 서캄차카 광구는 현지 국영석유회사가 까다로운 세부 조건을 내걸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한국석유공사를 주축으로 SK㈜와 LG상사, 삼성물산 등이 투자한 카자흐스탄 잠빌광구도 노무현 대통령의 에너지 외교 성과로 대대적으로 부각됐지만 현재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도입하기 위해 추진중인 이르쿠츠크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산업 보호정책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LG상사(001120), 효성(004800) 등 국내 업체들이 타당성 조사에만 총 100억여원을 쏟아부었지만 고스란히 손실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가적인 에너지 안보를 위해서도 해외 자원 개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점차 확대될 기업들의 석유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해 협상력을 높이고 전문가 양성과 기술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한다는 지적이다.
- (edaily 리포트)정치적 중립 일깨운 총장
- [이데일리 조용철기자] `정치적 중립`이 이렇게 현실감있게 다가온게 참 오랜만입니다. 최고 권력기관중 하나인 검찰의 수장이 이 때문에 교체됐습니다. 그는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하는 대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었습니다. 정치적 중립이 그렇게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볼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경제부에서 검찰 출입을 맡고 있는 조용철 기자의 느낌입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가치". 김종빈 검찰총장이 이 결연한 말을 남기고 6개월여의 짧은 재임 기간을 마감했습니다. 지난 17일 검찰청을 떠나는 모습은 처연했습니다. 김 전 총장은 퇴임식에서 밝힌 퇴임사에서는 정부를 강력히 성토했습니다. "구체적 수사 지휘권이 행사된 순간 그동안 쌓아온 (검찰의)정치적 중립의 꿈은 여지없이 무너져 내렸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수사의 독립은 어떤 일이 있어도 훼손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과거에 검찰을 평가할 때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검찰`이라는 표현을 자주 써왔는데 그 이유가 검찰이 정치에 흔들렸기 때문"이라며 "검찰은 자성한다는 의미에서도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고 재삼 `정치적 중립`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했습니다.검찰은 김 전총장이 할말을 충분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일단 정중동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 하나 물러난 것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 집단행동을 하지 말아달라"는 김 전 총장의 간곡한 당부도 기여했습니다. 사실 검찰이 이를 두고 집단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상황을 또다시 급변했을 것입니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형사소송법 개정, 공직부패수사처 설치 등 여러 중요한 현안을 앞두고 검찰이 자칫 조직의 이해관계를 위해 `저런다`식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우려한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김 전 총장이 당부한 대로, 국민은 정치권력의 수사 개입이나 외압에 굴복하는 검찰을 바라지 않습니다. 검찰이 정치권 등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어떤 영향도 없이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하고, 그래야만 국민은 법원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김 전 총장의 사퇴는 검찰 구성원들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웠습니다. 또 중립성을 침해받을 우려가 언제라도 있다는 사실도 새삼 상기시켰습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시대정신을 읽었기 때문에 당선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노 대통령의 바로 그 `시대정신`은 바로 `탈권위, 탈권력`이었습니다.이같은 시대정신의 연장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도 `검찰도 시대정신에 따라야 한다`며 강정구 동국대 교수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정당화하기도 했습니다.천 장관은 사실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2001년, 참여연대가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삭제한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소개하는데 찬성해 불과 4년만에 변한 `소신`의 가벼움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검찰의 권력 남용은 견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검찰에 대한 올바른 통제는 헌법재판소와 법원, 그리고 국회와 국민등이 골고루 통제의 주체가 되어서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절실한 것은 정치권의 검찰에 대한 통제가 아니라,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일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검찰개혁이 `정치권의 검찰 길들이기`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김 전 총장은 "역대 법무장관들이 수사지휘권 행사를 자제한 것은 규정의 존재 자체로 상징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고 그것을 행사하면 정치적 중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전 총장의 이 말은 법대 학부생 수준의 아주 원론적이고 당연한 말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 말이 서초동 법조 마을에 계속 메아리로 맴돌고있습니다. 그리고 `총장직을 거는 검찰총장이 5명은 나와야 한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던 송광수 전 검찰총장의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습니다.
- (금요일 오후에)삼성 뒷다리잡기가 아니다
- [이데일리 문주용 경제부장] 똑똑한 삼성맨들이 몰라서 묻는다.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 좀 가르쳐달라." 이들에게 지금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며 내놓는 정치적 타협안이 무의미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타협안은 또다른 임시변통으로 치부되거나 특혜 시비를 불러올 뿐이다. 일각에서는 삼성 논란에 대해 `정치적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하고, 다른 기업들은 삼성문제가 남의 일이 아니다고 걱정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럴까? 기업들 대부분은 삼성 논란을 구경할 뿐이지 걱정안할 것같다. 삼성과 딴 기업은 입장이 너무 다른 까닭이다. 삼성 논란은 삼성이기에 발생한 논란이다. 삼성이 아니면 생기지 않는 논란이다. 그것은 단순히 기업으로서의 삼성에 관한 것이 아니라, 경제, 정치, 사회에 대한 독특한 접근법을 보인 `삼성`이라는 실체에 관한 것이다. 또 시대적으로 본다면 이병철 회장 시대가 아닌 이건희 회장시대의 영광 뒤에 숨어 있는 그림자, 한계들과 관련된 것이다. 논란의 첫째는 편법 증여를 통한 경영권 변칙 상속 논란이다. 법적으로 옳고그름은 법원이 따질 문제라 차치할 수 있지만 , `법적으로 문제없다`식의 삼성 주장은 `윤리 경영`을 그토록 강조해온 이건희 회장의 잣대에는 크게 배치되는 주장인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의 행적에 비춰보면 최소한 `윤리적으로 잘못된 것을 인정한다`라는 정도는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회장의 윤리경영에 대한 수준이 어느정도였는지를 보자. 지난 93년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때 이렇게 말했다. "시급한 것은 인간미와 도덕성의 회복이다. 도덕성을 회복하고 인간미를 살리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없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또 이런 얘기도 한 적이 있다. "기업이 돈 잘버는 기계여서는 안된다. 도덕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이회장의 윤리경영 철학에 비춰보면 윤리적 잣대와 법적 잣대를 뒤섞어서 논쟁할 이유가 없다. 또 기업윤리와 개인 윤리가 다를 까닭도 없다. 금산법 개정 논란도 이와 같다. 법적으로는 삼성 주장이 맞을 수도, 참여연대 주장이 맞을수도 있다. 중간에서 적당히 타협하자는 대통령의 생각이 현실에 부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이 역시 단순명쾌하게 풀었어야 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고까지 하면서 초일류기업 도약을 위한 의식혁명을 주창한 이건희 회장이 금융계열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순환출자구조를 통한 지배구조등에서는 변칙적 접근법을 그대로 뒀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당시의 법으로는 허용되었다 하더라도, 법의 취지나 한국경제의 미래를 항상 걱정할 정도로 사려깊은 이건희 회장 이라면 그 충분히 긴 시간동안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삼성이 법리논쟁으로 뭉갤 게 아니었다. 삼성 논란의 근본적인 것, 즉 `삼성공화국` 논란도 역시 큰 얘기다. `삼성 공화국`이라는 비판적 시각은, 국가경제의 20%를 차지할 만큼 삼성이 `소인국의 걸리버`같은 힘을 가졌기 때문에 생긴 시각만은 아니다. 기업 규모의 확대 뿐아니다. 이건희 회장과 삼성이 정치에 대해 매우 관심이 컸다는 점, 정치자금을 적극 제공했고 정치권력과도 가까웠다는 점, 언론·문화 등 경제외적인 분야로도 영향력 확대를 적극 꾀해왔다는 점 등이 `삼성공화국`의 징후로 국민들에게 다가왔던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 95년 4월 베이징에서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는 발언으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다. 정치, 행정 수준을 절묘하게 비유한데다, 국내 1위기업의 총수 발언이었기에 폭발력이 매우 컸었다. 이처럼 이회장의 발언록 등을 보면 이 회장은 정치, 행정등 경영의 외부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너머 이런 외부환경을 개선시켜야한다는 `애국주의자`같은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수 있다. 그래서 삼성의 정치자금 문제가 다른 기업의 경우와 달리 느껴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다른 기업들의 경우 정치권이 손을 내미니까 `보험`든다는 생각, 사후에 이권을 챙길수 있겠다는 생각의 `비지니스적` 행동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번 X파일 사건에서도 드러나듯이 삼성은 정치에 개입한다. 보험을 드는 정도가 아니라 정치판에 영향을 미치려한다.완벽경영, 무결점경영 스타일인 이 회장 경영방식은 기업 경영에서 엄청난 성공을 이룬게 사실이다. 이런 성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삼성은 경영의 주변환경인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등에도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해왔다. 이것이 `삼성 공화국`의 실체다. 이런 공화국의 꿈은 다른 기업들은 꾸지 않았지만, 삼성은 이병철회장에서 시작해 이건희 회장때에 현실화했다.하지만 삼성은 이에 대한 반발, 외부의 경계심을 방치했다. 이 경계심이 국민정서라고 한다면 단순히 `잘난 놈`에 대한 질시같은 성격은 아닌 것이다. 삼성은 엄청난 성공을 거듭했고, 기업을 너머 공화국이라는 아성을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상속, 삼성차문제, 상호출자구조, 무노조 등 초일류기업이라면 논란거리에서 벗어나야할 문제들에 대해선 `의식혁명`수준의 해결방안을 찾지 못함으로써 `모순`의 상황을 맞았다. 삼성 문제를 이렇게 풀어야 한다는 식의 대안제시는 참으로 어렵다.`잘못하지 않았느냐`고 정치, 사회가 삼성을 비판할 상황만은 아니다. 이보다는 삼성이 보지 않으려는 `어두운 면`을 겸허하게 바라보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 회장 경영체제의 훌륭한 성과뿐아니라, 정반대의 방향으로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도 보도록, 삼성맨들이 스스로 각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IMF위기를 겪고 탈권위·평등주의를 시대정신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국민들사이에 기업윤리에 대한 기대 역시 매우 높아졌다는 사실도 삼성맨들이 수용했으면 한다. 삼성 논란이 이 회장이 가장 싫어하는, `잘하는 사람 뒷다리잡기`가 결코 아님을 삼성이 이해했으면 좋겠다.
- [나훈아]"노래인생 40년 깨달음? 오직 연습뿐이라는 것"
- [조선일보 제공] 한 마리 ‘호랑이’가 앉아 있었다. 지난 14일 오후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만난 나훈아(58). 질박한 경상도 억양으로 인사를 건네는 그와 악수를 하면 손이 뻐근하다. 청바지에 검은 재킷 위로 드러나는 몸매, 군살 하나 없다. 부릅뜬 눈 주변의 팽팽한 피부에서도 세월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머리칼과 수염을 물들이고 있는 흰 빛은 옹골찬 39년 노래 인생을 상징하는 ‘훈장’이다. ―내년이면 데뷔 40주년이다. 기분이 어떤가? 오랜 세월 깨달음이 있다면.“특별한 건 없다. 연습, 연습, 연습 뿐이라는 것 정도? 초등학교 4학년도 다 느끼는 것일거다. ‘무슨 일을 하든 연습만이 최상의 길’이라는 걸 매번 깨닫고 있다. ―무대 이외의 곳에서는 왜 이렇게 만나기가 힘든가?“스타가 뭔가?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다. 그리고 꿈을 파는 사람이다. 관객은 꿈을 사러 오는 사람이고. 우리는 그대로 꿈이고 별이어야 한다. 대중이 스타에 대해 이것저것 다 알아버리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66년 데뷔, 소리를 꺾고 비틀며 감정을 집어넣는 창법을 창조한 ‘트로트 황제’는 아직도 날이 서 있다. 노래인생 40주년을 앞두고 신곡으로 채워진 기념앨범 ‘벗’, ‘뉴 프리 스타일(New Free Style)’을 발매했고, 지난 10일에는 한강 노들섬에서 광복 60주년 기념 대형공연 ‘나훈아의 아리수’(17일 밤 9시40분 MBC 방영)를 펼쳐 1만4000여명 관객을 끌어모았다. ‘강촌에 살고싶네’, ‘머나먼 고향’, ‘고향역’, ‘물레방아 도는데’, ‘고향무정’…. 숱한 고향 노래를 불러 명절이면 더욱 생각나는 이 타고난 소리꾼. 3년여 만에 인터뷰에 응한 그로부터 마음 깊은 곳 얘기들을 하나 둘 끄집어냈다. ―음반사에서 사환 생활을 하며 영양실조에 걸릴 정도로 고생한 끝에 데뷔했다는 얘기가 있다.“하하, 다 거짓말이다. 옛날 기자들이 소설 쓴 거다. 무역상을 하던 아버지 덕에 부산 우리 집은 상당히 부자였다. 나 어렸을 때, 부산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4층이었는데 아버지가 3층짜리 건물을 갖고 있었으니. 옛 기사에는 내가 구두닦이를 했다는 내용도 있는데 우습다. 대학 간 형 따라서 서울로 왔고, 서라벌 예고 시절 학교에서 ‘노래 잘하는 녀석’으로 소문 나면서 오아시스 레코드 사장 앞에서 노래를 했다. 이어서 바로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 수록된 음반을 취입했다. 느닷없이 떠서 솔직히 제대로 된 신인시절이 없었다.”―나훈아 하면, 60~70년대 남진과의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그야말로 ‘공생공존(共生共存)’이었는데 정말 대단한 시절이었다. 남진은 전라도 출신에 하얗고 예쁘장하게 즉 도회적으로 생겼고, 나는 경상도 촌놈에 시커먼 게 소도둑처럼 생겼으니 완전히 대조적인 거다. 당시 김대중, 김영삼 등 지역을 대표하는 두 정치인의 대결구도에 편승한 측면도 있다.” ―두 사람의 경쟁은 누구의 승리로 끝난 걸까?“글쎄, 각자의 길을 갔기 때문에 승패를 가늠할 수 없다. 남진은 크든 작든 많은 무대에 서서 자신의 끼를 발산하는 스타일이고, 나는 배가 고파 라면 하나를 먹는 한이 있어도 내가 설 자리가 아니면 나서지 않는 식이었다. ―”남진이 시켰다”고 횡설수설하며 한 관객이 무대에 뛰어올라와 사이다 병을 휘둘러 얼굴을 70바늘이나 꿰맨 사건도 있었다.“아마 목포 공연이었던 것 같다. UDT 출신이라던데, 하여튼 죽을 뻔 했다. 내가 완력이 있으니까 이 정도지 목을 겨냥하고 들어왔으니 다른 가수였으면 살아남기 힘들었을 거다. 당시 무대에서 10여분간 싸웠는데, 관객들은 장난인 줄 알았던 것 같다. 그러다 피가 쏟아지는 걸 보고 경찰이 출동했다.” 이어,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나훈아가 자신의 왼쪽 뺨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직도 굵은 흉터가 선연하게 얼굴 한 쪽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는 “그 일 말고도 연예인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깡패들과 싸운 일이 여러 번. 그래서 7번쯤 경찰서에 들어갔다 훈방됐다”며 “쇼를 할 때마다 분장실에 찾아와 여자 무용수 가슴을 마구 주무르는 깡패들 작태를 참을 수 없었다”고 했다. ―당신은 타고난 소리꾼인 것 같다. 가수로서의 인생에 만족하나?“다시 태어나면 노래 안 한다. 내 스타일은 어쩌면 남대문 시장에서 수건 하나 목에 매고 소리치며 장사하는 거다. 끝나면 저녁에 소주 한잔 마시며 옛 노래 부르고…. 그런데 이렇게 평생 노래하며 살고 있으니 항상 불만스럽다. 그래도 가수 또는 연예인으로 스스로 도취돼있지 않기 때문에, 항상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반성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유의 꺽고 비트는 창법은 어떻게 나온 것인가?“어려서 할머니 따라다니며 민요공연을 봤던 영향이다. 최희준, 남일해 등 선배들은 노래를 깨끗하게 불렀는데, 나는 민요에 바탕을 둔 창법으로 음을 이렇게 저렇게 꺾어 불렀다. 이후 후배들은 내 창법을 교과서처럼 따라하고 있다. 가요사에 남을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훈아는 ‘트로트’라는 표현에 극도의 거부반응을 보였다. “영어로 쓰면 ‘trot’인 ‘트로트’는 4분의 2박자인 리듬을 나타낼 뿐이다. 더구나 우리의 정서와 한을 담은 전통가요를 일컫는 명칭이 왜 외국어라야 하냐?”며 ‘트로트’ 대신 ‘아리랑’이라고 부르자고 제안했다. 그는 몇개월전 각 방송사 음악 프로 관련 PD들에게 이런 생각을 담은 문건을 일제히 보낸 적도 있다.―직접 작사, 작곡도 하는 당신의 음악활동은 끝이 없다. “내 자랑 한번 하자. 이 정도로 긴 세월 노래하며 끊임없이 새 히트곡을 내는 가수가 있는가? 게다가 나는 80년대 이후 방송의 힘도 외면한 채, 라이브에만 전념했다. 마이클 잭슨만 봐도 예전 히트곡을 계속 우려먹지 않는가? 난 언더그라운드 아리랑 가수다. 이번에 나온 ‘벗’ 앨범은 유명 작곡가 14명이 나를 위해 곡을 써서 만들어진 기념비적 음반이다. 100년쯤 지나면 희귀앨범이 될 것이다.”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나? 20~30대 못지 않은 근육질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운동 안 하면 2시간 공연도 못한다. 빨리 걷는 운동을 한다. 대중 앞에 서는 스타가 배는 불뚝 나오고 살이나 디디(많이) 쪄있으면 어쩌겠나? 담배도 끊은지 5년이 넘었다. 사명감에서 한 일이다.”나훈아는 사생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피했다. 85년 14년 연하의 후배가수 정수경씨와 결혼, 1남1녀를 두고 있다. 1970년대 당대의 여배우 김지미씨와의 열애설은 중년 팬들에게는 아직도 기억에 뚜렷한 ‘사건’. “예전 김지미씨와…”라고 운을 떼자 “어허 됐다니까”라며 슬쩍 웃어넘긴다. 인터뷰를 마친 뒤, 그는 ‘나훈아의 아리수’ 공연 녹화 테이프를 보며 제작진과 함께 편집 작업을 하고 있다. 거대한 성(城) 모양의 세트를 뚫고, 말을 탄 채 등장하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스친다.
- 잘나가던 애널리스트 신성호씨 "내가 직접 투자해보니…"
- [조선일보 제공] 신성호(49) 동부증권 법인본부장(상무)은 증권가에서는 알아주는 정통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1981년 삼보증권(현 대우증권) 조사부에서부터 리서치 업무를 시작, 1990년대 말에는 ‘리서치 본가’라는 말을 듣는 대우증권의 대표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그러던 그가 지난 3월 현직을 떠나 스스로 투자에 나섰었다.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을 그만두고, 동부증권 영업맨으로 돌아오기까지 약 5개월간 야인(野人)으로 지내며, 자신의 재산을 주식·펀드·옵션 세 분야에 나눠 직접 돈을 굴려봤다. 결과는 ‘성공’이라고 부르기는 다소 어색한 것이었다. 특히 옵션 분야에서는 손실을 봤다고 그는 얘기한다. 그는 “과도한 단타성 매매의 유혹을 견디기 힘들었다”며 자신의 체험담을 직접 소개한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판단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자제력’이 중요했다. 오랫동안 증권업계에서 종사했던 나에게도 매매과정에서의 자제력 유지는 어려웠다.나는 3월 중순부터 증권회사를 떠나 있었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동안 주식을 매일 연구하기는 했지만 애널리스트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본인이 직접 투자를 할 수는 없었다. 회사란 틀에서 자유로워진 후 스스로 투자에 나섰다. ◆가지고 묻어둔 주식에서는 이득 봤다5개월 후 현 직장에 복귀하기까지 주식관련 자산을 인덱스펀드, 주식현물, 옵션의 세 부문으로 나눠 투자했고, 인덱스펀드와 주식현물 부문은 좋은 성과를 거뒀다.증권사 재직 중에서도 인덱스펀드는 투자할 수 있었다. 2년 전 펀드 가입 이후 지금까지 주가지수는 53.8% 상승했는데, 내가 든 펀드는 수익률이 74%에 달했다. 이 펀드는 아직도 보유 중이다. 주식 현물은 딱 한 종목만 투자했다.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중저가 대형주로 기관과 외국인이 선호할 만한 것이었다. 4개월 15일간 보유하다 동부증권 입사가 결정된 직후 팔았다. 29.1% 차익을 봤는데, 이 기간 중 종합주가지수가 10.5% 상승했으므로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옵션의 실패 사실 기대를 크게 걸었던 것은 옵션투기거래 쪽이었다. 적은 자금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큰돈을 만들 것이란 희망 때문이었다.1000만원 넘는 돈으로 투자를 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단기투기매매가 성행하는 옵션이라도 장기적으로 투자를 가져간다는 전략이었다. 원래 투자전략이 전공이었으므로 자신이 있었다. 길게는 1개월, 짧게는 3~4일 동안의 주가흐름을 예측한 채 투자를 했다. 초기엔 성공했다. 순식간에 투자금이 3배로 불었다. “이러다가 조만간 떼부자가 되어 크루즈 여행이나 하며 지내는 것 아니야?” 머릿속은 온갖 꿈으로 가득 찼다. 더구나 시장흐름이 생각과 비슷하게 흘러가며 자신감은 확신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경과하면서 욕심이 생겼다. 점점 단기에도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생선가시에 붙어있는 매우 작은 살점까지 발라서 먹는 식으로, 더 빨리 승부를 보고자 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매매가 잦아졌다. 어떤 때는 사고 10분 만에 팔았다.◆성격이 조급해진다 그 다음에는 이런 불안감으로 행동이 거칠어지고 조급해졌다. 매매를 하지 않으면 허전해졌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것 같았다. 어찌 보면 투자가 게임으로 변질 된 것인데, 주변에 아는 사람들이 이런 매매를 할 때마다 비판하고, 냉소적이었던 나 자신도 그렇게 변했던 것이다. 결국 이 때문에 옵션의 큰 흐름을 놓쳤고, 결국 거의 투자자금이 반토막나고 말았다.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8월 초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주식투자에서 1조6000억원 가량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 실패의 상당부분은 나와 같은 단기매매 때문이 아니었을까. 덧붙여 자금여력보다 엄청 더 큰 주식매매를 가능하게 하는 미수(외상)매매도 절제력을 약화시키고 투자의 단기화를 유발시켜 성과를 낮추었을 것 같다. [투자 실패 5가지 교훈]①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하라 이득을 본 것은 언제나 시장의 큰 흐름이 오르는 것인지 내리는 것인지를 생각해 투자했을 때였다. ②해당종목의 가치를 파악하라한 종목을 가지고 오래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 종목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믿을 만한지가 중요했다. ③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 것작은 이익에 연연할 경우 오히려 큰 시장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 ④단기 매매는 금물이다.단기 매매의 중독성은 심각했다. 이런 중독성은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다. ⑤간접상품 활용으로 위험통제스스로 자제하는 것이 힘들다면, 누군가가 자제시켜 줘야 한다. 전문가의 얘기를 듣든지 아니면 간접상품을 활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