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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업계 ‘넘사벽’ 된 오스템임플란트, 비결은?
  • 덴탈업계 ‘넘사벽’ 된 오스템임플란트, 비결은?
  • [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오스템임플란트(048260)가 사상 최대 상반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올해도 연매출 1조원은 가뿐히 넘기며 3년 연속 1조 매출을 기록할 기세다. 국내 덴탈업계의 실적 부진 속에서 오스템임플란트만 성큼 앞서가는 데에는 탄탄한 기본기가 뒷받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오스템임플란트 마곡 중앙연구소 사옥 (사진=오스템임플란트)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의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66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138억원으로 17.2%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가 2606억원으로 22.7% 늘고 판매관리비가 26.6% 증가한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은 23.6%에서 17.1%로 줄었다. 수익성이 악화된 점은 아쉽지만 다른 덴탈업체들의 실적까지 살펴보면 역시 업계 1위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오스템임플란트, 2·3위 업체와 외형 차이 2배 이상균등하게 비교하기 위해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덴탈업계의 실적을 줄세워봐도 오스템임플란트의 1위 지위는 확고하다. 오스템임플란트의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은 4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늘고 영업이익은 1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6.7%에서 25.8% 소폭 줄었지만 비교적 선방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올 상반기 국내 덴탈업체 중 2위 실적을 기록한 곳은 메가젠임플란트다. 메가젠임플란트는 올 상반기 매출 2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7% 성장하고 영업이익은 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15억원에서 42.9배(4191.4%)나 뛰었다.눈에 띄는 점은 오스템임플란트와 메가젠임플란트를 제외한 덴탈업체들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점이다. 3위로 밀려난 덴티움(145720)의 경우 같은 기간 매출이 1685억원으로 3% 줄고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19% 감소했다. 덴티스(261200)는 482억원으로 17.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25.8% 급감했다. 디오(039840)는 매출이 457억원으로 23.4% 줄고 영업손실 28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51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디오의 실적은 연결 기준으로 보면 더욱 심각한데 상반기 매출이 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6% 급감하고 영업손실은 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204억원 영업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디오의 경우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가 경영권을 쥐면서 빅배스(Big bath)와 함께 구조조정을 단행한 여파가 컸다.◇‘덴탈 2등’ 엎치락뒤치락…메가젠·덴티움 ‘희비’메가젠임플란트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덴티움과 격차가 상당했지만 올해 들어 파죽지세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덴티움을 앞지르고 있다.다만 현금흐름상으로는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오히려 -39억원으로 전년 동기 25억원에서 마이너스 전환한 점이 눈에 띈다. 재무제표상 매출채권이 1285억원에서 2378억원으로 급증한 영향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매출채권은 나중에 현금을 받기로 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채권으로 일종의 외상이다. 따라서 메가젠임플란트가 향후 매출채권을 얼마나 빠르게 잘 회수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덴티움의 경우 중국 업황 부진으로 2분기에도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자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이처럼 상반기 실적이 저조한 데에는 덴티움의 높은 중국 의존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덴티움은 중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올 상반기 기준 52.4%에 달한다.금융투자업계에선 이전에는 국내 임플란트 업체에 수혜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 정부 주도 대량구매(VBP) 제도가 거꾸로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4월부터 VBP를 시행 중인데 이에 따라 중국 내 임플란트 공급가가 낮아졌기 때문이다.◇‘부동의 1위’ 오스템임플란트가 앞선 비결은?…“탄탄한 기본기”이런 가운데 오스템임플란트는 덴티움과의 격차를 상당히 벌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최근 5년간 양사의 연결 기준 매출 격차는 2019년 3124억원→2020년 4019억원→2021년 5331억원→2022년 6976억원→8151억원으로 벌어져왔다. 올 상반기 매출 격차도 470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더 큰 격차를 기록했다.[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올 들어 메가젠임플란트가 급격한 성장을 했음에도 별도 기준 매출은 오스템임플란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덴탈업계의 2위 업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면서, 상당한 격차를 내며 훌쩍 앞서가는 모양새다. 이처럼 오스템임플란트가 호실적을 거둔 이유는 기본기가 탄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우선 오스템임플란트가 해외법인을 적극적으로 늘리며 해외 시장 공략을 확장한 덕이 컸다. 올해 상반기 오스템임플란트의 해외법인은 총 39곳에서 전년 동기 35곳에서 4곳 늘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딜러 유통망을 통한 간접 영업보다는 해외법인을 통한 직접 영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이처럼 해외법인을 현지에 설치하고 직접 운영하는 방식은 인프라 구축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밀착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실질적인 수요자인 치과의사 개개인을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밀착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기초부터 탄탄하게 영업을 다지기 때문에 불황 등 외부 변수가 발생했을 때에도 기복이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해외법인 내에도 교육센터를 설립해 매년 연수인력을 늘리며 매출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2년부터 임플란트 전문 교육 기관인 OIC(Osstem Implant training Center) 연수센터를 세워 국내외 법인에서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처음 치과용 임플란트 시술에 입문하면서 접한 제품과 기구는 기술 숙련도에 도움이 돼 향후에도 계속 사용하고자 하는 성향을 갖게 된다”며 “당사의 제품과 술식으로 교육을 함으로써 당사의 제품을 계속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한 오스템임플란트는 치과계의 ‘토탈 프로바이더’(Total Provider)를 지향하며 치과의사가 다른 부분에 신경쓰지 않고 환자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스템임플란트는 임플란트 품질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치과 토탈 솔루션 제공을 위한 각종 치과용 장비와 디지털 덴티스트리 관련 제품 개발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는 상장 폐지 이후에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며 “비교적 다른 덴탈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오스템임플란트의 성과가 더 눈에 띄는 것 같다”고 평했다.
2024.08.23 I 김새미 기자
부동산부터 한우까지 완판…STO 봄바람 부나
  • 부동산부터 한우까지 완판…STO 봄바람 부나
  •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국내 토큰증권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 시장은 법제화 지연으로 정체돼 있지만, 토큰증권 발행 기업들은 시장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STO의 시작인 조각투자 1세대 기업들은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면서 투자자 관심 끌기에 나섰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기조에 막혀 “숨만 쉬고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금융위원회 수장 교체와 함께 STO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법제화와 함께 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STO 시장 살리자”…연이어 상품 선보이는 1세대 업계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은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을 의미한다. STO를 활용하면 부동산·미술품·지식재산권 등 특정 자산을 기초로 조각투자가 가능하다. 발행인의 선택에 따라 주식·채권 등 정형적 증권을 ST에 담을 수도 있다. 국내에선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2월 토큰증권으로 명명했고 해외에선 ‘증권형 토큰’으로 불리고 있다.작년 초 금융위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할때만 해도 “300조원 규모의 STO 시장이 곧 열린다”는 기대가 가득했지만, 국회에서 법제화가 늦어지고 금융위도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원장에 신규 선임된 김병환 위원장이 청문회에서 “토큰증권은 입법을 해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입법안을 만들어서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전히 법제화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STO 1세대는 꾸준히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면서 투자자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제도권에 편입한 이들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서 조각투자상품의 투자 가치를 입증하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NH농협은행 등 금융투자업계는 STO 플랫폼 개발 등 시장 인프라 구축 작업에 한창이다. 국내 1세대 STO 기업으로는 △카사 △루센트블록(소유) △펀블 △비브릭 △뮤직카우 △투게더아트(아트투게더) △서울옥션블루(소투) △스탁키퍼(뱅카우)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조각투자사업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블록체인 기술을 갖춘 상태다.업계에선 특히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의 활약이 눈에 띈다. 오는 9월에는 펀블과 비브릭이 새로운 공모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이달 카사는 9호 부동산 ‘상암235빌딩’을 공개했고, 루센트블록은 10호 부동산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3호’ 공모 완판에 성공했다. 올해 초 청약 미달로 혹한기를 겪었던 미술품 조각투자 시장에도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투게더아트가 3호 미술품 매각을 통해 약 9.56%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다. 한우 조각투자 역시 주목받고 있다. 업계 최초로 한우 투자계약증권을 선보인 뱅카우는 공모에서 2회차 모두 200% 이상의 청약률을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음악 조각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도 꾸준히 조기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 韓 STO 어려워 해외로 떠나는 국내 기업들이제 시장의 판을 키울 ‘새 얼굴’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다만 STO 시장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들은 제도 미비로 인해 사업에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STO를 위해선 증권신고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해야 하고, 분산원장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개발자 인력도 필요하다. 금융당국의 깐깐한 심사 과정도 기다려야 한다. 자금 여력이 없는 스타트업들은 이 비용이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고 불안감을 토로한다. 국내 한 프롭테크 스타트업은 ST로 부동산 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서울 내 지자체를 포함해 여러 기업과 ST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금융권 대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 등으로 한정돼있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자금조달 방안이 ST를 만나면 더 다양해질 수 있단 것이다.해당 프롭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ST로 자금을 조달하고 부동산 개발을 진행하고 싶다는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플랫폼에 삽입할 이미지 구현까지 모두 마친 상태”라며 “다만 STO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사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제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법제화가 지연되자 해외 진출을 타진하는 스타트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튜브 투자 플랫폼 소셜러스, 항공 리스 관리 스타트업 VMIC, 스케일업 전문 투자사 나눔엔젤스 등 국내 유망 STO 스타트업들은 이미 싱가포르 시장 진출에 나섰다.◇시장 활성화 위해선 상품 다양성 확보하고 샌드박스 진입 장벽 낮춰야국내 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법제화와 함께 상품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에 이미 자리 잡은 기초자산 외에도 △ESG채권 △비상장 주식 △지적재산권(IP) △K-컬쳐 등이 활용된다면 STO 시장의 확장이 더욱 빨라질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의 문턱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STO 업체의 경우 샌드박스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정유신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 원장은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제 샌드박스다. 더 많은 기업이 들어와 실험해볼 수 있는 환경을 당국이 만들어줘야 한다”며 “싱가포르의 ‘샌드박스 익스프레스’ 제도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규제 샌드박스는 세계에서 심의기간이 가장 짧고, 기준이 단순하다는 특징이 있다. 싱가포르의 ‘샌드박스 익스프레스’는 기업건전성과 기술혁신성이라는 두 가지 기준으로만 기업을 심의한다. 신청·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실험을 신속히 진행할 수 있는데, 특정한 규제 환경 내에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나 제품을 테스트하려는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정 원장은 “기술적 혁명에 의해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여기서 ST가 가지고 있는 함의가 크다”며 “STO 법제화로 시장이 커지면 블록체인 기술이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는 효율적인 디지털 무역이 가능해지고 소비자 효용성이 높아지는 미래가 올 것”라고 전망했다.
2024.08.23 I 김연서 기자
코로나19부터 스팩까지 '단타대회'…돌아온 테마주 '광풍' 이유는
  • 코로나19부터 스팩까지 '단타대회'…돌아온 테마주 '광풍' 이유는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국내 증시에 또다시 테마주 ‘광풍’이 불고 있다. 코로나19·엠폭스가 재확산하면서 바이오주들이 테마성 움직임을 보이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합병상장을 위한 ‘껍데기’격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마저 상장 첫날 회전율이 1000% 넘어가는 등 투기적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당국은 테마 열풍을 틈타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확실한 주도주 없이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지속하자 갈 곳을 잃은 자금이 테마를 타고 이리저리 휩쓸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잭슨 홀 미팅 등 주요 경제 이벤트가 지나 금리 인하 등 방향성이 명확해지면 테마주 열풍이 서서히 사그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시에 불어닥친 테마주 ‘광풍’…‘단타 대회’ 열렸다2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진원생명과학(011000)은 전 거래일 대비 5.35% 하락했다. 신풍제약(019170)은 3.94%, 진매트릭스(109820)와 셀리드(299660)는 각각 14.85%, 20.88% 급락했다. 그린생명과학(114450)은 10.30% 뒷걸음질쳤고, 우정바이오(215380)도 10% 급락했다. 이들 종목은 최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코로나19·엠폭스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종목들까지 테마를 형성하면서 투기성 자금이 들어온 영향이다. 실제로 진원생명과학은 한 달 전만 해도 2000원대에 머물렀으나 2주 만에 4735원을 기록, 고점을 찍으며 2배 이상 상승했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음압병실 관련주로 떴던 우정바이오 역시 지난 16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가가 ‘이상 급변’하는 모습을 나타내자 투자자 피해를 우려한 거래소가 코로나19·엠폭스 테마주 주의보를 내렸다. 이달에만 관련 15개 종목에 내린 시장경보 조치가 33회에 이르고 21일에는 투자유의까지 발동했다.스팩주 역시 널뛰고 있다. 이날 상장한 대신밸런스제18호스팩은 공모가 2000원에서 단숨에 3120원까지 56% 급등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20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3일 상장한 교보16호스팩도 상장 첫날 3380원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 급락해 2040원 제자리로 돌아왔다. 상장 첫날 당시 회전율이 1450%로 집계됐다. 하루 동안 1주당 14명의 투자자의 손을 거쳤다는 의미다. 스팩주를 매개로 이른바 ‘단타 대회’가 열린 꼴이다. 2차전지에 저가 매수가 몰리며 일부 기업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스카이문스테크놀로지(033790)는 자산규모가 불과 3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소기업이고, 실적도 적자를 이어오고 있지만, 올해만 8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며 700%가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도 250억원 수준에서 단숨에 2700억원 규모로 10배 이상 늘어나며 우려의 시각을 받고 있다.◇ 원인은 ‘박스권’ 증시…“방향 나오면 ‘테마주 광풍’ 사라질 듯”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의 테마주 열풍의 가장 큰 이유로 금리 인하 등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증시를 손꼽는다.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하며 나만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것이 두려운 ‘포모’가 퍼지며 테마주 열풍이 불었던 것과는 다른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고, 금리 인하 기대는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이동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판단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잭슨 홀 미팅과 엔비디아 실적 발표, 8월 고용보고서 등의 주요 경제 일정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금리 인하와 인공지능(AI) 관련 수익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칠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테마주 열풍이 사그라지면, 치솟았던 주가가 갑자기 급락하며 손해를 보는 투자자가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시의 방향성이 결정되면 다시 자금이 주도주를 찾아 나서고, 이 과정에서 테마주에 대한 자본 쏠림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급등한 테마주는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오기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4.08.23 I 이용성 기자
6년뒤 10배 커질 STO 시장…"법제화로 성장판 열어줘야"
  • 6년뒤 10배 커질 STO 시장…"법제화로 성장판 열어줘야"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김연서 김연지 기자] 한동안 얼어붙었던 국내 토큰증권발행(STO) 업계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법제화가 늦어지고 금융당국도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STO 관련 기업들 고사 우려까지 나왔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는 모습이다. 규제 샌드박스에 선정된 기업들은 부동산, 미술품 뿐 아니라 선박금융, 항공금융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 STO 시장이 2030년 360조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한 가운데 STO 산업이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우려면 해외처럼 제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각투자 업체들은 새로운 상품을 기반으로 STO 준비에 나서고 있다. 그간 부동산과 미술품 위주로 조각투자 시장이 형성됐지만, 한우를 비롯해 선박금융, 항공금융, 프로젝트 기반 상생금융 등 관련 생태계가 뻗어 나가는 중이다.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를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는 중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상생금융 1호 STO와 선박금융 STO 등 투자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우리은행과 협업 중이다. 또 갤럭시아머니트리는 항공금융 기반 신탁수익증권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됐다. 항공기 엔진 실물을 신탁해 신탁수익증권을 전자등록 방식으로 발행한 후 플랫폼으로 투자자에 유통하는 식이다.법제화 지연으로 국내 STO 시장은 개화시기를 점치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제도 뒷받침만 이뤄지면 급성장할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 지난 6월 삼일PwC경영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국내 조각투자 토큰증권(ST·Security Token) 시장의 시가총액은 올해 34조원에서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팽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GDP 대비 1.5%(2024년)에서 14.5%(2030년)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국내 금융사들이 비자이익 비중을 늘릴 수 있는 신사업으로 STO를 낙점하며 인프라개발, 유관기업 인수 등에 나서면서 국내 STO 시장은 금융업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은 지난 4월 NH농협은행 주도로 ‘은행권 STO 컨소시엄’을 꾸렸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SH수협은행 △전북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STO 법제화에 따른 은행권의 시장 참여 방안을 협의하고,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플랫폼 구축을 위한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더 다양한 상품이 선보이고 이를 기반으로 STO 시장이 커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권 편입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 대표는 “투자계약증권이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사업은 가능하지만, 법제화가 되면 전자증권을 활용해 간편하고 편리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다”며 “증권을 발행하거나 관리하는 데 법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부분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사업성이 불투명한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2024.08.23 I 박소영 기자
명품 콘텐츠로 중무장… 애플TV+, 글로벌 반란 꿈꾼다
  • 명품 콘텐츠로 중무장… 애플TV+, 글로벌 반란 꿈꾼다
  • 애플TV+ ‘파친코’ 시즌2 포스터(왼쪽부터)와 ‘웰컴 투 케이팝: 아이돌 이야기’ 포스터, ‘누군가는 알고 있다’ 포스터.(그래픽=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세계 최대 IT 기업 애플이 운영하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애플TV+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로 한국 시장을 두드린다. 한국인 배우가 출연하는 두 개의 시리즈를 연달아 공개하고, K팝 다큐멘터리까지 론칭하는 등 하반기에만 무려 세 편의 콘텐츠를 선보인다.콘텐츠 시장 공략에 소극적이던 애플TV+의 이례적인 행보에 OTT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TV+가 공개한 작품 수는 많지 않지만, 양질의 콘텐츠로 전 세계에서 호평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다수의 시리즈·영화, 스포츠 중계 등 물량공세로 승부하는 OTT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OTT 한 관계자는 “애플TV+가 한국 시장과 콘텐츠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보고 투자·기획을 시작했다고 본다”며 “애플TV+ 대표 콘텐츠인 ‘파친코’의 후속 시즌이 한국에서 얼마나 소비될지, 얼마나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파친코’에 출연한 배우 김민하(사진=애플TV+)◇다작보다 명작… 애플이 선택한 ‘파친코’애플TV+는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의 OTT와는 운영 성격이 다르다. 이들 기업은 콘텐츠 제작·공급으로 이용자를 늘리는 것이 주목적인 반면 애플TV+는 애플의 기기·서비스를 홍보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애플 ID와 디바이스를 보유한 기존 고객이 자부심을 가질 만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다.애플TV+ 한국 오리지널은 지난 2021년 공개된 故 이선균 주연 드라마 ‘닥터 브레인’ 뿐이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한국어 작품으로 한국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미국 제작사와 제작진이 만들어 한국에 론칭했다. 한국어 작품뿐만 아니라 애플TV+의 자체 라이브러리는 다른 OTT들에 비해 현저히 적은 편이다.한국에서 선보인 콘텐츠 수는 손에 꼽지만 애플TV+는 ‘파친코’ 한 작품만으로 글로벌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파친코’ 시즌1은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7%를 기록하는가 하면, 제28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최우수 외국어 드라마상, 제32회 고섬 어워즈 장편 부문 작품상, 제38회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최고 앙상블 캐스트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김용희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다른 OTT들이 당장 애플 TV+와 같은 전략을 쫓진 않겠지만 질 높은 콘텐츠와 다양성을 담은 기획 등에 주목하는 분위기”라며 “글로벌 OTT들 역시 작품 수를 줄이고 고퀄리티·고효율 작품에 투자하는 추세다”라고 전했다.‘파친코’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사진=애플TV+)◇‘파친코’로 글로벌 존재감 확장‘파친코’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파친코’는 윤여정과 김민하가 연기하는 선자 역을 통해 이민 가족의 삶과 이야기를 들여다보고 조명하는 작품이다. 서사와 작품성을 검증받은 시즌1의 후속편이라는 점도 눈길을 끌지만, 시청자들은 그보다 ‘파친코’가 이어갈 주제 의식에 기대를 품고 있다. ‘파친코’가 다루는 ‘이민자 문화’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주제다. 영화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노매드랜드’ 등이 그 예다.문화 당사자가 아닌 외국 제작사와 제작진이 그리는 한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라는 점도 독특하다. 이는 한국 문화와 이를 배경으로 하는 콘텐츠가 한국, 아시아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에서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박찬욱 감독 역시 글로벌 OTT들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게 된 데는 ‘파친코’의 영향이 컸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박 감독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HBO 맥스·쿠팡플레이 시리즈 ‘동조자’의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그는 지난 4월 열린 ‘동조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흐름에 대해 “‘파친코’가 결정적인 계기였고 이후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작품들이 작용했다”고 말했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키고 대중적인 K콘텐츠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파친코’는 한국 배우들이 글로벌 협업에 참여하고 K컬처와 콘텐츠가 장르로서 자리잡은 시대로 진입했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파급력을 떨쳤던 두 작품이 시즌제로 이어간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K컬처·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애플TV+는 오는 23일 ‘파친코’ 시즌2의 첫 에피소드를 공개한 이후 새 다큐멘터리 시리즈 ‘웰컴 투 케이팝: 아이돌 이야기’를 선보인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빌리 아일리시 다큐멘터리 ‘빌리 아일리시: 조금 흐릿한 세상’의 제작진들이 참여했다. 오는 10월 11일에는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덤에 오른 정호연이 출연하는 시리즈 ‘누군가는 알고 있다’로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난다. 정호연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누군가는 알고 있다’는 영화 ‘그래비티’, ‘로마’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2024.08.22 I 최희재 기자
'호실적·주주환원 확대' 금융株 상승랠리 언제까지
  • '호실적·주주환원 확대' 금융株 상승랠리 언제까지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증시 빅이벤트로 꼽히는 ‘잭슨홀 미팅(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눈치보기 장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금융주들은 연일 상승랠리를 이어가는 중이다. 실적 호조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다. 특히 9월 밸류업지수 출시, 10월 은행들의 밸류업 본 공시 등에 따른 모멘텀이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약세장 이겨내는 금융주21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총 28개 KRX 산업지수 가운데 최근 1주일(8월 13~21일)새 KRX보험 지수가 7.39%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KRX은행(6.92%), KRX300금융(6.84%) 순이다. KRX반도체(5.99%)보다도 높은 상승률이다. 연초 이후로 따져도 KRX300금융(33.85%), KRX은행(33.70%), KRX보험(31.84%) 3개 지수만 30%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KRX 반도체는 3.49% 상승했다.이 같은 금융주의 강세는 실적 호조와 주주환원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지난 20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업 41사(개별 5개사 제외)의 연결 영업이익은 30조 2255억원, 순이익은 22조 2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17%, 5.15% 늘었다.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 먼데이(8월 5일) 이후 회복력이 큰 섹터 중에서 금융(증권, 보험, 은행), 유틸리티, 헬스케어가 이에 해당한다”며 “특히 9월 중 밸류업 지수 발표 관련 주식시장으로부터 관심을 이끌 수 있는 금융 섹터는 여전히 중요한 대안이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달까지 밸류업 지수를 출시할 예정으로 이에 앞서 지난 7일 KB금융은 기업·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998만주를 소각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신한금융지주도 밸류업 공시를 통해 총 주주 환원율을 50%까지 끌어올리고 2027년까지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도 신한지주는 개인 투자자 대상 온라인설명회를 열고 밸류업 계획을 기반으로 향후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답변자로 나선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재무부문장(CFO)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펀더멘털에 비해 이렇게 현재의 저평가돼 있는 기업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라며 “금융주들의 PBR(주가순자산비율) 수준과 앞서 밸류업 정책을 먼저 추진했던 일본의 사례를 봤을 때 현재 주가 대비 주가 상승 여력은 아직 충분히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금리인하 긍정적 영향도”…금융주 목표가 ↑한편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전망이 금융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나,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더라도 오히려 은행 수익성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하락 시 일반적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돼 이자이익 증가 측면에서는 부정적이지만 이자이익 외 다른 항목에서는 긍정적인 영향도 많다”며 “우선 생각보다 높아지고 있는 대출증가율은 이자이익증가율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발표한 ‘올해 2분기 가계신용’ 잠정치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 2000억원으로 1분기 말에 비해 13조 8000억원 늘었다. 분기 말 잔액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또 2분기 말 주담대 잔액은 1092조 7000억원으로 1분기 말에 비해 16조원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 주담대 증가 폭은 1분기(12조4000억원)보다 약 30% 확대됐다. 김 연구원은 “대출증가율 상승은 주택담보대출증가율 상승의 영향이 크다”면서 “대출규제 등에 의해 대출증가율과 금리가 역의 관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 두 가지 요소가 이자이익 증가율 변화에는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 중”이라고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 인하 추세로 진입할 경우 원·달러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율 하락 시에서는 은행 손익과 자본비율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특히 자본비율이 상승하는 데 따른 주주환원율 확대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금융주 목표가를 줄줄이 끌어 올리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최근 1개월 신한지주 목표주가를 6만 2833원에서 7만 389원으로 12.03% 상향 조정했다. 같은 기간 BNK금융지주 목표가도 11.77% 올려 잡았고 KB금융(7.62%) 메리츠금융지주(6.96%) 등도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최 연구원은 “은행주는 9월 밸류업지수 출시, 10월 은행들의 밸류업 본 공시 등에 따른 모멘텀이 지속할 수 있다”며 “비중확대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전했다.
2024.08.22 I 박정수 기자
'티메프' 미정산 피해 1.3조…대출 금리 인하, 분쟁조정 신속 추진
  • '티메프' 미정산 피해 1.3조…대출 금리 인하, 분쟁조정 신속 추진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정산 지연에 따른 미정산 금액이 8000억원을 넘긴 가운데, 1조 3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환불이 완료된 상품권은 300억원대에 그친다.정부에서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피해업체를 위한 자금지원 규모를 1조 2000억원에서 1조 6000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해 대출금리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인터파크커머스·AK몰 등의 미정산에 따른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미정산금액 2.9배 증가에 정부, ‘티몬·위메프 사태 대응책’ 발표 정부는 21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티몬·위메프 사태 대응방안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에서 파악한 판매대금 미정산금액 규모는 지난 19일 기준 8188억원으로, △일반상품 60% △상품권 36% △여행상품 4%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달 31일 2745억원에서 2.9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아직 정산기한이 도래하지 않은 판매액들까지 합치면 최종 미정산 피해 금액은 1조 3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8월말에서 9월초까지 정산기한이 남아있는 판매액들이 있다”며 “최종 미정산 금액은 1조 3000억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반면 지난 13일까지 소비자들에게 환불된 금액은 일반상품·상품권 등 359억원 규모다. 일반상품의 경우 카드사·PG사·간편결제사를 통해 248억원을 환불했고, 핀(PIN)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상품권 111억원은 전액 환불이 완료됐다. 다만 핸드폰 소액결제는 아직 환불이 진행중이다. PG사를 통해 제품 미수령이 확인된 일반물품에 대해 환불 실시하고, 이동통신사는 소액결제 청구대행 수수료 감면을 통해 PG사를 지원 할 예정이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판매자 피해 지원에 1조6000억원…대출 금리 인하 검토이에 정부는 판매자 피해 구제를 위해 대출과 이차 보전 만기 연장 등을 망라한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에 나선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은 1억 5000만원 한도에서 1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다. 중진공은 10억원 한도 내에서 자금을 지원하는데, 당초 300억원 규모로 접수를 시작했지만, 접수 당일 신청액이 1330억원으로 지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어 1000억원까지로 확대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도 3000억원을 투입해 판매자 금융지원에 착수했다.대출금리도 부담하기 어려운 판매자를 위해 금리 인하 등 피해기업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검토한다. 현재 소진공과 중진공 자금의 대출 금리는 각각 3.51%, 3.4%로 시중 은행 대출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현재 티메프로 자금지원이 한정돼 있어 자금지원을 받지 못하는 인터파크커머스·AK몰 미정산에 대해서도 피해현황을 점검하고, 지원방안도 마련한다. 인터파크커머스는 PG업을 겸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금감원의 감독 권한이 없어 현재까기 미정산 금액을 정확하게 집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피해액이 ‘티메프’ 만큼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에 따라 보험료 인상 등 업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업계부담이 과도하게 가중되지 않도록 보증보험사 등 협조를 요청한다. 당장 환불이 어려운 여행사 상품이나 상품권에 대해서는 분쟁조정 신청도 시작했다. 여행·숙박·항공권은 지난 9일까지 총 9028건이 접수됐고, 9월 말까지 조정요건인 동일상품 50명 이상 신청을 충족하는 등 절차개시여부를 결정해 개시 공고를 추진한다. 기타분야는 오는 27일까지 조정신청을 받은 뒤 마찬가지로 조정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조정 절차를 실시한다.이밖에도 제도 개선을 위해 대부분 모바일 상품권이 규율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로고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내달 15일부터 시행한다. 이에 맞춰 상품권 선불충전금 100% 별도관리 의무화를 위한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도 개정한다.
2024.08.22 I 김은비 기자
오늘 금통위 개최…한은 금리인하 '깜빡이' 켜져 있나
  • 오늘 금통위 개최…한은 금리인하 '깜빡이' 켜져 있나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현 상황은 물가상승률 안정 추세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조성됐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1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에서 금통위 차원에서 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깜빡이’는 여전히 켜져 있을까. 한달여 만에 개최되는 22일 금통위 본회의에서 기준금리 결정보다 더 관심이 쏠리는 지점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13회 연속 동결 전망…‘내릴 결심’ 아직 어려울듯이번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는 현 수준인 연 3.5%에서 동결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앞서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문가 9명이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측대로라면 지난해 2월부터 13회 연속 동결이자, 최장 기간 금리 동결을 이어가는 것이다. 한은이 이번달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이유로는 △안정적인 경제성장률 경로 △수도권 중심 집값 상승세와 이에 연동한 가계 부채 증가세 △역대 최대 수준인 한미 간 금리 차 등이 꼽혔다.성장동력 면에서는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6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연간 성장 기조가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한국은행과 정부의 공통된 입장이다. 비교 시점인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높아서 상대적으로 뒷걸음질친 측면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가계 부채는 5월부터 3개월 연속 5조원대의 전월대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풀이해보면 금리를 당장 인하해야 할 만큼 성장 기조가 망가진 것도 아닌데 국가 경제와 통화 정책 운용에 부담이 되는 가계 빚은 빠르게 늘고 있어 금리 인하 결정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뜻이다.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한은이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많다.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한미 간 기준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현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먼저 내려 금리차를 더 확대시킬 수는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은이 (금리 동결) 명분으로는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불안 등을 들 것이나 실제로는 연준보다 선제적으로 인하하는 것에 대해 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가 금통위 본회의 이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히는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의 3개월 후 금리 전망. (자료= 키움증권)◇비둘기 늘었을까…이창용 총재의 ‘입’에 쏠리는 눈다만, 일각에선 한은이 이번달에 전격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고, 시장 전문가 대다수가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이 나올 것으로 내다보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이 변곡점에 있음을 시사했다. 이데일리 설문조사에서 2명은 한은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25bp(1bp= 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조사에서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린 것은 금리 동결 기조가 시작된 지난해 2월 금통위 이후 처음이다. 금리 동결을 내다본 전문가 중 7명(80%)은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최근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원화 가치 상승)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결정하는 데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환율은 올해 3월 이후 최저 수준인 1330원 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전 고점(1377.2원)이 불과 2주 전인 이달 8일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최근 환율 하락폭이 얼마나 가팔랐는지 알 수 있다. 원화 강세, 달러 약세의 흐름이 이처럼 빠르게 진행된 이유는 미 경기 침체 우려 완화와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 때문이다. 경기 우려가 걷히면서 시장이 안정되는 가운데 연준이 오는 9월 최소 25bp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확실시되자 외환 시장이 달러화 약세와 한미 간 금리 차 축소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금통위 당시만 해도 1380원 선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던 환율 레벨이 빠르게 낮아지면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검토하고 있는 한은의 부담도 한 가지는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동안 고환율이 물가와 금융 안정에 위험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이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결정에) 환율은 크게 보지 않을 것 같다”며 “금리를 인하하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결정 자체보다는 ‘통화정책방향결정문’에 담긴 금통위원들의 입장 변화나, 이창용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내는 ‘신호’가 더 큰 관심사다. 한은의 차선 변경(통화정책 변화) 시도는 현재 진행 중인지, 금리 인하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금통위원 내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위원은 늘었는지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수정전망도 발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올해 경제성장률과 성장 경로에 대한 한은의 최신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지난 5월 23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2.5%, 물가상승률 2.6%를 전망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달 16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올해 성장률이 지난 전망과 같은 2.5%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내수가 부진에서 탈출해 수출 호조에 더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이다. 물가상승률은 기존 전망치(2.6%)를 소폭 밑돌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대용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물가가 기조적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지난해 8월 이후 몇 달간 국제유가와 농산물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하면서 전반적으로 둔화 추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가 국내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4%(중간값)로 집계됐다. 5월 조사에서의 전망치(2.4%)가 유지됐다. 전문가들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5%(중간값)로, 석 달 전 전망(2.6%)보다 하향조정됐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수요측 물가압력을 낮추고 있기에 물가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이번 수정 경제전망부터 한은은 분기별 경제성장률 전망을 제시한다. 그동안에는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 하던 방식을 바꿔 성장 경로를 더 구체적으로 보여주게 된다. 이를 통해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장과의 소통과 연결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한은측은 기대했다.
2024.08.22 I 장영은 기자
두산밥캣 떠난 소액주주들…지배구조 개편 향방은
  • 두산밥캣 떠난 소액주주들…지배구조 개편 향방은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두고 잡음이 이어지면서 두산밥캣(241560)의 소액주주들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개편에 반발하며 물량을 던지는 소액주주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연이은 매도 물량에 주가가 하락하며 두산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과 괴리율이 점점 커지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이 안갯속에 빠졌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올해 2분기 소액주주 비중은 34.2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 45.32% 대비 11.08%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소액주주의 숫자도 크게 줄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2만 4446명이었던 소액주주는 2만 2814명으로 감소했다. 소액주주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다. 이처럼 1개 분기 만에 소액주주가 대거 이탈한 이유로 두산그룹이 지난 7월 발표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손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454910)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는 연결 기준 손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를 잃게 된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물론, 두산밥캣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은 1대 0.63으로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 주주에게 1주당 0.63주 비율로 신주를 발행하는데, 두산밥캣 주주 입장에선 연간 1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알짜기업의 주식을 적자 회사인 두산로보틱스 주식으로 받게 되는데다 교환비율마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잡음에 소액주주들이 떠나고, 투자심리도 악화하며 주가가 미끄러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배구조 개편이 무산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지배구조 개편 발표 이후인 7월 11일부터 이날까지 약 20.98%, 두산에너빌리티도 17.44% 떨어졌는데 주가는 모두 두산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밑돌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동의하는 기존 주주라고 해도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피하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주식매수청구 규모 상한을 각각 6000억원, 5000억원으로, 두산밥캣은 1조 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수가액은 2만 890원, 두산밥캣은 5만 459원, 두산로보틱스는 8만 472원이다. 이날 기준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는 1만8040원, 두산밥캣은 4만 300원, 두산로보틱스는 6만 8700원에 거래를 마감해 괴리율이 커지고 있다. 증권신고서 효력발생 시점도 변수다. 내달 말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 때문이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지배구조 개편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족함이 있다면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정(신고서) 요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산은 지난 6일 한차례 정정신고서를 제출했고, 지난 16일 반기보고서에 반영에 따른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두산은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 서한을 발송하는 등 직접 설득에 나서면서 논란을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 시점, 주총 승인 여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이번 기업지배구조 변화 여부의 주요 변수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2024.08.22 I 이용성 기자
페미니즘·인종·젠더·세대…인간의 모순과 관계 살핀다
  • 페미니즘·인종·젠더·세대…인간의 모순과 관계 살핀다
  • 왼쪽부터 미셸 자우너, 프레드릭 배크만, 황인찬, 김기태, 김이설 작가(사진=한국문학번역원ⓒHelene Chen·Linna Jonasson Bernholm·안예슬·이재현·브라보마이라이프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밴드 ‘재패니즈 브랙퍼스트’의 리드 보컬이면서 밀리언셀러 에세이 ‘H마트에서 울다’ 저자인 한국계 미국 가수 겸 작가 미셸 자우너를 비롯해 전 세계 40개국, 2000만 부 팔린 소설 ‘오베라는 남자’를 쓴 스웨덴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까지…. 국내외 작가 24인이 총출동한다. 세계 문인과 국내 작가들이 직접 만나 쌍방향 소통하는 장(場)인 ‘2024 서울국제작가축제’에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축제는 다음달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JCC아트센터에서 열린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61개국 총 361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국내외 작가와 독자 간 교류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의 장으로 꼽힌다. 현장 참여만 가능했던 지난해 8000명이 넘는 관객이 찾았던 만큼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는 올해는 더욱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는 기대다.◇모순된 것의 공존, 문학의 다양성 나눈다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원장 전수용)이 주최하는 올해 축제 주제는 ‘입자와 파동’이다.축제 기획위원장인 오형엽 고려대 국문과 교수는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모순의 공존은 물리학뿐 아니라 문화예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문학 역시 다양한 모순적인 특성을 갖춘 만큼 우리 주변의 모순적인 대립과 관계를 생각해 보고 문학의 다양성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고자 했다”고 취지를 전했다.번역원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늘어난 페미니즘, 소수자 문화에 대한 관심과 가족 관계, 역사 등 전통적인 것의 충돌이 최근 전 세계 작가들에게 관측되고 있다는 것이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첫날 개막 강연은 소설집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른 소설가 정보라, 아르헨티나의 후퇴하는 여성 정책을 지적한 극작가 겸 소설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가 대담을 진행한다. 두 작가는 빛은 입자이자 파동이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성질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공존하는 인간에 대한 모순과 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국내 작가로는 소설가 김기태·김이설·백수린, 시인 김근·황유원·황인찬 등 14인이 참석한다. 소설 ‘귀신들의 땅’을 쓴 대만의 천쓰홍, 튀르키예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시인인 쥴퓌 리바넬리 등 총 10인의 해외 작가가 서울을 찾는다. 6일간 △작가, 마주보다(대담) 5회 △작가들의 수다(토론) 4회 △융복합 프로그램 2회 등을 통해 각자의 작품세계에 이야기를 나눈다.번역원 측은 “해외 작가와 국내 작가가 서울을 무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서울국제작가축제만의 강점”이라며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해 올해는 더욱 많은 독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2006~2023년 합산 수치(자료=한국문학번역원)◇주목받는 ‘K-스토리’…국내외 31개사 참여축제의 일환으로 9월3일부터 8일까지 서울 시민청에서 ‘2024 해외 출판인 교류사업’도 진행한다. 한국과 해외 문학 전문 출판인 등 관계자들을 초청해 각국의 문학 시장 현황을 공유하고 한국문학 저작권 면담을 지원하는 자리다.국내에서는 교보문고, 문학과지성사, 문학동네, 민음사, 창비 등 출판사 13개 사와 BC 에이전시, 그린북 에이전시 등 저작권 에이전시 4개 사가 참여한다.해외에선 총 14개 사가 참가한다. 손원평의 ‘아몬드’를 현지에 소개한 영미권 최대 출판그룹 하퍼콜린스의 독립 브랜드인 미국 하퍼비아,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를 출간한 호주 스크라이브, 이미예·구병모·박에스더 작가 작품을 펴낸 영국 와일드파이어 등이 한국문학 작품 발굴에 나선다. 해외 소설 라인업 ‘라 코스모폴리트’를 보유한 프랑스 스톡 출판사, 매년 400종의 신간을 내는 튀르키예 출판그룹 엡실론도 참가해 한국문학 작품의 첫 출간을 모색한다.이 사업으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문학 저작권 계약 115건이 체결됐다.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해외 11개국 15개 출판사 관계자는 모계(이모, 고모, 언니 등)로 이어지는 여성 서사와 계급(약자) 같은 사회적 현상 및 동시대성을 한국문학(K-문학)의 매력 요인으로 꼽았다.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번 출판인 교류사업을 통해 한국문학 출간 경험이 있는 출판사와 처음 시도하는 출판사까지 다양한 해외 출판사에서 더 많은 한국문학 작품이 소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료=한국문학번역원 제공
2024.08.21 I 김미경 기자
상업화 최대 3년 앞당긴다는데… 첨생법 '찐' 수혜 기업은
  • 상업화 최대 3년 앞당긴다는데… 첨생법 '찐' 수혜 기업은
  •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내년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첨생법’ 개정안으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바이오텍에 관심이 모인다. 기존 상업화 임상과 비교했을 때 매출 발생 시기가 최대 3년 앞당겨질 수 있어,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을 지원하려는 바이오텍 움직임이 활발하다.[김정훈 이데일리 기자]16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이달 1일 기준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을 위해 임상을 신청한 후 심사를 받고 있거나 이미 받은 병원과 기업은 총 45곳이다. 이 중 바이오 기업은 입셀·이엔셀·큐로셀(372320)·에스엘바이젠·박셀바이오(323990)·오가노사이언스다. 조만간 임상 연구를 신청할 예정인 기업은 에스바이오메딕스(304360) 차바이오텍(085660) 등으로 취재됐다. ◇임상 한 번으로 약 판매 가능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법(첨생법)’ 개정안에 따르면, 모든 질환에 대한 임상연구가 가능해지고 환자들에게 치료비 청구가 가능해진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연구를 신청해 복지부와 식약처 승인을 받은 후 임상을 마치면, 해당 의약품에 대해 ‘치료사용승인’ 신청을 할 수 있다. 승인 시 환자들에게 돈을 받고 의약품을 팔 수 있게 된다. 이 트랙은 일반적으로 기업이 진행하는 상업화 임상과는 다른 것으로, 병원이 주체가 돼 임상을 하고 병원이 자체적으로 제조하거나 바이오 기업으로부터 약을 제공 받아 판매하는 게 특징이다. 병원에 약을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개발 중인 의약품의 조기 공급과 그에 따른 인지도 상승 등 이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상업화 임상 트랙으로 3상까지 가지 않고도 한 번의 임상연구만으로 안전성 및 효과가 확인되면 곧바로 투여가 가능해서다. 이 경우 빠르게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수익화에 있어 제한적인 부분도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치료 사용은 연간 투여 환자 수와 청구 비용이 제한돼 있다. 치료사용 승인신청 시 환자 수 및 청구비용에 대한 계획을 제출해야 하고 그 범위를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즉, 상업화 임상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보다는 그 규모가 적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바이오 업계는 첨생법 개정안을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뚜렷한 매출구조가 없는 초기 연구단계에 있는 바이오텍에게는 첨생법의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의약품을 조기 공급하게 되면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한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사 임원은 “상업화 임상은 보통 7년 정도 소요되지만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을 통하면 3~4년 정도 상업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 있다”며 “수익 규모는 제한적이지만,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트랙을 통해 빨리 치료제 알려질 수 있다면 회사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투트랙’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 수혜 예상 기업은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연구를 진행할 기업 중 가장 높은 수혜가 기대되는 곳은 에스바이오메딕스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연구를 신청해 진행할 경우 최대 상업화 시점을 3년 정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당초 회사가 상업화 임상 트랙을 밟을 경우 임상 3상 종료 시점은 2029년으로 예상된 바 있다. 회사는 줄기세포를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수정란에서 채취한 배아줄기세포를 자체 플랫폼을 통해 도파민 세포의 전 단계격인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를 만들고, 이를 뇌 속 6곳에 주사해 넣는 형식이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연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임상 승인과 진행에 차질이 없다면 이르면 2027년 병원을 통해 의약품 판매가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추정하는 국내 파킨슨병 환자 수는 20만 명 이상이다. 유도만능줄기세포로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 중인 입셀은 지난 12일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연구를 승인받았다. 회사는 내년 초 임상 종료, 내년 중 상업화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가 추정하는 퇴행성 골관절염 환자 수는 500만명 이상이다. 박셀바이오는 지난해 7월 화순전남대병원과 ‘확장병기 소세포폐암’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연구를 승인받아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큐로셀도 자사의 CAR-T 치료제 ‘안발셀(anbal-cel)’에 대한 2차 중추신경계 림프종 환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을 지난 6월 말 최종 승인받았다. 회사는 조만간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다.차바이오텍도 조만간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 연구를 신청할 계획이다. 차바이오텍은 우선 교모세포종 등 3개 암질환에 대한 임상 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외에 다양한 고형암, 혈액암에 대해서도 신청할 예정이다. 다만 구체적인 신청 시기는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24.08.21 I 석지헌 기자
국제유가 불확실성 커져…정부, 유류세 인하 2개월 추가 연장
  • 국제유가 불확실성 커져…정부, 유류세 인하 2개월 추가 연장
  • [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정부가 이달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추가 연장한다. 중동 정세 불안 등에 따른 국제 유가 불확실성과 국내 물가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중동지역 긴장 재고조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민생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CNG 유가연동보조금을 10월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조치로 오는 10월 31일까지 휘발유는 기존 세율보다 ℓ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이 부과된다. 경유는 ℓ당 174원(-30%) 내린 407원이다. 이로써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11번째 연장됐다. 앞서 정부는 2021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그해 11월 소비자 부담 완화 차원에서 6개월 한시로 조치를 시행했다. 이듬해 5월에는 인하율 20%에서 30%로 확대했고, 7월에는 탄력세율까지 적용해 37%로 높였다. 지난해는 휘발유 인하 폭을 25%로 일부 환원했지만, 고물가 기조 속 국제유가가 들썩이면서 올해까지 다섯 차례 더 연장을 결정했다.다만 지난 6월에는 2년 연속 이어지는 세수부족 상황 및 국제유가 안정세를 고려해 2개월 추가 연장을 결정하면서 세율 인하 폭을 ‘휘발유 25%→20%, 경유 37%→30%’로 축소한 바 있다.이번 추가 연장은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중동 정세 불안으로 언제든 다시 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20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33달러(0.44%) 하락한 배럴당 74.0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0.46달러(0.59%) 내린 배럴당 77.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유가가 최근 안정세를 찾고 있는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1년 전보다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다만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으로 세수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는 점은 부담이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교통에너지환경세 수입이 15조3000억원으로 작년 결산보다 4조5000억원(41.3%)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단계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한편 기재부는 같은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을 각각 입법 예고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24.08.21 I 김은비 기자
공감 못 얻는 고용부의 디폴트옵션 통계 해명
  • [현장에서]공감 못 얻는 고용부의 디폴트옵션 통계 해명
  • [이데일리 마켓in 안혜신 기자] 보유 자산이 1억원인 투자자가 있다. 이 사람은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에 1억원의 90%인 9000만원을 투자했다. 초저위험 상품인 예적금의 1년 수익률은 3.47%다. 그리고 이보다 약간 위험이 높은 저위험 상품에 500만원, 중위험 상품에 350만원, 고위험 상품에 150만원을 각각 나눠서 투자했다. 저위험 상품의 1년 수익률은 7.51%, 중위험 상품은 12.16%, 고위험 상품은 16.55%다. 그렇다면 이 사람의 1년 투자 수익률은 어떻게 계산해야할까? 각 상품별로 투자한 규모를 반영해서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약 4.17%가 나온다.그런데 이 사람이 투자한 자금에 대한 1년 수익률을 투자한 상품 유형별 수익률만 단순하게 합해 평균을 낸 9.92%라고 이야기한다면? 말 그대로 ‘사기’다. 이 사람이 1년을 투자해 얻은 수익률은 9.92%가 아니기 때문이다. 9.92%는 그저 각기 다른 위험군별 각각의 수익률을 모두 더해서 나눈 값에 불과하다.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는 숫자다.이번에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이 함께 발표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2024년도 2분기 말 기준 수익률 등 현황 공시’ 내용이 이런 꼴이다.보도자료에서 고용부는 ‘1년 이상 운용된 디폴트옵션 상품의 연(年) 수익률은 10.8%를 기록했다’고 언급했다. 이 문장만 놓고 보면 디폴트옵션에 가입할 경우 1년 수익률이 10%가 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부분 언론이 기사 제목으로 ‘디폴트옵션 1년 수익률 10.8%’라고 뽑았다. 이데일리가 이를 지적한 보도를 하자 고용부는 ‘최초 공시 이후 일관되게 디폴트옵션 개별 상품 수익률과 산술평균한 값을 제공했다. 상품 자체의 객관적인 수익률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자료를 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다시 위에 예를 든 1억원 투자자로 돌아가보자. 고용부의 설명대로라면 이 투자자가 투자한 상품의 단순평균 수익률인 9.92%가 ‘상품 자체의 객관적인 수익률’을 어떻게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고용부의 설명대로 상품 자체의 수익률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 각 유형별 수익률만 보여줘도 충분하다.굳이 아무 의미 없는, 하지만 언뜻 보기엔 높은 수익률로 보이는 숫자를 ‘연 수익률’로 언급하면서 자료에 기록한 것은 그 저의가 의심될 수밖에 없는 행동이다. 게다가 고용부는 10.8%라는 숫자를 제시하면서 ‘산술 평균’이라는 내용을 어디에도 적어두지 않았다. 자료를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일반 퇴직연금 수익률보다 디폴트옵션 수익률이 월등하게 높다고 착각할 수밖에 없다.자료에 적어둔 사례만 봐도 그렇다. 고용부는 두 건의 사례를 제시했는데 모두 기존 퇴직연금을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변경하면서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내용이다. 의도적으로 수익률이 높아보일 수 있는 의미없는 통계를 자료에 활용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디폴트옵션 도입과 함께 수익률을 매 분기 공시하는 제도는 투명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다만 제시하는 숫자에 대한 의미가 명확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착각할 수 있는 수익률 자료를 제시한다면 공개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고용부 자료를 보고 근로자들이 퇴직연금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고 기대하며 실질적으로는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디폴트옵션에 가입한다면, 그래서 수익률에 실망하게 된다면 그때 고용부는 어떤 책임을 질 수 있을까. 그제야 ‘그 숫자는 사실 산술평균이었다’라고 해명하면 되는 일일까.디폴트옵션은 원리금보장상품이 포함되면서 도입 의도가 퇴색되고 있다. 디폴트옵션 내에서도 대부분 원리금보장상품으로 몰리면서 기존 퇴직연금과 차이가 나지 않게 돼버렸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제대로 굴리기 위해서는 정확하고 의미있는 통계를 제시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문제를 감추기 위해 입맛에 맞는 통계를 골라 쓰는 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2024.08.21 I 안혜신 기자
금융당국, 주담대 '핀셋 규제'…집값 상승 견인 수도권 집중 타깃
  • 금융당국, 주담대 '핀셋 규제'…집값 상승 견인 수도권 집중 타깃
  • [이데일리 김국배 장영은 기자]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 강화라는 ‘대출 규제책’을 꺼낸 건 은행권의 대출 금리 ‘줄인상’에도 꺾이지 않고 있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수도권 집값 상승과 금리 인하 기대감에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와중에 대출 규제를 연기하면서 비판도 받았던 터라 더 늦기 전에 특단의 조치를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0일 금융위원회가 가계대출 급증세를 막기 위해 내놓은 조치는 9월 1일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되,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당초와 달리 더 높은 1.2%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은행권 주담대·신용대출, 2금융권 주담대에는 예정대로 0.75%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결과적으로 수도권 지역에 집을 사려는 신규 대출자의 대출 한도가 비수도권 한도보다 줄어들게 된다. 예컨대 연소득 1억원인 직장인이 변동금리(연 4.5%)로 30년 만기 분할상환 대출 시 1단계 DSR를 적용하면 대출 한도가 6억3000만원 가량이지만, 가산금리 1.2%를 적용하면 한도가 5억7400만원으로 줄어든다. 원래 계획대로 0.75%포인트가 적용되는 비수도권 주담대 한도는 6억400만원으로 3000만원 더 많다. 스트레스 DSR 도입 전과 비교하면 수도권 주담대 대출 한도는 4200만원이 감소한다.금융위 관계자는 “DSR 37~40% 수준의 차주에 한해 일부 대출 한도 축소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최근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정 금리(혼합형·주기형) 주담대의 경우 스트레스 금리의 일부분만 반영되기 때문에 실수요자 불편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또 이달 말까지 주택매매 계약을 체결한 차주 등에 대해선 1단계 스트레스 금리(0.38%)가 적용된다.관건은 이번 조치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느냐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이날 은행장과 간담회에서 “은행권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했듯이 최근 가계대출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7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5000억원 늘었다. 넉 달 연속 5조~6조원 규모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5대 은행이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대출 금리를 하루가 멀다 하고 올리고 있지만 잡히지 않고 있다. 정책 대출인 디딤돌 대출 금리까지 높였다. 하지만 이런 관치 금리가 예대 마진을 확대시켜 은행의 배만 불리고 있단 지적만 나왔다. 그 사이 수도권 집값은 급격히 상승했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7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2% 오르며 전월 상승폭(0.09%)을 크게 웃돌았다.상황이 이렇지만 이번 조치만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 증가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 한도가 줄어드니 은행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대출액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고, 전세 대출 등을 DSR 적용 범위에 포함시켜 개인별 대출 총량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한국은행은 가계부채의 규모보다는 증가 속도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민수 한은 팀장은 “정부와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규모 자체를 급격히 줄이는 것보다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로 관리함으로써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명목 GDP 성장률 대비 가계부채 증가 속도 측면에서 봤을 때 올해 상반기 가계신용과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 대비 각각 0.6%와 0.7% 증가해 상반기 GDP 성장률(2.8%)보다 낮게 관리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 팀장은 “예년 평균으로 볼 수 있는 2010년부터 2019년의 (가계신용 증가폭) 분기 평균이 20조원을 소폭 상회한다”며 “과거와 비교했을 때 (2분기 가계신용 증가세가)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날 필요시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 등도 추가로 검토하겠다고만 언급했다. 대신에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 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고, 내년부터 은행별로 DSR 관리 계획을 수립·이행하라고 은행권에 주문했다.
2024.08.20 I 김국배 기자
‘13조 가계대출’에 수도권 주담대 죈다…직장인도 ‘직격탄’
  • ‘13조 가계대출’에 수도권 주담대 죈다…직장인도 ‘직격탄’
  • [이데일리 김국배 장영은 기자] 가계대출이 한 분기 만에 13조원 넘게 불어나는 등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이 9월부터 수도권 지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를 비수도권보다 강화하기로 했다. 특정 목적의 대출 한도를 줄이는 ‘핀셋 규제’를 꺼내 든 셈이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0일 은행회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은행권이 경각심을 가지고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시행하되,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선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 대신 1.2%포인트 상향 적용하겠다”고 밝혔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스트레스 DSR 제도는 나중에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가정하고 미리 대출한도를 줄이는 규제로 올 초부터 1단계가 시행됐다. 1단계에선 은행권 주담대에 0.38%포인트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됐고 2단계엔 0.75%포인트 금리가 적용될 예정이었는데,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선 금리를 더 올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소득 5000만원인 직장인이 변동금리(연 4.5% 기준)로 30년 만기 분할 상환 대출 시 기존 1단계에선 대출 한도가 3억1500만원 가량이지만, 가산 금리 1.2%를 적용하면 한도가 2억8700만원으로 줄어든다.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주담대 한도(3억200만원)보다 더 낮다.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꺼낸 배경에는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수도권 주담대 증가세가 있다. 가계부채 증가를 막으려는 당국의 의지에 은행들이 앞다퉈 금리를 올리면서 ‘관치 금리’ 지적까지 나오고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분기 말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가계신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4~6월 사이 13조5000억원이 늘어 1780조원이 됐다. 2분기 말 제2금융권 등을 포함한 전체 주담대 잔액은 1092조7000억원으로 1분기 말에 비해 16조원 불었다.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698조4000억원으로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만 보면 6월 552조2000억원에서 7월 559조8000억원으로 5조원 넘게 불어났다.금융당국은 모든 가계대출을 대상으로 내부 관리 목적의 DSR을 산출하고 내년부터는 DSR 관리 계획을 수립·이행하라고도 은행들에 주문했다. 또 당국은 필요 시 DSR 적용 범위를 확대하거나 현재 약 15% 수준인 은행 주담대의 위험가중치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위험가중치는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쌓아둬야 하는 돈의 비율로,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면 은행이 대출을 늘리려는 수요를 제어하는 효과가 있다.
2024.08.20 I 김국배 기자
한국세무사회, 전·신임 지역세무사회장 간담회 개최
  • 한국세무사회, 전·신임 지역세무사회장 간담회 개최
  • 한국세무사회가 20일 서울 서초 한국세무사회관에서 전신임 지역세무사회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세무사회 제공.[이데일리 이혜라 기자] 한국세무사회는 20일 서울 서초 한국세무사회관 2층 회의실에서 지난달 임기를 마친 전·신임 지역세무사회장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세무사회는 지역세무사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지역세무사회 발전방안을 함께 모색하고자 이번 간담회를 개최했다.간담회에는 구재이 한국세무사회장, 김선명 부회장, 김정훈 총무이사가 참석했다. 이밖에 남대문지역세무사회 박수환 전임회장, 마포지역세무사회 장지욱 신임회장, 반포지역세무사회 홍도현 전임회장·정명환 신임회장, 금천지역세무사회 김창진 전임회장, 삼성지역세무사회 송만영 신임회장, 성북지역세무사회 김영식 전임회장·정해욱 신임회장, 서초지역세무사회 신기탁 전임회장 ·권락현 신임회장, 도봉지역세무사회 서행남 전임회장, 강동지역세무사회 전재원 전임회장·김덕식 신임회장, 잠실지역세무사회 문배련 전임회장, 남양주지역세무사회 김상덕 신임회장, 계양지역세무사회 박종렬 전임회장·이현섭 신임회장 등이 참여했다.ㄱ간담회에서는 환담과 함께 전임 지역세무사회장에 감사패를 수여했다.구재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무사회는 지역세무사회장들이 지역회원들을 위해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4.08.20 I 이혜라 기자
80억 국고지원 받아 낸 보고서 85%가  5페이지 이하
  • [단독]80억 국고지원 받아 낸 보고서 85%가 5페이지 이하
  • [이데일리 김유성 김기덕 기자] 지난 22대 총선이 끝나고 여의도연구원은 전현직 의원들과 후보들에게 원망을 들어야 했다. 서울 도봉구갑에서 어렵사리 당선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월 26일 총선 패배를 복기하는 자리에서 “선거를 앞두고 여의도연구원으로부터 받은 구체적인 자료가 하나도 없었다”면서 “선거기간 여의도연구원은 무엇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민주연구원도 여의도연구원보다 덜 할 뿐 비슷한 지적을 받았다. 선거 전 정책 조언 등에 있어 미진했다는 지적이 여럿 있었다. 민주연구원 출신 정치권 인사는 “세속적으로 말하면 선거연구기관”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연구보고서 절반이 10페이지 미만 실제 정책연구원의 두드러진 성과라고 할 수 있는 연구보고서는 이런 정당 정책 연구소들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2023년 한 해 동안 여의도연구원이 낸 연구보고서는 총 65건이었다. 이중 5페이지 이하 연구보고서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33건이었다. 10페이지 이하 보고서 개수를 더하면 그 비율이 84%에 이른다. 그나마 가장 두꺼운 보고서는 55페이지 분량의 ‘총선 정책공약개발 : 보건/복지/안전분야’였다. 민주연구원은 여의도연구원보다 사정이 나았지만 10페이지 이하 분량 보고서가 적지 않았다. 보고된 보고서 77건 중 절반가량인 39건의 분량이 10페이지 이하였다. 상당수 연구보고서의 연구기간이 한 달 이하였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들 연구보고서가 실제 국회의원들의 법률 입안에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2023년 연구보고서 중 국회의원 발의안으로까지 연결된 자료는 민주연구원에서 발표한 ‘지금 추경이 필요한 5가지 이유’였다. 이 보고서의 연구 기간은 2023년 5월 1일부터 같은 해 6월 12일까지로 ‘꽤 공들인 연구보고서’ 축에 들어간다. 국가재정법에 추경 요건을 포함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21대 국회의원이었던 양경숙 전 의원이 이를 참조해 법안으로 발의했다. ◇“인력 부족하고 예산 독립성 낮아” 하소연 부실 보고서 논란에 연구원 측도 할 말은 있다.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중앙선관위에 게시된 ‘2023년도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여의도연구원의 박사급 인력은 8명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 이보다 더 줄었다는 게 정치평론계 전언이다. 박근혜 정부 전까지 박사급 인력 수만 20명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의도연구원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이다. 그나마 석사 인력 31명이 여의도연구원에서 연구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여의도연구원 관계자는 “정책실도 전문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보다 당 내부 인력을 활용한 경우가 더 많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민주연구원은 박사급 인력이 지난해 기준 15명이었다. 2018년 22명에서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사급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정책 개발 역량이 줄어든다는 얘기”라고 풀이했다. 이들 정책연구소는 정당법에 따라 정당에 지원되는 국고보조금 중 30%를 지원 받는다.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여의도연구원과 민주연구원의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모두 연간 예산은 80억원 정도다. 비슷한 연구인력(17명)을 보유한 국회미래연구원이 쓰는 돈의 2배 정도다. 해외 유명 정책연구소와 비교하면 연구비가 적은 게 사실이지만 턱없이 부족한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는 정당정책연구소가 정당에 종속돼 본연의 정책연구·개발 업무를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었다. 예컨대 예산과 인력 모두 정당에 종속돼 있는 상태에서 역대 원장 대부분도 당대표가 지명한 정치인이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정책연구소에 할당된 보조금 전부를 고유 기능에 쓰지 못하는 게 문제”라면서 “경상보조금을 줄이더라도 별도 기부금을 받거나 출판업 등 수익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선거가 너무 자주 오니까 정책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독자적인 연구를 하면 제대로 일을 하지 않고 논다는 비판을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굉장히 모순적”이라면서 “정책연구소의 숙명이라고 본다”고 했다.
2024.08.20 I 김유성 기자
'원전 르네상스' 인력난에 발목잡히지 않으려면
  • [기자수첩]'원전 르네상스' 인력난에 발목잡히지 않으려면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대한민국 원자력공학의 산실 중 한 곳인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의 2024학년도 2학년 학생은 7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카이스트는 매년 신입생 전원을 단일학부로 뽑아 가르친 뒤 1년에 두 차례(1·2학기) 2학년 진학생을 대상으로 원하는 학과를 선택하게 한다. 그나마 2학기에 4명이 추가로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를 선택해 7명이 됐다. 이 학교의 윤종일 교수는 “얇아지는 인재 풀이 국내 원전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까봐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카이스트에 국한된 일은 아니다. 탈원전 이후 원자력 전공 대학·대학원 입학생은 계속 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원자력산업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원자력 전공 입학생(학사 기준)은 418명으로 2017년(552명) 대비 75%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학·석·박사를 합친 원자력 전공 재학생은 2777명에서 2219명으로 558명(20%) 감소했다. 지난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 속에서 인력이 대거 이탈한 후유증도 남아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5년간(2017~2021년) 국내 3대 원전 공기업인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051600), 한전기술에서 무려 1230명이 자발적 퇴직했다. 이 기간 민간 최대 원전사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직원 수를 7728명에서 5622명으로 27% 감축했다. 현재 원전산업 인력은 3만5649명으로, 탈원전 이전인 2016년(3만7232명) 수준을 회복 못했다. 상황이 이러니 체코 원전 수주의 기쁨도 잠시 뿐. 현장에선 앞으로 인력 부족으로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코앞으로 다가온 ‘원전 르네상스’가 인력난에 발목잡히지 않으려면 대학가에 팽배한 원자력 전공 기피현상을 극복하고, 원전산업 종사자들의 깊은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원전산업지원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정권이 바뀌어도 원전산업이 흔들리지 않고 성장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만이 해법이다. 정권따라 널뛰는 에너지 정책으로는 인재 유입은커녕, 떠나려는 사람도 붙들 수 없다.
2024.08.20 I 윤종성 기자
"韓건축가 '별 볼 일 없다' 오해 받을판"…공공건축 '사대주의' 우려
  • "韓건축가 '별 볼 일 없다' 오해 받을판"…공공건축 '사대주의' 우려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근 2년 새 공공건축 설계공모에 해외 유명 건축가를 영입하는 일들이 엄청 늘었어요. 국내 건축업계 자성이 우선이겠지만, 공공 분야에서 이러한 상황이 지나치게 반복되다 보니 ‘한국은 별 볼 일 없고 해외 건축가를 써야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민간에 던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그래픽=김정훈 기자)19일 국내 A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지방자치단체 공공건축 설계공모에서 해외 유명 건축가나 건축사무소가 선정되는 일이 잦아진 데 대해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사회적·문화적 산물이자 각 지자체 랜드마크격인 공공건축의 설계를 국내가 아닌 해외 건축가에 맡기고 이를 성과로 내세우는 일이 반복되면서 “자칫 국내 건축산업을 위축시키고 신진 건축가 발굴·육성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최근 업계 이목을 끈 상당수 주요 공공건축은 해외 건축가 또는 건축사무소가 설계공모를 따냈다. 서울시는 2028년 개관을 목표로 한 갤러리형 수장고 ‘서리풀 보이는 수장고’의 설계를 지난해 말 ‘헤르조그 앤 드뫼롱(스위스)’에 설계를 맡겼다. 올해에는 △기상청 탄소중립 국가기상센터는 ‘PLP아키텍쳐(영국)’ △ 노들섬 글로벌 예술섬은 ‘토마스 헤더윅(영국)’ △충남예술의전당은 ‘3XN(호주)’ 등이 설계한다. 지난 5월 서울시 제2차 도시건축디자인 혁신사업 6건 중 △서초동 ‘Seoul Playground’(BIG·덴마크) △압구정 ‘A jewel for seoul’(토마스 헤더윅) △청담동 ‘5Zero 청담타워’(위르겐마이어·독일) 등 3건을 해외 건축가·건축사사무소가 차지했다. 지난달 부산시 특별건축구역 7곳은 모두 ‘도미니크페로(프랑스)’, ‘MVRDV(네덜란드)’, ‘OMA(네덜란드)’,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프랑스)’, ‘리처드 마이어(미국)’, ‘SOM(미국)’ 등이 각각 설계를 맡아 국내 건축가들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올해 서울시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에 토마스 헤더윅를 선정하는가 하면, 부산시는 명예자문건축가로 위니 마스를 위촉하는 등 국내 건축시장 내 해외 건축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특히 각 지자체는 해외 건축가·건축사사무소 유치를 위해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에 국내 건축업계의 우려감은 더욱 크다. 국내 한 건축학과 교수는 “일반설계공모시 해외 유명 건축가들을 모시기 어려우니 일부 지자체들은 지명설계공모를 실시하거나 특별건축구역을 선정해 디자인 특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마당”이라며 “치열하게 일반설계공모에 나서는 국내 건축가들에겐 사실상 들러리 역할뿐이니 기운 빠지는 일”이라고 꼬집었다.지정설계공모 절차의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최근 주요 공공건축 설계공모에 종종 모습을 드러낸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영국)’의 자하 하디드는 이미 2016년 세상을 떠났고, 리처드 마이어는 과거 ‘성추문’에 휩싸였던 인물이어서다. 충남예술의전당의 설계안은 표절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B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이미 노쇠한 유명 건축가의 이름만 남은 건축사사무소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축가를 그냥 유명하다는 이유로 선정하는 사례들이 적잖다. 일부 건축가들은 선정 배경이 궁금해 정보공개를 청구하기도 했는데 모두 거절 당하기도 했다”며 “막대한 국민 세금으로 짓는 공공건축물인 만큼 설계공고 과정도 투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덜 오른’ 자동차 테마 시동…증권가는 하이브리드 수혜株 ‘픽’
  • ‘덜 오른’ 자동차 테마 시동…증권가는 하이브리드 수혜株 ‘픽’
  •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증시와 대비해서도 오름폭이 작았던 자동차 관련주가 상승 시동을 걸었다.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가 완화하며 주가가 이달 초 폭락 이전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종목과 ‘키맞추기’ 랠리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다. 상반기 반도체 종목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특히 자동차 관련 종목은 밸류업 수혜 업종으로 손꼽히고 대표적인 수출 효자 업종으로 올해 실적 모멘텀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시장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 종목인 현대차(005380)를 비롯해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포비아(공포)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관련 종목도 수혜를 볼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1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자동차 종목을 추종하는 KRX 자동차 지수는 이날 1983.21에 마감하며 경기침체 우려와 캐리 트레이드 청산 확대 움직임에 폭락했던 지수를 80%가량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폭락 직전인 1일 종가 기준 KRX 자동차 지수는 2045.23이었다. 반등에 성공했으나 코스피 대장주로 어깨를 나란히하며 경쟁하는 반도체 관련주와 비교해서는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KRX반도체 지수는 90% 가까이 주가를 복구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최근 폭락 이전 수준으로 주가를 거의 회복했고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 16일 장중 주가가 20만원을 돌파하는 등 폭락 직전보다 주가가 더 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겨우 폭락 이전의 주가를 회복했고 기아(000270)의 주가는 10만원대에 머물며 폭락 이전 수준인 11만~12만원대 주가조차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주도주였던 반도체가 최근 낙폭의 상당수를 복구한 반면 자동차 관련주의 회복 흐름은 저조한 흐름”이라며 “평균으로 회귀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동차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혜주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차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의 함정을 넘어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화재사건으로 포비아 현상까지 일어나면서 관련 수요를 하이브리드 차량이 흡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관련주인 세방전지(004490)는 6일 이후 주가가 37.95% 상승했으며 코리아에프티(123410), 삼보모터스(053700), 에스제이지세종(033530), 모토닉(009680) 등 관련 수혜주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성장해온 전기차가 정체국면을 맞은 사이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새로운 도약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가까웠던 기존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새롭게 개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전기차만큼 친환경인데다 연비에서 장점도 가지고 있어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화재 등 전기차 캐즘이 지속할 수 있는 변수가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 완성체 업체들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며 “국내 부품사 중 하이브리드 차량 노출도가 높은 업체들의 실적 호조세도 확인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4.08.20 I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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