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8,498건
- [뉴스+]'30조' 사모펀드 투자내역 공개한 국민연금…왜?
-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글로벌 큰 손 국민연금이 주식과 채권은 물론 사모펀드나 부동산·인프라 투자 내역을 공개했다. 지난 2018년 기금운용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투자정보나 의사결정 관련 공시를 강화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11일 연간공시의 일환으로 지난해 말 기준 주식·채권 섹터별 운용현황과 대체투자 펀드별 투자 현황과 관련 통계치를 공시했다. 공시에는 국민연금이 국내·해외 주식 투자의 섹터별 현황과 대체투자 내역 등을 공개했다. 특히 이 가운데 구체적인 대체투자 내역을 공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사모펀드 투자내역 처음으로 공개한 국민연금 왜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국내·해외 모두 대형사에 적극 베팅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칼라일과 블랙스톤, KKR 같은 대형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자금을 맡겼다. 투자정보가 구체적으로 노출될 수 있거나 운용사가 동의하지 않은 것들을 제외하면 금액 기준으로는 칼라일글로벌파트너스 펀드(4585억원), 블랙스톤캐피탈파트너스7호(4017억원), 블랙스톤코어에쿼티파트너스(3651억원), KKR노스아메리카펀드11호(3482억원) 등에 자금을 가장 많이 집행했다.국내 운용사 가운데서도 스틱인베스트먼트, VIG파트너스, IMM 등 대형 운용사에 자금을 많이 집행했다. 수천억원을 베팅하는 만큼 트랙레코드(운용실적)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한해 자금을 넣었던 것으로 보인다.이번 공시는 앞서 국민연금이 지난 2018년 4월 의결한 ‘국민연금 기금운용 투명성 강화 방안’의 하나다.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사태 이후로 꾸준히 투자 관련 정보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었다. 이에 국민연금은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화하고 정보공개를 개선하는 내용의 투명성 강화 방안을 내놨다.이를 통해 국민연금은 전 자산군을 대상으로 정보공개 범위를 넓혔다. 기존에도 전 종목을 공개하던 해외주식을 제외하면 국내주식은 기존 지분율 5% 이상 종목에서 전 종목으로 늘리기로 했고, 상위 10종목을 공개하던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은 각각 발행기관별 투자금액과 전 종목을 공시하는 것으로 개선했다.주식이나 채권보다 민감한 정보인 대체투자도 상위 10개 종목 현황을 공개하고 있었는데 이를 자세히 공개하는 한편,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위탁 비중, 지역·통화별 투자현황 같은 통계치도 함께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국민연금)◇자국시장 영향력 따라 공개범위 달라해외 주요 연기금은 규모나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투자내역 공개 범위를 조금씩 다르게 설정해 두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캘퍼스)와 일본 GPIF는 모든 자산군에서 투자 종목 전체를 매년 공시하고 있고 특히 GPIF의 경우 투자시점으로부터 시차 없이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다만 이들 연기금은 자국시장 내에서 차지하는 투자 비중이 국민연금보다는 작다.대체투자는 경우의 수가 좀 더 다양하다. 캘퍼스나 캐나다 CPPIB는 대체투자 전 종목을 공개하고 있는 반면, GPIF의 경우 인프라투자와 부동산투자를 하고 있지만 투자 내역을 공개하고 있진 않다.한편 이번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83조3953억원을 사모에 투자하고 있으며 부동산이 34.9%(29조686억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사모(33.0%·27조5135억원), 인프라(29.9%·24조9519억원), 헤지펀드(2.2%·1조8613억원) 순이었다.
- 화려한 美증시…인플레 대응하는 ‘진짜 성장주’는?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뉴욕 증시가 기업 호실적에 날아올랐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발(發) 경제지표 둔화에도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신 다시 썼다. 다만 화려한 상승장의 이면에는 인플레이션 장기화, 금리 상승 등 우려 요인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주식가치 하락 시나리오에도 탄탄한 실적을 이어갈 진짜배기 성장주를 골라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증시는 연초 이후 3분기 들어서도 꾸준히 선방하며 서학개미들의 손길을 이끌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호실적에 美지수 4거래일째 최고치…인플레 우려는 여전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6% 오르며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업 실적 호조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3분기 들어(7월1일 기준) S&P500 수익률은 3.4%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8%, 상하이종합지수가 -2.1% 기록한 것과는 대조된다. 이 시점까지 S&P500 기업 중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곳은 약 90%에 달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들 중 기술, 헬스케어, 금융 섹터 90% 이상의 기업들이 실적을 견인했다. 올 연간 S&P500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는 7~8월에만 4.5% 상향조정됐다. 특수 상점, 오피스 리츠, 재보험업, 건강관리 리츠, 인사·고용 섹터가 컨센서스 상향을 이끌었다. 기술주가 포진한 나스닥 지수와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약 60% 수준이다. 두 지수에서 소비 증가 수혜주들이 포함된 자유소비재 섹터의 호실적이 두드러졌고, 올해 EPS 컨센서스는 각각 8%대 상향조정됐다. 운송, 에너지, 컴퓨터, 자유 소비재, 보험 섹터가 이끌었다. 다만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이 상존해 주식시장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분기 선전한 미국 주요 기업들의 재고마저 대부분 바닥을 보이며 하반기 실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2분기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에서는 반도체 공급부족 우려가 쏟아졌다. 애플은 향후 아이폰 등 제품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시장조사업체 무어 인사이트&스트래티지는 3분기 재고까지 조기에 소진되면서 4분기 아이폰 수급을 우려했다. 테슬라는 올해 생산 예정이던 픽업트럭 생산 일정 연기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텔은 반도체 부족 현상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으로도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소비자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진정됐지만, 하락폭도 제한적일 전망이다. 미국 7월 소비자물가는 0.5% 올라 2008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지난 6월(0.9%) 대비 상승 속도가 둔화됐다. 다만 6월 미국 중간값 단독주택가격은 전년 대비 20%대로 상승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는 정점을 지나지만 높은 주택 가격에 수입물가도 6%대로 높아 향후 테이퍼링 속도를 빠르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중장기 IT·통신 인프라 확대, 온라인 광고 수혜주 주목”미국 증시가 인플레에 적응하며 신고점을 재차 세우고 있지만, 인플레 장기화에도 살아남을 중장기 성장 종목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키움증권은 △기업들의 강한 IT 인프라 디지털화 추세 △차세대 통신 인프라 투자 △미국 경기 재개에 따른 온라인 광고 성장 △코로나19 재확산세 속 차별화된 실적을 보이는 미국 내수 기업을 주목했다. 클라우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밝다. 기업들은 올 들어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된 IT 예산 집행을 본격화하며 디지털화에 분주히 나섰다. 2분기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등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 이유다. 관련 시설투자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유·무선 초고속 인터넷 수요도 늘고 있다. 2분기 미국 대형 통신3사 실적에서 5G, 광네트워크 서비스 이용객 증가 추세가 나타났다. 점유율 경쟁 속 시설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경제 재개에 온라인 광고 시장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업체들은 미국 내 여행 수요 공략을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해외 여행이 제한되면서 카지노·호텔 실적 회복도 본격화되고 있다.키움증권은 △반도체 부족이 완화될 시 실적이 기대되는 장비업체 램리서치 △다양한 기업 IT 인프라 솔루션을 보유한 시스코 시스템즈 △광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수혜주인 II-VI △재택근무 확산과 친이민 정책 장기 호황주 주택건설 업체 D.R. 호턴 △인플레 헤지 수단인 금 관련 금광 업체 뉴몬트 △온라인 광고 수혜주 알파벳 등을 꼽았다. △미국 내 항공수요에 보잉과 트랜스다임, 델타항공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세를 보이는 나이키 등 의류업체를 미국내 실적기대주로 꼽았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들 기업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주식 가치 하락 시나리오에서도 가파른 실적 성장으로 주식 가치가 하락하지 않을 성장주로 본다”며 “중장기 성장 산업에서 핵심적이고 아직 그 성장성이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델타 변이의 확산이다. 지난 주 미국 일일 확진자 수는 평균 12만명을 넘어서며 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 미시건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는 70.2로 전월 13.5% 하락했다. 팬데믹 초기인 지난해 4월(71.8)보다도 낮다. WSJ 조사 결과 중소기업 560여개사의 39%는 향후 12개월간 미국 경제를 비관했다.
- [뉴스+] 채널만 돌리면 '백종원'…푸드 예능 정체기, 대안은?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요리사업가 백종원을 전면에 내세운 각종 푸드 예능 프로그램들이 ‘월수목금’ 안방은 물론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까지 장악하며 포화상태를 맞았다. 올해 초 종영한 MBC ‘백파더’부터 오랜 간판 예능 ‘골목식당’(수요일)과 ‘맛남의 광장’(목요일)을 방영 중인 SBS는 물론, 최근 JTBC와 KBS까지 각각 ‘백종원의 국민음식-글로벌 푸드 편’(금요일)과 ‘백종원 클라쓰’(월요일)를 잇달아 선보이면서 평일 저녁 채널만 돌리면 백종원이 등장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지난 4월 공개한 티빙 오리지널 ‘백종원의 사계’, 올 하반기 넷플릭스로 공개될 ‘백스피릿’까지 합하면 시청자들은 올 한 해 거의 일주일 내내 ‘백종원 콘텐츠’를 만나는 셈이다. 어딜 틀어도 ‘백종원’ 푸드 예능, 대안 없나?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상황만 놓고 보면 ‘백종원 제2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시청률과 화제성은 모두 저조하다. 각 방송사가 나름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고정 출연진, 소재, 포맷 등에 변주를 줬다고는 하나 백종원이 타이틀롤로서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력과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천편일률’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사진=KBS2)◇‘골목식당’ 시청률 반토막→신작 화제성도 저조이전까지 외식업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의 대표, ‘배우 소유진의 남편’ 정도로만 알려져 있던 백종원은 지난 2015년 MBC 예능 ‘마이리틀텔레비전’ 출연을 계기로 방송가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그는 기업 대표의 전형적인 이미지와 다른 푸근한 인상과 수더분한 사투리, 주변 사람을 챙기는 인간적 면모로 금세 시청자들의 호감을 끈 뒤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 천왕’ 등 자신의 이름을 건 시리즈 예능들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특히 그간 여성 혹은 전문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요리’에 대한 변화된 인식은, 백종원이 일군 가장 큰 업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어느 세대에나 친근한 식재료에 과정의 ‘간편함’을 접목한 실용적 레시피들로 ‘요리의 대중화’와 함께 ‘푸드예능의 황금기’를 선도했다는 분석이다.백종원의 존재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요리사업가로서 쌓은 방대한 지식과 노하우를 영세 상인에게 전수해 지역 상권의 재기를 돕고, 위기의 특산물 농가를 살리는 여러 솔루션들을 제공함으로써 선한 영향력을 몸소 증명했다. 백종원이 특산물 살리기를 위해 방송에서 진행한 각종 라이브 판매 방송 프로젝트는 십여 분 만에 완판을 기록했을 정도다. 2018년부터 3년째 명맥을 잇는 SBS ‘골목식당’과 2년째 방영 중인 ‘맛남의 광장’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건재했던 ‘백종원 신화’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5~6%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던 ‘골목식당’과 ‘맛남의 광장’은 최근 절반 수준인 3%까지 추락했다. 올 하반기 후발주자로 가세한 신작 프로그램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 6월 말 방송을 시작한 KBS2 ‘백종원 클라쓰’의 경우, 백종원이 현지의 식재료를 활용해 외국인들에게 한식 요리를 전수함으로써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첫회 시청률 4.6%를 쓴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최근 회차가 3.1%까지 떨어졌다. 7월에 방영한 JTBC ‘백종원의 국민음식’은 백종원이 다양한 인문학적, 역사적 지식들을 활용해 만두, 라면 등 우리에게 친숙한 국민음식들의 옛 유래와 맛을 되짚는 푸드 어드벤처 프로그램이다. 재미와 함께 정보성을 가미해 차별화를 도모하려 했지만 화제성 찾기에 실패, 첫회부터 현재까지 1%대의 늪에서 고전 중이다. (왼쪽부터)티빙 오리지널 ‘백종원의 사계, JTBC ’백종원의 국민음식-글로벌 푸드편‘(사진=티빙, JTBC)◇반복되는 전개, 포맷…“대안 없어” 방송사 한숨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에 대해 “관련 콘텐츠가 워낙 양적으로 팽창해서 뭘 해도 비슷하거나 기시감이 드는 내용 전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종원이 전문 방송인이 아닌 요리사업가인 만큼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보여줄 수 있는 역할과 변주에 한계가 있고, 각 방송사가 백종원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와 메시지도 대개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시청자들마저 프로그램을 챙겨보지 않아도 내용을 충분히 예견할 정도가 되니 아무리 소재, 포맷, 출연진에 변화를 줘도 백종원이 나오는 것만으로 콘텐츠가 다 똑같아 보이고 식상해지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백종원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방송사의 속사정도 있다. 지상파 A방송사 예능 PD는 “전문성과 함께 예능에 적합한 순발력과 입담을 겸비한 출연진을 찾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재계에 걸친 방대한 인맥 네트워크를 활용한 게스트 섭외력, 공익성 추구 등 프로그램의 현실적 운영 과정에 필요한 요소를 전부 충족시킬 수 있는 사람은 현재로선 백종원 대표가 유일하다”고 토로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지금처럼 유튜브 등 SNS가 발달하기 전에는 쉽고 간편한 레시피를 알려주는 백종원 콘텐츠가 확실히 새롭고 획기적이었지만 지금은 워낙 다양한 좋은 취지를 지닌 콘텐츠가 많다”며 “이젠 백종원의 존재 외에 왜 굳이 이 프로그램을 챙겨 봐야 할 지에 대한 답,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 상폐 코앞인데 '사자'…롤러코스터 타는 개미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코스피 지수가 3200선을 맴돌며 박스권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수급만으로 주가가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상장폐지를 위한 정리매매 종목,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스팩(SPAC) 등이 다시 날뛰고 있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단기 차익을 누리고 ‘투기’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제낙스 등 정리매매 종목 주가 급등락 반복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낙스(065620)는 전 거래일 대비 45.30%, 419원 내린 5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럭슬(033600)은 39.29%(55원) 하락한 85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들은 모두 감사보고서에서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난 종목들은 정리매매를 거쳐 최종적으로 상장폐지가 이뤄지는데, 정리매매 기간에는 가격제한폭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달 29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간 제낙스(065620)는 주가가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정리매매 첫날에는 92% 넘게 하락하더니, 지난 2일에는 돌연 하루에 105% 넘게 폭등했다. 이후 지난 3일과 4일에는 이틀 연속 20%대 급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 2일부터 정리매매에 들어간 럭슬(033600) 역시 첫날에는 63% 가까이 하락했던 것이 전날까지 이틀 연속 급등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실제로 이날까지 럭슬을 매수한 주체는 개인투자자로 704억원을 사들였다. 개인끼리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낙스 역시 이날까지 개인이 342억원을 사들이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6월 말에서 지난달 초에 걸쳐 3300선을 터치하던 코스피 지수가 한 달여간 3200선에서 횡보를 거듭하자 단기간 차익을 노린 개인들이 접근한 부분으로 풀이된다. ◇ 한화스팩 새 등장에 스팩도 다시 널뛰기 여기에 최근 변동이 커진 것은 상장폐지 종목뿐만이 아니다. 한동안 이상 급등 현상을 보였던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들 역시 최근 급등락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지난 4일에는 한화에스비아이스팩(317320)이 14% 넘게 급등하고, IBKS제12호스팩(335870), 삼성머스트스팩5호(380320) 등이 9%대 오른 반면 유안타제6호스팩(340360), 신영스팩5호(323280) 등은 약세를 보이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을 보였다. 이어 이날에는 또 교보9호스팩(331520)(-5.92%), 하나머스트7호스팩(372290)(-4.77%), SK5호스팩(337450)(-4.74%) 등이 하락 움직임을 보였다. 앞서 지난 6월에도 스팩은 한 차례 이상 과열 현상을 보여준 바 있다. 삼성스팩2호(291230)와 메타버스 기업 엔피와의 합병을 계기로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스팩들까지 주가가 급등하는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스팩은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 통로로 이용되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인 만큼 합병 대상이 없으면 주가가 오르내릴 이유가 없지만, 수급이 집중되며 급등락을 오고가는 모습이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청약 일정이 겹쳤음에도 불구, 높은 청약 열기를 보여줬던 한화(000880)머스트제2호스팩이 이날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첫날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 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다른 스팩주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새였다. 한화머스트제2호스팩은 지난달 26~27일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비례 기준 909.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청약 마지막 날 막바지 수요가 몰리며 전산 오류로 인해 마감 시간을 두 시간 늦추는 등 해프닝이 발생하며 관심이 집중됐던 종목이다. 앞서 지난 6월 스팩 급등락 현상의 중심에 삼성스팩4호(377630)가 6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쓰고, 이후 삼성머스트스팩5호(380320)가 청약 경쟁률 908.5대 1을 기록하며 ‘열풍’이 불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인 셈이다. 당시 한국거래소 등은 스팩을 기획 감시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과열양상이 한 차례 잦아들었지만, 이들의 주가는 여전히 스팩 기준가의 3배 이상인 7000원대를 오고 가는 등 여전히 가격이 높은 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투기성 접근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리매매 종목과 스팩 등은 주가가 낮아 수급으로만 주가가 쉽게 급등락하는 만큼 손실을 입기도 쉽다”고 지적했다.
- IPO 대어에 묻힐라…중형 공모株 몸값 낮춰 흥행 도전
- 최근 공모주 밸류 할인율 현황(그래픽=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기업공개(IPO) 대어에 밀린 중형급 공모주들이 ‘할인율’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알짜배기인데다 저렴한 가격 매력까지 갖추고 있다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IPO 수퍼위크’ 할인율 21.9~35.5%…5년평균 보다 높아5일 이데일리가 지난 7월 15일부터 8월 말까지 소위 ‘IPO슈퍼위크’ 기간 상장을 했거나 준비 중인 17개 기업의 증권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평균 할인율은 21.9~35.5%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유가증권시장의 IPO에서 평균 할인율은 19.1~31.8%인 점을 감안하면 상단과 하단이 2.7~3.7%포인트(p) 오른 것이다. 5년 평균치보다 할인율이 낮은 기업은 17곳 중 카카오뱅크(18.8~31.1%), 크래프톤(14.0~30.9%), HK이노엔(16.9~29.5%) 등 7곳(41.2%)에 지나지 않았다. 할인율은 상장을 하는 회사가 실적이나 시장전망, 이미 상장한 경쟁사와의 비교 등을 통해 적정 가치를 제시한 후, 일부를 제외하는 것을 뜻한다. 갓 상장을 하다 보니 기존 상장사와 달리 수급 변수가 있을 수 있는데다, 네임밸류가 유명하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모과정의 흥행을 염두에 둬야 하는 만큼 기업들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보통 할인율이 높을수록 시장친화적인 가격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롯데그룹주 중 롯데정보통신(286940) 이후 3년 만에 IPO 시장에 등장하는 롯데렌탈은 28.2~42.8%의 할인율을 적용하며 세일에 나섰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는 ‘대어’인데도 파격적인 할인율을 적용했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큐라클은 26.5~41.2%의 할인율을 적용, 공모가를 최종 2만5000원으로 결정했고 지난달 22일 상장한 이후 이날 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쳐 공모가 대비 76.0% 올랐다. 이커머스에 플랫폼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래티어 역시 할인율 21.3~33.1%를 적용한 끝에 희망 밴드(8500~1만원)를 넘어서는 공모가를 확정 지었다. 이어 4~5일 진행된 일반청약에서도 2498.8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금감원 정정요구도 할인율에 한 몫…“할인율과 기업가치 같이 봐야”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등 대어와 비슷한 시기 공모시장에 등장하는 중형급 기업으로선 할인율을 내세워 투자자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공모가에서 가격 매력이 있어야 ‘따상’을 노리는 개인들이 몰릴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개인들이 공모주 투자에 나서는 만큼 가격 매력을 내세우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상장을 마친 한 기업 관계자는 “증시에 돈이 몰리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공모가를 비싸게 받고 상장 첫날 하락하는 것보다 저렴한 가격을 낸 후 오르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다”고 설명했다.금융감독당국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상장사들의 우려도 할인율 상승에 한 몫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금감원은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 요구하며 공모가 하향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2017~2019년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 283개사가 신규 상장했지만, 금감원이 정정을 요구한 경우는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해 6곳, 올해 9곳으로 늘어났고 이 중 크래프톤과 SD바이오센서, 아모센스(357580) 등이 희망 공모가 범위를 낮췄다. 금감원의 정정요구를 받게 되면 상장 일정 등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기업들은 알아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금감원이 정책적으로 개입하며 공모가 산정에 있어서 너무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할인율이 높다고 무조건 기업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인율을 제시하기 전 기업가치를 상정할 때부터 기업가치를 ‘뻥튀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일부 IT업체나 바이오업체의 경우, 기존 상장사 중 유사한 성격의 기업이 없다는 이유로 해외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끌고 오며 적정성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 투자은행(IB)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하고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과도하게 기업가치를 뽑아낸 후, 높은 할인율을 적용했다고 말하는 기업도 있다”면서 “공모주 투자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도 할인율만 볼 게 아니라 기업가치 산정 등 전반적인 과정을 보고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신한금융, 국내 최초 '탄소제로금융'으로 ESG 선도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금융 본업에 기반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구체화하고 있다. 올해는 ‘이해관계자와 함께 변화하는 금융의 선한 영향력’을 의미하는 ‘파이낸스 포 임팩트(Finance for Impact)’를 그룹 ESG 추진 원칙으로 정했다. 그룹의 지속가능경영을 넘어 금융업의 특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미다.신한금융은 이를 위해 지주 ESG기획팀 주관으로 각 그룹사의 ESG 담당부서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그룹사 별로는 △신한은행 ‘적도원칙’ 가입 △신한카드 ‘친환경 카드’ 출시 △신한라이프의 UN 책임보험원칙 가입 △신한자산운용 ‘ESG전용펀드’ 출시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사별 본업에 맞는 ESG 사업을 진행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탄소제로화’ 선언한 신한금융신한금융은 지난해 11월 이사회 산하 ESG전략위원회를 열고 동아시아 금융그룹 최초로 친환경 전략인 ‘탄소제로화’ 를 선언, 국내 금융그룹의 친환경 금융전략을 선도하고 있다. 탄소제로화는 국제적인 탄소 중립정책에 발맞춘 신한금융만의 차별화된 탄소중립 금융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탄소 배출 기업 및 산업에 대한 대출·투자를 관리할 뿐 아니라, 산업 내 친환경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저탄소 경제 전환에 기여해 나갈 방침이다. 향후 신한금융은 파리기후협약에 부합하는 방법론을 활용해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상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 지원 규모를 2030년 38%, 2040년 69%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친환경 기술 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자본 투자, 기업·산업에 대한 친환경 설비 전환 등 친환경 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2050년까지 그룹 자산 포트폴리오상 ‘제로’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탄소 배출 측정에 대한 글로벌 표준 수립 이전부터 국내 탄소 배출권 할당 대상 업체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 관리 업체 총 1042개를 대상으로 그룹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감안한 탄소배출량을 측정 및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왔다.아울러 지난 4월 UN 주도하에 설립하는 ‘탄소중립 은행 연합(이하 NZBA)’의 창립 서명 기관으로 참여했다. 신한은 ‘NZBA’에 참여한 금융사들과 대출, 투자 등 보유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탄소중립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그룹이 추진하는 ‘탄소제로드라이브’(Zero Carbon Drive)에 발맞춰 친환경 전략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무공해차 전환 실적은 매년 ‘ESG 보고서’를 통해 공시할 예정이다.신한금융은 지난 2015년 고객·주주 및 지역사회를 포함한 대내외 이해관계자들의 사회적 책임 요구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응한다고 선언했다.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를 능동적이고 체계적으로 구현하고자 금융지주회사 최초로 이사회 내 소위원회 ‘ESG 전략위원회(옛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만들었다. ◇금융지주사 최초 ‘ESG 전략위원회’ 신설지난해는 그룹 전략·지속가능부문 최고책임자(CSSO)를 선임해 그룹의 ESG전략과 이행 방향을 논의하는 ‘그룹 ESG CSSO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월에는 그룹사 CEO 전원이 참석하는 ‘ESG 추진위원회’도 신선해 기존에 운영해온 위원회·협의회와 함께 그룹차원의 일원화된 전략 추진을 위한 ESG 구동체계를 구축했다.더불어 국내 금융사 최초로 △친환경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 배출량 관리 △스타트업 지원 등 혁신금융 △대출·투자 심사체계 구축 등 각 그룹사가 추진하는 ESG 사업성과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는 ESG 성과관리체계를 구축해 실질적인 경영 활동 전반에 ESG를 내재화하고 있다.그룹의 핵심 추진 사업인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그룹 전략·지속가능부문(CSSO) 산하에 ESG 기획팀을 신설해 그룹 전체 ESG 전략 추진에 대한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다. 탄소제로 프로젝트, ESG 통합 평가모델 구축 등 지속가능금융 실행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금융 트랜드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신한금융은 2005년 그룹사인 신한은행이 금융업계 최초로 사회책임 보고서를 발간해 환경금융 실적, 그룹 환경지표를 매년 공개하고 있다. 2009년에는 그룹 전체로 확대해 ESG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특히 올해 3월에는 그룹의 ESG 주요 활동 및 성과를 요약한 보고서인 ‘ESG 하이라이트’를 발간했다. 또 투자자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ESG 정보 공개 요구에 부응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국내 금융사 최초로 ESG 리포트 발간 횟수를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했다.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7월 ‘2020 ESG 경영보고서’ 발간을 발표하며 “그룹 경영진들과 ‘ESG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는 백신’이라는 말을 나눴다”며 “신한그룹 또한 국내 경제의 ESG 전환에 막중한 책임을 느끼며 5대 핵심과제에 집중해 차별화된 ESG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 국내 ETF 500개 육박…'테마·액티브·해외투자' 손길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500개 육박했다. 올 들어 투자자들의 입맛을 맞춤 공략하며 빠르게 덩치를 키우는 모습이다. 유망산업 종목을 담은 테마형 상품부터 시장보다 초과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액티브 ETF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에 북미 등 해외 ETF로 손을 뻗는 투자자들도 많아지고 있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까지 상장한 ETF 종목수는 총 497개다. 5일 미국스팩&IPO·친환경 ETF까지 상장하면 총 499개로 늘어난다. ETF의 총 순자산은 60조4232억원 규모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선 연초 이후(지난 3일 기준) 1조원 이상이 빠졌지만, 같은 기간 주식형 ETF는 3조7000억원 가량을 끌어모으며 개인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테마형 ETF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순유입 상위 ETF 10위권에 중국 전기차, 미국 테크, 자동차, 2차전지, 반도체 등 테마형 ETF가 포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는 지난해 12월 상장된 후 8개월 만에 순자산총액이 1조4000억원대로 늘었고 국내 ETF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올 들어 출시된 45개의 ETF 중 전략·업종 테마형 상품 비중은 67%(총 30개)다. 테마도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와 시장 트렌드에 맞춰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운용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 시스템반도체, 웹툰·드라마 △한화자산운용 ESG △NH아문디자산운용 반도체, K팝, 미디어, 게임 △미래에셋운용 글로벌 리튬·2차전지, 자율주행·전기차, 디지털경제 등이다. 투자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테마로 하는 ETF를 준비하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수동성이 강한 ETF를 보완해 일정 비중은 펀드 매니저가 운용, 시장 수익률을 초과할 수 있도록 한 액티브 ETF도 각광받고 있다. 올 들어 출시된 ETF 45개 중 액티브 ETF는 16개(36%)다. 지난 5월에 출시된 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의 순자산총액은 4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액티브 ETF가 본격 출시되며 인덱스펀드 라인업이 더 다양해졌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추가 상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액티브펀드와 인덱스펀드의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액티브 ETF 시장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TF를 통한 해외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정체 속에 최근 3개월간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4017억원이 줄어든 반면 해외 주식형 ETF는 1조6627억원이 늘었다. 북미 등 선진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선전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뉴욕증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0% 가까이 상승했고, 코스피 지수는 11% 올랐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주식형 ETF 빠른 성장은 테마형, 특히 신규 상장 ETF가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각종 기술, 모빌리티 테마의 해외주식 ETF 상장이 이어지면서 작년 11월 말 약 8000억원 규모였던 해외 테마형 ETF가 올 7월 말에는 4조7000억원으로 성장해 처음으로 시장지수형 ETF 규모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글로벌 ETF 시장은 개인의 금융시장 참여 확대, 정보 비대칭 해소, 규제 당국의 제도 완화와 다양성 허용 등 흐름 속에 고공성장할 전망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글로벌 ETF 운용자산(AUM)은 전년 대비 49.8% 늘어난 9조달러(약 1296조원)를 기록했다. 아직 ETF를 출시하지 않은 국내 운용사들은 테마 탐색에 분주한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후발주자로 ETF 시장에 진입하는 운용사들은 기존에 나온 상품과 차별화할 수 있는 테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ESG의 중장기 흐름을 반영해 테마로 삼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이를 충족하는 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 10조 차이나펀드 괜찮나…"홍콩·美 상장株보다 본토가 유리"
- [이데일리 김윤지 김인경 기자] 중국 당국이 주요 기술주에 이어 사교육과 게임까지 규제 칼날을 들이대자 국내 투자자들 또한 불안감에 떨고 있다. 중국 주식형 펀드 순자산 규모는 10조원으로 국내에 출시된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국가별로 봤을 때 가장 덩치가 크다.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액 중 홍콩과 중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0%가 넘는다. 중국 증시가 개인 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처인 만큼 최근 중국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주식 시장이 규제 리스크로 변동성을 보여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혁신성과 성장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끌어내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다만 뉴욕 증시 상장 한 달 만에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디디추싱처럼 중국 정부가 역외에 상장된 주식들에 대해서 어떤 정책을 적용할지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홍콩 증시 상장 중국기업주 중심의 H주나 해외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ADR) 보다는 A주(본토 증시)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전방위로 확대되는 규제 칼날…한달새 ‘급락’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한달새(7월5일 종가 대비, 이날 종가) 1.62% 하락했다. H지수는 무려 8.31%나 급락했다. 최근 중국 당국이 강도 높은 규제를 연달아 내놓은 여파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이 1.63% 상승하고 코스피가 0.39% 하락하는 가운데 유독 크게 미끄러진 셈이다. 이에 중국 주식형 펀드 또한 고전 중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일 기준 최근 1개월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중국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6.09%로 해외주식형 평균 수익률 -1.65%를 훨씬 밑돈다. 국가·지역별로 분류했을 때 최하위 수준이다. 세부 상품별로 보면 하락 폭이 더 컸던 H지수에 주로 투자한 펀드들은 더 큰 낙폭을 보여줬다. 이미 중국은 지난해 말부터 빅테크와 사교육에 대해 엄포를 놨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텐센트, 중국판 ‘배달의 민족’인 메이투완은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당국발 초강력 규제는 사교육과 부동산 등 산업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투자심리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날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의 자매지 ‘경제참고보’는 일부 학생들이 텐센트의 게임 ‘왕자영요’를 하루에 8시간씩 하고 있다며 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 비유했다. 이후 텐센트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0% 넘게 떨어졌다. 기사는 삭제됐지만 중국 정부가 게임에 대한 규제를 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 게임주가 움츠러들었다. 중국은 관영통신을 통해 규제나 경제방향을 미리 예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외환거래업체 오완다(OANDA)의 제프리 헬리 아시아태평양 시장 분석가는 “수 주가 지나도 중국 내 규제리스크는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당분간 중국 주식에 주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알렉세이 미로넨코 캐피털컴퍼니 전무 역시 “규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 탓에 중국 주식에 요구되는 위험 프리미엄이 더 높아졌다”면서 “단기간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반적 단기 대응은 보수적, 기술주는 기회”이에 이데일리가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인 중국 공모 펀드를 운용하는 6곳의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펀드 매니저들은 게임주, 교육주, 부동산주 등 대부분 단기 대응으로 비중 축소를 권했다. 기술주 또한 보수적 접근을 제시했지만, 정책 지원이나 구조적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에 대해서는 비중 확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백재홍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차이나운용팀장은 “미래 성장성이 열려있는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영역은 방대한 제조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라면서 “다양한 중국 제조업체들은 해당 밸류체인에서 강한 주도권을 보유하고 있고 향후에도 주도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청룬푸 신한자산운용(홍콩) 매니저는 “IT는 중국의 장기적 성장성에 베팅하기 위한 가장 좋은 섹터로, 특히 하드웨어 분야가 선호된다”면서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 정부는 자국 고유 IT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재생 에너지와도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변수로는 2022년 시진핑 3기 출범 전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을 꼽았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주식 본부장은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몇몇 주요기업을 압박해 전체적인 통제를 이끌어내는 분위기”라면서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없어 규제 강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주가 유망한 만큼 성장주와 관련된 주요 지표도 지켜봐야 할 요소로 꼽혔다. 고정희 한화자산운용 해외주식전략운용팀장은 “전기차 침투율 10%대 진입과 월간 판매량 호조로 전기차, 배터리, 소재 및 장비의 서플라이체인의 높은 벨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있어 판매량의 지속호조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반도체 산업과 태양광 산업의 경우도 가격상승, 수요증가로 실적개선이 진행된 만큼 수요에 대한 전망치 변화가 주의할 점”이라고 짚었다. ◇ “변동성 큰 H주 보다는 A주 주목”펀드 매니저들은 정치적 리스크로 한동안 진통을 겪겠지만 회복 잠재력이 충분해 결과적으로 경쟁력과 펀터멘털이 강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5~6%에 달하는 등 선진국 대비 높은 성장률과 IT와 헬스케어, 신에너지 분야에서의 역량 등도 매력적인 요소다. 때문에 기술주에 대해선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아시아에쿼티실장은 “리스크에 있어 마찰적 요소와 본질적 요소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치적 요소 등 투자 외적인 요소보다 중국 기업의 핵심 경쟁력 같은 본질적 요소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H주나 ADR보다 A주가 더 나은 선택이란 점도 공통된 의견이었다. 2014년 선·후강퉁 개방 이후 A주의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아졌으나 여전히 H주의 외국인 투자자에게 더 많이 노출돼 있고, A주의 경우 공매도 자체가 제도적으로 불가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육진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A주에는 전기차 밸류체인, 반도체, 태양광 등 다수의 정부 육성 산업이 포진돼 있고 H주에는 기존에 잘 알려진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다수 상장돼 있다”면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서 중국 정부는 탄소중립과 기술독립을 중점으로 제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고 이는 관련 산업이 더 많이 포진된 A주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 그린본드로 돈 모아 석탄투자…ESG 가면 쓰는 기업들
- [이데일리 김윤지 김인경 기자] “한전의 사례는 ESG 채권에 대한 회의론을 키운다.” 지난 5월 외신 블룸버그는 지난해 5억 달러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한 한국전력(015760)이 동남아시아의 석탄화력발전소에 투자한 점을 문제 삼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두 나라와의 외교관계를 고려한 결정이었고, 녹색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투자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블룸버그 측은 ESG 채권 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명성과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3월 스웨덴 환경단체 AFII(Anthropocene Fixed Income Institute)는 한국석유공사의 7억 달러 규모 글로벌본드(RegS) 발행에 참여한 주관사 6곳에 서한을 보냈다. 해당 단체는 석유공사가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탄소발자국 파악이 어렵고, 법적인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캐나다 타르 샌드 생산에 참여한다는 내용이 채권 투자 설명서에 충분히 적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금융 시장의 새로운 투자 지침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ESG워싱’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위장환경주의(greenwashing)처럼 진정성 측면에서 실질적인 ESG와 거리가 있으나 ESG 경영이나 투자를 표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년새 100배 늘어난 SRI채권 발행액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원화 SRI(사회책임투자) 채권, 이른바 ESG 채권 발행 잔액은 134조12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말 1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3년여 만에 무려 100배 이상 늘어났다. 발행사 또한 2018년 말 4개사에 불과했지만 현재 120개사로 대폭 늘어났다. 올 상반기 일반기업의 참여와 녹색채권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발행잔액 기준 SRI채권 전체에서 여전히 사회적채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지난해 말 대비 올해 들어 사회적채권이 46.64% 늘어나는 동안 녹색채권은 326.86% 증가했다. 그동안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의 발행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 들어 일반기업으로 발행사가 확장되는 추세다.발행잔액이 가파르게 확대되면서 ‘ESG워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ESG 시장이 성장하는 만큼 발행사를 향한 기대치와 요구가 더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에는 모 그룹이 해외 해상 가스전 개발 투자를 이유로 환경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새 화석 연료 투자를 포기하기로 했던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에서였다. ◇ 가이드라인·구두 지도 등에도…“갈길 멀어”위장환경주의 등을 방지하고자 환경부는 지난해 12월 녹색채권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환경부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채권 발행 절차와 자금 사용처, 사업 평가와 선정과정, 자금 관리, 사후보고 등 녹색채권이 갖춰야 할 핵심요소를 규정했다. 녹색사업을 정의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 공표도 연내 계획 중이다. 이밖에도 환경부는 녹색채권 발행 시 소요되는 외부검토 비용에 대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그럼에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모든 채권의 ESG 채권화”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단기간에 ESG 채권이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가이드라인이 혼란을 가져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최근 금융당국은 운용업계를 상대로 ESG펀드 운용에 대한 구두 지도를 하면서 ESG 채권형 펀드에 이름을 붙이려면 자산의 50% 이상을 ESG 상품으로 담도록 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ESG 상품’이 신용평가사로부터 인증을 받은 ESG 채권인지 ESG 등급이 높은 발행사의 채권인지는 해석하기 나름”이라면서 “일부 운용사는 ESG 채권으로 50%를 채우는 전략을 짜기도 하는데, 전체 채권 시장에서 현재 ESG 채권 비중이 10% 수준이어서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 “외부 검증 통한 사후 보고 강제해야”업계는 ‘ESG 워싱’ 방지를 위해 외부 검토 및 사후보고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올해부터 ESG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사전 검증과 사전 인증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하는 반면 발행 후 보고서 외부검토는 권고사항이다. 거래소 전용 세그먼트 등록 유지를 위해서는 조달자금 사용보고서가 발행일 다음 연도 연말까지 제출해야 하지만, 등록 취소와 상장 수수료 납부 정도가 불이익으로 돌아간다. ‘셀프 사후 보고’도 가능하다. 기후채권기구(Climate Bonds Initiative·CBI)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1월부터 2019년 3월 사이에 발행된 녹색 채권을 살펴본 결과 외부 검토와 사후보고는 긍정적인 연관성이 있다. 사전 인증과 사후 검토 모두 필요하지만 특히 채권 발행 후 외부검토를 받는 것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느슨한 형태의 공적 규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EU는 2019년 6월 녹색채권표준(Green Bond Standard)을 발표했으며 지난해 7월 녹색채권 관련 분류체계(Taxonomy)를 제정해 법제화를 완료했다. 일본은 환경부에서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녹색채권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투자자부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장환경주의 리스크는 ESG 채권 투자에서 피할 수 없지만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것”이라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주의’ 투자자처럼 자금의 사용 및 프로젝트 진행, ESG 관련한 전반적 이행 내용 등에 대해 발행자에게 적극적인 요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 '8만전자' 된 삼성전자…추세 반등일까 반짝 상승일까
-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빅테크 종목의 주가 상승이 일단락되고, 반도체 관련주가 반등하는 등 IT 업종 내에서 순환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영향 등에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도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반도체 기업의 펀더멘털이 급격히 변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추세적 상승의 시작으로 확정 짓기엔 무리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삼성전자, 13거래일 만에 ‘8만전자’ 복귀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2.65% 상승해 8만140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8만원대를 넘어선 건 지난 7월 15일 이후 13거래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60억원, 1299억원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000660)도 이날 3.45% 올랐다. 역시 외국인이 636억원, 기관이 640억원 순매수했다. 국내 반도체 대표 대형주인 두 회사는 전날에도 큰 폭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1.02%, SK하이닉스가 3.11% 각각 상승했다. 양사 모두 이달 들어 그간의 하락세를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힘입어 KRX 반도체 지수도 전날 2.08%, 이날 1.85% 올라 상승 전환했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 반등에 앞서 미국 등에서 동종 기업의 주가 상승이 진행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2일엔 0.62% 상승해 3377.49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2월 중순 3200선을 돌파한 뒤 3200~3300에서 횡보하다 지난달 말부터 상승하기 시작, 이달 들어 3400선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로 대표되는 미국의 빅테크 주식들은 지난달 말 들어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빅테크 주식 비중이 높은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 1(QQQ)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26일 368.49달러로 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한 뒤 2일 364.60을 기록해 하락 중이다. 미국 IT 업종 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로의 순환매가 이뤄지고 있고, 이러한 영향에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도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의 파운드리 공급사 UMC와 시총 대표주인 TSMC도 그간 횡보세를 벗어나 지난 5거래일간 각각 8.89%, 3.13% 상승했다. ◇ “삼성전자 상승, 순환매 맥락이 더 설득력 있어”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최근 상승세가 지금부터 쭉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 둔화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 놓인 가운데, 지수 횡보 속 순환매 장세에서 반도체주 상승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방 다른 업종으로 매기가 이동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펀더멘털 측면에서 대단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진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상승은 악재를 주가에 모두 반영한 상황에서 수급적 요인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일 중요한 건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국내 대형 반도체 업체의 메모리 출하량 증가가 가격 하락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는데, 지금은 이를 주가에 반영해 당연시 됐다”며 “수급 주체들이 그간 반도체주를 많이 비워둔 상황이기도 했기 때문에, 많이 못 오른 대형주가 상승하는 건 이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펀더멘털 관점에서 근본적인 상승이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도 “반도체 순환매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오른다는 이야기가 더 설득력이 있다”며 “최근 삼성전자 기업설명회(NDR) 톤이 긍정적이란 이야기가 있지만, 펀더멘털의 바닥을 논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긍정적인 시장수요 전망을 볼 때, 고객사의 수요는 지속되고 이에 따라 재고는 현재와 같은 낮은 수준에서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주가의 하방 압력의 가장 큰 요인인 ‘수요 둔화 및 공급 확대에 따른 빠른 가격 하락 전환’을 불식시키려는 노력인 셈이다. 한편 앞으로 다가올 삼성전자 상승에 대비해 서서히 비중을 늘려가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선 메모리 고점 우려가 많은데, 우리 생각은 다르다”라며 “공급망 차질에 의한 세트(휴대폰, PC 등) 생산 둔화 우려는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상태로 피크 아웃 우려가 해소되면서 이번 상승 싸이클의 세 번째 랠리를 예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확대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메모리에선 원가 절감이 빠르게 이뤄져 계절적 비수기인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이익 방어가 가능하고, 비메모리도 그간 부진했던 SoC(시스템 온 칩) 출하 개선 및 서비스 가격 현실화 등에 성수기를 상회하는 이익 달성이 전망된다”며 “일단 연초 이후 부진했던 주가는 반도체 부문의 펀더멘털 개선을 반영해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하필 청약일에 中 게임 규제가…크래프톤 흥행 실패 이유는
- [이데일리 권효중 유준하 기자] 하반기 역대급 기업공개(IPO) 대어로 손꼽히던 크래프톤이 공모주 청약 흥행에 실패했다. 최종 경쟁률 7.79대1, 청약증거금 5조원 수준으로 올해 공모 대어마다 수십조가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증권신고서 제출 당시부터 고평가 논란이 이어진 상황에서 높은 공모가, 매출 대부분이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오는 ‘원 게임 리스크’ 등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준 모양새다. 이에 상장 후 신작 발표, 인수합병(M&A) 등 몸집에 걸맞은 가치를 증명하는 과제가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올해 코스피 대어 중 가장 증거금 낮아 3일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7.79대 1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9.50대 1) △NH투자증권(6.71대 1) △삼성증권(6.88대 1) 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에 따른 총 증거금은 약 5조358억원이다. 이는 올해 상장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대어들에 비해 다소 저조한 성적이다. 지난달 청약을 마감해 오는 6일 상장을 앞둔 카카오뱅크만 하더라도 경쟁률은 182.7대 1에 그쳤지만 증거금은 58조원이 몰렸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 역시 경쟁률 274.02대 1에 증거금 31조원이 몰렸다. 상반기 앞서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80조9017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63조6198억원) 등과 비교하면 이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앞서 청약 첫 날이었던 지난 2일에도 크래프톤은 ‘차기 게임 대장주’라는 이름값에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날 기준 크래프톤의 청약 경쟁률은 2.79대 1로, 증거금 역시 약 1조8000억원에 그쳤다. 증권사별로도 가장 높았던 미래에셋증권의 경쟁률은 4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주관사단은 지난달 29~30일 진행됐던 에이치케이이노엔(HK이노엔)의 약 28조원에 달하는 청약 증거금 환불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날에도 청약 경쟁률의 상승세는 높지 않았다.크래프톤의 일반 투자자 대상 배정 물량은 전체의 30%인 259만6269주다. 신청 건수가 균등 배정 물량을 초과하지 않아 균등 배정을 통해서는 증권사 모두 최소 4주를 받을 수 있고, 비례 배정의 경우에는 청약 단위를 고려해 최소 498만원을 증거금으로 납부할 시 1주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대어로 손꼽히던 크래프톤이 아쉬운 성적을 낸 것이 ‘흥행 일변도’였던 IPO 시장에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에는 유행하는 테마, 뜨는 콘텐츠 등만 주어지면 성공적으로 IPO를 마쳤지만, 이제는 단순히 기업의 사이즈나 네임밸류를 넘어 자체 경쟁력에도 초점이 이동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 ‘고평가 논란’ 여전… 이젠 증시서 가치 증명할 때 크래프톤은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당시부터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왔다. 지난 6월 첫 증권신고서에는 게임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비교군으로 월트 디즈니, 워너뮤직 등을 넣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금융당국의 요구 끝에 한 차례 정정을 통해 희망 밴드를 10% 가량 낮추고 비교군 역시 국내 게임 업체들로 교체했다. 여기에 2주간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기대보다 낮은 숫자의 경쟁률도 발목을 잡았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밴드 최상단인 49만8000원에 결정했지만, 경쟁률이 243.15대 1로 나타났다. 총 621건의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했는데,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종목들이 수요예측에서 네 자릿수대 경쟁률을 기본으로 보여준 것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주관사단은 해외 연기금 등을 포함, 장기 투자 성향의 기관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외 시장에서는 인정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까지 지켜본 개인투자자들은 청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다소 높은 구주매출 비중(35%), 우리사주 청약 미달 예상분의 일반청약 전환 등까지 겹치며 기존 ‘안정적인 투자처’로 여겨지던 공모주들과 비교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날에는 중국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 우려까지 불거지며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청약 둘째날 마감시간이 다가와도 경쟁률이 좀처럼 오르지 않자 기존 청약분을 취소하는 분위기도 일부 조성됐다. 크래프톤으로서는 상장 이후 ‘배틀그라운드’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세계관 확대, 그리고 배틀그라운드 외의 신작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됐다. 올해는 ‘배틀그라운드:뉴스테이트’에 이어 내년 ‘칼리스토 프로토콜’, ‘프로젝트 카우보이’ 등 출시가 예정된 신작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약 4조원에 달하는 공모자금 중 70% 가량을 인수합병(M&A)에 쓴다고 밝혔던 만큼 향후 회사의 확장 행보 역시 향방을 가를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청약 당시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상장 이후 가치 증명에 성공한 사례로는 펄어비스가 있다. 지난 2017년 상장한 펄어비스(263750)도 청약 당시 공모 청약에서 경쟁률이 0.43대 1에 그쳐 ‘굴욕’을 당한 바 있다. 당시 북핵 도발 등 불안정한 시장 상황과 더불어 흥행작이 ‘검은 사막’ 하나뿐이었던 ‘원 게임 리스크’가 부각됐지만, 이후 꾸준한 플랫폼 확대와 더불어 신작 개발 등에 나서며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5위까지 오른 상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의 기대 신작의 잠재 가치 등을 고려한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공모가 범위는 저평가라고 볼 수도 있다”라며 “이에 상장 이후 신작 모멘텀을 노린 투자 전략 등도 하나의 접근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크래프톤은 오는 10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