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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임인년 IPO 시장 시금석될까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올해를 뜨겁게 달군 기업공개(IPO) 공모주 시장이 마무리됐다. 121개 기업이 공모청약에 나서 역대 최고 경쟁률과 최고 청약증거금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 하반기 들어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며 열기가 한풀 꺾이는 듯 보였지만, 마지막 주자 래몽래인이 2000대 1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아직 열기가 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제 관심은 내년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는 모습에 증시에 몰렸던 개인투자자들은 발을 빼고 있다. 공모주 시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 대어급들의 상장 예고에 2020년에 시작된 IPO 붐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봤다.◇ 2021년 IPO 각종 기록 다시 쓰며 역대 최고 성과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오는 30일까지 1년간 이전·신규 상장한 기업은 121개사(스팩, 리츠 포함)다. 이날까지 상장한 누적 공모 규모로 보면 20조7493억원이다. 역대 최고치다.1월 첫타자였던 엔비티(236810)의 경우 4397.7대 1이라는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IPO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7월에 상장한 맥스트(377030)는 6762.8대 1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수립했다. 청약증거금 기록도 다시 썼다.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청약증거금 63조6198억원을 끌어모으며 최고를 기록한 지 2개월 만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가 80조9017억원을 끌어모으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외에도 카카오뱅크(323410)(2조6000억원), 크래프톤(259960)(4조3000억원), 카카오페이(377300)(1조5000억원) 등이 등장하며 수조원의 청약증거금이 증시에 쏠렸다.하지만 모두가 흥행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빚투, 영끌로 투자에 환호하기도 했지만, 중·대어급임에도 흥행에 참패하며 투자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크래프톤은 고평가 논란을 털어내지 못하며 일반청약 경쟁률 7.79대 1로 대표 흥행 실패 사례로 꼽히고 있다. 뒤 이어 상장한 롯데렌탈(089860)(65.81대 1)도 청약 부진이 상장 이후에도 수익률 부진으로 이어지며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가수 출신 사업가 김태욱씨 회사로 더 유명한 아이패밀리에스씨(114840)는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최하단에서 36%나 깎았음에도 일반 청약경쟁률 20.88대 1로 흥행 부진을 기록했다. 이후 상장을 준비하던 시몬느엑세서리와 에스엠상선은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이달 상장한 툴젠(199800)(164.13대 1)과 케이티비네트워크(030210)(327.26대 1)도 일반청약에서 흥행하지 못하며 IPO 불씨가 꺼진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K-콘텐츠 붐을 탄 래몽래인이 2054.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IPO 시장 흥행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2년 LG엔솔만 10兆 흥행한다면 대어급 더 나올수도전문가들은 내년 IPO 시장이 LG(003550)에너지솔루션에 달렸다고 봤다. 임인년 새해 첫달에는 오토앤(11~12일)과 케이옥션(12~13일), 애드바이오텍(13~14일) 등의 청약이 예정됐지만, 18~19일에 청약을 진행하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다.LG엔솔은 LG화학(051910)이 지난해 12월 전지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이다. 전기차와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PC 등에 쓰이는 2차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제조한다. 2차전치 관련 테마는 올해 IPO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다. 2차전지주 대장의 출현에 시장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27만5000~30만원으로 제시했다. 희망범위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70조원으로 역대 IPO 사상 최대 규모다. LG엔솔이 기업가치를 그대로 인정받으면 네이버(035420)를 제치고 시가총액 3위에 오르게 된다. 공모가가 상단을 초과해서 결정되거나, 시초가가 공모가를 초과해 20% 이상 오를 경우 SK하이닉스(000660)를 제치고 삼성전자(005930) 다음인 시총 2위까지 오를 수 있다. LG화학의 주가는 62만5000원(22일 종가 기준)이다. LG엔솔이 이정도까지 상승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에 비상장거래사이트에서는 최고 55만원에도 사겠다는 투자자도 나타나고 있다. IPO 업계 관계자는 “내년 IPO 시장이 그리 밝지 않을 거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면서도 “LG엔솔의 흥행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거로 본다. LG엔솔은 내년 IPO 시장의 시금석”이라고 말했다.LG엔솔의 바통은 현대차그룹의 건설기업 현대엔지니어링이 이어 받는다. 2월 3일과 4일 일반 청약을 접수하고, 2월 내 상장할 계획이다. 희망공모범위는 5만7900~7만5700원이다. LG엔솔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청약증거금 대부분이 현대엔지니어링으로도 옮겨갈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반대의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롯데렌탈로 크래프톤과 일주일 간격을 두고 청약을 진행했고, 그 결과 흥행 부진까지 그대로 이어받았다.이 외에도 SK텔레콤과 분할한 SK스퀘어의 첫 자회사 원스토어와 보험업계 빅3로 꼽히는 교보생명이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또 현대오일뱅크, 쓱닷컴, 마켓컬리, 오아이스마켓 등과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이 내년 상반기 상장을 준비 중이다.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엔솔 하나만 해도 공모규모가 10조원”이라며 “IPO 시장 역대 최고치가 올해여서 내년엔 쉬어갈 거란 전망도 있지만, LG엔솔 이후 기업들이 용기를 내서 시장에 들어온다면 못해도 (내년에도) 올해 수준 정도는 나올 거다. 역대 2위 공모시장도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올해 개인 80조원 이상 순매수…수익률은 외국인에 밀려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올해 개인투자자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80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자동차 대형주를 위주로 순매수 행렬을 이어갔고,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2차전지, 금융 종목을 순매수했다. 수익률에서는 외국인이 개인을 앞섰다. 개인이 한 해동안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던 종목들은 올해 초와 비교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양새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월4일부터 12월21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합해 무려 80조1500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조7000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삼성전자우(005935)·현대모비스(012330)·카카오(035720)·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371460)·LG전자(066570) 순이었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를 무려 32조34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전자 우선주는 5조1096억원어치, 현대모비스는 3조2626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개인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과 현대모비스·현대차 등 자동차 대장주를 주로 샀다.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에는 순매수 상위 종목에 LG화학(051910)·SK텔레콤(017670)·KB금융(105560)·하이브(352820)·카카오뱅크(323410)·에코프로비엠(247540)·삼성SDI(006400)·카카오게임즈(293490)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LG화학 2조1736억원어치, SK텔레콤 1조1262억원어치, KB금융 85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LG화학,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종목과 KB금융, 카카오뱅크 등 금융주를 주로 사들였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종목(LG화학, 카카오뱅크, 삼성SDI)을 제외한 7개 종목이 모두 올해 초와 비교해 플러스 수익률(22일 기준)을 올렸다. 최근 배터리 셀 업체의 주가가 주춤하나 에코프로비엠과 하이브 등은 수익률이 각각 171.1%, 115.1%로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다. 이에 반해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은 카카오와 전기차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SK하이닉스만 플러스 수익률을 거두고, 나머지 종목은 모두 올해 초보다 주가가 떨어진 상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초 주가인 12만7000원을 간신히 회복한 수준에 그친다.다만 내년 반도체 업종의 업황 개선, 수요 전망이 긍정적임에 따라 기대도 높아진다.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업황 개선, 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며 “내년 삼성전자 D램 수요는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2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첫날 560억 베팅”…개미, 글로벌 메타버스 ETF ‘열광’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개인 투자자가 22일 동시 상장한 글로벌 메타버스 상장지수펀드(ETF) 4종을 500억원 넘게 사들였다. 이 중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으면서 메타버스 ETF 2라운드에서 첫 승을 거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메타버스 ETF 2라운드, 첫승은 KODEX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하루 개인 투자자는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282억원),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251억원),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e’(14억원),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13억원) 등 글로벌 메타버스 ETF 4종을 모두 560억원치 순매수했다. 지난 10월 국내에 투자하는 메타버스 테마 ETF 4종이 출시됐을 당시 개인 투자자 순매수 총합은 72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KODEX와 TIGER는 삼성SDI(006400)(632억원), SK(034730)아이테크놀로지(334억원)에 이어 개인 투자자 순매수 3, 4위에 각각 올라 글로벌 메타버스 테마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수익률은 ‘KBSTAR 글로벌메타버스Moorgat’(2.55%), ‘네비게이터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2.36%), ‘TIGER 글로벌메타버스액티브’(0.70%),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0.40%) 순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에 투자하는 ETF인 만큼, 설정일이 앞서 그동안 등락률을 반영할 수 있거나 아시아 상장 종목의 비중이 높은 ETF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 그래도 필수 종목은…“AMD·애플·메타·MS”4종목 모두 명칭에 ‘글로벌메타버스’를 포함하지만 운용 방식·포트폴리오 등에서 차이가 난다. KBSTAR의 경우 기초지수 구성종목을 거의 그대로 복제하는 패시브라면, 나머지 3종은 펀드 매니저가 기초지수 30%를 재량껏 운용해 시장 대비 초과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ETF다.이날 기준 일간 구성종목(PDF)의 수는 KBSTAR가 가장 많은 54개 종목을 담고 있고, 네이게이터(47개), TIGER(39개), KODEX(33개) 순이다. 상위 5종목의 비중에선 KODEX가 45.22% 수준으로 가장 높다. TIGER(32.91%), KBSTAR(29.84%), 네이게이터(24.90%) 순으로 분산투자하고 있다. 개별 종목에선 KODEX가 상대적으로 미국 상장 기업에 집중한다면, KBSTAR는 펄어비스(263750) 카카오게임즈(293490) NAVER(035420)와 같은 국내 기업을 비롯해 아시아 상장 증시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ETF 4종 모두 담고 있는 종목으론 AMD, 애플, 메타 플랫폼(전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유니티 소프트웨어이 있다. 솔루션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와 포티넷, 게임업체 일렉트로닉 아츠, 데이터 업체인 마벨 테크놀로지, 소프트웨어 업체 테이크투인터랙티브 등도 3종 이상이 공통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그만큼 글로벌 메타버스를 향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는 자금력과 기술력을 원동력 삼아 메타버스로 확장할 수 있는 빅테크와 로블록스나 유니티처럼 메타버스 테마에서 강점을 지닌 중소형주를 균형 있게 담아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꾀했다”고 말했다.
- [단독]'강성부 펀드' 한진칼에서 손 떼나..인수 펀드 설정 착수
- [이데일리 박정수 조해영 기자]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한진칼(180640)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8년 지배구조 개선을 기치로 내걸고 한진칼 지분을 매집한 지 3년 만이다. △강성부 KCGI 대표[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KCGI, 펀드 설정해 엑시트 창구 마련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자산운용사는 지난달 말께 KCGI가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펀드를 설정했다. 펀드 설정 규모는 2000억원 이상으로, 수익자는 상장사들이 포함된 여러 법인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일부 상장사만 참여한 상태로 순차적으로 자금을 모집할 계획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펀드 수익자가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도록 블록딜(시간외매매)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CGI는 자사가 조성한 사모펀드 KCGI제1호사모투자에서 출자해 특수목적회사(SPC) 그레이스홀딩스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2018년 11월 한진칼 지분 9%(532만2666주)를 사들였다. 당시 취득단가는 2만4557원이다. 2018년 12월까지 KCGI는 지속해서 한진칼 지분을 사들여 10% 지분율(당시 매입가 3만1000원선)을 넘어섰고, 이후 엠마홀딩스 등 SPC 수를 늘려가며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다. KCGI는 현재 8개 SPC를 통해 한진칼 주식 1162만190주(17%, 신주인수권 제외)를 보유하고 있다. 이날 한진칼 종가 6만2700원 기준으로 약 7286억원 수준이다. SPC별로 △그레이스홀딩스(752만4857주) △엠마홀딩스(160만5464주) △헬레나홀딩스(85만4257주) △디니즈홀딩스(54만9810주) △베티홀딩스(39만2333주) △캐트홀딩스(27만2089주) △캐롤라인홀딩스(21만6107주) △타코마앤코홀딩스(20만5273주) 등이 있다.강성부 KCGI 대표는 “한진칼 지분을 사겠다는 니즈들이 시장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시기와 대상을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특히 “시장에 매각하지 않고 전량 매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매각에 있어서 주가와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딜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다. 한진칼 매각에 관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경영권 분쟁 마무리…지분 매각 예견된 수순”업계에서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KCGI의 한진칼 지분 매각은 예견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KCGI는 2018년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면서 공개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섰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특히 당시 한진칼 지분 8.35%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제치고 단숨에 2대 주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해 한진그룹 오너가와 경영권 분쟁을 이어왔다. 하지만 작년 11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지원하고자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요주주(10.66%)로 올라서면서 균열이 생겼다. 한진칼에 대한 오너 일가의 우호 지분(47.3%)이 3자 연합(40.4%)을 넘어서면서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이 되면서 힘을 잃었고, 올해 4월에는 한진칼 3자 연합이 해제됐다.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추가 출자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자연스럽게 청산 절차를 밟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진칼, 지배구조 개선…“산업은행 유증 참여”한편에서는 KCGI의 경영 참여로 한진칼의 지배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이는 대한항공의 재무지표 개선까지 이어져 한진칼의 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KCGI가 투자를 시작할 때에 비해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1200% 수준에서 300% 수준으로 개선됐다. 또 한진칼의 주가 또한 2만원대 아래에서 6만원대까지 3배 이상 뛰었다. 이로 인해 작년 11월에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위한 한진칼의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투자 조건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7대 의무 등을 부과하기도 했다.IB업계 관계자는 “KCGI의 경영 참여 후 한진칼의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주가 또한 크게 뛰었다”며 “현재 시점을 지분 매각의 적기로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산업은행을 비롯한 반도그룹과 한진칼 관련 업무 협약도 체결한 만큼 주주간 긴밀한 협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작년보다 68% 많다…금융주 막판 배당 열차 타볼까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권이 역대급 배당 파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들은 ‘배당 자제령’이 풀린 데다 실적도 개선된 만큼 주주친화적 정책을 예고하고 나섰다. 외국인도 이달 들어 막판 금융주 ‘줍줍’에 나섰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KB금융(105560)을 568억8636만원 규모를 사들이고 있다. 또 신한지주(055550)를 574억6615만원어치 담았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316140)(244억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224억원)도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KB금융(105560)은 이달 들어 8.33% 상승했다. 신한지주(055550)는 9.24%, 하나금융지주(086790)는 12.28%, 우리금융지주(316140)는 6.75%씩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세인 4.79%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연말 금융주의 강세 배경에 ‘배당’이 있다고 평가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그룹의 평균 현금배당 성향은 2016년 23.8%에서 24.1%(2017년), 24.7%(2018년), 26.2%(2019년)로 꾸준히 확대됐다. 하지만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소상공인 지원확대와 충당금 보유 등을 주문하며 배당자제령을 내렸다. 은행권 배당을 순이익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일단 곳간을 쌓아두라는 것이었다. 이에 지난해 신한지주(23.5%)를 제외한 KB지주(20.2%), 하나금융(20.5%), 우리금융(20.4%) 모두 배당성향을 20%대로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전환됐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으면서 ‘배당자제령’이 종료됐고 금리인상과 함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며 금융지주들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에 대출을 미리 받아놓는 선제적인 수요들과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음)’이 모이면서 대출도 급증하며 금융지주들의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 지주의 순이익 추정치는 14조9000억5000만원 수준으로 지난해(11조2000억원)보다 무려 33.3%가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지주들은 이미 공격적인 배당을 예고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 4곳 모두 컨퍼런스콜에서 2021년 배당성향은 2019년에 준하거나 그보다 상승할 것임을 지속적으로 시사하고 있다”면서 “이미 금융지주 4곳의 모두 중간·분기배당을 실시한 상황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분기까지 KB금융 750원, 신한지주 560원, 하나금융지주 700원, 우리금융지주 150원의 중간 및 분기 배당을 실시했다. 금융지주사가 배당성향을 2019년 수준으로 정한다면 올해의 배당금 총액은 사상 최대규모인 3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보다 67.9%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금융지주의 배당금을 받으려면 12월 결산법인의 배당락일(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의 전날인 28일까지 매수를 마무리해야 한다.
- "내년 ETF, 신흥국보단 선진국…변동성 커지면 테마형 주목"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내년 높은 백신 접종률을 기반으로 경기 정상화가 두드러질 선진국 상장지수펀드(ETF)를 주목해야 합니다. 통화정책 정상화와 인플레이션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선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들을 모아놓은 테마형 ETF가 대안이 될 것입니다.”21일 이데일리가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앞두고 삼성자산, 미래자산, KB자산, 한국투자신탁, 신한자산, NH아문디, 한화자산, 키움투자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 ETF 전문가를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내년 ETF 투자 유망 국가와 테마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6명은 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3명(중복 응답)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을 추천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문가들은 내년 선진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19 이전 추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이미 집단 면역 형성에 가까운 높은 접종률을 기록 중이며, 신흥국보다 GDP 대비 서비스업·소비 규모가 더 크다. 금리 인상,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요인은 증시 변수로 꼽히지만, 이에 따른 타격은 신흥국이 더 클 것이란 판단이다. 선진국 중에서도 미국보다는 유럽을 봐야 한다는 의견(2명)도 나왔다. 유럽 증시는 올해 미 증시가 급상승한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졌다는 평이다. 가치주 비중이 높아 수익률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분석도 따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탈탄소 흐름을 주도하는 점도 장기적으로 유럽 기업에 유리한 국면이 될 것으로 봤다. 또 신흥국에 대해선 2명이 중국을 제시했다. 중국은 올해 플랫폼·부동산 등 규제와 전력난 등 악재에 글로벌 증시에서 큰 폭으로 조정 받았다. 이달 들어선 기준금리격인 대출우대금리(LPR)을 20개월 만에 전격 인하하며 경기부양에 나선 가운데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제조업과 구조적 성장세를 보이는 태양광, 풍력 등 산업을 주목했다. 다만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와 인플레이션 우려, 공급망 병목현상 등에 따른 증시 변동성 국면에선 배당수익으로 리스크를 방어하는 미국 고배당이나 리츠 ETF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메가 트렌드를 좇는 테마형 ETF는 리스크를 피해 수익률을 꾀할 수 있다. 유망 테마로는 메타버스, 친환경, 반도체, 전기차 등을 꼽았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팬데믹의 후폭풍은 선진국보다 이머징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체력이 좋은 선진국, 그중에서도 경기 리스크가 제한적인 유럽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수익률이 양호했던 메타버스 등 테마가 유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 'M&A 전문가' 중용, 조직신설·격상…뉴노멀 준비 박차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내년은 인수·합병(M&A) 및 투자 붐이 이는 원년이 될 겁니다.”최근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들리는 이야기다. 국내 대기업들이 뉴노멀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사냥에 나서면서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기업들이 M&A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고, C레벨급 임원에 M&A 전문가를 데려오면서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M&A 광폭 행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업계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1일 KB증권을 비롯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M&A 기조를 이어나가기 위해 관련 경력이 있는 ‘젊은 사장’들을 기업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M&A 관련 조직을 신설 또는 확대 개편하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는 분위기다.◇ 주요 기업 인사 키워드 ‘M&A’이러한 분위기는 연말을 앞두고 이뤄진 주요 기업들의 인사개편에서 엿볼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년 이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 추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AI나 5G, 전장 등을 포함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판단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적극 검토 중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전자는 정현호 사업지원 TF팀장(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정 부회장은 중장기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삼성전자 및 전자계열사 간 시너지를 발굴해 ‘뉴 삼성’의 미래 준비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LG전자도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조 사장은 LG전자 CSO 시절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세우는 등 M&A 부문에 있어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LG전자에서는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회사는 CSO 부문 내 M&A 조직의 지위를 기존 ‘실’에서 ‘담당’으로 한 단계 격상했다.올해 하나의 딜에 10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SK하이닉스도 업계 내 M&A 전문가로 통하는 노종원 경영지원책임자(CFO) 겸 미래전략담당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노 사장은 2012년 하이닉스 인수부터 도시바메모리 투자, ADT캡스 인수, 인텔 낸드사업 인수, 매그나칩반도체 사업부 투자 등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글로벌 확장을 위해 관련 인사 및 조직 개편에 한창이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 타파스미디어와 래디쉬미디어, 세나테크놀로지를 비롯해 23개 업체를 인수한 카카오는 최근 자회사 카카오페이의 신원근 전략 총괄 부사장(CSO)을 페이 차기 CEO에 내정했다. 그는 전략적 M&A를 통해 카카오페이증권과 카카오손해보험 등의 설립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이를 통해 사업을 보다 확장하고 글로벌 역량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네이버는 아예 M&A 역량을 갖춘 인물들을 C레벨급으로 내정했다. 회사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M&A 업무를 담당했던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차기 CEO로 내정했다. 또 차기 CFO로는 김남선 책임리더를 내정한 상태다. 그는 맥쿼리자산운용 사모펀드 재직 당시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 등을 주도한 M&A 전문가다. 네이버 합류 이후에는 왓패드 인수 및 이마트·신세계와의 지분 교환 등을 주도했다.◇ 기술개발 기업 트렌드 M&A로 나타나제약·바이오 업계도 M&A 역량 확보에 분주하다. 팬데믹 이후로는 바이러스 부문에 대한 M&A 수요가 급증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뉴노멀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기존 항암 및 중추신경계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미국과 유럽에 그린필드 또는 M&A를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있어 트렌디한 기술 개발 기업 등에 대한 M&A가 급증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전자·세포 치료제(GCT)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관련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조직개편을 통해 변화를 줬다. 회사는 지난 6월 M&A 등 전략적 투자를 추진할 성장지원실을 구성했다. 여기에 M&A 전문가인 안재훈 전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전무를 영입해 성장지원실 실장에 선임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M&A 관심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M&A 및 전략적 제휴 붐의 원년”이라며 “유동성 홍수 속 기업마다 충분한 총알(현금)이 장전된 상태인데, 기술의 시대에 있어 투자는 주로 M&A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기술의 시대에는 증시 버블과 M&A 붐이 함께 나타났지만, 최근 유동성 홍수로 증시 버블은 커진 것에 반해 M&A는 줄었다”며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은 M&A에도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연말까지도 째깍째깍"…멈추지 않는 기업 M&A 시계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뭐라도 인수합병(M&A) 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2021년을 열흘 남겨둔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의 인수·합병(M&A) 시계는 멈출 줄 모르고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500대 기업이 11월까지 총 126건의 M&A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일[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부 주요 기업들은 최근까지도 10여건의 M&A를 추가로 진행하는 등 관련 열기가 식을 줄 모르는 모양새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이 올해 11월까지 단행한 M&A는 126건으로, 이후 카카오(035720)와 기아(000270),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GS리테일(007070) 등에서 이뤄진 M&A까지 더하면 올해 140건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연간 M&A 건수(96건) 대비 약 45% 증가한 규모다. 금액으로는 올해 28조8228억원에 달해 지난해 12조6100억원에 비해 128%가량 급증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엔 2019년 연간 M&A 규모인 124건, 12조2050억원과 비교해도 올해 열기는 압도적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산업구조 개편에 가속도가 붙자 국내 대기업들이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M&A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광폭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M&A는 이커머스를 비롯한 서비스·유통과 IT전기전자, 석유화학 관련 딜이 주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금액으로는 SK하이닉스(000660)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에 10조3104억원을 투입하면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마트(139480)의 이베이코리아 인수(3조5591억원), 넷마블(251270)의 스핀엑스 인수(2조6260억원),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 인수(1조8000억원), 현대차(005380)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1조1360억원)는 그 뒤를 이었다.새해 직전까지 공격적인 M&A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단연 카카오다. 이 회사는 11월까지 23건의 M&A를 단행했고, 그 이후로는 그립컴퍼니와 휴먼스케이프에 투자하며 지분 일부를 획득했다. 이 밖에도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를 인수했고, 모빌리티를 통해 GS그룹의 주차장 운영 계열사 ‘GS파크24’를 인수하기도 했다.이 밖에 해외 기업과의 끊임없는 제휴 및 M&A를 통해 외형을 확장하고 있는 CJ ENM의 광폭 행보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 11월 아카데미 수상작 ‘라라랜드’로 유명한 엔데버 콘텐트를 인수한 뒤로 에스엠(041510) 엔터테인먼트 인수 막바지 협상에 돌입한 상태다. 거래 대상은 이수만 SM 회장 겸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지분 18.72%다. SM을 인수하게 될 경우 CJ ENM은 종합 문화·콘텐츠 기업으로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IB 업계는 국내 기업들이 M&A에 대거 뛰어든 이유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등 대내외 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대비 차원’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M&A를 속속 단행했다”며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기업들은 (내년에도) 미래를 위한 투자 및 대비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생후 2개월도 피해’… 주민번호 변경 3000명 돌파
-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2017년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따른 신체적·재산적 피해를 본 국민의 불안감 해소와 2차 피해를 예방하고자 정부가 도입한 ‘주민등록번호 변경제도’의 이용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는 21일 정례회의를 열고 누적 3000번째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인용했다고 밝혔다.이번 위원회에서는 최근 증가하는 전자금융사기 피해에 대비해 법조·금융계 출신 현장 전문가를 위촉해 심사 전문성을 강화했다. 가정폭력, 성폭력 등 주민등록번호 유출 피해가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여성단체와 청년세대를 위촉해 세밀한 심사와 신속한 피해 구제에 나섰다.위원회는 출범 이후 신청받은 총 4403건의 변경 신청 가운데 인용 3045건, 기각 902건, 각하 40건의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피해 유형은 보이스피싱이 1980명(45%)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신분도용 672명(15%), 가정폭력 521명(12%), 상해·협박 310건(7%), 성폭력 136건(3%), 기타 784건(18%)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1497명, 34%)보다 여성(2906명, 66%)에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1376명(47%), 가정폭력 443명(15%), 신분도용 315명(11%), 데이트폭력 255명(9%) 등의 피해가 컸다. 나이별로는 10대 195명, 20~30대 1475명, 40~50대 1739명, 60~70대 966명, 80대 이상 28명 등이며 최고 나이는 89세, 최소 나이는 생후 2개월이다.위원회는 주민등록번호 유출 피해 국민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위해 법정 처리기한을 대폭 단축하고 비대면 수요에 따라 온라인 신청 서비스도 시행할 예정이다. 최근 ‘주민등록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변경 법정기한이 6개월에서 90일로, 또한 연장기한도 3개월에서 30일로 단축한다. 사안이 급박하거나 추가적인 위해 가능성이 있는 신청은 현행과 같이 30일 이내로 결정해 신속한 권리구제를 지원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신청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방문 외에 온라인(정부24)으로도 신청할 수 있도록 연계 시스템을 개선할 예정이다.김정훈 주민등록번호변경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등록번호 유출에 따른 고통받는 국민의 불안감을 조기에 없애고 2차 피해 예방을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국민이 자기 정보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보호를 위해 위원회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인터넷銀 중금리대출 금리, 시중은행보다 높네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에게 책정한 대출 금리가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스뱅크 금리는 5대 은행보다 최대 2배 이상 높았다. 혁신 기술을 통해 중·저신용자에게도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겠다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말로만 중금리, 실상은 고금리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지난 10월 5~6등급자에게 신규 취급한 개인신용대출의 가중평균 금리는 카카오뱅크 연 6.0%, 케이뱅크 7.07%, 토스뱅크 9.53%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비교하면 카카오뱅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케이뱅크는 국민은행(7.82%)을 제외한 4개 은행보다 금리가 높았고, 토스뱅크는 모든 은행 통틀어 가장 높았다.7~8등급 저신용자에게 내보낸 대출 금리도 마찬가지였다. 케이뱅크(11.51%)와 토스뱅크(13.41%)가 메긴 평균 금리는 10%를 넘어섰다. 5대 은행 금리는 모두 10% 아래였다. 평균 8.65%로 취급한 카카오뱅크도 하나(7.86%), 우리(8.03%), 농협(6.4%)보다 높았다.대출금리는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준거금리(지표금리)와 은행들이 차주 신용도를 따져 메기는 가산금리를 더한 값에 각종 우대금리를 차감한 값으로 결정된다. 인터넷은행은 준거금리를 5대 은행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했지만 가산금리를 최대 2배 이상 높게 메겼다. 가산금리는 차주 신용을 감안해 금융 회사가 설정한다.특히 토스뱅크는 5~6등급자에게 평균 8.46%, 7~8등급자에겐 12.33%의 가산금리를 책정했다. 5대 은행은 물론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5~6등급자에게 메긴 가산금리(3.55%), 농협은행이 7~8등급자에게 메긴 가산금리(5.11%)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 토스뱅크는 별다른 우대금리를 적용하지 않았다. 그 결과 토스뱅크가 5~6등급자에게 책정한 최종 대출금리(9.53%)와 7~8등급자 대상 대출금리(13.41%)는 각각 우리(5~6등급, 4.66%), 농협(7~8등급, 6.4%)은행보다 2배 이상 높게 산정됐다.토스뱅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도 포용하다 보니 신용 프리미엄(신용 리스크) 비용이 올라가 가산금리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인터넷은행 설립 취지 무색”은행들이 이 같은 금리로 취급하는 대출은 정부가 정한 중금리대출과 차이가 있다. 정부는 가중평균금리가 연 6.5% 이내이고 금리 상한이 10% 이하로 취급하는 무보증 대출을 ‘민간 중금리대출’로 규정했다. 이러한 요건을 적용하면 인터넷은행들이 가중평균 6.5% 초과 금리로 내보낸 대출은 중금리대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의미다.그러나 정부 요건을 충족시킨 대출 역시 인터넷은행 금리가 5대 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3~4등급자에게 취급한 대출 금리를 보면 케이뱅크(4.94%)와 토스뱅크(5.96%)는 5대 은행 수준을 모두 웃돌았다. 카카오뱅크(4.43%)는 신한(4.82%), 하나(4.51%)보단 낮았지만 나머지 3개 은행보다 높았다. 3~4등급자에게 취급한 대출의 가중평균 금리가 모두 6.5% 이하로, 이들 대출은 민간 중금리대출로 공시됐을 가능성이 크다.인터넷은행은 금융혁신 촉진과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은행법에 특례를 두면서까지 정부가 출범을 인가한 은행이다. 기존 은행에서 돈 빌리기 어려웠던 중·저신용자에게도 혁신 기술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금리로 대출을 취급하라는 취지가 담겼다. 하지만 중금리 대출 실적이 저조하자 지난 4월 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정책국장(당시 금융산업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은행은 중금리대출과 같은 ‘질적 경쟁’은 일으키지 못했다”며 인터넷은행 제도 도입을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절반의 성공’ 평가 이후 인터넷은행들이 중금리대출 금액을 늘렸을진 몰라도 금리 부문에선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시 일제히 내건 중금리대출 슬로건이 무색해졌다”고 말했다.
- [외산독식 바이오 소부장]③일찌감치 국산화 나선中·日…컨트롤타워도 없는 韓
-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제약·바이오산업을 육성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의약품 원·부자재 등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의 중요성은 부각되지 못했다. 업계는 이를 국산화를 위해서는 강력한 컨트롤타워 설치와 함께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국 의약품 원료 및 부자재 자급률은 약 10%에 불과하다. 이는 곧 팬데믹, 기후변화, 자연재해 등 긴급상황이나 다른 국가들의 외교적 논리 등에 따라 국민 건강이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율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주요 선진국들이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내 원료의약품 생산 및 제조업 활성화 정책을 펼치는 핵심적인 이유이기도 하다.이웃 나라 일본과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기 전부터 바이오 소부장의 중요성을 간파했다. 일찌감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수립해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에 20년 장기혁신계획을 목표로 중국 내 의약품 개발 및 수출을 통해 자국 산업화 수준을 향상시키는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생물·의학 과학단지를 설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약 14억5000만 달러(1조7300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2019년 내각부를 중심으로 범부처가 참여해 ‘바이오전략 2019’를 수립했다. 헬스케어 시장과 관련된 4대 전략을 제시했고, 이 중 지속적 제조법으로 소재나 자재를 국산화하는 사업이 포함됐다. 또 일본 의사회는 후생노동성 원료의약품 생산지의 정보 공개를 비롯해 일본 내 자급률 촉진을 요청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의학약학 전문가회의라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의 국산화를 위해 필수 원료를 선정하고 보조금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가와 사업자 간 1대 1 매칭으로 건당 최대 10억엔(약 105억원)을 지급한다. 반면 아직 한국은 정부 차원의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에 대한 정책 논의조차 없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보건복지부 등 담당 부처가 너무 많아 구심점 없이 중구난방인 상태다. 지난해 민관 공동 협의체로 바이오소부장연대협력협의체가 발족했지만 지원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 협의체에 총 56개사가 참여하고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5년간 약 800억원을 지원할 뿐이다. 업계는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정책 수립과 지원, 컨트롤타워 설치 없이는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는 힘든 구조라고 토로했다. 중국과 인도 등에서 원료를 수입하는 가장 큰 이유가 원가 절감이기 때문이다. 즉 국내에서 생산해도 수요처가 없는 실정이다. 원료의약품 산업에 대한 동기를 고취하는 정책과 함께 대통령 직속의 강력한 컨트롤타워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를 요구했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안보 차원에서 안정적인 의약품원료 공급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정부가 ‘소재·부품·장비 2.0 전략’의 차세대 핵심전략기술 후보에 ‘국산 원료의약품’을 포함하고, 범부처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둔 원료 제조업체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기획재정부는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달라”고 건의했다.
- 임인년 증시, 돈 벌어줄 섹터는?…"반도체·전기차·IP"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올해보다 어려운 시장이겠으나 주식 투자 비중 유지는 필요하다. 반도체와 친환경, 지적재산권(IP)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이데일리가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 9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내년 주식과 자산 배분 전망 관련 설문조사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내년에는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움직이는 박스권 장세이겠으나 경쟁력을 갖춘 종목이나 업종에 따라 차별화가 뚜렷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황 둔화 우려를 선반영한 반도체나 정책적 수혜와 구조적 성장이 기대되는 전기차와 친환경, 한국 콘텐츠 열풍 등과 맞물린 IP(지적재산권) 관련 기업 등이 국내 증시를 주도할 것으로 지목했다. 내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미국 등 선진국도 주목할 만한 투자처로 제시됐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서학개미, 조금 더 낫겠지만 눈높이 낮춰야”내년 국내 증시를 주도할 업종이나 테마를 묻는 질문에 9명 중 6명이 ‘반도체’(복수 응답 가능)라고 답변했다. 부담 없는 밸류에이션과 가격 반등 전망 등이 배경이었다.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만큼 코스피 지수 수준도 결정할 것이라 내다봤다. 송태우 한화자산운용 글로벌주식본부 본부장은 “코로나19 팬데믹 회복시 소비 및 설비투자 증가에 따라 판매량 증가가 예상을 상회하며 실적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정상화와 수요 확대 영향으로 전기차(3명)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다시 불붙인 IP 관련 업종(3명)이 뒤를 이었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콘텐츠, 엔터, 미디어 업종 내에서 IP를 직접 보유해 ‘원 소스 멀티 유즈’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2021년부터 본격화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수출 환경이 향후 박스권 구간에서 기업가치 상승의 핵심 영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기 트렌드로 자리 잡은 친환경(2명)도 선택을 받았다. ‘동학개미’(국내 주식)와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대해선 의견이 명확히 나뉘었다. “혁신을 꾀하는 기업이 다수 포진한” 미국 주식 투자(5명)가 “악재를 선반영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주식 투자(4명)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것이란 답이 더 많았다. 그중에서도 테슬라나 알파벳(구글), 로블록스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기업을 추천했다. 올해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연초 대비 20% 넘게 상승하며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지만, 코스피 지수는 연초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다만 내년 일정 부분 국가별 키맞추기가 이뤄지면서 올해와 같은 수준의 큰 격차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국가별 투자(복수 응답 가능)에선 미국(5명)을 선택한 이가 가장 많았지만 유럽(3명)과 베트남(3명)도 적지 않았다.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총괄 전무는 “경기 회복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전통산업의 비중이 높고 ESG나 탈탄소 흐름에 잘 적응하고 있는 유럽 시장 비중을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년과 달리 중국을 택한 이는 1명에 불과했다.◇ “주식만한 투자처 없어, 안전자산도 눈길”내년에도 돈을 벌어줄 기초자산으로는 ‘주식’을 꼽았다. 9명 중 8명이 주식 비중을 늘리거나 일정 수준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운용총괄 상무는 “현재 글로벌 경제는 혁신의 시대로, 디지털화, 친환경화, 무형의 경제 등으로 진화하고 있고 이는 결국 새로운 투자사이클을 의미한다”면서 “과거에는 차입에 의존한 투자가 대다수였지만 최근에는 자본시장에서의 조달을 통한 투자가 대세를 이루고 있어 투자 관점에서도 주식 보다 채권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자산 배분에 있어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밑돌 경우 저가매수 관점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방법을 3명의 CIO가 언급했다. 강방천 회장은 “기업이익을 기준으로 30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 11배 수준으로 고평가 구간이 아닌데다 국내 기업 이익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는 선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저평가 가치주, 배당주를 강조한 김대환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부문장 상무는 “금리 인상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높은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종목들이 많다”고 말했다. 달러와 금(金)과 같은 안전자산 투자가 뒤를 이었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에 대비해 달러 투자 비중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금으로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 회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소수 의견이지만 비중을 확대할 기초자산으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도 지목됐다. 송태우 본부장은 “메타버스, NFT(대체불가능 토큰) 등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들이 빠르게 생성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전 자산 성격을 가진 금, 달러 등의 자산을 대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뉴스+]검찰, 윤우진 다음주 기소 전망…尹 숨통 조이나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검찰이 ‘불법 브로커 의혹’을 받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을 다음주 중으로 기소할 방침을 세운 가운데, 검찰 수사가 윤 전 서장 의혹에 이름이 거론되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법조계에선 확실한 물증을 검찰이 확보한 것이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은다.檢 윤석열 숨통 조이나..윤우진, 다음주 기소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검찰, ‘불법 브로커 의혹’ 윤우진 다음주 기소 방침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부장 정용환)는 이날까지였던 윤 전 서장의 구속 기간을 오는 26일까지로 연장했다.형사소송법상 검찰 수사 단계의 피의자 구속 기간은 체포 기간을 포함해 10일이며 해당 기간 안에 공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한다. 다만 검찰은 법원이 수사를 계속하는 것에 상당한 이유를 인정하는 경우 10일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한 차례 구속기간 연장할 수 있다.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사진=연합뉴스)검찰은 구속 기간 만료일이 주말인 점을 고려해 금요일인 24일께 윤 전 서장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 당시 적용했던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윤 전 서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그에게 청탁을 받았다는 국세청, 검찰 등 공무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겨질지 관심이 모인다.앞서 검찰은 지난 3일 윤 전 서장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 7일 윤 전 서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법원이 윤 전 서장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된다고 판단한 만큼, 검찰 수사가 윤 전 서장의 청탁 대상으로 지목된 공무원들에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윤 전 서장은 2017~2018년 사업가들과 법조인·세무당국 관계자에게 청탁을 해 주겠다는 명목으로 인천 지역 부동산 개발업자 A씨 등 2명에게 총 1억3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사건 진정인이기도 한 A씨는 작년 11월 윤 전 서장의 측근인 사업가 최모 씨와 동업하는 과정에서 금전적 손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정서에 윤 전 서장과 전·현직 검사 등 고위공직자들이 만나는 자리에서 식사비와 골프비 등을 자신이 여러 차례 대납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구체적으로 A씨는 진정서에서 전·현직 검사 3명, 국세청과 관세청 최고위직 인사 5명, 경찰 관계자 1명, 정치인 2명 등에게 접대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같은 사실을 입증할 다이어리,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도 제출했다고 한다.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옛 동업자이자 윤 전 서장 측근인 최모 씨를 지난 10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최 씨는 A씨 등 사업가 2명으로부터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6억4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최 씨에게 건넨 돈 중 1억 원이 윤 전 서장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尹 측근 리스크’ 재점화?…법조계 “‘빼 박’ 증거 없다면 무관”윤 전 서장은 과거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뇌물수수 의혹 사건 관련 수사도 받고 있다. 중앙지검 형사13부(부장 임대혁)는 2012년 세무조사 무마 청탁 등 대가로 육류 수입업자 김모 씨로부터 현금 및 골프 접대 등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윤 전 서장에 대해 수사 중이다.해당 의혹은 2015년 검찰이 한 차례 무혐의 처분한 사건이다. 다만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찰 고위 인사들이 수사를 무마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2019년 주광덕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재수사 요청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검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당시 검찰의 소극적인 태도가 문제가 됐다. 2012년 경찰 수사 단계에서 검찰은 경찰이 윤 전 서장에 대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반려했다. 그 사이 윤 전 서장은 해외 도피를 시도했고 2013년 적색 수배 끝에 태국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돼 국내로 압송됐다. 인천공항에서 윤 전 서장의 신병을 확보한 경찰은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반려했다. 결국 경찰은 그해 8월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넘겼고, 검찰은 18개월 동안 사건을 쥐고 있다가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이 사건에는 윤 후보 이름이 거론된다. 윤 전 서장이 윤 후보 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이기 때문이다. 사건 당시 대검찰청 중수1과장이었던 윤 후보는 수사 과정에서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는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윤 후보 검찰총장 지명 당시인 2019년 청문회에서 윤 전 서장 의혹을 수사한 경찰은 윤 전 서장과 윤 후보, 윤 검사장의 친분 때문에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일각에선 윤 전 서장 구속과 맞물려 당시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까지 수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윤 후보가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도 있는 만큼, 대선 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떠올랐다. 다만 법조계에선 검찰이 윤 후보까지 수사를 확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입을 모은다. 변호사 소개 의혹은 공소시효가 5년으로 이미 지났고, 수사 무마 의혹은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한 변호사는 “빼도 박도 못하는 증거가 드러난 것이 아니라면 검찰이 윤 후보까지 수사를 확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야당 대선 후보인 윤 후보를 섣부르게 수사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도 “법률적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해당 사건에 얽혀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해 검찰에서 확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한 차례 무혐의로 끝난 사건에서 이를 뒤집을 명확한 혐의를 발견한 것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수사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윤 후보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지난 14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윤 전 서장의 혐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부적절한 일도 없었다”며 “윤 전 서장이 가까운 후배의 친형이라 괴로운 얘기를 들어준 적은 있지만 공식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해준 적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