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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취임 100일…'건설·원전주' 울고, '방산주' 웃었다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나면서 수혜주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규제 완화와 정부 지원으로 강력한 수혜가 예상됐던 건설·원전·반도체주는 후속 정책 지연과 상승 재료 부재 등으로 취임 당시 대비 주가가 약세다. 이에 반해 글로벌 정세 악화 속 잇달아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방산주는 두각을 나타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원전·건설·반도체株, 취임 때보다 하락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주요 수혜주들이 취임 100일이 지나면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선 탈원전 정책 폐기로 수혜가 기대되던 원전주는 취임 때보다 기대감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취임일(5월10일) 당시 7000원이었던 보성파워텍(006910)은 이날 11.1% 하락한 6220원에 마감했다. 일진파워(094820)도 2만3800원에서 16.6% 떨어진 1만9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신기계는 24.5% 하락한 9660원을 기록했다. 원전주의 약세는 후속 정책이 늦어지고 상승 모멘텀 부재로 주가 상승 동력이 약해진 탓이다. 특히 이달 초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원전수출국’ 신설 방침이 제외되면서 불안감이 증폭됐다.다만 최근 원전주는 소폭의 반등세가 감지되고 있다. 산업부에서 원전 수출 컨트롤타워 설립을 예고하고, 한국수력원자력이 13년 만에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증권가에선 정부의 세일즈 외교, 유럽 에너지 대란 등이 가시화할 경우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의 원전 사업 육성을 위한 활동 외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안보, 독립의 중요성이 대두돼 원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건설주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악화에 부진을 겪었다. GS건설(006360)은 윤 대통령 취임일 3만9700원에서 이날 3만2100원으로 19.1% 밀렸다. DL이앤씨(375500)도 5만2700원에서 4만4300원으로 15.9%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000720)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에 10.1% 상승해 차별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건설주도 여전히 낙폭이 크지만 장기적인 상승 기대감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날 국민 주거안정을 위해 5년간 약 270만호 규모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을 꺼냈기 때문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부동산 대책의 포인트는 총량보다는 핵심지역 공급 촉진, 단기적 효과보다는 장기적 공급 기반 마련”이라며 “그간 지연됐던 서울 및 수도권 재개발, 재건축 분양이 언제부터 실질적으로 시작되는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반도체주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삼성전자(005930)는 5월10일 6만5700원에서 이날 6만1000원으로 7.2% 빠졌다. SK하이닉스(000660)도 같은 기간 12.1% 하락했다. 반도체주는 윤 정부의 반도체 인력 양성 및 초강대국 전략에 따른 수혜가 기대됐지만, 미국 주도의 반도체 협력체 ‘칩4 동맹’을 둘러싼 미·중 갈등, 반도체 수요 둔화 및 가격 하락에 발목이 잡혔다. ◇국제정세 악화·수출 호조 맞물린 방산株 두각이와 달리 방산주는 뚜렷한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 등 글로벌 정세 악화 속 정부의 방산 세일즈 노력이 맞물린 성과다. 실제 지난달 폴란드와 K2전차 수출 계약을 체결한 현대로템(064350)은 윤 대통령 취임 당시 1만8500원에서 이날 2만5600원으로 38.4%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5만5400원에서 7만700원으로 27.6% 뛰었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란드 수출과 더불어 대규모 사업이 수출로 연결되면 방산수출 세계 5위권에 진입할 수 있다”며 “방산 수출 대폭 증가 및 지속성 등으로 방산수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리레이팅 될 수 있다”고 밝혔다.
- 韓 첨단 우주망원경 개발 참여…'입체 우주 지도' 만든다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인류 최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이어 미국이 주도해 만드는 또 다른 우주망원경인 ‘스피어엑스’(SPHEREx)가 오는 2025년 우주로 향한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좁은 지역을 정밀하게 관측한다면 ‘스피어엑스’는 상대적으로 넓은 지역을 관측해 만든 3차원 지도로 우주 기원·은하 형성 등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망원경 개발에는 미국외 국가로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우주망원경 연구개발사가 20여년이 채 안되는 우리나라가 중대형급 이상 우주망원경 개발에 참여하는 첫 사례다. 한국형 달궤도선 ‘다누리’에 NASA의 탑재체가 실린 것처럼, 우리나라와 미국간 우주 과학 분야의 협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스피어엑스’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우리나라의 우주 관측 기술 개발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사전 브리핑에서 양유진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 박사는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성능을 지상에서 정밀하게 시험하기 위한 시험 장비를 천문연이 2019년 8월부터 시작해 3년 만에 개발을 마치고, 지난 6월 미국으로 이송해 설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스피어엑스 망원경 운영 상상도.(자료=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천문연, 극저온 진공 챔버 제작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약 12조원이 투입된 대형 우주망원경이라면 스피어엑스망원경은 2800억원이 투입된 중형 우주망원경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가시광선, 적외선 영역을 관측하는 것처럼 스피어엑스망원경도 적외선 영역을 관측한다.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하늘에서 볼펜 정도 크기 영역(0.1%)만을 관측했다면 이번 망원경은 온 하늘(99%)의 적외선 영상분광 탐사를 할 수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 캘리포니아공대 등 미국내 11개 기업과 기관, 천문연이 2015년부터 추진해 온 프로젝트다.프로젝트의 주요 하드웨어로는 우주에서 냉각하기 위한 외곽 차폐막, 적외선 검출기, 적외선 망원경, 극저온 성능시험 장비 등이 있다. 천문연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망원경의 극저온 성능시험장비(극저온 진공챔버)를 만들어 설치했다. 향후엔 망원경 본체 개발 등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천문연은 내년 상반기에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망원경의 광학성능을 검증하는 검교정 시험을 할 예정이다.천문연은 극저온 진공챔버를 활용해 망원경의 우주환경시험을 주도하고, 관측자료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핵심 과학연구에 참여할 예정이다. 망원경 본체 제작이 끝난 후 계획대로 오는 2025년 4월에 발사되면 태양동기궤도에 안착해 약 2년6개월간 온 하늘을 총 4번 102개의 색깔로 촬영하며 3차원 지도를 만들 계획이다.프로젝트에서 관측기기 개발을 총괄하는 필 콘굿 캘리포니아공대 박사는 “극저온 상태에서 우주망원경의 초점을 유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천문연의 진공챔버가 ‘스피어엑스’ 발사에 있어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SPHEREx 검교정 장비 개발에 참여한 연구진.(사진=한국천문연구원)200억 투입..틈새전략으로 천문우주 국제협력 참여 길 열어이번 프로젝트에서 미국은 2800억원을 투입했고, 한국은 별도 순수 연구개발비로 200억원을 썼다. 그러면서 이번 망원경 발사로 얻는 모든 과학데이터를 얻을 권한을 갖는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한국이 참여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면서 후속 연구에도 참여하고, 예산도 아낄 수 있게 된 셈이다.특히 천문연이 차세대 소형위성 1호의 과학탑재체(NISS)에 처음 적용한 선형분광필터 개발 경험도 활용했고, 사업 제안부터 수행까지 모든 과정을 미국과 함께 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향후 한미 양국이 협력를 강화하고, 첨단 과학 연구 수준도 함께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정웅섭 천문연 박사는 “앞으로 ‘스피어엑스’로 발견한 천체를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거대마젤란망원경 등을 활용해 후속 관측이나 연구도 할 수 있다”며 “NASA와의 성공적인 공동 개발을 통해 앞으로 적외선 우주망원경의 극저온 성능시험 분야 우주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할 기회”라고 말했다.
- 농심 '적자', 오뚜기·삼양식품 '방긋'..라면 3사 엇갈린 성적표 왜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국내 라면업계 ‘빅3’로 꼽히는 농심·오뚜기·삼양식품이 올해 2분기 엇갈린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농심(004370)은 24년만에 분기 영업적자(별도기준)를 기록했지만, 삼양식품(003230)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넘어서는 역대급 호실적을 냈다. 오뚜기(007310)도 라면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등 원가 부담 상승세 속에 국내 내수시장 의존 비중과 스테디셀러 제품 의존도가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다.(그래픽= 김정훈 기자)◇농심, 2Q 30억 영업손실…24년만 분기 ‘적자전환’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 2분기에 30억원의 영업손실(별도기준)을 기록했다. 농심이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9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농심은 이날 반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상반기(연결기준) 매출액 1조4925억원과 영업이익 38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6.4%(2101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4%(70억원) 감소했다.2분기만 보더라도 영업이익(연결기준)은 43억원으로 75.4%(130억원)나 감소했다. 특히 별도 기준(해외법인 제외)으로는 지난해 2분기(73억원)보다 103억원이 줄면서 3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농심 관계자는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달러 강세로 인해 원재료 구매 비용이 늘었다”며 “또 고유가에 따른 물류비 증가 등 제반 경영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도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농심은 전체 매출의 약 78.9%가 라면사업에서 발생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 약 1조1776억원 중 약 92.9%(미·중 등 해외 5개법인 현지 생산·판매분 포함)가 내수 매출로 내수 의존도가 매우 높다.라면에서도 지난 1986년 첫 출시한 후 지금까지 농심의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인 ‘신라면’ 단일 제품 매출 비중이 약 80% 안팎에 이를 정도로 쏠림세가 심하다. 신라면을 비롯해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등 농심의 주력 제품도 가격 인상이 쉽지 않은 데다 몇 년에 한 번씩 이뤄지는 인상폭도 50원 안팎에 머무는 수준이다.업계에서는 농심의 주력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판매단가가 낮을 뿐만 아니라 치솟는 원가 상승 부담분을 감당하지 못해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해석했다.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라면 매대에 진열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라면 비중 적은 오뚜기, 수출 비중 큰 삼양식품 영업익↑반면 오뚜기와 삼양식품은 영업이익 개선세를 보였다. 오뚜기는 라면 외 사업 비중이 크다. 삼양식품은 수출비중이 높은 탓에 상반기 달러 강세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오뚜기는 이날 반기보고서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 1조5317억원과 영업이익 106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4.3%(1918억원), 23.5%(203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7893억원과 477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약 18.0%(1206억원), 31.8%(115억원) 늘며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신장했다. 오뚜기는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 약 25%를 차지하는 2위 사업자다.올 상반기 오뚜기의 라면 사업(면제품류) 매출액은 약 3902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약 25.5% 비중에 그친다. 유지류(18.1%), 양념소스류(14.2%), 농수산가공품류(12.3%), 건조식품류(12.2%), 기타(17.6%)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라면 원가 상승 부담을 상쇄시키며 전반적인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오뚜기 관계자는 “유지류·간편식 등 주요 제품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매출 증가 대비 판매관리비 비중을 전년과 비슷하게 유지하고, 설비 자동화와 원료·포장재 등 원가 및 유틸리티 비용 절감 등 노력이 영업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삼양식품은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59.1%(1700억원) 증가한 45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1.3%(232억원) 급증한 518억원이다.삼양식품도 매출 가운데 라면사업 비중이 95%에 이르지만 수출비중이 커 농심과 다른 실적을 기록했다. 삼양식품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은 약 69.1%를 차지한다.삼양식품은 특히 2분기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833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최대 수출 실적을 갱신했다. 수출국 및 불닭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한 업계 관계자는 “오래된 스테디셀러 라면은 요즘 출시하는 신제품에 비해 판매 단가가 낮고, 국민적 저항과 정부의 입김 등으로 인상폭과 빈도도 낮다”며 “최근 원부자재 가격과 유가 상승 등 비용 부담이 늘면 오히려 내수 시장에서 스테디셀러가 발목을 잡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원가 상승에 따른 지속적 영업이익 감소는 또 한차례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작년 IPO 슈퍼위크 상장한 종목, 1년 성적표는
-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지난해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국내 증권시장에 대거 출격하면서 공모주 투자가 활황을 이뤘다. 특히 지난해 7월 말~8월 초 ‘IPO 슈퍼위크’ 당시 카카오뱅크(323410), 크래프톤(259960) 등 주요 종목이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들 종목 대부분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대부분의 종목이 공모가를 하회했고, 현재 주가는 상장 당일 종가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 카뱅도 크래프톤도 현재 주가, 공모가 하회1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8월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현재 주가는 12일 기준 3만2950원이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이었고, 상장 첫날은 6만98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해 8월18일에는 주가가 9만4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공모가 대비 15.51%, 상장 첫날 종가 대비 52.79% 하락한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33조1620억원에서 현재 15조3858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증권사 8곳에서 제시한 목표주가는 공모가에 못 미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8곳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3만8325원으로 직전 목표주가(4만2950원) 대비 10.77%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장성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 주가에서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며 “외형 및 플랫폼 취급고의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 비용 증가와 성장 둔화가 동반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8월10일 상장한 크래프톤 역시 현재 주가는 공모가와 상장 첫날 종가보다 크게 내린 상태다. 크래프톤의 공모가는 49만8000원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26만6000원으로 46.59% 하락했다. 크래프톤은 상장 당일에도 시초가가 공모가를 밑돌았고, 장중 40만원 선도 위협받았다. 크래프톤은 코스피 시장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약 10% 낮은 44만8500원으로 형성됐다. 결국 크래프톤의 상장 첫날 주가는 장 중 한 번도 공모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4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고평가 딱지를 떼어내지 못했고, 현재 주가는 상장 첫날 종가(45만4000원) 대비 41.41%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8월19일 상장한 롯데렌탈(089860)도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 당일 롯데렌탈은 공모가(5만9000원)을 하회하며 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당일 장 초반 한때 6만원을 넘겼으나 상장 이후 1년 사이 주가가 6만원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상장 첫날 기록한 52주 신고가(6만900원)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롯데렌탈 현재 주가(3만8200원)는 공모가 대비 35.25%, 상장 첫날 종가 대비 31.17% 하락했다.◇ “상장일 주가 높게 평가…장기수익률 저조”지난해부터 공모주 투자 바람이 불었으나 올해 상장한 IPO 공모주 중에서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상승 마감’을 기록한 종목은 손에 꼽는다. IPO 시장이 시들해지면서 공모주 투자심리도 지난해보다는 위축된 상황이다. 상장 첫날 당일에 따상을 기록했던 종목들도 상장 첫날 종가 수준에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티드랩(376980)은 상장 첫날 종가(4만5500원)에는 못 미치나 공모가(1만7000원) 대비로는 33.71% 상승했다. 상플래티어(367000)는 상장 첫날 종가(2만8600원)에는 못 미치지만, 공모가(1만1000원)는 상회하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공모주 상장 초반에는 주가가 크게 올랐다가 장기간 수익률을 봤을 때는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면밀한 분석이 없으면 공모주 투자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 공모주 투자에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이유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던 시기에 공모가가 높게 형성되면서 1년 장기 수익률은 저조한 셈이다.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은 ‘IPO 공모주의 수익률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0년대 들어와 IPO 기업들의 장기수익률이 이전보다 향상돼 동기간 시장수익률보다 높아졌으나 핫 마켓(Hot Market)인 시기에 상장하는 IPO 공모주의 경우 상장일에 다소 높게 평가받는 경향으로 인해 장기 수익률이 저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투자자들은 공모주에 대해 막연한 낙관이나 기대보다는 면밀한 평가와 분석을 기반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스팩합병주 우회상장했지만…과반이 주가 '부진'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한 업체 과반이 상장일보다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시들해지자 스팩 합병으로 우회 상장했지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직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업체들이 스팩 합병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코스닥 업체는 9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기업수(15곳)의 절반 이상이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컴퍼니로, 먼저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한 뒤 비상장기업과 합병을 추진한다.상장사 9곳 중 최근 주가(12일 기준)가 상장일 종가보다 하락한 업체는 5곳이었다. 2곳 중 1곳꼴로 주가가 지지부진한 셈이다. 주가 하락폭이 가장 큰 업체는 지난 3월 유안타제5호스팩과 합병한 공간정보 솔루션 전문기업 웨이버스(336060)였다. 웨이버스는 상장일 종가(2910원) 대비 40.2% 하락한 174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하나금융17호스팩과 합병 상장한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 모비데이즈(363260)도 상장일 종가(2320원)보다 35.6% 떨어진 1495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달 스팩합병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태성(323280)과 원텍(336570)은 각각 상장일 대비 20.1%, 9.1% 내린 1765원, 3000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에 상장한 누보(332290)는 0.8% 소폭 빠진 2335원으로 집계됐다.나머지 4곳의 스팩합병 상장사들은 상장일보다 주가가 상승했다. 가장 많이 상승한 업체는 지난 1월 IBKS제15호스팩과 합병한 하인크코리아(373200)로 상장일 종가(3080원) 대비 135.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하인크코리아의 경우 기업 가치의 제고보다 유통주식수가 적어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하인크코리아의 전체 발행주식(1764만7000주) 중 길상필 대표이사와 배우자가 보유한 지분이 80.05%(1412만7000주)를 차지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한 유통가능 주식 물량은 19.95%(351만9219주)에 불과해 작은 거래에도 주가가 상승하기 쉽다. 특히 소수계좌를 통한 매매 등의 사유로 지난 4월에는 8거래일이나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이밖에 지난달 엔에이치스팩21호와 합병 상장한 코닉오토메이션(391710)도 상장일 대비 72.7% 뛴 4645원을 기록했다. 지난 3월 한국9호스팩과 합병 상장한 파이버프로(368770)는 37.9%, 지난 5월 합병 상장한 하이딥(365590)은 13% 상승했다. 스팩합병 기업 가운데 공모가 2000원을 하회하고 있는 업체는 웨이버스, 하이딥, 모비데이즈, 태성 등 총 4곳으로 확인됐다. 스팩합병주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 흐름을 보이는 건 직상장이 어려운 비우량 기업들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 영향력이나 인지도가 낮은 업체들이 주로 추진하는 만큼, 상장일 전까지 반짝 오르고 하락세로 전환하는 기업이 많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식 시장 전반이 악화한 가운데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들은 직상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우량 기업이 아닌 점이 주가 약세의 주요 이유”라며 “직상장에 비해 상장 절차와 시기를 앞당길 수 있지만 홍보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자금 조달 규모도 적은 것도 한계”라고 말했다.다만 최근 현대오일뱅크, SK쉴더스 등 주요 대어들조차 수요예측 실패로 상장 철회가 잇따르고 있어 당분간 업체들은 스팩 합병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팩 합병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고 절대적인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합병 비율 및 가액 등을 결정해 비교적 부담이 적다. 이달 중에는 솔트웨어(미래에셋대우스팩3호(328380))가 합병 상장을 앞두고 있다. 다음 달에는 비스토스(SK5호스팩(337450))가, 10월에는 모코엠시스(신한제6호스팩(333050)), 벨로프(교보9호스팩(331520)) 등이 상장에 나선다.
- '위기의 X' 권상우 'a저씨'로 변신…폭소·짠내 유발 연기 예고
- (사진=웨이브)[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권상우가 ‘위기의 X’를 통해 웃음과 공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코믹 연기를 예고하고 있다.오는 9월 2일(금) 공개될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위기의 X’ (연출 김정훈, 극본 곽경윤, 기획 스튜디오웨이브, 제작 커버넌트픽처스, 블라드스튜디오, 공동제작 안나푸르나필름)측은 9일, 롤러코스터급 인생 격변을 맞은 ‘a저씨(권상우 분)’의 모습을 공개해 호기심을 자극했다.‘위기의 X’는 희망퇴직, 주식떡락, 집값폭등까지 인생 최대 하락장을 맞은 위기의 ‘a저씨’가 인생 반등을 위해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하는 현실 격공 코미디다. ‘해적2: 도깨비 깃발’, ‘탐정: 더 비기닝’, ‘쩨쩨한 로맨스’ 등을 통해 위트 넘치는 연출로 주목받은 김정훈 감독과 드라마 ‘SNL 코리아’ 시리즈’, ‘연애혁명’, ‘빅 포레스트’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곽경윤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공감의 차원이 다른 현실밀착형 코미디를 완성할 제작진의 만남에 드라마 팬들의 뜨거운 기대가 쏠리고 있다. 여기에 권상우, 임세미, 성동일, 신현수, 박진주 그리고 이이경 등 신들린 코믹 시너지를 빚어낼 배우들의 조합이 기대심리를 더욱 자극한다.그런 가운데 공개된 사진 속, 위기의 ‘a저씨’에 완벽 빙의한 권상우의 다이내믹한 변화가 기대를 더한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대기업 차장 ‘a저씨’의 여유로운 자태다. 폼 나는 슈트에 잘 빗어 넘긴 포마드 스타일, 출근길 커피 한 잔까지, ‘a저씨’는 누가 봐도 잘 나가는 중년 엘리트다. 고급 외제차 앞에서 세상을 다 가진 듯 성공한 자의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의 허세도 시선을 강탈한다.하지만 세월의 N단 콤보를 맞고 인생 하락장에 빠진 ‘a저씨’의 격변이 포착돼 폭소를 유발한다.술렁이는 희망퇴직 바람에 한껏 주눅이 든 ‘a저씨’, 사무실 캐비닛 뒤에 몸을 구기고 분위기 파악에 나선 그에게서 전에 없던 짠내가 폭발한다. 애지중지하던 외제차와의 생이별에 오열하는 그의 서글픈 얼굴도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경력직 면접장에서 힘차게 자신을 어필하는 모습은 ‘a저씨’의 파란만장한 롤러코스터 인생을 예고하는 듯하다.권상우는 떡상 인생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하락장에 들어선 자칭 엘리트 도시 남자 ‘a저씨’로 열연한다. 명문대 대기업 출신으로 제멋에 살아온 ‘a저씨’, 인생 레이스에서 뒤처지는 일 따윈 없을 줄 알았던 그는 세월의 격변을 거세게 맞고 벼락거지 위기에 내몰린다. 인생 리부팅을 위해 다시 한번 엑셀레이터를 밟아 보는 ‘a저씨’에게 기회가 찾아올지 궁금해진다.권상우는 정 많고 허세도 많은 ‘a저씨’의 인간적인 매력을 능청스럽게 그려내는 것은 물론, 새로운 반등을 꿈꾸는 그의 ‘갓생’ 성장기를 다이내믹하게 풀어낸다. 권상우는 “지루할 틈 없이 재밌는 대본이다. 기존 드라마의 형식을 깬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현실에서 누구나 경험할 법한 이야기를 유쾌하고 공감 넘치게 그려냈다”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저씨‘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다!’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라고 전하며 기대를 더했다.한편,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위기의 X’는 오는 9월 2일(금) 공개 예정이다.
- [미래기술25]3나노 시대 열렸다…반도체 극초미세공정, 그 끝은
-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일상생활 속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재택 및 원격근무가 길어지면서 인공지능(AI)에서부터 사물인터넷(IoT), 5세대 이동통신(5G) 발전 속도가 빨라졌고 다양한 종류의 스마트 기기 역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새롭게 생겨나는 기술과 기기에 맞춰 변화해야 하는 것은 바로 반도체입니다. 특히 전자기기는 더욱 소형화되고 있고 기능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크기도 작아져야 하고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기능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초고집적 반도체의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세대 디바이스에 맞춰 점점 작아지는 반도체와 이를 만드는 극초미세 공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3나노 양산에 성공한 모습. (사진=삼성전자)◇머리카락 한올보다 훨씬 미세하게…초고집적 반도체 시대 열렸다2년마다 반도체 칩 집적도가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에 발맞추듯 오늘날 반도체 칩 안에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수십억개의 소자가 담겨 있습니다. 전류나 전압의 흐름을 조절하는 소자인 트랜지스터가 얼마나 많이 들어가느냐에 따라 반도체 성능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반도체 크기가 도대체 얼마나 더 작아질 수 있을까요?최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반도체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는 뉴스를 보셨을 것니다. 먼저 ‘3나노미터’가 얼마나 작은 것인지부터 알아봅시다. 1나노미터는 흔히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로 표현됩니다.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의미하는 나노미터는 반도체의 미세한 정도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회로 선폭을 가늘게 만들수록 더 많은 소자를 담아 성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은 현존하는 기술 중 가장 얇은 회로를 넣을 수 있는 공정 기술로, 경쟁사인 대만 TSMC보다 반년 정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보통 7나노 이하 공정을 첨단공정 및 초미세공정이라고 말합니다. 삼성전자와 TSMC가 첨단공정 개발에 경쟁 속도가 붙은 것은 2018년부터입니다. TSMC가 2018년 삼성전자보다 앞서 7나노 공정에서 반도체를 생산 및 양산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선단공정인 5나노 역시 TSMC가 삼성전자보다 빨랐습니다. 계속 밀리던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 양산에 성공하며 양사의 최소선폭 공정인 3나노에서 앞서 나가는 모습입니다. TSMC의 입장에선 다시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한 공정 개발에 한창이라고 볼 수 있죠.이렇게까지 경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작으면서도 성능이 좋은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반도체를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하나의 웨이퍼에 더 많은 반도체 칩을 만들어야 제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 반도체를 구매하는 고객사들은 크기가 작으면서도 전력 소모가 작고 더욱 빠르게 정보처리가 가능한 반도체를 원하고 있습니다. 고성능·고효율 반도체가 궁극적으로 어떤 제품에 들어가는지도 궁금해집니다. 인류의 가장 복잡한 컴퓨팅 과제라고 알려져있는 고성능 컴퓨팅(HPC) 시스템반도체로 쓰이게 됩니다. TSMC가 올해 1분기에 생산한 반도체 중 HPC용 반도체가 전체 41% 비중을 차지하는 것만 봐도 HPC용 반도체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뿐 아니라 모바일 시스템온칩(SoC)과 자율주행차 등으로 사용범위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EUV를 이용해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초미세공정 성공 요소는 장비와 신기술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슈퍼 ‘을’로 불리는 이유점점 더 미세해지는 반도체 회로를 그리기 위해선 빛으로 실리콘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 모양을 그리는 장비가 필요합니다. 반도체는 웨이퍼 위에 빛에 반응하는 감광제(포토레지스트)를 덮은 후 회로 패턴을 따라 빛을 쪼이면서 빛에 닿은 부분만 깎거나 그 부분만 남기는 방식으로 밑그림을 그려 전류가 통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회로를 그릴 때 빛의 파장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 가는 회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1980년대에는 수은 램프를 이용한 G-line(436nm 파장)과 I-line(365nm 파장) 빛을 이용했습니다. 이후 자외선 레이저인 불화크립톤(KrF·248nm 파장)과 불화아르곤(ArF·193nm 파장)이 개발돼 선폭을 줄이는 데 활용했습니다. 요즘도 불화아르곤 빛을 이용한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많은 업체들이 자동차, 컴퓨터, 로봇 등에 쓰이는 반도체를 만드는 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10나노급 반도체를 만들며 한계에 봉착합니다. 이보다 더 정교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 빛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앞서 언급한 DUV 노광장비를 만드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인 ASML은 보다 발전한 장비를 2017년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그게 바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입니다. EUV 파장은 13.5nm로 불화아르곤의 14분의 1 수준입니다. 빛 파장이 짧아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고, 여러 레이어(층)에 패턴을 새길 수 있어 집적도를 대폭 높였습니다. 이 EUV 장비가 개발되면서 7나노급·5나노급 반도체 제조의 길이 열렸습니다. EUV 노광장비를 사용하게 되면,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작업을 한층 간소화할 수 있고 회로가 그려진 마스크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3나노 공정 역시 EUV 노광장비로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 구현이 가능해졌습니다. 결국 EUV 장비가 있어야만 고성능·저전력·초소형 시스템반도체를 만들 수 있어 업체 간 장비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장비업체가 반도체 제조업체에 장비를 납품해야 하지만, 제조업체들이 EUV 장비를 한대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ASML이 슈퍼 을(乙)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이유입니다.이제는 시스템반도체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적극 EUV 장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D램에서도 고성능·초소형 반도체의 요구가 많아지면서 집적도를 높일 수 있는 EUV 기술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현재 D램 생산에 EUV 기술을 도입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등이 있습니다.ASML는 극초미세 공정 요구에 발맞춰 차세대 EUV 노광장비 상용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내년에 나올 신제품인 하이 NA EUV는 기존 EUV 장비보다 렌즈와 반사경 크기를 키워 더욱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습니다. 결국 미세공정이 발전할수록 장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GAA(Gate-All-Around) (사진=삼성전자)게이트와 채널 접촉면 늘리고 크기도 자유자재로…GAA의 비밀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3나노 공정을 도입한 데 이어 이 공정에 신기술을 적용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GAA 공정입니다. 트랜지스터가 반도체의 전류 흐름을 보다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그 구조를 발전시킨 것입니다.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구분됩니다. 트랜지스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게이트입니다. 게이트에 전압을 가하면 전류가 흐르고, 반대의 경우에는 전류가 차단되는 것이죠. 기존에 사용하던 평판(Planar)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이 하나의 면으로 맞닿아 있는 평면(2D)구조였습니다. 트랜지스터의 크기를 줄이다 보면 게이트가 제 역할을 못하고 누설전류가 생기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의 한계가 있었죠.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3D 구조의 핀펫(FinFET) 공정입니다. 구조가 물고기 지느러미(Fin)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핀 트랜지스터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게이트와 채널 간 접하는 면이 넓을수록 효율이 높아진다는 점에 착안해 게이트와 채널이 3면에서 맞닿는 3차원 구조로 접점 면적을 키웠습니다. 결국 반도체 성능은 더욱 향상될 수 있었습니다. 초고집적 반도체가 점차 개발되며 반도체 크기가 점점 작아졌고, 작은 크기의 트랜지스터를 정밀하게 콘트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또 4나노 이후의 공정에서 핀펫 구조로 더 이상 동작 전압을 줄일 수 없다는 한계도 발견됐습니다.그렇게 해서 나온 게 GAA 구조입니다. 게이트가 채널의 4면을 둘러싸고 있어 더욱 반도체의 전류를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트랜지스터는 게이트와 채널의 접촉면이 많을수록 채널 조정 능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삼성전자는 또 채널을 얇고 넓은 모양의 나노시트(Nanosheet) 형태로 구현한 독자적 MBCFET GAA 구조도 적용했습니다. 나노시트의 폭을 조정하면서 채널의 크기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또 기존 핀펫 구조나 일반적인 나노와이어(Nanowire) GAA 구조에 비해 전류를 더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고성능·저전력 반도체 설계에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신기술을 적용한 공정은 기존 공정보다 무엇이 얼마나 더 좋아진 것일까요? 삼성전자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기존 5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전력 45% 절감, 성능 23% 향상, 면적 16% 축소됐다고 합니다. GAA구조의 트랜지스터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등 고성능과 저전력을 요구하는 차세대 반도체에 적극 활용될 예정입니다.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우당탕탕' 변호사 성장기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이 진정한 변호사로 한 뼘씩 성장 중이다.ENA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연출 유인식, 극본 문지원, 제작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가 레전드 힐링 드라마라는 호평 속에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TV 화제성 부문에서 전체 드라마 중 59.5%의 점유율로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7월 4주차) 해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31개 언어로 스트리밍 중인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TV 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 기준, 7월 4주차)우영우(박은빈 분)는 다양한 사건들과 사람들을 통해 진정한 변호사라는 목표에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고 그가 도전하고 변화하며 성장하는 과정들은 응원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비록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더디고 서툴지만 자기 세계를 깨고 나와 ‘고래처럼’ 더 큰 세상을 유영하는 우영우. 이에 ‘우영우’ 제작진은 시청자들을 가슴 뭉클하게 한 우영우의 각성 모먼트를 짚어 공개했다.◇장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 차가운 현실을 직면하게 된 신입 변호사 우영우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동생이 형을 죽인 사건에서 정명석(강기영 분)은 우영우가 적임 변호사라고 판단했다. 그가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높으리라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김정훈(문상훈 분)의 변호를 맡아 진실을 밝혀내고도, 우영우는 장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가득한 차가운 현실을 직면하게 됐다. “저는 피고인에게 도움이 되는 변호사가 아닙니다”라는 자조 섞인 혼잣말과 함께 한바다를 떠나는 우영우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누구보다 법을 사랑한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좋은 변호사라고 자신할 수는 없었기 때문. 그러나 이는 우영우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변호사님 같은 변호사가 내 편을 들어주면 좋겠어요”라는 이준호의 따뜻한 응원 속 동그라미(주현영 분) 가족의 일을 해결하고 나서며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깨닫게 된 것. ‘변호사 우영우’로 다시 도약을 준비하는 그의 모습이 감동을 안겼다.◇“부끄럽습니다” 진실VS실리 사이에서 저울질? 자책과 후회, 눈물의 성찰우영우는 권민우(주종혁 분)와 자신처럼 경쟁사인 ‘이화 ATM’과 ‘금강 ATM’의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맡게 됐다. 페어플레이를 잊은 채 어떻게든 자신을 이기려고만 하는 권민우의 권모술수는 승부욕을 발동시키는 자극제가 됐다. 우영우에게도 승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 결국 그는 참고인 출석을 앞둔 직원에게 거짓말을 들키지 않는 방법과 함께, 참고인은 위증죄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팁까지 전수했다. 하지만 상대측 오진종(신현종 분) 사장의 편지 한 통은 우영우를 다시금 일깨웠다.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알면서 자기 자신을 속인 것을 인정하듯 “부끄럽습니다”라고 말하는 우영우. 값진 눈물과 함께 다시는 부끄러운 변호사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순간이었다.◇피고인의 진심을 엿보고, 신념을 지켜준 뜨거운 변론! ‘방구뽕’과의 만남‘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구교환 분) 변호는 하나부터 열까지 난항이었다. 그는 학원 버스에 타고 있던 초등학생들을 근처 야산으로 데려가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체포되고도, 아이들의 ‘해방’을 위한 일이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우영우는 늦은 밤 학원가를 전전하는 아이들에게서 수족관 생활로 등지느러미가 휜 범고래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방구뽕이 외치는 ‘해방’이 진정 아이들의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우영우는 방구뽕의 감형을 위한 재판이 아닌 그의 ‘사상’ 그 자체를 변호하기 위해 나섰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건강해야, 행복해야 한다”라는 방구뽕과 아이들의 해방 선언이 법정에 울려 퍼지는 순간, 법정 밖으로 유유히 헤엄쳐 나가는 고래의 모습이 진한 여운을 안겼다. 피고인의 진심을 마주하고 신념을 지켜주며, 우리 사회의 현실까지 꼬집은 의미 있는 변호였다. 무엇보다 원칙과 상식의 틀을 깨기 시작한 우영우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었다.◇‘딜레마’ 속 진정한 변호사의 책임과 역할 고민! 우영우의 선택은?우영우에게 ‘진정한 변호사란 무엇인가’와 같이 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들은 때론 어떤 사건보다 해결하기 어려웠다. 지난 12회에서 역시 우영우의 고민은 계속됐다. 미르생명의 희망퇴직 권고에 대한 재판을 통해 만난 류재숙(이봉련 분) 변호사가 그 시작이었다. 앞서 한바다가 미르생명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위한 법률 자문을 한 사실을 알게 된 우영우는 자신이 사회 정의에 반하는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멘토 정명석은 “변호사가 하는 일은 ‘변호’”라며 의뢰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손실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류재숙은 “변호사는 판사, 검사와는 다른 ‘사람’”이라며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동안 한바다에서 본 적 없는, 마치 ‘양쯔강 돌고래’와 닮은 류재숙의 이야기는 우영우를 딜레마에 빠뜨리며 변호사의 책임과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진정한 변호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이를 꿈꾸는 우영우는 앞으로 어떤 해답을 찾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13회는 오는 10일 수요일 오후 9시 ENA채널에서 방송되며, seezn(시즌)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 극에 달한 미중 패권싸움…11兆 차이나펀드 괜찮나
-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땅을 밟자 미·중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심리가 재차 확산되면서 펀드도 쪼그라드는 양상이다. 중국 주식형 펀드는 순자산 11조3000억원이 넘는 규모로 국내에 출시된 해외 주식형의 국가별 기준 덩치가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투자 신뢰에 손상이 가면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무력 충돌 가능성은 낮아 장기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투자의견은 대체로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미·중 리스크는 선반영돼 왔고, 증시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판단이다. 다만 중국 정책 수혜 업종에 선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본토보다는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홍콩 증시에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증시 반등세를 위해선 방역 완화, 부동산 등이 필요하단 의견 속 핵심 터닝포인트는 올 가을 예정된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로 꼽혔다.4일 이데일리가 설정액 1000억원 이상인 중국 공모 펀드를 운용하는 6곳의 자산운용사(가나다순 미래에셋자산운용·삼성자산운용·신한자산운용·한국투자신탁운용·한화자산운용·KB자산운용)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운용 전문가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미·중 악화에 단기 변동성…“본토보다 홍콩 부정적, 장기 영향은 제한적”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주식형 펀드(191개)는 3개월간 13.56%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1개월 새(-6.43%)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설정액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6개월간 4880억원이 유입됐지만, 3개월 새엔 4573억원, 1개월 새엔 1386억원이 유출됐다. 하반기 경기 개선 속도 둔화와 함께 미·중 갈등이 고조됐다. 중국 증시는 지난 7월 부동산 모기지 보이콧 사태가 확산되면서 경제 재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강력한 경기부양(소비쿠폰, 국가급 특별 목적 국채 발행 등)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여기에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경고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하면서 중국 정부는 ‘원 차이나(일국양제)’ 정책에 대한 심각한 위반으로 보고 있단 평이다. 이에 중국은 대만 주변 지역에서 군사 훈련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무역 제재를 가하고 있다. 심재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주요 경제지표는 4월 바닥을 기점으로 6월까지 개선됐지만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중 갈등 고조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김대영 K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 이사는 “미국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교란, 코로나19 통제, 미 상장 중국 기업 상장폐지 우려, 대만 변수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단기 변동성이 매우 커졌다”며 “4월 말 이후 경기부양책에 따른 반등세에 스트레스가 컸던 일부 투자자들의 환매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사태로 중국 주식시장은 군사적 위압감과 투자 신뢰 저하에 단기 충격을 받을 수 있으나, 공통적으로 장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갈등은 장기적 과제로 지속 선반영돼 왔다는 의견도 있다. 육진수 미래에셋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시진핑 연임이 결정되는 가을 20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대만을 향한 무력 통일, 군사적 충돌 등 극단적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장기적으로 금융시장 전반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본토 증시의 경우 단기 투자심리 약화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홍콩 증시는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아 자금 이탈에 따른 출렁임이 더 클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본토증시(A주)에서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4~5%로 낮고, 홍콩주식(H주)의 대부분 수급은 외국인이다. 본토의 경우 미·중 갈등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군수 업종은 최근 강세를 보였다.육 본부장은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은 대부분 본토에 상장돼 있고 국산화 가속화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다”며 “실제로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됐던 2018년 이후 반도체 국산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실제 국산화 비율이 향상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고성장세다”고 설명했다. ◇ “그래도 ‘비중 확대’…경제 상대적 견조·합리적 밸류”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은 6명 중 △4명 ‘비중 확대’를 △2명 ‘관망 후 비중 확대’를 제시했다. 비중 확대 이유로는 선진국 대비 견조한 경제 성장률, 낮은 밸류에이션을 꼽았다. 웨이 황(Wei Huang) 신한자산운용 중국주식담당 매니저는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기존 목표치인 5.5%를 하회할 수 있지만 여전히 4~4.5%의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고 미국·유럽의 1~2%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CSI300지수 기준 현 주가수익비율(PER)은 14~15배로 역사적 평균 16배보다 낮고, 항셍지수는 11~12배로 역사적 평균 14배보다 훨씬 낮다. S&P500의 19배, 나스닥의 26배와 비교하면 높은 이익성장률 감안, 밸류에이션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관망 대응한 이후 3분기 말부터 점진적으로 중국 주식 비중을 늘리란 조언도 따른다. 심 CIO는 “여러 리스크 요인들로 주가는 이미 조정을 받아 밸류에이션이 낮으므로 관망”이라며 “다만 글로벌 경제상황과 달리 물가가 안정도 있고 정부 경기부양 의지가 강해 3분기 말부터 연말이 될수록 점진적 비중 확대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고정희 한화자산운용 해외주식전략운용팀장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중국은 선제적 긴축을 지난해 이미 실행했고, 물가 압력이 크지 않아 통화정책 완화, 신용 확대 기조를 유지할 여력이 있다”며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 경기 회복 추세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국내 외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외국인의 중국 주식 직접 매매 프로그램인 후선구퉁에서 올해 펀드·개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중국 주식시장 누적 순매수(A주) 규모는 498억위안이다. 3월(상하이 락다운)과 7월(부동산 리스크) 외 모두 월별 순매수를 기록했다.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소식이 전해진 7월29일부터 8월3일까지 외국인 일별 흐름은 -17억위안, +24억위안, -23억위안, -10억위안으로 순매도세가 제한적이었단 평이다. 육 본부장은 “한국 투자자 중국 펀드 자금 유출은 특이한 상황으로 다소 전술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중국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활용, 점진적으로 순유입 규모를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 정책수혜株가 답…“中증시 반등 핵심은 가을 당대회”단기 변동성에도 정책 수혜주 관련 주식·펀드 선별 접근은 유효하다고 봤다. 전문가 6인이 제시한 유망 섹터를 종합하면 △미·중 갈등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국방 △전기차·2차전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소비부양 수혜 가전 △제조업 △로봇 등이다. 아울러 중국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선 △코로나19 방역 완화 △부동산 안정 △경제지표 개선 △실적 개선세 △외교 불확실성 영향 둔화 △부양 정책 등 조건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하반기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를 주목했다. 육 본부장은 “미·중 갈등은 장기 과제지만, 당대회까지 정부는 ‘시스템 리스크’ 방어를 최우선으로 보고 있어 점진적 해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은 “공산당 20차 전당대회는 반등의 핵심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시진핑 정부 3기 출범이 공식화되면 향후 경제정책과 국가전략 기본이 재정립되며 시장이 강한 정책 동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 '안나'가 쏘아올린 감독·OTT 편집권 갈등, 업계가 본 쟁점은? [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Q. 쿠팡플레이가 ‘안나’ 감독의 폭로와 함께 편집권 침해 의혹이 제기돼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계약권자인 쿠팡플레이와 극본과 연출을 직접한 저작자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극명히 드러나는 사례인데요, 실제로 계약권자와 저작자 중 편집권에 대한 권리를 지닌 쪽은 어느 쪽일까요? 실제로도 업계에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는 걸까요?‘안나’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이주영 감독과 편집을 담당한 김정훈 편집감독이 OTT(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회사인 쿠팡플레이에 의해 편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해 업계에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가 8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을 원작자의 동의 없이 6부작으로 줄여 공개했으며, 크레딧에 이름을 삭제해달라는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는 것이 감독들의 주장인데요. 거듭 수정을 요청했지만 응하지 않은 건 감독 측이었다는 쿠팡플레이의 반박으로 양측의 입장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급기야 논란은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과 작가 및 감독 지망생들은 넘어 ‘안나’ 시청자들 사이의 갑론을박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콘텐츠의 최종 편집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지, 원작자 동의 없이 투자사나 제작사의 의사만으로 작품에 손을 대도 법적 문제가 없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동의 없는 편집”vs“수정요청 거부” 입장차지난 6월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가수 겸 배우로 활약 중인 수지가 처음 원톱 주연으로 타이틀롤을 맡아 뜨거운 화제를 모았습니다. 공개 이후에도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의 완성도로 호평 세례를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이 법무법인 시우 송영훈 변호사를 통해 쿠팡플레이가 감독의 의견을 배제한 채 8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를 6부작으로 동의없이 편집했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해 논란에 불을 붙였습니다. 이주영 감독 측은 “단순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됐다”며 “자신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본인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딧의 ‘감독’ 및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이조차 거절했다”고 폭로했습니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3일 공식입장을 통해 이주영 감독의 주장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며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안나’의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 일선 현장의 감독 및 제작진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왔지만 감독의 편집방향이 당초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상호 협의됐던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이어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지난 7월 8일 이미 공식화한 것과 같이 총 8부작의 ‘안나’ 감독판을 8월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안나’의 편집에 참여한 김정훈 편집감독이 이주영 감독의 주장을 지지하며 폭로에 가세하고, 이주영 감독 측이 쿠팡플레이의 주장을 재차 반박하며 법적조치를 예고하면서 법정싸움으로 번질 전망입니다. 아울러 김정훈 편집감독을 포함한 ‘안나’의 스태프 6인이 이주영 감독의 지지에 동참하면서 논란의 점화는 불가피해보입니다. (사진=쿠팡플레이)◇최종권한 OTT에 있지만…“협의 없는 편집 말도 안 돼”이를 바라보는 감독, 제작자 등 업계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익명을 요구한 A제작사 대표는 “편집권은 제작자와 감독이 협의해 결정되는 게 통상적이지만 콘텐츠의 최종적인 권한은 제작자에게 있는 게 일반적”이라며 “제작사가 저작자의 권한을 양도 받아 투자받는 투자사와 협의를 거쳐 투자사에 최종 권한을 넘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저작권법 100조 제1항에는 저작자는 특약이 없는 한 저작물의 권한을 제작자에게 양도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습니다. 영상물이 여러 사람들의 노력이 개입된 ‘공동저작물’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죠. A제작사 대표는 “이 과정에서 편집과 관련한 저작자와 제작자, 투자사의 이견이 종종 발생하나 수많은 회의와 시청자 모니터링 의견을 근거로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고 창작자의 권한을 지킬 만한 지점에서 절충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럼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땐 투자사에서 창작자를 교체하는 게 통상적인 관행”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최종 권한을 지닌 투자사라는 이유로 창작자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거나 갑질을 하는 건 쉽게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창작자에게도 투자사가 필요하지만 투자사 역시 함께 작업할 창작자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의문을 표했습니다. 또 “미디어 업계의 특성상 한쪽의 귀책만 있는 갈등은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여러 OTT들과 영화, 드라마 작업을 해온 B 편집감독은 아무리 깐깐한 제작사나 투자사가 붙는다 해도 편집실에 알려서 최종적 합의를 보고 작품을 내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을 밝혔습니다. 반면 편집권의 주체에 대한 질문에는 계약서 내용이 그렇게 돼 있다면, 아무리 할리우드 영화계라도 감독이 최종 편집 권한을 갖지 못하는 경우는 다반사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저작자의) 동의 없이 몰래 편집을 감행하는 경우는 잘 없다”며 “수십 편이 넘는 작품을 편집해왔지만 처음 들어보는 일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마땅히 문제 제기를 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영화 및 OTT 작품들을 연출하는 C감독은 “저작자와 투자사인 OTT 간 소통이 많이 부족해 벌어진 일”이라며 “협의가 끝내 이뤄지지 못하고 공론화 단계까지 나아간 것은 미디어 업계의 특성 및 창작자들의 권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투자사 측의 시스템 부재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견해를 전했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창작자와 제작사의 계약 내용, 제작사와 투자사의 계약서 내용을 들여다 봐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김종휘 저작권 전문 변호사는 “계약서에 ‘저작자가 저작인격권을 포기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면 쿠팡플레이의 일방적 편집 행위를 법적으로 문제 삼을 근거가 없다”면서도 “다만 그런 조항을 지닌 일방적 계약서는 잘 없다.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양측의 합의가 바탕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 게 통상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계약서 내용에 양측의 합의가 전제된 조항이 포함돼 있다면 법정 싸움으로 갔을 시 쿠팡플레이 측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 '안나' 스태프 6인, 이주영 감독 지지 동참…"우리 이름도 빼달라" [전문]
- (사진=쿠팡플레이)[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가 감독의 폭로 제기로 촉발된 쿠팡플레이 측의 편집권 침해 의혹으로 논란이 거센 가운데 ‘안나’의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 6인이 이주영 감독의 문제제기를 지지하며 공개 입장을 발표했다. 이의태 촬영감독 등 스태프 6인은 4일 이주영 감독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시우 송영훈 변호사를 통해 공식입장문을 배포했다. 이들은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받지 못했고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한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됐다”며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고 저희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 약속을 하며 최소한의 예의로 6부작 ‘안나’에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며 “저희와 다른 능력에 의한, 저희가 알지 못했던 결과물에 저희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례”라고도 일침했다. 지난 6월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안나’는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 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가수 겸 배우로 활약 중인 수지가 처음 원톱 주연으로 타이틀롤을 맡아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공개 이후에도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의 완성도로 호평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2일 이주영 감독이 법무법인 시우 송영훈 변호사를 통해 쿠팡플레이가 감독의 의견을 배제한 채 8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를 6부작으로 동의없이 편집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주영 감독 측은 “단순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서사,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 등이 모두 크게 훼손됐다”며 “자신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본인의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어 크레딧의 ‘감독’ 및 ‘각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플레이는 이조차 거절했다”고 폭로했다.반면 쿠팡플레이는 3일 공식입장을 통해 이주영 감독의 주장을 완강히 부인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했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며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반박했다.또 ‘안나’의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 일선 현장의 감독 및 제작진에게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왔지만 감독의 편집방향이 당초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상호 협의됐던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감독의 편집 방향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지난 7월 8일 이미 공식화한 것과 같이 총 8부작의 ‘안나’ 감독판을 8월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안나’의 편집에 참여한 김정훈 편집감독이 이주영 감독의 주장을 지지하며 폭로에 가세했고, 이주영 감독 측이 쿠팡플레이의 주장을 재차 반박하며 법적조치를 예고하면서 논란은 법정싸움을 불거질 전망이다. 아래는 ‘안나’ 스태프 6인의 입장 전문. 이의태 촬영감독 등 6인의 <안나> 스태프들(이하 ‘<안나> 스태프들’)은, 이주영 감독의 문제제기를 지지한다고 밝히면서, “쿠팡플레이로부터 전혀 존중받지 못했고, 저희가 피땀 흘려 완성해낸 결과는 쿠팡플레이에 의해 일방적으로 변경되었다. 감독도 동의하지 않았고 저희 중 누구도 동의하지 않았다. 제대로 알 수조차 없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 <안나> 스태프들은 아울러, 감독의 창작 의도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의 혼신을 다한 노력도 쿠팡플레이에 의해 잘려나갔으나, 스태프들의 영화 수상 이력은 마케팅에 계속 사용되었음을 지적하면서, “이것이 쿠팡플레이가 말하는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인지 묻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하였습니다. □ 이어 <안나> 스태프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쿠팡플레이가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며, 최소한의 예의로 6부작 <안나>에 남아있는 나머지 다섯 명*의 이름도 내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저희의 퀄리티와 다른, 저희와 다른 능력에 의한, 저희가 알지 못했던 결과물에 저희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제작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무례”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 SK 'BBC'·삼성 '파운드리'·한화 '우주'…생존전략 다시 짜는 기업
- [이데일리 함정선 이다원 기자] 국내 기업들이 새 성장동력 확보 차원의 사업 재편을 위한 미래 전략 구상에 나서고 있다. 올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하며 경영환경이 복잡해진 탓에 기존 사업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해서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돌입한 셈이다.(그래픽=김정훈 기자)◇불필요한 사업 매각하고 성장 사업 뛰어들고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근본적인 변화) 주문에 SK그룹은 체질 개선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중심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이를 좀 더 구체화해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3개 핵심동력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의 핵심 산업으로 손꼽히는 이른바 ‘BBC’ 산업에서 우위를 점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SK하이닉스가 국내 8인치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며 비메모리 사업에 뛰어든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손꼽힌다. 업황에 따라 변동하는 메모리 사업 중심이던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를 통해 비메모리 비중을 키우면서 사업 구조 역시 변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SK그룹 계열사들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C는 필름사업부문을 매각하고 SK가스도 터키 유라시아 해저터널 지분을 매각하며 사업 효율화에 나섰다. 특히 최 회장은 이미 지난달 경영진에 글로벌 위기에 걸맞은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다시 짜라고 주문했고 이달 열리는 SK그룹 최대 행사인 ‘이천포럼’에서 이 같은 경영시스템에 대한 점검과 새로운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도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던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변화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세계 최초로 3나노미터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통해 1세대 양산에 나선 가운데 최근 2세대 고객까지 확보하며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6월 LCD 사업 철수를 결정한 후 OLED 라인업을 구축하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수익성이 적거나 경쟁이 치열한 사업을 빠르게 정리하며 효율화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가 거센 태양광 시장에서는 패널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며 발을 뺐고 LG디스플레이 역시 TV용 LCD 패널의 국내 생산을 내년까지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호텔과 TV 등 하이엔드 중심의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김정훈 기자)◇우주, 배터리, 소재…미래 책임질 ‘신사업’ 찾아 체질 개선한화그룹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계열사 간 합병과 분할, 지분매각을 포함한 대대적인 사업구조 재편에 나섰다. 그간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사업군 중 유사한 사업을 하나로 모아 집중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로, 이를 통해 방산·우주와 첨단 소재 등 미래 분야에 기업의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특히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온 한화그룹은 올 들어 원자잿값 상승 등을 겪으며 계열사별 사장단 회의를 수시로 진행하며 대응책을 마련할 만큼 위기에 대한 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3개 회사에 분산돼 있던 방산, 우주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통합했고 지주사격인 (주)한화는 한화정밀기계를 인수하며 차세대 소재와 장비, 인프라 분야를 공략하기로 했다. 한화임팩트는 한화파워시스템을 인수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 사업을 전개한다. 최근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면서도 배터리 등 신성장사업에 대해서는 추진 속도를 더 높이라는 최정우 회장의 주문에 포스코그룹도 ‘철강’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 등을 통해 친환경 연구개발을 지속하면서 자회사를 통해서는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 원자재 등 미래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주사체제 전환 후 포스코홀딩스는 차세대 배터리 관련 기업 인수나 지분투자에 나서고 있고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단순한 상사업무에서 벗어나 투자형 사업회사로 변신하며 친환경 에너지원과 식량 등 발굴에 나섰다. 롯데그룹에서는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체질을 바꾸고 나섰다. 배터리 소재 사업과 수소 등 신규 사업에 주력기로 하고 기존 화학사업에서는 고부가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미국 내 양극박 생산기지 설립, 배터리 관련 생산 확대 등 구체적인 사업 전개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 분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자동차 부문과 건설·상사 부문으로 인적분할키로 했으며 이랜드리테일도 하이퍼마켓과 패션브랜드 부문을 각각 ‘홀푸드’ ‘글로벌패션’으로 분사할 계획이다. KT는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분야를 지난 4월 ‘KT클라우드’로 떼어냈다.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마다 여러 방법으로 새 먹거리를 찾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장기적인 판을 바꾸는 것인 만큼 기업 경영 전략 차원에서 자금과 마케팅, 경영 내외 요인 등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