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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 회장 뚝심 통했다..친환경 전기차 부품 소재 개발 광폭행보
  • 김윤 회장 뚝심 통했다..친환경 전기차 부품 소재 개발 광폭행보
  •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삼양그룹이 친환경 소재를 내세워 전기차 부품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원재료인 이소소르비드의 상업화 생산을 본격화한데 이어 이를 활용한 자동차 소재 개발에도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그동안 김 윤 회장이 강조했던 ‘스페셜티(Specialty)’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한 셈이다. 내년 그룹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전기차 소재 사업은 향후 삼양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주도할 핵심 사업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사진=삼양그룹)◇“옥수수로 플라스틱”..배터리 소재 공동개발 추진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사는 전날 대전 나노팀 본사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친환경 열관리소재(TIM, Thermal Interface Material) 공동 개발 협약식을 가졌다. 이번 협약으로 삼양그룹은 자체 개발한 화이트 바이오 소재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를 전기차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질하고, 나노팀은 이를 활용해 친환경 열관리소재를 개발하게 된다. 나노팀은 2016년 설립된 국내 전기차용 열관리소재 전문기업으로 소재 국산화를 통해 아이오닉5, EV6등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 배터리 열관리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전기차의 열관리소재는 배터리 모듈과 냉각 판넬 사이에 도포돼 배터리의 온도를 관리하는 물질이다. 배터리 온도 관리는 전기차의 성능과 안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에서 발생하는 높은 열을 관리하지 못하면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낭비되고 충전 속도가 느려져 효율이 떨어지고, 사고 시 열폭주 위험이 발생한다. 반대로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배터리의 방전이 빨라지기 때문에 배터리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열관리소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열관리소재는 대부분 석유계 제품이 쓰이고 있는데, 삼양그룹이 개발한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삼양사는 20일 대전 나노팀 본사에서 전기차 배터리용 친환경 바이오 열관리소재 공동개발협약식을 가졌다. 삼양사 강호성 대표(왼쪽)와 나노팀 최윤성 대표. (사진=삼양사 제공)◇‘스페셜티’ 새로운 100년의 초석..전기차 부품 본격화 옥수수 등 식물에서 추출한 전분을 화학 가공해 만들어지는 이소소르비드는 김 윤 회장이 뚝심있게 강조해 온 ‘스페셜티’의 산물이다.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이소소르비드는 석유 기반 플라스틱의 대체제로 부각되고 있다. 김 윤 회장은 오는 2025년 이익의 60% 이상을 스페셜티 제품에서 창출하자는 ‘비전 2025’를 내걸기도 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는 삼양그룹이 1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면서 “새로운 100년의 초석이 될 ‘스페셜티’와 ‘글로벌’에 집중할 것”을 재차 주문하기도 했다. 특히 이소소르비드는 석유에서 추출한 플라스틱보다 강하고, 바이오 소재여서 토양에서 자연 분해 속도가 매우 빠르다. 삼양그룹은 약 6년간 350여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2014년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는 프랑스 로케뜨(ROQUETTE)사에 이어 두 번째로 이소소르비드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전북 군산에 국내 최초로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연 생산량은 1만5000t 규모로, 향후 설비 효율화와 증설 투자를 통해 연산 3만~4만t까지 규모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삼양그룹은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친환경 전기차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폴리카보네이트에 이소소르비드를 더해 생분해성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하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플라스틱처럼 가벼우면서도 강도 및 탄성이 뛰어나고 고온에는 강해 배터리 무게 때문에 내연차보다 무거운 전기차의 프레임이나 내장재에 사용된다. 생분해성 폴리카보네이트와 관련해선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국책과제의 총괄 주도 업체로 선정돼 자동차용 내장재 부품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이소소르비드를 활용한 전기차 모터코어용 접착제를 개발하고 국내외 전기차 업계에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이소소르비드는 친환경적인 부분 외에도 접착성과 내열도가 높아지는 등 기능적으로 개선되는 부분이 있다”면서 “앞으로 전기차 친환경 소재 개발에 적극적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3.02.21 I 하지나 기자
“CDFG 입점 의지 강해”…인천공항·관세청 인사 영입설까지
  • “CDFG 입점 의지 강해”…인천공항·관세청 인사 영입설까지
  • [이데일리 정병묵 백주아 기자] “중국국영면세품그룹(CDFG)의 입점의지가 매우 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점을 위해 관세청, 인천공항 출신 인사를 영입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까요. CDFG가 입찰하면 국내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은 CDFG에서만 열리게 될 겁니다.”국내 면세점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1일 입찰 절차를 시작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과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CDFG의 입찰이 유력해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3년여간 홍역을 치른 국내 면세업계는 또 다른 ‘차이나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손님들로 붐비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中, 인천공항·관세청 출신 인사 영입 ‘무조건 따 낸다’27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신규 입찰에서 계약기간이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나면서 외국 면세사업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특히 CDFG는 관세청, 인천공항공사 출신 인사를 영입하고 입찰 참가를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중국 면세점이 한국 시장에 진입한다는 부정적 여론을 피하기 위해 국내 법인을 인수해 우회적으로 입찰에 참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실제 스위스의 세계 4위 면세점 듀프리는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라는 한국법인을 설립해 김해공항점을 운영하고 있다.A면세점 관계자는 “CDFG가 입찰가를 얼마를 적든 무조건 인천공항 사업권을 따내겠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입찰은 어차피 머니 게임이고 많은 금액을 써내는 곳이 결국 사업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 항목 중 지역경제 발전 등 사회공헌 쪽에도 많은 금액을 써낼 시 CDFG가 진입하기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중국이 인천공항 면세점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막대하게 증가할 중국 관광객 때문이다. 중국 관광객이 한국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한국 업체로 돌아가는 게 중국 입장에서는 썩 편치 않을 수 있다는 것. 과거 인천공항에 해외사업자가 들어와 면세점을 운영한 건 2001~2007년 홍콩의 DFS가 유일하다. B면세점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은 상하이, 베이징 쪽에서 가장 오기 좋은 국가가 한국이다. 중국 입장에서 한국 면세점에 쓰는 돈이 너무 아까워 자국 기업에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또 한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 이를 바탕으로 CDFG의 글로벌 협상력과 상품기획력을 키워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DFG의 경우 역량보다는 자본력을 바탕으로 밀고 들어오는 회사로 서비스 질을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국내 면세점의 경우 40여년 이상 경력을 키워왔지만 (CDFG는) 최근 2년 새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급성장하면서 마케팅이나 서비스 측면에서 검증이 안됐다”고 우려했다.(그래픽= 김정훈 기자)◇시내면세점 진출도 문제…“버스 대절해 中 면세점으로”인천공항이 한 번 중국에 뚫리면 그다음은 시내 면세점 진출이 확실시된다. 업계는 중국 업체가 서울 등 시내에 진출할 시 진짜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이전 면세점 사업은 인천공항점보다 시내점에서 더 많은 이익을 냈다.관세청 보세 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시내면세점은 외국인 입국자가 지역별로 30만명 이상 증가한 경우 신규 특허를 발부할 수 있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경우 관세청은 내년 신규 시내면세점 입찰을 진행할 수 있고 중국이 이 시장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C면세점 관계자는 “과거 제주도에서 중국 관광객이 들어오면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호텔만 데리고 갔다”며 “중국 면세점이 시내진출에 성공하면 중국인들을 버스에 태워 자국 면세점으로 다 몰고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명품 브랜드는 매출이 높은 고셍 상품을 몰아 주고 결국 국내 면세점은 상품 경쟁력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국내 면세점 사업을 진흥하면서 외화를 벌어들여야지 중국으로 외화가 빠져나가는 상황이 발생해선 안 된다”며 “코로나19 기간 동안 적자에 시달린 인천공항은 입찰 금액을 심사기준으로 볼 수밖에 없어 솔직히 걱정된다”고 부연했다.인천공항은 일각에서 공사가 CDFG 유치를 희망한다는 설에 대해 일축했다.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사가 CDFG에게 입점을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사는 결국 임대업을 하는 건데 임차인(면세점)들이 어떻게든 적은 금액을 쓰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찰은 평가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심사할 것”이라며 “중국 업체 진출에 대한 면세업계의 우려가 있지만 특정 업체를 유치하기는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2023.02.21 I 정병묵 기자
미래차 올라탄 K부품사…R&D 투자·채용 풀악셀
  • 미래차 올라탄 K부품사…R&D 투자·채용 풀악셀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박민 기자] 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사들이 올해 역대급 연구·개발(R&D) 투자 및 인력 채용에 나선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동시에 소프트웨어가 차량 내 각종 하드웨어 부품을 통제하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일명 ‘바퀴 달린 스마트폰’ 체제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전동화 부품과 소프트웨어(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부품 업계 1위인 현대모비스(012330)는 올해 R&D 비용으로만 지난해보다 2000억원 이상 늘린 1조6400여억원을 투자하고, R&D 인력 신규채용도 400~500명 이상으로 잡고 있다. 특히 미래차 중심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던 2018년에 R&D 인력을 역대 최대인 800명 채용했던 현대모비스는 올해가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제공자)’로 도약을 선언한 원년인 만큼 그와 비슷한 수준의 역대급 채용이 점쳐지고 있다. 모회사인 현대차도 SDV 체제 전환 가속화를 위해 올 상반기 세자릿수 이상의 대규모 R&D 경력 채용에 나선 것도 궤를 함께하고 있다.최근 전동화와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자율주행 부품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업계 2위 HL만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매출액의 5~6%를 R&D에 투자해온 HL만도는 지난해 7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만큼 올해 4000억원이 넘는 역대급 투자가 점쳐지고 있다. HL만도의 미래전략 최전방에 있는 자회사인 ‘HL클레무브’는 올해 1000억원 넘게 R&D에 투자하고 100여명 이상의 R&D 인력을 신규 충원할 계획이다. HL클레무브는 자율주행 차량의 눈이라 할 수 있는 ‘전방 레이다’ 부품 분야에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는 업체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가 국내 최초로 출시할 자율주행 ‘레벨3’ 기능을 탑재하는 ‘제네시스 G90’에 해당 부품이 들어간다. 이외에 한온시스템도 국내외에서 연구개발 전문인력 100여명을 채용하고 연간 매출액의 4~5% 투자하는 만큼 올해 4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급성장하는 미래차 부품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자동차 부품 산업의 미래차 전환 및 생태계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 특별법은 미래차 기술력의 핵심인 소프트웨어를 미래 자동차 정의에 포함시켜 지원 대상에도 추가했으며 미래차 부품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부품사들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두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R&D 인력을 충원하고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업들이 공장을 짓고 생산설비를 도입하는 데도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내 전체 부품사 중에 미래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상위 5%밖에 안 돼 미래차 부품 생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3.02.21 I 박민 기자
하늘 높은줄 몰랐던 2기 신도시 집값, 바닥 모른다
  • 하늘 높은줄 몰랐던 2기 신도시 집값, 바닥 모른다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동탄, 광교 등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던 2기 신도시가 매서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광역철도교통망(GTX) 호재로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공급 쏠림이 이어지면서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기 신도시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7일 기준 263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3.3㎡당 2727만원) 3.4%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1기 신도시 아파트(3.3㎡당 2728만원→2699만원) 하락폭의 3배 수준이다. 부동산 상승장에서는 GTX 호재로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최근 시장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두드러지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경기 화성시에 자리한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6억 4000만원에 매매됐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해 3월 7억 6000만원에 거래됐으며 2021년 8월에는 9억 6800만원 최고가를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3억원 이상 빠진 셈이다.경기 화성시에 있는 ‘동탄역 시범한화 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 3000만원에 손바뀜됐다. 해당 평형대 최고가는 2021년 8월 기록한 14억 5000만원으로 최고가 대비 6억 2000만원 떨어졌다. 경기 하남시에 있는 ‘하남유시티 대명루첸 리버파크’ 전용면적 74㎡는 지난해 1월 9억 3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올해 1월에는 2억원가량 하락한 7억 4400만원에 실거래 됐다. 운정신도시의 A공인중개소 대표는 “GTX 착공 등으로 교통 호재가 선반영 돼 집값이 크게 오르고 분양권 거래도 활발했지만 최근엔 부동산 시장 전반에 투자수요가 빠지다 보니 매수수요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며 “실수요자도 급급매로 내놓는 물건가격이 아니라면 쳐다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부동산 가격이 떨어지자 청약시장도 급변했다. 지난해 6월 분양시장에 나왔던 ‘동탄역 디에트르 퍼스티지’는 청약 당시 302가구 모집에 24만여명이 몰리며 809.08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6개월 뒤에 시장에 나온 ‘동탄 어울림 파밀리’는 대규모 미달이 발생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문가들은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큰 폭의 서울 전셋값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급감한 게 가격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표찬 하우에스테이트 대표는 “2기 신도시는 GTX 호재를 선반영하면서 집값 상승기에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며 “최근 대단지 아파트에 가격을 낮춘 급매물 몇 건이 실거래로 등록되면 주변 단지 매물가격을 끌어 낮추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기존에 2기 신도시는 가격을 떠받쳐주는 전세수요가 풍부했다”며 “최근에는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전셋값과 수요가 줄어드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2023.02.20 I 신수정 기자
'변협'과 갈등 겪던 로톡, 결국 50% 감원
  • '변협'과 갈등 겪던 로톡, 결국 50% 감원
  •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와 장기간 갈등을 겪어온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이 결국 감원에 나섰다. 그간 로톡은 변협이 로톡을 사용하는 변호사를 징계하면서 등록 변호사가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20일 업계에 따르면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는 이날 직원 50% 감원을 목표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다음 달까지 근무한 후 2개월치 급여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받는 조건이다. 직원 50% 감원은 40~ 50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에 로톡은 작년 6월 입주한 신사옥까지 내놓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남는 직원들은 전원 재택근무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2014년 출범한 로톡은 법률 소비자들이 로톡 앱이나 홈페이지에 올라온 변호사 광고를 보고 직접 변호사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상담료나 수임료가 오프라인보다 저렴하다.하지만 변협은 로톡 회원 수가 늘자 로톡 같은 서비스를 변호사들이 사용할 경우 징계하도록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고, 로톡 가입 변호사 9명을 징계하는 등 로톡을 전방위로 압박해 왔다. 로톡도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효력정지가처분 신청 등으로 맞서 왔지만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실제로 김본환 로톡 대표는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변협과 갈등으로) 저희 서비스에 4000명의 변호사들이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절반이 떠났고, 지금까지 100억원대가 넘는 손해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현재 로톡을 이용하는 변호사(회원) 수는 2000명대 초반이다.업계에서도 최근 스타트업 업계가 한파를 맞고 있지만, 로톡의 위기는 장기간에 걸친 변협과의 갈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수년간 이어진 변협의 로톡 퇴출 기조를 견디기 쉽지 않았을 것이고, 이로 인해 성장 기회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했다.향후 로톡의 운명은 조만간 내려질 공정위의 결정과 이후 나올 법무부 판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변협의 변호사 징계에 대한 제재 수위 결정을 앞두고 있고, 다음 달 초엔 법무부가 변협 징계에 이의를 제기한 변호사들에 대해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로톡은 공정위의 제재 수위가 결정된 후 법무부가 변호사들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징계를 취소할 경우 회원수가 다시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법무부가 판단을 미룰 가능성도 없지 않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23.02.20 I 김국배 기자
베이스인베, 지그재그·리디 성장 주역 영입
  • [마켓인]베이스인베, 지그재그·리디 성장 주역 영입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초기 스타트업 투자사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그로스 어드바이저로 김정훈 전 지그재그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및 신은선 전 리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새롭게 영입했다고 20일 밝혔다.(왼쪽부터) 김정훈 전 지그재그 CMO, 신은선 전 리디 COO./사진=베이스인베스트먼트김정훈 전 지그재그 CMO는 2015년 앱 런칭 시점에 합류해 누적 다운로드 1500만건, 누적 거래액 1조원 달성을 주도한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이다. 지난 2019년부터는 COO로 직무를 전환해 마케팅 뿐 아니라 인사, 조직, 법무, IR을 주도하며 카카오스타일과의 M&A를 경험한 바있다. 신은선 전 리디 COO는 10여년간 리디에서 재직하며 44분기 연속 성장 기록과 국내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으로는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았다. 리디에서 운영, 인사뿐 아니라 재무, 신사업 개발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회사의 원동력이 되는 전반적인 시스템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영입으로 마케팅과 운영, 인사, 조직 등과 관련된 다양한 도메인에서의 노하우를 더 심층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윤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베이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더 실질적으로 폭넓게 돕고자 추진했다”며 “이번 그로스 어드바이저 영입과 더불어 앞으로도 관련된 더 다양한 시도들을 해 나갈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어려운 스타트업 업계 상황에도 불구하고 작년 한 해동안 총 32개사를 대상으로 324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사는 시니어 여성 쇼핑 플랫폼 퀸잇(라포랩스), 글로벌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 AI기반 위조방지 서비스 마크비전, 판례검색 기반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 IP기반 컴퍼니빌더 콘텐츠테크놀로지스 등이 있다.
2023.02.20 I 김연지 기자
"부럽다 은행" 올해 성과급은 최대 400%…당국, 규제할까
  • "부럽다 은행" 올해 성과급은 최대 400%…당국, 규제할까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성과급과 임금 규모가 올해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타결된 2022년 임단협 협상에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지급 규모를 대폭 확대하면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성과급을 ‘돈 잔치’로 규정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보수성과운영 체계 점검에 나섰다. 우선 경영진을 대상으로 보수성과가 적정히 이뤄지고 있는지 살필 전망이다. 오는 23일 킥오프하는 관련 태스크포스(TF)에서는 향후 회사에 손실을 입히면 성과급을 토해내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주요 은행 임금·성과급 대폭 인상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연초 진행한 2022년 임단협 협상에서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을 대폭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5대 은행 중 가장 늦게 임단협 협상을 진행한 우리은행은 최근 성과급을 제외한 대부분 사항에 합의했다. 임금 인상률은 기본급 기준 지난해 2.4%에서 올해 3.0%로 올랐다. 성과급의 경우 200% 후반에서 잠정 합의한 상태다.우리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지급률을 확정했다. 국민은행은 일반직 임금상승률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3%로 높였고 사무직은 3.2%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의 임금인상률 역시 일반직(2.4%→3%)과 리테일 서비스·사무직(3.6%→4%) 모두 높아졌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 임금인상률도 지난해 2.4%에서 올해 3.0%로 상승했다.성과급 지급률 역시 대부분 은행에서 인상폭이 커졌다. 신한은행은 경영성과급으로 기본급 361%(현금 300%·우리사주 61%), NH농협은행은 기본급 400%를 책정했다. 각각 전년에 기본급의 300%(현금 250%·우리사주 50%)와 350%를 지급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급률이 크게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기본급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전년에는 기본금의 300%를 지급했었다.은행의 성과급 지급 규모는 올해 1조4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성과급은 총 1조3823억원이었다. 5대 은행 성과급은 2017년 1조78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조3823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왔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증권·보험사 대상으로도 보수 체계 점검윤 대통령이 이러한 은행권 임금 및 성과급 체계를 ‘돈 잔치’로 규정하며 금융당국에 ‘특단 조치’를 지시한 이후 ‘성과급 과다 지급’ 논란은 금융권 전체로 번지는 양상이다. 금감원은 사실상 전금융권을 대상으로 보수성과체계 적정성 점검에 나섰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보험이나 증권 등 다른 업권에서도 은행권에서 논의되는 것을 해당 업권 사정에 맞게 논의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실제 일부 증권사는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자 존폐 직전까지 갔고 정부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대규모 지원금을 투입했다. 이런 와중에 부적절한 성과급을 챙긴 곳이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란 분석이다.보험업권의 경우 손해보험사들은 손해율 악화를 이유로 올 초 실손보험료를 평균 9%가량 올렸지만, 코로나19로 이동이 줄면서 손해율이 크게 낮아진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은 2% 정도에 그쳤다. 카드업계도 지난해 이용 한도 등 고객 서비스를 대부분 줄였고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10% 중후반대까지 인상해 고객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임원 보수 우선 개선…일반직원도 포함할까금융권 보수성과운영체계는 오는 23일 킥오프하는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TF’에서도 주요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우선 임원 성과급 운영 체계를 중심으로 살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경영진과 금융투자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직원의 보수운영체계만 규율하고 있어 일반직원 성과급까지는 관여하기 어렵다.지배구조법은 임원과 일부 직원이 단기 실적 추구에만 매몰되지 않도록 성과급의 40% 이상을 3년 이상 나눠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TF에서 성과급 규모나 기간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특히 당국은 금융사 임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는 ‘클로백’(claw back) 제도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찾을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지배구조감독규정에는 ‘금융회사에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연지급 예정인 성과보수에 실현된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된다’는 조항이 있지만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거의 없다.경영진 보수 결정 과정에 주주가 참여하는 제도 도입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상장사가 최소 3년에 한 번 경영진 급여에 대해 주주총회 심의를 받도록 하는 ‘세이 온 페이’(say on pay) 제도로, 이를 참고해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경영진 성과급 체계를 우선적으로 점검하지만 법령 체계를 개정해 일반직원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관측도 나온다.
2023.02.19 I 서대웅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2단계 심사로…“장기화 우려”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EU 2단계 심사로…“장기화 우려”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신고 완료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7일 1단계 심사(사전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가 2단계 심사(심층심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과 영국도 추가 심사에 돌입했고 일본은 아직 심사 결과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출범 계획이 늦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함께 각 경쟁당국의 심사가 길어지면서, 대한항공이 추가적으로 슬롯(항공기가 특정 공항에 이착륙할 수 있도록 배정된 시간대)과 운수권을 더 많이 반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EU “경쟁 제한성 우려”…대한항공, 경쟁 제한 우려 해소책 모색19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7월 5일까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관련 심층조사(in-depth investigation)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EU는 대한항공이 지난 1월 13일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토대로 1단계(예비) 심사를 벌였지만 추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최종 단계인 2단계 심사에 돌입했다는 의미다.EU 집행위는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 여객·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집행위는 2단계 심사에 정식 돌입함에 따라 평일 기준 90일간 조사를 벌인 뒤 오는 7월 5일 합병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시정방안 제출 등 상황에 따라 최대 130일까지 조사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한항공은 1차 심사 때 시정조치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큰 기업 간 기업결합 심사는 통상 2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2단계 심사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시정조치안을 보완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사실상 2단계 심사를 진행하기로 한 상황에서 1단계에 시정조치안을 반드시 제출할 필요는 없다”며 “경쟁제한성은 심사 초기부터 언급된 내용으로 구체적 사안은 경쟁당국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EU가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지적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유럽 여객 중복 노선은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아시아나의 유럽 중복 노선에 들어올 신규 진입 항공사를 찾기가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스페인 항공사인 IAG와 에어유로파는 EU의 2단계 심사를 거치면서 합병을 철회했다. 양사의 유럽 중복노선은 70여 개에 달해 상황이 훨씬 복잡했기 때문이다. 에어캐나다와 에어트랜젯 역시 마찬가지로 중복 노선이 30여 개에 달해 해결채글 찾지 못하고 합병을 포기했다.[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반납 슬롯에 대한 우려도대한항공은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으며 이중 EU와 미국, 일본, 영국 등 4개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난관으로 꼽혔던 중국의 심사에서도 승인을 받아냈다. 심층심사에 돌입한 국가와 아직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일본을 제외하고는 승인을 얻어낸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이러한 흐름이 나머지 국가의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업계는 통상 EU의 기업결합 심사가 가장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EU로부터 승인받는다면 나머지 절차는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EU가 1단계 심사에서 불승인이 아니라 2단계 심사를 개시한 것이 오히려 승인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의 기업결합심사와 유사한 과정을 진행하는 영국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인수합병을 추가 검토하고 있는데, 영국은 사실상 긍정적 결론을 내린 상태에서 추가 검토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 신고 완료가 최소 반년 이상 늦어지고 있는 점이 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2022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함께 대한항공이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나아가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두 항공사를 합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재편하고 항공역사를 새로 쓰는 시대적 과업인 만큼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차질이 예상된다.대한항공은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한 후에도 아시아나를 2년간 별도의 독립 회사로 운영하는 통합 절차를 거치겠다고 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를 설립할 준비도 필요하다. 이를 위한 기간을 고려하면 메가 캐리어 탄생은 기대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슬롯과 운수권 반납으로 인해 통합 대한항공의 향후 경쟁력 약화도 우려사항이다. 대한항공은 중국에 총 9개 노선의 슬롯 이전을 지원하는 시정안을 중국에 제출하고 승인을 얻었다. 한국 공정위가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5개 노선 외 추가적으로 4개 노선을 더한 것이다. 영국 경우에도 대한항공이 영국 항공사인 버진 애틀랜틱의 인천~런던 노선 신규 취항을 지원하는 내용의 시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U의 심층심사에서도 대한항공이 슬롯을 반납하는 안이 담긴 시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대한항공은 “EU 경쟁당국의 2단계 심사가 경쟁제한 우려의 해소 방안을 충분히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승인을 받을 가능성을 높였다고 보인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2023.02.19 I 손의연 기자
이제훈 '모범택시2' 첫방 최고 14.5%…시즌1 기록 가뿐히 넘어섰다
  • 이제훈 '모범택시2' 첫방 최고 14.5%…시즌1 기록 가뿐히 넘어섰다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가 재 운행 첫날부터 눈 뗄 틈 없는 재미 속에 시즌2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시즌1 첫방송 기록을 뛰어넘으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18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첫 방송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제작 스튜디오S, 그룹에이트) 1회 시청률은 전국 12.1%, 수도권 12.8%, 최고 시청률 14.5%를 기록, 시즌1의 첫 방송 기록을 가뿐히 넘어섰다. 처음부터 두 자릿수를 돌파한 시청률에 금토드라마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채널 경쟁력과 화제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2049 시청률 역시 수도권 기준 5.2%를 기록하며 금요일에 방송된 전체 프로그램을 통틀어 1위를 차지해 대박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날 방송에선 ‘무지개 다크히어로즈’ 해체 후 멤버들의 근황과 함께, 무지개 운수에 남아 복수 대행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는 김도기(이제훈 분)와 장대표(김의성 분)가 범죄 피해가 의심되는 실종 청년 이동재(조지안 분)을 찾아 달라는 아버지(최원 분)의 의뢰를 받고 사건 해결에 착수하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졌다. 이날 방송은 불법 공유방 운영진들이 수감돼 있는 교도소에 위장 잠입한 김도기와 ‘무지개 다크히어로즈’가 악당들에게 참교육을 선사하는 통쾌한 인트로에 이어, ’무지개 다크히어로즈‘가 해체를 선언하고 뿔뿔이 흩어졌던 2년 전을 조명하며 강렬히 포문을 열었다.그리고 1년 후, 김도기와 장대표는 고은(표예진 분)-최주임(장혁진 분)-박주임(배유람 분)이 떠난 무지개 운수에서 단둘이 복수 대행 서비스를 지속하고 있었다. 둘은 멤버들의 빈자리를 느끼고 있었지만 소중한 사람들의 안전과 일상을 지켜 주기위해 멤버들을 일부러 밀어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정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세 사람도 마찬가지. 최주임-박주임 듀오는 탄탄대로의 커리어를 쌓고 있음에도 일상의 생기를 잃은 지 오래됐지만, 자신들을 밀어내는 장대표의 마음을 알기에 차마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고은 역시 경찰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는 한편, 김도기와 무지개 운수를 향한 그리움을 품고 쓸쓸한 하루 하루를 살고 있었다.이 가운데 김도기와 장대표에게 새로운 의뢰인이 나타났다. 그는 실종된 아들을 찾아 헤매고 있는 아버지였다. 해외에 돈을 벌러 간 아들 이동재의 연락이 끊겼지만 경찰에서는 단순 가출로 판단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냈고, 경찰을 대신해 의뢰인이 10개월 넘게 아들을 찾아다닌 상황. 이때 아들로부터 자필 유서를 받고 끝내 죽을 결심을 한 의뢰인이 벼랑 끝에서 ’무지개 모범택시‘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었다.김도기는 이동재의 유서에 모스부호로 ’살려주세요‘라는 구조 신호가 담겨있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실종의 배경에 범죄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이에 김도기가 5283 모범택시를, 장대표가 직접 콜밴을 몰고 출동해 이동재가 지원서를 넣었던 국내의 본사를 찾아 갔지만, 국내 본사도 해외 지사도 모두 실체 없는 유령회사였다. 이에 김도기는 이동재가 지원했던 모집공고를 기반으로 같은 회사로 보이는 ’천금 인터내셔널‘을 찾아내 위장취업을 감행했다.한편 오랜만에 무지개 운수에 찾아간 최주임과 박주임은 김도기와 장대표가 복수 대행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일상의 활기를 되찾았다. 더욱이 사건이 이동재 실종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한 두 사람은 고은을 찾아가 이 소식을 전하고 나름의 설계를 시작했다. 고은 역시 경찰 전산 시스템을 통해 실종자 정보를 취득했고, 김도기의 출국 기록을 통해 그가 복수 대행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같은 시각, 코타야에 도착한 김도기는 입사지원에 합격한 몇몇 청년들과 함께 ’천금 인터내셔널‘의 현지 가이드(김정훈 분)와 접선했다. 고액의 임금과 엄청난 복지를 줄 듯 청년들을 홀리던 가이드는 머지않아 본색을 드러냈다. 김도기 일행의 휴대폰을 수거하더니 돌연 이들을 납치해 어딘지 모를 ’천금 지부‘에 감금한 것. 이는 김도기가 바라던 바였지만, 실제 눈으로 확인한 ’천금‘의 실체는 예상보다 훨씬 악랄했다. 조직원들은 납치된 김도기 일행을 향해 무차별 구타를 퍼부었다. ’천금‘이 원하는 것은 온라인 불법 도박 프로그램이었고, 이들은 컴퓨터 전공자들의 해외취업을 미끼로 유인해 폭행과 협박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시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었던 것이다. 해당 지부의 관리자 상만(윤석현 분)은 “니들이 여기서 살아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비아냥대 김도기를 격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도기는 국내에 있는 장대표와의 유일한 연결 수단인 ’초소형 카메라 부착 안경‘까지 빼앗긴 채 감금된 상황. 더욱이 엔딩에서 김도기에게 깊은 원한을 품고 있는 시즌1의 극강 빌런 ’림여사‘의 모습까지 비춰져 위기감을 최고조로 이끌었다. 이에 도와줄 사람 하나 없는 해외에서 혈혈단신으로 위기에 빠진 김도기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김도기가 위기를 극복하고 실종된 이동재를 찾아 아버지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처럼 ‘모범택시2’는 반가운 ’모범택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해외 로케이션으로 한층 커진 스케일, 지루할 틈 없이 다이내믹한 전개와 연출로 시즌2를 기다려온 팬들을 만족시켰다. 또한 이제훈을 필두로 김의성-표예진-장혁진-배유람은 여전히 매력적인 캐틱터 플레이를 뽐냈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하는 에피소드로 강렬한 몰입도를 이끌어냈다.이에 ‘모범택시2’ 첫 방송 직후 SNS 및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범택시 시즌2 기다린 보람이 있다”, “첫방 너무 재밌었다 때깔 대박임”, “1화인데 작감배 시너지 쩔어”, “그래 이게 바로 모범택시지!”, “갓도기 잘생기고 귀엽고 웃기고 다해”, “완전 기대이상이네 내가 알던 그 모택 그대론데 더 재밌어졌어”, “여윽시 믿고 보는 모범택시 이번에도 대박이다”, “오랜만에 모범택시 보니까 다시 심장이 뛴다” 등의 시청 소감이 줄을 이었다.한편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이다. 오늘(18일) 오후 10시에 2화를 방송할 예정이다.
2023.02.18 I 김보영 기자
美 반도체법 ‘가드레일’에 첨단 투자 막힐라…삼성·SK ‘예의주시’
  • 美 반도체법 ‘가드레일’에 첨단 투자 막힐라…삼성·SK ‘예의주시’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미국 정부가 곧 반도체 과학법(the CHIPS and Science Act·이하 반도체법) 내 중국 반도체 장비 반입 관련 세부 조항을 발표한다.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숨죽이며 예의주시하는 동시에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지난해 8월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칩과 과학 법(CHIPS and Science Act)’ 서명행사 (사진=AFP)17일 업계에 따르면 미 정부는 이르면 이달 내 반도체법 관련 보조금 지원 조건,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등 세부 지침을 내놓는다. 작년 8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반도체법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과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R&D) 등에 총 520억달러(약 67조5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미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25%의 세금 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이 법에는 가드레일 조항을 통해 미국 내 투자로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 ‘미국 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국가’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경우 보조금을 환수하는 조치가 이뤄진다. 신규 시설은 물론 기존 시설에 대한 추가 투자도 사실상 금지다.2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상의 성숙(레거시) 공정에 한해서는 투자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예외 규정도 있지만, 메모리, 시스템 등 반도체 특성과 종류, 인정 기준 등이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그래픽=김정훈 기자)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그간 높은 반도체 수요를 보인 중국에 생산 시설을 구축해 왔다. 삼성전자(005930)는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 공장과 쑤저우 테스트·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우시 지역에서 10나노 후반급 D램을 생산 중으로 알려졌으며 다롄에는 SK하이닉스가 인수한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부) 생산 기지가 위치해 있다.대만 TSMC, 미국 인텔, 마이크론 등도 중국에 각각 생산·후공정 시설을 두고 있다. 첨단 반도체 생산에 제한이 생긴다면 국내외 기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특히 중국 내 시설을 메모리 생산 주요 기지로 활용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서는 상황이 복잡하다. 미국이 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받아 생산 거점을 확충해야 하지만, 이를 받으려면 중국 내 메모리 생산 기지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서다.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에 170억달러(약 22조원) 규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미국에 150억달러(약 19조4800억원)를 투입해 첨단 패키징·R&D센터 등을 건설하겠다고 했다.문제는 삼성·SK가 타국 기업에 비해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대만 TSMC의 중국 공장은 조항을 빗겨난 28㎚ 이하 공정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난징 공장에 29억달러(약 3조7600억원)가량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며, 최근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적극적인 대미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맹국’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운턴(하향 국면)에서 투자 여력 등을 감안해 다른 동맹국과 팹(공장)을 같이 건설한다든지 이런 옵션을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언급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로비 자금을 대거 투입하며 대미 전략을 세우고 노력하고 있지만 외교적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도 있다”며 적극적인 정부 역할을 주문했다.
2023.02.18 I 이다원 기자
시설 가동률 한계치… 몸집 키우는 컨벤션센터들
  • 시설 가동률 한계치… 몸집 키우는 컨벤션센터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고양 킨텍스에 이어 부산 벡스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시설 증축에 나선다. 모두 코로나19 이전 시설 가동률이 한계치인 60~70% 다다른 곳들이다. 행정안전부 기본계획 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중앙 투자심사, 도시계획 및 공공건축기획 심의 등 전시·회의시설 추가 건립에 필요한 사전 행정절차도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 시설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난항이 예상됐던 건립비용 확보도 시설 확충에 대한 공감대가 지역 안팎에서 형성되면서 고비를 넘겼다.2020년 1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킨텍스 3전시장은 증축을 추진 중인 전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국비가 투입된다. 2년 전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작까지 선정한 킨텍스 3전시장 완공은 원래 2024년 하반기였다. 작년 11월 착공하려던 계획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립비용이 늘면서 1년이 더 늦춰졌다. 건립비용은 작년 12월 조달청 설계 적정성 검토를 거쳐 1844억 원을 추가 확보하면서 6298억 원으로 증액됐다. 다음달 기재부 총사업비 심의 절차만 통과하면 기본설계와 기술제안 입찰을 거쳐 8월 착공에 들어간다. 3전시장은 2개 동 구조로 전시장(4만6000㎡)과 회의실(1500㎡)을 갖춘 지상 2층 구조 A동은 1전시장 주차장에, 단층 구조로 전시장(2만4000㎡)만 들어서는 B동은 2전시장 야외주차장에 각각 조성된다. 목표 준공 시기는 2026년 하반기다. 2005년 개관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는 2013년 회의시설(컨벤션센터) 증축에 이어 내년 착공, 2026년 개관을 목표로 전시장 증축을 추진 중이다. 2020년부터 추진된 전시장 증축이 2년 반 만인 지난달 마지막 사전 행정절차인 공공건축기획 심의를 통과했다. 건립비용 1461억 원은 전액 시 예산으로 충당한다. 전시장(9000㎡)과 회의실(2000㎡)을 갖춘 2전시장이 완공되면 김대중컨벤션센터 가용 면적은 2만7138㎡(전시장 2만1027㎡·회의실 6111㎡)로 늘어난다. 부산 벡스코도 지난달 31일 마지막 공공건축 심의가 마무리되면서 3전시장 건립이 본궤도에 올랐다. 2001년 개장 이후 2012년 2전시장을 개관한 벡스코는 이번이 세 번째 증축이다. 위치는 1전시장 야외주차장으로 2전시장과는 지하로 연결된다. 전시장(1만7672㎡)과 회의실(5632㎡)을 갖춘 3전시장 건립에 들어가는 1908억 원은 부산시가 전액 부담한다. 3전시장이 완공되면 벡스코는 킨텍스 1전시장(5만3541㎡), 2전시장(5만4470㎡)보다 큰 6만4052㎡의 전시면적을 갖추게 된다. 올해 설계공모와 기본설계 용역을 진행하는 벡스코 3전시장 착공은 내년 초, 개관은 2027년 3월이다.
2023.02.17 I 이선우 기자
BBB급 회사채도 완판시키는 개미의 힘
  • BBB급 회사채도 완판시키는 개미의 힘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신용도 ‘BBB급’인 에스엘엘중앙(SLL중앙)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예·적금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낮아지는 등 고금리 상품을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고금리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 수요가 몰린 결과다. 다만 기관 투자자들은 투자를 꺼리는 BBB급 비우량채에까지 개인을 중심으로 한 수요가 연일 몰리면서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이 신용 리스크를 간과하고 금리 사냥성 채권 투자에 몰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엘엘중앙이 이날 25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목표 규모의 4배인 10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에스엘엘중앙은 희망 범위로 6.8~7.8%의 금리를 제시했는데 수요가 몰리면서 범위 하단인 6.8%에서 발행 목표 물량을 모두 채우게 됐다. 수요가 몰리면서 에스엘엘중앙은 목표보다 두 배 많은 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에스엘엘중앙은 현재 신용등급 스플릿(불일치) 상태다. 한국기업평가는 BBB+, 한국신용평가는 BBB0를 부여했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불일치 상태는 등급 변동 우려가 커 기업에는 악재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스엘엘중앙이 목표 물량을 모두 채울 수 있었던 것은 고금리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의 힘이 컸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물량을 받아간 곳은 대부분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증권사나 운용사 WM채권팀 혹은 리테일마케팅팀으로 확인됐다.중앙일보 계열사는 올 들어 채권에 관심이 높아진 개인 투자자들의 덕을 제대로 누리고 있다. 올 들어 BBB등급 중 가장 먼저 수요예측에 나섰던 제이티비씨(JTBC, BBB0)는 1년물 350억원에 대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청약에서 리테일 수요에 힘입어 400억원으로 증액하기도 했다.이어 중앙일보(BBB0) 역시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중앙일보는 1년물 200억원 모집에 희망 금리밴드로 7.3~8.3%를 제시했는데 350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발행금리도 희망 금리밴드 하단에 가까운 7.5%로 결정됐다. 당시 주문이 들어온 부서가 모두 증권사 리테일팀이었다. 고금리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채 수요예측의 흥행도 좌지우지하게 된 것이다.고금리 비우량채에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등급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큰 고민없이 금리만 보고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BBB급 채권의 경우 해외에서는 투자등급으로 인식하지만 우리나라는 위험성이 꽤 있는 회사채로 기관투자자들은 기피하는 등급”이라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고금리만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신용 위험이 높은 채권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등급에 맞는 적절한 수익률이 제시되고 있는지를 신중하게 판단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3.02.17 I 안혜신 기자
'AA급 아니어도 되네?'…비우량채도 채권시장 노크
  • 'AA급 아니어도 되네?'…비우량채도 채권시장 노크
  •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회사채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AA급 우량채는 물론이고 A급 비우량채에도 조(兆)단위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자금 조달을 노리는 A급 신용등급 기업들 역시 적극적으로 시장에 나서는 모습이다.[표=이데일리 김정훈 기자]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LS전선(A+), 한국토지신탁(A-) 등 A급 비우량채 수요예측은 총 9개 업체가 대기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만기가 2년물과 3년물로 상대적으로 짧고, 발행 규모도 대부분 1000억원을 넘기지 않는 수준이다.LS그룹은 오는 20일 LS전선을 시작으로 21일 LS(A+)도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LS전선은 2년물과 3년물 등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계획하고 있으며, LS는 2년물과 3년물 7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계획하고 있다. 각각 수요예측이 성공할 경우 1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올 들어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SK그룹 역시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고 있다. SK매직(A+)이 오는 23일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인데, 2년물과 3년물 1200억원 규모로 계획 중이다.BBB급도 다시 시장에 등장한다. 오는 20일 중견건설사 한신공영(BBB0)은 1년물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전망이다. 같은 날 한국토지신탁이 1년물 300억원과 1.5년물 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데 이어 21일 신세계건설(A0)이 1.5년물 500억원, 22일 GS건설(A+) 역시 2년물 1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등 건설사들의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이밖에 세아베스틸(A+)도 오는 27일 3년물 6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며,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A0) 역시 같은 날 2년물 100억원과 3년물200억원 등 총 3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나선다.올 들어 회사채 시장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AA급 우량채에는 조단위 자금이 어렵지 않게 몰리고 있으며, A급 비우량채에도 목표 물량 이상의 수요가 들어오고 있다.전날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SK에코플랜트(A-)는 총 1000억원 모집에 508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HD현대(267250) 역시 500억원 모집에 6010억원의 수요가 집중됐다.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 완화가 크레딧 투자 환경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고 스프레드의 가파른 하락으로 적극적인 매수 수요가 이어지면서 발행도 늘고 저금리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여전히 기업실적과 등급 하락에 대한 경계감은 있지만 가격 측면에서 접근해 볼 때 적극적 매수로 대응할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23.02.17 I 안혜신 기자
“현지화가 이끌고 K컬처가 밀고”..일본 벽 넘는 유통가
  • “현지화가 이끌고 K컬처가 밀고”..일본 벽 넘는 유통가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국내 유통업계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인 입맛과 취향에 맞는 현지화 제품을 시장에 안착시킨 데 이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K팝·K드라마 등 K컬처에 대해 커진 관심이 국내 의류, 식품 등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지면서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의 일본법인 ‘CJ푸드 재팬’의 지난해 매출액은 3680억원으로 전년(3257억원) 대비 13% 성장했다. 매출액은 매년 두자릿수로 늘어 최근 5년간 5배 이상 증가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337930)이 운영하는 젝시믹스 일본 법인의 매출도 지속 성장 중이다. 지난해 1~3분기 매출은 42억9150만원으로 전년대비 44.5% 성장했다. 작년 연간 매출도 약 70억원 수준으로 전년(39억원4000만원) 대비 77%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시장 성공 요인으로는 ‘현지화’가 꼽힌다.CJ제일제당의 경우 일본의 음료문화인 ‘와리’(술이나 각종 농축액을 물 등에 희석해 먹는 것)에 착안해 2012년부터 과일발효식초 ‘석류맛 미초’로 승부수를 던졌다. 현미를 발효해 만든 흑초의 본고장인 일본에서 현미대신 과일발효초를 선보인 것. 과일발효초는 2019년부터 일본 코스트코 가공식품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회사 관계자는 “음용식초인 미초가 건강뿐만 아니라 뷰티음료로 알려지면서 일본 내 ‘K뷰티’ 열풍과 맞물려 성공했다”며 “작년부터 만두, 김치 등 K푸드 전략제품 매출도 늘어나 일본사업이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일본 가나가와현 코스트코 자마점에서 진행된 CJ제일제당 미초X비비고 로드쇼에서 시음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CJ제일제당)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도 지난 2021년 10월 현지 브랜드 스토어를 열고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했다. 무신사의 현지화 마케팅에 따라 일본 유명 연예인과 협업 제품을 출시하거나 패션 인플루언서와 룩북을 제작해 인지도를 끌어올린 결과 6개월 만에 10억원, 지난해에는 30억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기록하고 빠르게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유통업계에서는 자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 자체를 큰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문화적 친숙함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K-콘텐츠를 통해 우리 제품을 자주 노출하면 할수록 일본 소비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이나 중국 등 인접 국가의 경우 정치·외교적 갈등이 상존하지만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의 인식과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문화적 교류를 확대하면서 일본 소비자가 한국 관련 상품을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면 국내 기업의 현지 시장 경쟁력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2023.02.17 I 백주아 기자
불 붙은 공개매수의 시대…'M&A 배심원 제도' 막이 올랐다
  • 불 붙은 공개매수의 시대…'M&A 배심원 제도' 막이 올랐다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최대주주와 같은 조건에 여러분의 주식까지 사겠습니다.” 자본시장에서 공개매수에 불이 붙었다. 과거 상장폐지 내지는 경영권 분쟁 때 사용되던 공개매수는 최근 들어 인수합병(M&A) 방점을 찍을 수단으로 중용되는 모습이다. 최대주주 지분 매입과 동시에 공개 매수로 일반주주의 지지까지 얻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M&A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리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처사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경영권을 둘러싼 분위기가 고조되는 기업의 M&A 과정에서 공개매수가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반주주들이 얼마나 공개매수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기우는 ‘정성적(定性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M&A를 일반주주의 공개매수로 평가받는 ‘M&A 배심원 제도’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관건은 매수자가 깔아놓은 판에 일반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일반주주 여러분, 힘을 실어주세요” 최근 자본시장의 커다란 경향으로 자리 잡은 것을 꼽자면 단연 공개매수를 적용한 M&A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UCK와 MBK파트너스가 인수에 나선 오스템임플란트(048260)와 하이브(352820)의 등장으로 새 국면을 맞은 에스엠(041510)이 대표적이다. 이들 두 회사는 업종이나 규모는 확연히 다르지만, 경영권 인수에 나선 형태는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UCK·MBK 컨소시엄은 지난달 21일 오스템임플란트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최규옥 회장 보유주식 가운데 약 144만2421주(지분율 약 9.3%)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이달 24일까지 잠재 발행주식의 15.4∼71.8%를 주당 19만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이 공개매수 가격으로 설정한 주당 19만원은 최규옥 창업주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가격과 같다. 에스엠도 상황이 비슷하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지분 14.8%(352만3420주)를 주당 12만원에 인수하는 한편, 소액 주주 대상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이 전 총괄 측에 인정한 주당 12만원을 똑같이 적용해 최대 25%(595만1826주)를 7172억원에 취득한다는 방침이다.과거만 해도 공개매수는 적대적 M&A 수단으로 보던 시절이 있었다. 경영권을 물리적으로 가져오기 위해 시장에 높은 가격으로 공개매수를 선언하고 기존 경영진을 압박하는 그림을 연출하는 용도로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공개매수는 최대주주 주식을 대거 확보하며 분위기를 끌어온 뒤 일반주주에 힘을 보태달라는 의미로 변하고 있다.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기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최대주주 지위를 견고하게 가져가려는 취지도 있지만, 공개매수를 통해 ‘새 주인’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목적도 있다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로 재가(裁可) 추진력을 얻는 일종의 ‘M&A 배심원 제도’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공개 매수는) 선언적인 의미도 크지 않나 싶다”며 “최대주주와 똑같은 조건으로 당신들의 주식을 사겠다는 의도나 이를 파는 일반주주들을 통해 새 주인을 수용하는 그림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파느냐, 버티느냐’ 일반 주주의 선택은?일각에서는 공개매수 이면에 경영권을 노리는 세력 등장에 따른 ‘백기사’들의 기선제압이라는 평도 있다. 실제로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3대 주주였던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최규옥 회장 퇴진을 비롯한 강력한 경영 개선을 주문하던 상황이었다. 에스엠도 카카오(035720)와 에스엠 이사회, 얼라인파트너스가 의기투합해 이수만 전 총괄에 반기를 든 상황이 조성되자 하이브가 등장했다는 점이 그렇다. 관건은 치열한 분위기 속 공개매수라는 이름으로 깔아놓은 판에 일반주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쏠린다.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흐르고 있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한때 증권사들의 목표주가였던 가격에 매도가 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일부 주주들은 주식을 처분하는 움직임도 속속 포착되고 있다. 다만 모두가 이 생각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더 큰 기회가 온다’며 팔지 않겠다는 주주들도 있다. 안 팔고 버티면 공개 매수 때 제시한 가격보다 더 높은 주가가 될 것이라는 논리다. 실제로 이 논리는 현실이 되고 있다. 에스엠은 지난 12일 전날보다 4.97% 오른 12만2600원에 마감하며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을 넘어섰다. 공개매수 성패를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평가도 엇갈린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공개매수가를 넘기는 등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어쩌면 공개매수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최대주주 지분 매입 후 추가로 지분을 사는 그림인데, 목표 범위가 부담스럽다고 볼 수만은 없다”며 “사실상 성공을 가정해 짜놓은 구조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23.02.17 I 김성훈 기자
삼나스포츠부터 샘표식품까지…성패 엇갈린 공개매수
  • 삼나스포츠부터 샘표식품까지…성패 엇갈린 공개매수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한국증권거래소는 삼나스포츠의 대주주인 미국 나이키사가 삼나스포츠 주식의 99.3%인 19만3453주를 공개 매수, 주식분산요건이 미달됨에 따라 18일부로 상장을 폐지한다고 밝혔다.”1994년 7월 13일에 나온 한 일간지 기사 내용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도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공개매수는 과거에도 줄곧 이어져 온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꾸준히 사용됐다. 공개매수는 문자 그대로 공개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은밀하게 사는 게 아닌, 대놓고 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일반 주식시장에서 사고파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공개매수는 일정 기한과 매수 가격을 정해놓고 장외에서 사들이는 행위다. 정해진 기간에 주주들의 매도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거래되는 가격보다 웃돈을 쳐서 사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과거 사례 보니…때로는 성공, 때로는 실패수십년간 이어진 공개매수는 우호적으로 진행된 경우도 있지만, 적대적 M&A나 경영권 분쟁 때 사용되기도 했던 카드다. 자금으로 지분을 대거 사들이겠다며 이해 관계자들을 압박할 때 중용되곤 했다. 과거에 있었던 공개매수 사례로는 앞서 언급한 삼나스포츠가 있다. 당시 미국 나이키 본사는 제품 생산·마케팅을 해오던 삼나스포츠와의 기술계약 종료가 임박하자 주당 5만6349원에 공개매수를 시도했다. 같은 해 4월 당시 삼나스포츠 주가는 5만7000원~5만8000원선이었다. 사실상 시장가 수준에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1994년 5월 25일~6월 13일까지 20일간 이뤄진 공개매수에서 나이키는 지분 99.21% 취득에 성공했고, 삼나스포츠는 상장 폐지됐다. 삼나스포츠는 공개매수 이후 상장 폐지한 국내 첫 사례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한솔제지가 동해종합금융 주식 15%를 1주당 3만8000원에 공개 매수해 성공했고, 12월에는 연탄제조업체 원진이 경남에너지 주식 5.29%를 4만9500원에 공개매수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공개매수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해 9월 SK케미칼 92만주를 10만8800원에 추가 취득하기 위한 공개매수에 나섰다. 1대 1.57 경쟁률로 공개매수가 가까스로 성사되긴 했지만 모두가 이를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안다자산운용은 “공개매수가격이 적정주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고 싱가포르 행동주의 펀드 메트리카파트너스도 같은 이유로 공개매수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LG화학의 미국 나스닥 상장사 인수도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지분 100% 인수를 위해 7000억원 넘는 자금을 지출했다.◇ 설정 매입가·공개매수 목적 따라 희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엔파트너스가 2017년 인수한 맘스터치도 지난해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맘스터치 상장폐지를 두고 시장에서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보존하는 한편 향후 매각작업을 수월하게 가져가기 위한 상장폐지로 평가했다. 실제로 맘스터치는 현재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새 주인을 물색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늘 성공만 한 것은 아니다. 실패 사례도 있다. 산업용 필름 업체이자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 기업 GRT(900290)가 지난해 초 자진 상폐를 위한 공개매수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2003년 금강고려화학(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8% 공개매수와 같은 해 이베이의 옥션 공개매수, 2008년 옛 우리투자증권 PEF 마르스제1호의 샘표식품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갔던 사례들이다. 당시 마르스1호는 주식 89만305주를 주당 3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당시 주식 가격이 2만2000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6%나 올려 잡은 가격이었다. 그러나 샘표식품 주가는 공개매수 선언 6일 만에 3만3850원까지 급등하면서 공개매수가를 훌쩍 웃돌았다. 이 여파로 마르스1호는 샘표식품 공개매수 목표량의 10% 수준인 8만9511주에 매집에 그치며 수량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앞선 사례들을 보면 공개매수때 설정한 매입가에 대해 일반주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장내에서 주식을 매각하면 세금을 내지 않지만, 장외에서 진행되는 공개매수에선 20%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도 고려요소다. 이밖에 상장폐지를 위한 전량 인수가 목적인지, 경영권 인수만을 위한 일정 지분 인수가 목적인지도 영향을 미쳤다. 전자인 상폐 목적의 경우 잔존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반주주들이 매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향후 주가가 더 오를 것이란 판단에 주주들의 행동이 엇갈리는 흐름을 보였다.
2023.02.17 I 김성훈 기자
‘13만원도 뚫었다’…에스엠 공개매수 시나리오 변수 ‘촉각’
  • ‘13만원도 뚫었다’…에스엠 공개매수 시나리오 변수 ‘촉각’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하이브(352820)의 에스엠(041510) 공개매수 시나리오가 예상 밖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 가격으로 설정했던 주당 12만원을 시장에서 돌파하면서다. 공개매수 시한까지 열흘 넘게 남은 상황에서 계속된 주가 상승으로 공개매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지난 7일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오른 카카오 입장에서는 반전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다. 하이브에 맞서 투자금과 인수금융을 한데 모아 에스엠 공개매수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본격적인 자존심 싸움은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실패했을 경우다. 하이브가 종전보다 공개매수 가격을 더 올려 카카오에 맞대응할 것이냐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지붕 뚫린 에스엠 주가…난처한 하이브16일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59% 오른 13만19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11만6800원으로 12만원을 밑돌았던 에스엠 주가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소식 이후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전날 12만원을 돌파했다. 급기야 이날 7%대 급등하면서 13만원선 마저 넘어섰다. 에스엠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 하겠다던 하이브 입장에서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하이브가 제시한 가격선이 무너지면서 일반주주 입장에서는 굳이 팔아야 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차츰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이브의 등장으로 난감했던 카카오로서는 작금의 상황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갈 경우, 하이브를 제치고 경영권을 꿰찰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가 지난달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유치한 1조2000억원을 밑천 삼아 ‘카카오발(發) 공개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공개매수 실패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주당 단가도 종전보다 올려 잡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반격 준비하는 카카오…에스엠 둘러싼 자존심 싸움관건은 공개매수 이후 하이브의 행보다. 공개매수가 성공한다면야 더할 나위 없지만, 실패했을 경우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하이브는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오스템임플란트(048260)와 달리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재도전을 없을 것”이란 점을 못 박지 않았다. 하이브가 에스엠 공개매수에 실패하면 재도전에 나설 여지가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이브의 실패 이후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현실화하면 하이브가 재도전 카드로 맞불을 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하이브와 카카오 모두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해 각각 수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상태다.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한 투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수준에 만족하고 주주로 남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다. 결국 양측 모두 경영권 확보를 위한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경영권을 확보해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끝장 승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에스엠 인수를 둘러싼 두 기업 간 자존심 싸움으로 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현재 (하이브가) 진행 중인 공개매수가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도 “잇따른 주가 상승으로 공개매수에 실패할 경우 가격을 더 높여 재차 도전에 나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복수의 주체가 한 기업을 두고 공개매수에 나선 사례는 유례가 없는 것 같다”며 “만일 유사한 가격대로 동시에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가정한다면 (일반주주들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도 관건이다”고 말했다.
2023.02.17 I 김성훈 기자
서울 아파트값 낙폭 줄었지만 하락세 여전…"급매물 위주 거래"
  • 서울 아파트값 낙폭 줄었지만 하락세 여전…"급매물 위주 거래"
  •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 낙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다만 거래는 여전히 급매물 위주로 이뤄지며 하락세는 이어졌다.(그래픽=김정훈 기자)16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28% 하락해 6일 기준(-0.31%)보다 낙폭이 0.03% 줄었다.한국부동산원은 “시중 주택담보 대출금리 인하와 대출규제 완화 조치로 거래량 소폭 증가했다”며 “여전히 매수인 우위 시장이다”고 분석했다. 이어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로 적극적인 거래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급매물 위주의 저가 거래만 이뤄지는 등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지역별로 보면 도봉구(-0.46%)는 창·도봉동 대단지 위주로, 강북구(-0.35%)는 수유·미아동 주요단지 위주로, 동대문구(-0.33%)는 답십리·휘경·전농동 대단지 위주로, 서대문구(-0.32%)는 홍제·북아현·남가좌동 위주로 하락했다. 금천구(-0.57%)는 시흥·독산동 대단지 위주로, 강서구(-0.54%)는 등촌·마곡·화곡동 위주로, 관악구(-0.50%)는 신림·봉천동 주요단지 위주로, 강동구(-0.41%)는 상일·명일·암사동 주요단지 위주로 하락했다. 경기도는 지난주 -0.75%에서 이번주 -0.64%로, 인천은 -0.51%에서 -0.39%로 각각 내림폭이 줄었다.전셋값 하락폭도 조금 줄었다. 서울은 지난주 -0.95%에서 이번 주 -0.91%로, 인천은 -0.87%에서 -0.85%로, 경기는 -1.16%에서 -1.07%로 각각 일주일 전보다 낙폭이 둔화했다. 부동산원은 “신규 입주 물량이 있는 지역 중심으로 매물 적체가 가중되고 지속적인 하락세로 역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격 하락폭이 큰 저가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하락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3.02.16 I 박경훈 기자
코픽스, 3%대로 하락…대출금리 4%대 되찾는다
  • 코픽스, 3%대로 하락…대출금리 4%대 되찾는다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최근 채권 금리와 예금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이에 따라 코픽스 하락분만큼 대출 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은행권 대출금리는 16일부터 낮아질 전망이다. 주담대 금리 하단은 4%대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이 고금리에 따른 은행권의 ‘돈 잔치’를 지적하는 등 은행의 상생금융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대출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코픽스, 10월 이후 3달 말에 3%대 안착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4.29%)과 비교해 0.47%포인트(p) 하락했다. 앞서 12월 기준 코픽스가 11개월 만에 처음 내림세로 돌아선 뒤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이다. 3%대 코픽스는 지난해 10월 기준 코픽스(3.98%) 이후 3개월 만이다.잔액기준 코픽스는 3.63%로 전월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2019년 6월부터 새로 도입된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3.02%로 전월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이 가운데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를 기반으로 산출되며,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은행들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참고해 다음날 주담대 금리에 적용한다. 이에 따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16일부터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최대 0.49%포인트 가량 인하할 예정이다.KB국민은행의 신규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5.43~6.83%%에서 16일 4.96~6.36%로 인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5.89~6.89%에서 5.42~6.42%로 인하한다. 농협은행의 경우 5.22~6.32%에서 4.73~5.83%으로 최대 0.49%포인트를 인하한다. 주담대 금리 하단은 4%대로 내려와 주택 실수요자의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한은행은 기존 4.97~5.88%에서 5.00~5.90%로 소폭 상승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5.385~6.685%에서 5.480~6.780%로 조정될 예정이다.은행권 관계자는 “일부은행은 가상금리 조정을 통해 금리 인하 폭을 조금 더 넓혔다”면서 “고금리로 압박을 받는 차주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잔액 기준 코픽스는 오름세금융권에서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고금리에 따른 은행권의 ‘돈 잔치’를 지적하는 등 은행의 상생금융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대출금리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민들은 늘어난 이 자부담으로 힘들어하는 가운데 은행들은 성과급 등 돈 잔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도 “금융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니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미 대출을 진행한 차주들에겐 당분간 효과를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코픽스가 신규 기준으론 하락하긴 했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오름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코픽스 대상 상품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및 결제성자금 등을 추가로 포함하는데,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KB국민은행의 신잔액기준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4.86∼6.26%에서 4.96∼6.36%로 오를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5.60~6.40%에서 5.70~6.50%로 인상할 예정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변동 주기가 빨라야 6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잔액기준 코픽스의 금리인하 혜택을 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02.16 I 정두리 기자
악몽 이어지나… 상장사 1분기 실적 눈높이 하향 중
  • 악몽 이어지나… 상장사 1분기 실적 눈높이 하향 중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 지수가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속에 2420선까지 하락한 가운데, 1분기 기업 실적의 눈높이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해 대형주 중심의 상장사가 ‘어닝쇼크’를 기록한 지난해 4분기 실적 그림자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한달새 1분기 영업익 전망치 23.6% 감소1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133곳 중 72.9%에 달하는 97곳이 최근 한 달간 영업이익 하향 조정을 겪었다.상장사 133곳의 1분기 매출액 전망치의 합은 한 달 사이 444조2572억원에서 431조3986억원으로 2.9%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같은 기간 27조8114억원에서 21조2402억원으로 무려 23.6% 줄어들었다. 이에 지난해 4분기 상장사들의 어닝쇼크가 단순히 성과급과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보다 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와 업황 침체 탓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작년 4분기 증권가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182곳 중 70.9%인 129곳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적발표가 진행 중인 현재까지 급격한 전망치 하향 조정이 있었는데도 예상보다도 안 좋았다는 얘기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오가던 지난해 3분기보다는 상황이 좋아졌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둔화는 점점 장기화하고 있다.글로벌 실적 불황 신호도 뚜렷하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업의 순이익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7%, 2분기에 3.1% 각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S&P 500 기업 중 지금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344개 기업의 순이익은 2.8% 감소한 상항이다. 이 가운데 1분기마저 전년 동기보다 감익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인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어닝 리세션(earning recession·실적침체)’에 빠지게 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반도체·디스플레이 경고음…가격 부담 확대실적 경고음이 가장 많이 나오는 업종은 반도체다. 반도체 재고 문제가 여전한 데다 정보기술(IT) 수요도 부진한 만큼 1분기에도 실적 침체는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4206억원으로 한 달 전(4조825억원)보다 40.7%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14조1214억원)의 17.1% 수준으로 쪼그라든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SK하이닉스(000660)는 1분기 역시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손실 폭도 한달 전(1조7403억원)보다 더 커져 2조6569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종도 전망치가 내려가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034220)의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8219억원으로 한 달 전(-6517억원)보다 확대됐다. 디스플레이는 TV용 패널 등 주력상품들이 판매 부진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조원대의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상사와 자본재, 건강관리(헬스케어), 은행 등 일부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상승하고 있지만, 주의는 필요하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은 전반적인 순이자마진(NIM) 흐름은 긍정적이지만 1분기 이후 개선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적 눈높이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코스피의 ‘가격(밸류에이션) 부담’은 확대될 전망이다. 게다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금리 추가하락과 실적전망 상향조정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한데,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023.02.16 I 김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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