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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블랙록이 밀어올렸다, 3만달러 넘은 비트코인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국배 김정남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렸다.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에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 기대감이 커진 게 주효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아직 승인한 것도 아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두 달 만에 3만달러를 돌파했다.22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9% 이상 상승한 3만263달러에 거래됐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20% 넘게 오른 가격이다. 이더리움도 전날보다 6%, 일주일 전보단 16% 올라 1921달러를 기록했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AFP)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두 달 만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기존 화폐의 대안으로 부각되며 3만1000달러 수준까지 급등했었다.이날 급등의 배경엔 블랙록이 있다. 블랙록이 지난 15일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아이셰어즈 비트코인 신탁)를 신청했고, 뒤따라 위즈덤트리·인베스코·발키리 등 다른 자산운용사까지 신청 대열에 합류하면서 비트코인이 랠리를 펼쳤다. 그간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한 적이 없음에도, 투자자들 사이에 이번엔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이 퍼진 것이다.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블랙록이 비트코인 ETF를 출시하는 것은 비트코인에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는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정석문 코빗 리서치센터장도 “블랙록은 576건의 출시 승인 신청 중 575건을 성공시키고, 연준의 국채 매입을 대행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자산운용사”라며 “기존 금융 영역이 가상자산으로 확장할수록 자본이 가상자산 쪽으로 흘러들면서 시장에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지난주만 하더라도 SEC가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주요 거래소를 증권법 위반 혐의로 잇따라 제소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규제 압력에 침체를 겪었는데 상황이 반전된 것이다. 시타델증권,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월가의 6개 금융회사가 공동 설립한 암호화폐 거래소 EDX가 20일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거래를 시작한 것도 호재가 됐다. 반면 SEC 내부에서조차 암호화폐의 증권성을 놓고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SEC의 기소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 센터장은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암호화폐 시장을 향한 공격은 힘을 잃고 있다”고 평가했다.이런 가운데 “암호화폐가 화폐로서의 지위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도 나와 주목받았다. 파월 의장은 21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워원회에 출석해 “우리는 결제용 스테이블코인을 화폐의 한 형태로 보고 있다”고 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 달러나 유로 등에 고정돼 설계된 암호화폐다. 테더의 USDT, 서클의 USDC, 바이낸스의 BUSD 등이 해당한다. 다만 그는 “모든 선진국에서 화폐에 대한 신뢰의 원천은 중앙은행”이라며 “연방정부가 강력한 역할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투자자들은 한편으론 기준금리를 주시하고 있다. 비트코인 ETF 승인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겠지만, 당장 금리 상승이 이어진다면 주식, 비트코인 같은 위험자산 투자 심리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실제로 이날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더 많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하자, 연준의 긴축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뉴욕증시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5.00~5.25%로 동결하면서 연내에 2번 정도 더 인상할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SEC가 블랙록의 신청을 거절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지나친 기대도 금물이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번 비트코인 강세가 장기적인 추세 변화인지, 하락 전 ‘반짝 상승’인지의 문제에 투자자들이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 코스피 떠나는 외국인…그래도 방산·반도체 산다
-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피가 20일 만에 2600선 아래로 무너졌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미국 하원 출석을 앞두고 경계 심리가 고조되며 차익실현 물량이 늘어난 탓이다. 외국인이 코스피 매도를 주도했다. 이런 가운데 방산과 반도체 종목은 매수 전략을 취하고 있어 눈에 띈다. 주가 조정 국면에서 업황과 실적이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선제적으로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600선 붕괴’ 흔들리는 코스피…왜?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582.63으로 거래를 마쳐 전날 대비 22.28포인트(0.86%) 하락했다. 종가 기준 26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1일 이래로 보름여 만이다. 외국인은 이날 4100억원 내다 팔았다. 기관도 2207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은 6424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최근 3일 연속 순매도했으며, 이달 누적 기준 순매도 금액도 마이너스 3737억원으로 전환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건 지난달 미국 대형 기술주의 1분기 호실적 영향에 국내 증시가 빠르게 반등했지만, 이달 들어 모멘텀이 부재하며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파월 연준 의장의 미 하원 통화정책 보고를 앞두고 긴축 경계 심리가 고조된 게 마중물이 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가 과열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영향뿐만 아니라 시장과 연준의 엇갈린 시각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측면도 주가 상단을 제약하고 있다”며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시장의 금리 경로를 수정시키기 위해 매파적인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단기 조정 국면에도…방산·반도체는 ‘줍줍’외국인은 매도세에 힘을 싣고 있지만 한편에펀 방산과 반도체 관련 종목은 매수하는 전략을 취했다. 최근 매도세가 확대된 3거래일(6월19~21일) 동안 외국인의 코스피 매수 현황을 분석하면, 순매수 1위는 현대로템(064350)이 차지했다. 외국인은 3일간 현대로템을 746억원 순매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도 610억원 담아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종목은 모두 방산주다.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에 따른 방산 수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2분기 실적 호조 기대가 매수를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하반기 폴란드에 K9 자주포 및 천무 수출 계약으로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현대로템은 올해 2분기 실적에 K2 전차 수출 인도 물량이 반영되면서 큰 폭의 실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등 주요 방산주는 5월 이후 주가 조정이 이뤄진 상황에서 해외 수주 및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이 재부각돼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순매수 3위에는 현대차(005380)가 올랐다. 외국인은 현대차를 594억원 순매수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7% 상향한 200만대로 제시했다.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게 주요 매수 포인트가 된 것으로 보인다. 순매수 4위는 삼성전자(005930)가 차지했는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인공지능(AI)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전망이 호재 요인으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 D램, 낸드 가격의 상승 전환이 전망돼 2021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에 가격 상승 추세에 진입할 것”이라며 “9월 고대역폭메모리(HBM3) 대량 양산을 통한 AI 서버 시장의 본격 진입과 파운드리 사업 가치를 고려하면 향후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여력은 충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이외에 HD한국조선해양(009540)(224억원), 기아(000270)(163억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148억원), LG전자(066570)(146억원), 씨에스윈드(112610)(139억원), 효성티앤씨(298020)(131억원) 등 실적 개선 및 수주 전망이 기대되는 조선업, 원전, 전기·전자 관련 종목들이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 "최대 9만가구 빚내도 보증금 못준다"…DSR 규제 완화 힘받나(종합)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전세 가격이 1년 전보다 15% 가량 떨어지면서 전세보증금 반환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세 가격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내년까지 집주인 7만1000가구가 빚을 내도 전세보증금을 반환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했다. 전세가격이 현 수준에서 5%포인트 더 하락한다면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임대 가구는 9만가구로 급증한다.전세보증금 반환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편에선 주택 거래가 늘어나고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반영한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상승 전환될 전망이다.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도 골칫거리로 지목됐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한은 “집주인, 연말까지 전세보증금 상환부담 점점 커질듯”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전세 임대가구(집주인)는 116만7000가구인데 전세보증금이 올 3월 수준(전년대비 15.4% 하락)을 유지할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반환해야 할 보증금 차액은 올해 24조20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 만기 도래 전세보증금 총액 288조8000억원의 약 8.4% 수준이다. 전세보증금이 3월 수준을 지속할 경우 집주인의 6.1%, 7만1000가구는 빚을 내더라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 대출금이 1억원 이상일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로 제한된다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막히기 때문이다. 만약 전세보증금이 더 떨어져 작년 3월 대비 20% 가량 하락하는 경우엔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집주인의 비중이 7.6%, 약 9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은 보유한 주택을 내다 팔아야만 보증금 상환이 가능해진다. 한은은 “전세 보증금이 2년 전 수준을 하회했던 작년 4분기에 보증금 반환 차액(시세가 계약 보증금보다 낮아진 경우)이 플러스 값으로 전환된 이후 올 4분기까지 증가하다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원활하게 돌려줄 수 있도록 ‘전세금 반환 대출’에 한해 DSR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미분양 주택 늘고 분양률 급락 vs 주택거래 늘고 대출 증가최근 주택시장은 가격 하락세가 멈추면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주택 가격의 방향성은 예견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미분양 주택이 대구 등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7만1000호(전국 4월 기준)에 달하고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도 2021년 93.8%에서 올 1분기 49.5%로 급락했다. 건설사별 평균 분양 및 공사 미수금은 작년 234억70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34.1%나 증가했다. 2007~2008년 미분양 주택이 급증한 후 약 3년간의 시차를 두고 건설사 부실 위험이 커졌던 경험도 있어 미분양 주택과 미수금이 쌓이면 건설사 부도 위험도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2월부터 월간 주택 매매가 7만건을 회복하면서 4월 이후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됐고 세종, 서울 강남구, 인천 등 일부 지역은 주택 가격마저 상승 전환했다. 이에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1분기 48.1로 금리 인상 전이었던 2021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상승 전환했다. 1분기까진 가계대출이 감소했지만 주식, 채권 가격이 오른 데다 기업 대출이 꾸준히 늘어난 영향이다. 한은은 2분기 가계대출 증가로 FVI가 상승하며 금융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출처: 한국은행◇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 대출 연체 비상, 비은행권 빚 부실화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중 연체액이 증가한 차주 중 58.8%는 취약차주였다. 취약차주는 3곳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차주를 말한다. 하반기 신규 연체 취약차주의 39.5%는 신규 연체잔액이 연간 소득액을 상회했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의 3월말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 증가했다. 1인당 대출규모는 3억3000만원으로, 비자영업자 빚(9000만원)의 3.7배에 달했다. 자영업자 중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3월말 10.0%로 작년 6월말(5.7%) 대비 4.3%포인트나 급등했다. 한은은 1개월 이상 연체가 아닌 5영업일 이상 연체 또는 세금 체납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열말께 18.5%로 껑충 뛸 것으로 추정됐다. 취약차주의 연체율 급등은 비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작년말 취약차주가 보유한 가계대출 중 비은행에서 받은 가계대출이 60.8%를 차지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3월말 현재 각각 5.6%, 2.8%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다. 그나마 장기 평균 수준인 9.3%, 3.2%는 하회했다.
- 6월 수출 5.3%↑…10개월만에 증가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10개월 만에 증가하며 반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역수지는 15개월 넘게 적자를 이어갔지만, 적자 규모는 축소되는 양상이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21일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28억95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20일 기준 수출액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작년 8월(3.7%) 이후 10개월 만이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0% 감소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4.5일로, 전년동기(13.5일)보다 하루 더 많았던 것이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월간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작년 동기 대비 23.5% 줄었다. 반도체 수출 감소는 월간 기준 지난달까지 10개월째 지속하고 있다. 이밖에 △석유제품(-36.0%) △무선통신기기(-0.7%) △정밀기기(-2.9%) △컴퓨터 주변기기(-14.6%) 등의 수출도 1년 전보다 줄었다. 반면 승용차(110.1%), 선박(148.7%) 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12.5% 감소했다. 대(對)중국 수출의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월간 기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2.8%), 대만(-38.5%) 등도 줄었다. 반면 미국(18.4%), 유럽연합(EU·26.4%), 일본(2.9%) 등은 늘었다.수입액은 이달 들어 20일까지 345억2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1.2% 감소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34.0%) △가스(-8.8%) △석탄(-34.3%) 등의 수입이 모두 줄었다. 반도체(-18.4%), 석유제품(-25.8%) 등도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EU(19.8%), 베트남(7.8%) 등이 증가하고, 중국(-12.9%), 미국(-17.2%), 사우디아라비아(-42.1%) 등은 줄었다.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이달 20일까지 16억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전년동기(42억9800만달러 적자)와 비교하면 무역수지 적자폭은 26만9100만달러나 축소됐다.무역수지는 월간 기준으로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5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15개월 이상 무역적자가 이어진 것은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5월 적자 규모가 21억1700만달러로 작년 5월(15억7700만달러) 이후 최소를 기록하는 등 무역적자 규모는 계속 줄어드는 모습이다.올 들어 현재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290억4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작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60.8%에 해당하는 수치다.
- “반도체·2차전지 키울 것”…기술특례상장 제도 손본다
- [이데일리 최훈길 김보겸 기자] 정부가 다음 달에 기술특례상장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다. 반도체, 2차전지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우량 기업의 특례상장 요건 완화, 대상 확대 방안 등이 검토된다. 이를 통해 기술특례 상장을 활성화하고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취지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20일 중소벤처기업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기술특례상장제도 운영 보완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7월까지 기술특례상장 제도와 운영상의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보완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평가, 성장성 추천을 통해 혁신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지원하는 제도다. 한국거래소는 2005년부터 기술의 혁신성이나 사업의 성장성이 있으면 수익이나 매출이 없더라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상장특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184개 기업이 상장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창업·중소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2차전지.관련해 정부는 반도체, 2차전지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우량기업이 기술평가를 하나만 받아도 되게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심사 기간이 길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감원과 거래소의 정보공유도 활성화 한다. 중견기업 자회사도 특례상장 대상에 포함하는 안도 검토한다.정부는 기술상장특례 제도개선을 비롯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 및 활성화, 세컨더리 펀드 조성, 인수합병(M&A) 활성화, 신기술금융회사 투자, 비상장 주식 거래 등의 주요 과제도 검토해 조속히 발표할 예정이다.아울러 거래소는 중기부, 산업부,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오는 21일부터 ‘찾아가는 기술특례상장 설명·상담 로드쇼’를 개최한다.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 될 핵심 기술기업들을 발굴하고 상장을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논현을 시작으로 △23일에는 바이오·의료기기, 반도체, AI·빅데이터 기업이 집적돼 있는 충북 오송 △30일 경기 용인 △7월10일 경기 판교 △7월12일 경북 구미 △7월20일 전북 익산에서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에서는 다양한 기술특례상장 요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물론, 업종별·사업특성별 중점 심사 사항에 대한 정보도 제공한다. 상장을 계획 중인 기업들이 준비 과정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도 청취해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하고 향후 제도보완에도 반영한다. 이 사무처장은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첨단기술을 육성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절박한 인식”이라며 “유망 기술기업의 성공적인 상장사례가 늘어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운영상의 문제점들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자료=금융위원회)(자료=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 1분기 기업 성장성 2년여 만에 최악…수익성·안정성도 악화
-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1분기 기업 매출액 증가율이 0%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말 이후 2년여 만의 최악을 기록했다. 기업 마진율은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고, 주머니로 들어오는 돈이 적어지다 보니 부채비율은 2016년 이후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이 모두 악화한 것이다.사진=이데일리DB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3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만1042개 외부감사 대상 법인 중 3907개 기업을 표본조사한 결과 기업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1분기 0.4%로 전분기(6.9%) 대비 6.5%포인트 둔화했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대내외 수요위축 등으로 수출이 악화하면서 증가율이 축소됐다. 이는 2020년 4분기(-1.0%) 이후 9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업종별로 나눠보면 제조업 매출액은 석유화학, 기계·전기전자업을 중심으로 전분기 2.6%에서 1분기 2.1%로 위축됐다. 특히 IT업황 둔화로 인한 반도체 부진으로 기계·전기전자업 매출액이 14.3% 감소했다. 비제조업도 12.6%에서 3.6%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전기가스업이 전년도 매출액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증가세가 49.1%에서 19.8%로 둔화했고, 운수업은 운임요금 하락 등에 따른 매출 감소로 8.1%에서 -5.9%로 마이너스 전환한 영향이다.기업 규모별로 봤을 땐 대기업이 0.7%의 매출액증가율을 기록해 전분기(7.5%)보다 크게 하락했다. 중소기업은 매출액이 1.2% 감소하면서 전분기(4.3%) 대비 마이너스 전환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수익성도 나빠졌다. 기업 마진을 보여주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2.8%를 기록했다. 전년동기(6.3%) 대비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은 계절성이 있기에 전기비 대신 전년동기비로 따진다.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전년동기 8.4%, 4.0%에서 2.5%, 3.2%로 위축됐다. 대기업은 6.6%에서 2.4%로 더 크게 위축됐고, 중소기업은 5.3%에서 4.7%로 그나마 나았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이 크게 줄어든 것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평가손실이 발생하면서 기계·전기전자업이 12.4%에서 2.5%로 크게 쪼그라든 영향이 컸다.경기둔화 흐름에 더해 매출이 위축되면서 부채 의존도는 높아졌다. 기업의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3월말 95.0%로 2016년 6월말(95.0%) 이후 27개 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92.1%보다 상승한 수치다. 차입금 의존도도 3월말 26.0%로 0.7%포인트 상승했다. 2016년 3월말(26.2%) 이후 가장 높아졌다.대기업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92.6%, 25.1%로 전분기 대비 3.2%포인트, 1.0%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은 부채비율이 106.6%로 0.5%포인트 상승했지만, 차입금의존도는 30.2%로 0.4%포인트 줄었다.한은은 반도체 부분을 제외한다면 우리나라 기업 성장성이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이성환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1분기 부진은 제조업의 기계·전기전자업, 즉 반도체 부분에서 매출액 상위 기업인 대기업 세 곳 정도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있었던 영향이 크다”며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005930)의 영업이익은 6402억원으로 전년동기비 95.5% 추락했다. SK하이닉스(000660)는 1분기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 30년만에 돌아온 기회…일본이 갈망하는 '더 글로리'
-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일본 자본시장이 심상치 않다. 역대급 엔저 국면을 발판 삼아 일본 증시가 1990년 이후 최고점을 찍으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어서다.일본 정부도 전에 없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친김에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글로벌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범 반도체 연합을 꾸려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30년간 고요하기만 하던 일본 자본시장에 일어난 큰 변화에 국내는 물론 글로벌 투자가들도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에다 가즈오 신임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4월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3년간 잠들어 있던 일본 증시 돌아오다달라진 일본 내 분위기는 증시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 3만3000선을 넘어섰다. 닛케이지수가 3만3000선을 넘긴 것은 버블 경제가 정점에 있던 1990년대 7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에도 오름세를 유지하며 현재 3만3300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1990년대는 일본 경제가 정점에 있을 때다. 지금도 선진국 반열에 있지만, 당시에는 대단했다. 도요타와 혼다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전자제품이 날개돋친 듯 팔리던 시기다. 게임 시장에서도 닌텐도와 세가 등의 회사가 쾌속질주를 하던 시기다. 업종별로 글로벌 톱티어 회사를 두루 보유하며 의기양양하던 시기였다. 이후 부동산 등 시장 침체를 필두로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되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저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속절없는 국가 경제 침체 일로에 내로라하는 기업들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 일본 자본시장 내 분위기다. 부동산 버블이 꺼지며 ‘불패론’이 깨진 것을 눈으로 목격하자 일본 내 자산가 그룹은 금융자산으로 포트폴리오 변화를 시도한다. 은행이나 금고에 돈을 봉인한 시기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일본 특유의 보수적인 정서가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좀처럼 활로를 못 찾던 분위기가 반전한 데는 엔저 국면이 영향을 미쳤다. 19일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한때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했다가 현재 900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를 터치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엔저 현상 가속화에 엔화 투자가 늘고, 엔화 특수를 노리려는 관광객들이 증가했다. 실제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5월 기준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엔(약 2732억원)으로 4월(228억3900만엔)보다 73억2800만엔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62억8500만엔)과 비교하면 무려 4.8배 늘어난 수치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금고에 있는 돈, 이제 투자 하세요”엔저 현상에는 일본 정부의 의지가 있다. 지난 4월 취임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지난 15~16일 주재한 금융정책결정 회의에서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금리를 잇달아 올린 것과는 정반대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 결정은 몇 가지 측면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로 ‘바이 재팬’(Buy Japan)을 사실상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엔화가 됐든, 자국 내 수요가 됐든 상관이 없다는 의지로까지 읽힌다. 시장 부양 의지가 어느정도 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자 일본 정부의 승부수라고 봐도 무방하다. 잠들어 있는 유동성 촉진을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그게 더 궁극적인 목적이었다는 관측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경제는 수출·수입보다 내수시장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잠들어 있는 돈이 시장에 나와야 활기를 띨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 마치 ‘엔화 가치가 이렇게 낮은데도 금고에 계속 묵혀둘거냐’는 분위기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쉽게 말해 ‘증시도 좋고, 대체투자도 좋으니 돈 끌어안고 있지 말고 투자를 좀 해라’는 메시지를 일본 정부가 줄기차게 던지고 있다. 워렌버핏이 대만 TSMC 주식을 처분하고 미쓰비시상사 주식을 대거 사들인 점도 유동성 봉인 해제를 재촉한 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같은 시기 일본 정부는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과거에 말야, 우리가 반도체 하면 알아주던 나라였다’는 수십년 전 영광 되살리기에 들어간 것이다. 운전대는 도요타와 소니, 소프트뱅크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이 뭉쳐 만든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잡았다. 라피더스는 최근 미국 IBM과 손잡고 반도체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반도체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2600억엔(약 2조5000억원)의 보조금을 라피더스에 지급하기로 했다. 앞선 보조금까지 더하면 33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영광 되찾으려는 펌프질의 결과는 일본 내 반도체 공장 유치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 TSMC가 일본 소니와 함께 구마모토에 공동 반도체 공장을 세워 2024년 말부터 가동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TSMC 투자액의 절반에 달하는 4760억엔(약 4조3000억원)의 예산 지원도 이뤄졌다. 지난달엔 미국 최대 메모리 기업인 마이크론도 일본에 최대 5000억엔을 투자해 첨단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일본 보조금을 받아 반도체 시제품 생산라인을 2025년 가동하기로 했다. 반도체 기술 개발에다 글로벌 반도체 생산 거점까지 끌어들이면서 일본을 반도체 핵심 지역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관건은 지금부터다. 일본 정부가 영광을 되찾기 위한 ‘역대급 펌프질’에 나서면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현 상황을 지탱하고 있는 엔저 국면이 과연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이 이 악물고 엔저 국면을 이어가려고 해도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미국 등 주요국 기준금리가 격차라도 좁힌다면 그간 누린 특수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현 시점이 역대급 엔저 국면’이라고 보면서 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에 마냥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30년간의 디플레이션 고통을 겪은 만큼 완화적인 통화 정책 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30년 만에 최고점을 찍은 일본 증시와 기록적인 엔저 국면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디플레이션, 엔저, 증시 부양 등의 퍼즐이 한데 맞아떨어지면서 투자 등이 활발해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결국 주요국들의 금리 추이에 따라서 현재 세팅된 환경이 언제 변화를 맞이할 것인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 '기업용 AI' 노리는 글로벌 기업들…"MS·구글 손 잡아라"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기업용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입지를 다져온 글로벌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과 ‘연합군’을 꾸리고 ‘주도권 싸움’에 나선 것이다.기업용 생성형 AI 필요성이 커진 이유는 챗GPT 등 ‘퍼블릭 AI’가 지닌 신뢰성 문제 때문이다. 환각·거짓(할루시네이션), 데이터 유출 위험성 등에서 벗어나 기업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AI’ 도입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SK, 애플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들은 내부 기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사내 ‘챗GPT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최근 SAP, 세일즈포스, 서비스나우, IBM, 워크데이 등 글로벌 B2B 기업들이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는 지점도 바로 이 부분이다. 데이터 선별과 거버넌스 관리 등을 특화 솔루션과 통합 플랫폼으로 지원해 ‘신뢰성 있는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큰 틀에서 살펴보면 같은 전략으로 보이나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취한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MS·구글 등 생성형 AI 시장을 이끌고 있는 강자들과 손을 잡은 경우와 ‘독자노선’을 선언한 기업들이 존재한다.전사적 자원관리(ERP) 솔루션 강자 SAP는 MS와 구글 양쪽 손을 잡았다. SAP는 인적자원관리 솔루션 ‘SAP 석세스팩터스’에 MS가 개발한 ‘코파일럿’을 접목했다. 석세스팩터스는 직원 채용부터 역량 강화, 급여 지급 등 인사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구글과는 데이터 솔루션 통합을 추진 중이다. 차세대 데이터 관리 솔루션 ‘SAP 데이터스피어’와 구글클라우드(GCP)가 보유한 데이터웨어하우스(DW) 솔루션 ‘빅쿼리’를 통합해 관리·분석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글로벌 고객관계관리(CRM) 기업 세일즈포스도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과 데이터·AI 제품 통합을 진행 중이다. 세일즈포스 ‘데이터 클라우드’와 구글 빅쿼리, 관리형 AI 플랫폼 ‘버텍스AI’ 등을 통합해 기업 고객들이 각자 보유한 데이터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IT서비스관리(ITSM) 전문기업 서비스나우는 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생성형 AI 솔루션 ‘버추얼 에이전트용 나우 어시스트’를 출시했다. 대화형 챗봇을 통해 내부 코드, 제품 이미지, 비디오 등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요약·제공한다. MS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서 제공하는 ‘오픈 AI 서비스’와 연동해 기술적 안정성을 강화하는 점이 특징이다.반면 IBM, 워크데이 등은 독자 노선을 택했다. IBM은 기업용 AI 플랫폼 ‘왓슨X’를 내세웠다. 플랫폼 하나로 △‘왓슨 X.ai’ △왓슨x.데이터 △왓슨X.거버넌스 등 데이터부터 초거대 언어모델(LLM) 구축, 거버넌스 관리까지 기업용 AI 개발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제공하는 점이 골자다.ERP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워크데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존에 보유한 AI·머신러닝(ML) 기술력에 생성형 AI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워크데이는 10년 전부터 AI·ML을 사용해왔다며 챗GPT를 ‘꼬마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소프트웨어(SW) 업계에선 MS·구글과 손을 잡는 방법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거대 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는 규모의 싸움이어서 처음부터 구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MS나 구글과 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는 게 전략적인 판단으로 보인다”고 했다.
- 전략포럼 D-2, 인구절벽 어떤 해법 제시될까[ESF 2023]
-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한국 인구감소 문제에 전 세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가장 위험한 적:인구변화(South Korea‘s Most Dangerous Enemy: Demographic)’는 기사를 내보내며 우려했고, 인구학자 데이비드 콜먼 박사는 ‘2750년 한국이 소멸한다’는 섬뜩한 예견까지 내놨다. 실제 우리의 합계출산율은 2013년 1.19명에서 10년 만에 0.78명(2022년)으로 주저앉았다. 줄어드는 출산율은 국가의 생산 인구를 감소시키고 나아가 경제 위기를 불러온다. 그야말로 국가 존립의 위기다. 오는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개최되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는 이같은 한국의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를 진단하고, 위기에 대응할 방안을 찾고자 한다. 국내를 비롯해 미국ㆍ영국 등의 세계적인 인구학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우선 21일 첫 번째 기조연설자로 제이컵 펑크 키르케고르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을 초빙해 한국의 인구문제의 원인을 진단한다. 높은 교육과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기피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이유 등을 조명한다. 그리고 남녀가 평등한 육아휴직ㆍ동거 자녀 지원책 등 선진 사례 등을 통해 한국의 인구감소 문제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는 국내 최고의 인구학자로 손꼽히는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이 나선다. 조 센터장은 인구 통계를 분석해 미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소개할 예정이다.또한 둘째날에도 인구학 도서인 ‘인구의 힘’ 저자 폴 몰런드 박사를 기조연설자로 초대한다. 그는 이날 해외의 인구문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독일, 출산율이 유일하게 늘고 있는 아프리카 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략포럼에서는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교육ㆍ노동ㆍ연금을 중심으로 ‘3대 개혁’을 통한 인구문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교육 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교육계 대가들이 모인다. 첫째날 ‘오늘의 학교, 내일의 교육’ 세션에 현 교육방식의 ‘전면 개편’을 주장하는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교수와 ‘사교육의 대가’로 불리는 손주은 메가스터디 그룹 회장, 그리고 전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승일 서울대 산업인력개발학과 교수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심도있는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경쟁위주의 교육방식, ‘의치한약수’(의대ㆍ치대ㆍ한의대ㆍ약대ㆍ수의대의)를 들어가기 위해 과열된 사교육 시장 등 현 교육시스템 문제를 진단하고, 나아갈 교육방식에 대해 논의한다.둘째날 진행되는 ‘길 잃은 일자리 문제, 인구로 답한다’ 세션에서는 노동계 전문가들이 모여 ‘노동개혁’을 논의한다. 우선 겐조 에이코 아시아대 경제학부 교수가 일본의 생산인구 감소 문제 타개법을 소개하고, 28년간 고용노동부에서 노동관련 정책을 다뤘던 정지원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과 노동조합 출신 국회의원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해 ‘정년연장’과 ‘노동시간’ 등 노동계 화두를 집중 조명하며 토론에 나선다. 토론의 좌장은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이 맡을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둘째날 ‘연금, 대전환이 필요한 순간’ 세션을 통해서는 연금개혁에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본 연금개혁의 대가인 겐조 요시카즈 게이오대 상학부 교수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만나 일본과 한국의 연금개혁 상황을 교류하고, 우리나라의 연금개혁 방향을 모색해 본다. 특히 겐조 교수는 2004년 연금개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인물로 전략포럼을 통해 일본이 연금개혁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 개혁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줄 예정이다.(디자인=이데일리 김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