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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제4이통 추진 시장에 맡긴다…풀MVNO 키워 도전토록(종합)
-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정부가 8번 실패를 겪은 제4이동통신의 재추진을 시장 수요에 맡기기로 했다. 사업자가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정해 정부에 주파수할당 공고를 먼저 제안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파수경매 참여 요건에 자본금 기준을 추가하는 등 부실 사업자가 주파수를 할당받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아울러 자체 설비를 갖춘 알뜰폰사인 풀 MVNO가 출현해 제4이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등 다각도의 지원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4이통 연구반 논의 결과’ 및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및 신규사업자 정책 관련 연구반 논의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스테이지엑스에 대한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이후, 연구반을 구성해 제4이통 추진 방향과 주파수할당 제도개선 방안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연구반은 스테이지엑스가 자본금 납입 미이행으로 자격이 상실됨에 따라 부실사업자의 주파수할당을 막는 대책과 함께 사업성이 부족한 28㎓ 주파수에서 신규사업자 발굴을 계속할지까지 전반적인 재검토를 진행했다.그 결과 지금까지는 정부가 주파수할당 대역과 사업모델을 결정해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 앞으로는 시장의 수요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도전하는 사업자가 있을 때 추진하는 것으로 신규사업자 정책을 변경하기로 했다. 또 정부가 지정한 주파수가 아닌 가용주파수 범위 내에서 사업자가 원하는 주파수 대역 등을 정해 정부에 주파수할당 공고를 제안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도 마련한다.부실사업자의 주파수할당을 막기 위한 조치로 신규사업자는 정부가 제시하는 최저경쟁가격 이상의 자본금 요건을 갖춘 자만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주파수할당 대가 납부는 전액 일시 납부를 원칙으로 하되, 분할납부를 희망하는 경우에는 참여 주주, 투자자 등이 주파수할당 대가 납부를 보증하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서류를 정부에 제출토록 한다. 또한, 사업자의 신중한 할당절차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귀책사유 있는 할당취소 사업자는 해당 대역 주파수할당 시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과기정통부는 향후 공청회를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이번에 마련한 주파수할당 제도개선 방안의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전파법 개정에 착수할 예정이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이 같은 정책 방향 변화에 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을 때 정부가 언제든지 지체 없이 주파수를 공급해줄 수 있는 여건을 항상 준비해놓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제4이통·알뜰폰 종합 대책 주요내용[사진=이데일리 김정훈 기자]통신 시장의 즉각적인 메기 역할은 알뜰폰에 맡긴다. 먼저 알뜰폰 도매대가를 기존 대비 최대 52% 낮춰 요금 경쟁력을 높여주기로 했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사에 망을 빌리면서 지불하는 비용으로, 알뜰폰의 원가에 해당한다. 도매대가 인하가 본격 적용되면, 현재 이통사가 4만원대에 제공하는 20GB 데이터를 알뜰폰은 1만원대에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알뜰폰 요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본 제공량 소진 이후에도 데이터를 제한된 속도로 이용할 수 있는 상품(QoS)을 기존 400Kbps에 더해 1Mbps를 추가하고 해외로밍 상품도 현재 1종에서 4종으로 늘린다.이통사처럼 이용자 맞춤형 요금제를 자유롭게 출시할 수 있는 풀 MVNO가 출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풀 MVNO의 설비투자를 위한 정책금융을 지원하고 또 풀 MVNO가 모든 이동통신사와 안정적으로 설비를 연동할 수 있도록 이통 3사를 모두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재 SKT만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현재 스테이지파이브를 포함해 2~3개 업체가 풀 MVNO 도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과기정통부는 풀 MNVO가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실장은 “풀 MVNO로서 자체적인 고객관리, 요금제 설계능력을 갖춘 사업자들이 기반을 다진다면 MNO(이동통신 사업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판단한다”며 “그러한 사업자들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이번 대책의 중요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 [코스닥 마감]외인 팔자에 하루 만에 약세 전환…710선 턱걸이
-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코스닥지수가 외국인의 팔자세에 1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43포인트(0.90%) 내린 711.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보다 0.57% 오른 722.16에 개장해 강보합세를 보였으나 외인 매도세에 이내 하락 전환했다.수급별로는 외국인이 1780억원어치를 순매도 하면서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11억원, 57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지수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하락세가 대부분이었다. 건설업종이 4% 가까이 하락했고 제약, 기타제조, 일반서비스, 종이·목재, 화학, 금융 등이 1~2%대 약세를 보였다. 반면 출판·매체복제, 섬유·의류, 금속, 전기·전자 등은 상승했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하락 종목이 우위인 가운데 대장주 알테오젠(196170)이 1.30% 약세 마감했다. 이외에도 HLB(028300)(-5.92%), 에코프로(086520)(-1.72%),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3.21%), 리가켐바이오(141080)(-2.54%), 삼천당제약(000250)(-4.04%), 클래시스(214150)(-0.98%), 엔켐(348370)(-3.43%) 등이 대부분 큰 폭 하락했다.개별 종목 중에서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모델Y 주니퍼 신차 출시를 앞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2차전지 소재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시총 상위가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서도 에코프로비엠(247540)은 1%대 강세로 마감했고, 마찰용접기술을 기반으로 리튬이온 2차전지 부품 중 하나인 음극마찰용접단자와 금속 가공품을 생산하는 에이에프더블류는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한편 이날 거래량은 9억 6569만주, 거래대금 6조 485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7개를 비롯해 51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를 비롯해 1088개 종목이 내렸다. 102개 종목이 보합으로 마감했다.
- [이코노믹 뷰]혁신금융을 통해 지역이 만들어가는 미래
- “나는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미국 시인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쓴 명시 ‘가지 않은 길’의 한 구절이다. 혁신금융은 가지 않은 길이다. 지역과 연계한 혁신금융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변화를 만들어낼 여지도 크다. 대한민국의 경제와 금융의 중심은 여전히 서울에 몰려 있다. 2023년을 기준으로 국내 주요 금융 기업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많은 투자와 기회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젊은 인재와 자본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지역 경제는 활력을 잃으며 지역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무모하지만 원대한 꿈이 있었다.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며 서울이 아닌 변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보고자 했다. 변방에서의 도전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매일 파트너사와 관계기관들을 만나기 위해 1년에 서울과 대전을 300번 이상 오가며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지역이 가진 가능성을 믿었고 그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금융의 중심이 아닌 곳에서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며 지역과 투자자가 서로 상생할 길을 만들어오고 있다.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혁신금융서비스 업체로서,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조각투자와 토큰증권 사업을 통해 소액 투자자들이 자산에 더욱 쉽게 접근할 기회를 제공한다. 본사가 위치한 대전은 우리의 도전과 실험이 펼쳐지는 핵심 무대로, 과학과 기술의 도시라는 강점을 갖고 창의적인 금융 혁신을 실현하고 있다. 오랜 시간 과학기술과 산업 혁신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온 대전은 최근 지역 기반의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다양한 정책과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도시의 잠재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중이다.초기에는 혁신금융이라는 개념조차 낯설었다. 기존의 규제와 시스템 틀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 수많은 논의를 거쳐야 했고,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와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도 많았다. 하지만 “작은 시도가 큰 변화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꾸준히 나아간 결과, 점차 변화의 싹을 틔울 수 있었다.그 중 하나가 최근 대전시와 하나은행, 그리고 루센트블록이 함께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단순한 금융상품의 가치를 넘어, 투자자들에게 지역 자산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는 새로운 자금을 유입시켜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는 게 목표다. 지역과 금융이 상호작용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특히 이번 협력은 금융과 지역이 상생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하나은행의 지역 맞춤형 금융 전략과 루센트블록의 혁신적 접근이 결합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나은행의 금융 전문성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설계된 이번 프로젝트는 대전의 지역적 특성이 효과적으로 결합한 사례로, 지역 균형 발전에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이러한 모든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가 큰 역할을 했다. 스타트업들이 안정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여러 제도적 지원 덕분에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 역시 금융위원회의 선제적인 비전과 지역사회의 잠재력이 결합해 결실을 맺은 결과물이다.이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루센트블록은 소액 투자자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기반 프로젝트를 확대하며, 지역사회와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혁신금융은 비록 작은 시도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영향력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믿는다. 금융위원회와 지역사회의 지원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이 길을 계속해서 걸어나가겠다. 이 작은 도전이 금융의 새로운 기준을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중국 등 신흥시장 주식, 트럼프 관세 위협에 '와르르'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 달러화 강세 및 미 국채금리 상승이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사진=AFP)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지난해 10월 2일 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까지 10%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선진시장 지수가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총 7조 6000억달러 규모 주식을 추종한다.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증시는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져 지난해 10월 2일 이후 15% 급락했다. 현재 금융시장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및 세금 감면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초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오랜 기간 높은 상태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 전망을 재평가하기 시작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급등했고 달러화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FT는 “글로벌 신흥시장 주식 펀드에서 지난해 310억달러(약 45조 3000억원)가 유출됐고, 올해 들어서도 약 30억달러(약 4조 4000억원)가 이탈했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현재 시장 반응이 지나치게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이라며 매수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자들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재진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MSCI 신흥시장 지수가 중국 주식에 대한 노출이 크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 국방부는 지난주 텐센트를 ‘중국 군사 기업’ 명단에 추가했는데, 이 회사는 MSCI 신흥시장 지수의 약 4%를 차지한다. 브라질 주식 전체 비중과 거의 같은 규모다. 조 바이든 정부에 이어 트럼프 당선인도 대중 강경책을 예고한 만큼,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FT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은 이제 투자하기 어렵고 불편한 대상이 됐다”고 평했다. 아울러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가치를 의도적으로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에 대응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신흥시장에 투자했다가 벌어들인 수익을 달러화로 전환할 때 예상보다 그 규모가 적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나인티원의 신흥시장 주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아치 하트는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전 세계적으로 보호주의가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美인플레 우려·韓금리인하 기대에도 안정 찾은 환율, 왜?
-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지난해 고공행진 하던 원·달러 환율이 새해 들어서는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견고한 고용 시장에 이어서 물가 상승 우려까지 겹치면서 달러화는 ‘초강세’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상황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연초부터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취임도 앞두고 있어 환율이 다시 1500원을 위협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초 환율 40원 하락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장중 1486.7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이달 8일 1444.5원까지 떨어졌다. 새해가 되자 40원 이상 급락한 것이다. 특이한 점은 올해 들어 달러화는 더욱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는 하락하며 환율은 오르지만, 이 공식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최근 미국 고용 시장이 뜨거워지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 관세 정책으로 인해 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크다. 이로 인해 미국 경제 예외주의가 더욱 힘을 받자, 달러를 밀어 올리고 있다. ◇환율 하락 ‘세 가지’ 이유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건 우선 국내 정치 불안이 진정됐다는 점이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무력 충돌 없이 체포되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직 대통령 탄핵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국내외 경제 안정에 힘쓰고 있다.두 번째로는 원화를 비롯해 ‘트럼프 트레이드’의 타격을 받았던 통화들이 되돌림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트레이드는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관련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트럼프의 보편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에 직격탄으로 작용할 것이란 공포감이 커지면서 원화 가치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원화, 멕시코 페소, 브라질 헤알 등 대표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던 세 통화는 연초 이후 1%대로 상승했다. 트럼프 관세 영향이 선반영된 만큼, 연초에는 가치 상승으로 되돌림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 번째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가 환율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전략적 환 헤지를 최대로 가동하게 되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국민연금 해외 자산의 10%인 482억달러(약 70조원)까지 시중에 공급하는 효과를 낸다.지난 7일 외환시장에서는 국민연금으로 추정되는 선물환 매도 주문이 은행을 통해 수억 달러 규모로 출회됐다. 이에 환율은 16.3원 하락하며 1450원대에 안착했다. 이후로도 국민연금은 장중 환율이 튀는 지점마다 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환율 하락에 큰 일조를 하고 있다. ◇빅 이벤트 대기…환율 하락이냐, 반등이냐이같은 요인에도 불구하고 이날 저녁을 기점으로 환율은 다시 꼬리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날 저녁 10시 반께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미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0.3% 상승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대로 나온다면 소매 물가는 여전히 끈적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다시 110포인트를 돌파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다음날인 16일에는 한은이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금리 시장에선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기에 인하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에서 한은이 인하를 단행한다면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서 달러 쏠림이 거세질 수 있다.또 일각에선 환율이 하향 안정 돼야 금리 인하의 명분이 생기기에 인하 전에 국민연금 등 정부와의 공조로 환율을 낮추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가 국내 경제 안정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침체된 내수 분위기에 인하를 하지 않고 버티기는 어렵다”며 “금리 인하를 위해 국민연금과 외환당국과 공조하는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이어지는 이벤트 이후에도 환율이 하락세를 유지할지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지난주 고용부터 해서 물가지표까지 환율 상방 재료가 더 많다”며 “만약 미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한다면 환율은 148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은이 금리 인하를 한다면 다음날 외환당국의 경계 물량이 크게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1~2월 중에 한은의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 만약 이번에 인하를 하면 선제적 대응으로 보고 환율은 내려갈 것”이라면서도 “만약 이번에 동결한다면 2월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율이 올라가거나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무보 사장 “트럼프발 불확실성 대응…중소·중견기업에 100조 이상 지원”
-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리스크,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00조원 이상의 무역보험을 중소·중견기업에 공급한다.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사진=무보)장영진 무보 사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올해는 수출 전망이 굉장히 안 좋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우선 무보는 올해 무역보험 지원 규모를 역대 최대인 252조원으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237조원)보다 15조원 늘어난 수준이다. 이중 100조원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지원 용도로 쓸 예정이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97조원보다 더 늘린 것으로, 중견기업 지원 전담팀도 기존 1개에서 2개 팀으로 확대 개편했다.특히 무보는 성장 가능성 중심으로 무역보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구상이다. 과거 실적 위주로 심사해 기존 제도권에서 소외됐던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지원해 수출금융의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취지다.장 사장은 “현재 금융환경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자금 조달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재무제표가 나쁘더라도 대규모 투자로 인한 일시적 부진이거나, 우수한 수출계약을 수주해 오는 경우 등엔 특례보증을 확대해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해외 진출 현지법인 지원도 강화한다. 현지법인이 운전자금이 부족하거나 판매대금이 떼일 걱정 없이 생산과 판매에만 집중하도록 지원한다. 무보는 올해 판매 후 대금 미회수 위험을 담보하는 신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장 사장은 “우리 수출금융이 기업들의 현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지난해 출시한 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상품의 반응이 좋은데, 이 부분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직수출뿐 아니라 현지법인도 무역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은행, 보험사 등이 해외에서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무보와 민간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아울러 무보는 수출금융 영역을 드라마와 웹툰 등 문화콘텐츠 영역으로 확장해 문화콘텐츠 제작사 앞 수출이행·해외진출자금 대출을 보증하는 ‘문화산업보증’을 올해 중 도입할 방침이다.해외지사 역할도 확대한다. 해외지사 역할을 채권추심, 신용조사 위주 단순 업무에서 향후 소재국 내 신규 프로젝트 정보 발굴, 기업 마케팅 등 수주 지원 역할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무보는 올 상반기 중 워싱턴DC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장 사장은 “해외 국책은행, 공기업, 정부와 접촉할 기회가 많다”며 “정보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모아 우리 기업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무보가 주요 프로젝트의 창구가 되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 당국규제·불확실성 '한파'에 은행권 가계·기업대출 쪼그라들어
-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지난해 말 당국의 거시건전성 규제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은행권의 가계와 기업 대출이 동시에 감소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고 기타대출이 줄면서 9개월 만에 감소전환했고, 기업대출은 연말 계절성에 투자 수요 위축에 8년 만에 최대폭으로 줄었다. (사진= 연합뉴스)◇가계대출 9개월만에 감소…주담대 증가세 넉달째 둔화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주담대는 8000억원 늘었으나, 신용대출 등의 기타대출이 1조 1000억원 줄면서 소폭 감소 전환했다. 주담대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거래 감소 등으로 4개월 연속 증가폭이 축소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7월 4만 9000호로 정점을 찍고, △8월 4만 3000호 △9월 3만호 △10월 3만 8000호 △11월 3만 1000호로 감소흐름을 이어갔다.기타대출은 연말 상여금 유입,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 전환했다. 기타대출은 이같은 계절적 요인으로 통상 매년 12월 전월비 감소 전환하는 경향이 있으며, 올해 감소폭은 예년에 비해 오히려 작다. 2023년 12월에는 2조원, 2022년 12월엔 2조 9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 가격 상승세가 하락 전환한 상황이고 거래량도 수도권 같은 경우 고점의 약 3분의 1 정도 수준이어서 당분간은 주택 관련 대출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경우도 성과 상여금, 명절 상여금 등으로 연초엔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가계대출은 낮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감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박 팀장은 “은행들의 가계 대출 태도가 완화적으로 돌아서고 있고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주택 거래가 다시 활성화될 경우 가계 대출이 대차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료= 한국은행)◇기업대출 11.5조원 감소…8년만에 최대폭으로 줄어 기업 대출은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모두 줄면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은행권 전체 기업대출은 11조 5000억원 줄면서 전월(2조 2000억원 증가)대비 감소로 돌아섰다. 작년 4분기 내내 부진했던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12월에 크게 줄면서 분기 기준으로도 감소 전환했다. 기업대출이 4분기에 감소 전환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며, 12월 기업대출 감소폭 역시 8년 만에 최대다. 2016년 말에는 전반적으로 기업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기업대출이 크게 줄었다. 기업대출 역시 가계의 기타대출과 마찬가지로 12월에는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기업들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주요 은행들의 자본비율 관리가 겹치면서다. 지난해 연말의 경우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은행권은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기업대출이 더 크게 쪼그라든 것으로 분석됐다. 박 팀장은 “수요(기업)와 공급(은행) 요인이 맞물리면서 기업대출이 감소했다”며 “일부 은행 같은 경우에는 자본 비율 관리를 위해서 위험 가중치가 다소 높은 기업 대출을 조금 타이트하게 운영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대출이 더 많이 줄었다. 은행권 중기 대출은 7조 1000억원, 대기업 대출은 4조 3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회사채는 기관들의 연말 결상 영향으로 순발행 규모가 3000억원으로 전월(7000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는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4조 4000억원 순상환됐다. 은행권 수신은 수시입출식예금을 중심으로 16조 5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자금예치와 가계의 상여금 유입 등으로 43조 5000억원 급증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대출 증가세 둔화 등으로 은행들의 조달 유인이 낮아진 데다 지자체의 연말 재정집행자금 인출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21조원 줄며 감소 전환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 및 은행의 자금 인출 등으로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23조 3000억원 줄었다. 주식형펀드와 기타펀드는 각각 5조 3000억원, 9조 2000억원 늘며 자금 유입이 확대됐으나, 채권형펀드는 11월 2조원 증가에서 12월 8조 7000억원 감소로 자금 흐름이 반전됐다.
- 지난해 평균 금융자산 1억원 진입, ISA·ETF 관심↑
- 자료=하나금융연구소자료=하나금융연구소[이데일리 김나경 기자]코로나19가 끝나고 지난해 금융투자 심리가 회복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평균 자산이 1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쪼그라들었던 투자상품 비중이 31%까지 늘었고, 주식투자자 절반은 해외 주식을 가지고 있었다. 투자와 절세가 가능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안정성을 갖춘 투자상품 ETF(상장지수펀드) 가입이 증가했다. 은행 영업점 이용률은 줄었지만 금융 취약계층의 영업점 의존도가 커졌다. 소비자는 또한 은행 및 빅테크 앱을 평균 6개 설치했으며 금융 앱에서 생활서비스를 점차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연구소가 20세~64세 금융소비자 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7월 온라인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1.4%p) 지난해 금융소비자 평균 자산은 1억 178만원으로 2023년(9049만원) 대비 1000만원 이상 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주식시장 상승과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저축성 자산은 금융자산의 42%를 차지했고 다음 해 금리 상승과 함께 45%까지 높아졌다. 투자상품 비중은 2022년 25%에서 지난해 31%까지 늘었다.업권별로 보면 자산 예치 비중은 은행이 2022년 57%에서 작년 54.7%로 낮아진 반면, 증권사는 19.7%에서 22.5%로 증가했다. 보험사는 12.4%에서 14.9%로, 저축은행은 3.3%에서 4.0%로 각각 늘었다. 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사 등 온라인증권사가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Z세대와 베이비부머세대까지도 유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업권에서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거래율이 작년 거래율이 80%를 돌파했다. 거래율이 가장 낮은 베이비부머세대에서도 10명 중 7명이 인터넷전문은행 거래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페이코 등 빅테크·핀테크 거래율은 95%에 육박했다.금융소비자는 ‘똑똑한 세테크’ ISA, ETF에 관심을 가졌다. ISA의 절세 혜택을 인지한 소비자는 아직 알지 못하는 소비자에 비해 가입률이 3배 높았다. ISA 인지율은 약 60% 수준이었다. 주식, 펀드 등 투자상품을 보유한 소비자는 평균 1억 2388만원을 보유해 주식, 펀드를 보유하지 않은 응답자 평균(1억 178만원)에 비해 자산이 많았다. 주식투자자 중 해외주식 보유자는 45%에 달했다.금융소비자는 올해 적극적이고 새로운 금융거래를 계획했다. 예적금뿐만 아니라 실속있는 투자상품과 해외 금융상품 가입에 높은 의향을 보였다. 국내주식보다 해외주식을 선호했고, 가상자산 투자는 5% 미만이긴 하나 2023년보다 신규 거래할 의향이 2배 이상 늘었다.은행 영업점과 관련해서는 ‘이용은 줄고 의존은 커지는’ 패러독스가 나타났다. 금융거래 시 10명 중 9명은 모바일 채널을 이용한 반면, 영업점 이용률은 최근 3년간 지속 감소하며 31%에 그쳤다. 자동화기기 이용률 또한 2022년(62%)부터 지난해(48%)까지 지속 감소했다. 디지털기술 발전에 따라 영업점이 필요하다는 응답(28%)보다 디지털 채널로 대체 가능하다는 응답(34%)이 우세했다.하지만 금융거래 시 겪는 애로사항을 보면 ‘점포?직원 수 감소로 인한 불편’이 2022년 6위에서 2024년 3위로 급상승했다. 또한 영업점 이용자 3분의 1은 월 1회 이상 점포를 자주 방문했다. 점포를 대체하는 디지털 채널에 수용도가 높지만 영업점 이용 시 그 의존도는 더욱 높아진 모습이었다.금융소비자들은 평균 4.6개 은행을 거래했다. 이 중 3.8개는 모바일앱을 설치했다. 빅테크, 핀테크 앱도 평균 2.5개를 설치해 한 금융소비자가 최소 6개 앱을 설치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벤트 참여와 부가서비스, 제휴서비스 등 생활 연계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 은행 앱을 이용했다는 응답도 늘어났다. 자료=하나금융연구소한편 금융소비자는 여건이 변해도 거래를 유지할 충성 의향은 최근 3년간 지속 감소했다. 실제 10명 중 6명은 거래은행을 이탈(축소·중단)한 경험이 있었다. 이탈은 거래은행에 대한 ‘불만(16%)’ 때문이 아니라 ‘개인적 상황(42%)’과 ‘불만은 없지만 타행 대비 열위(42%)’ 때문에 발생했다.시중은행 간 경쟁력에 차이가 있냐는 질문에 ‘약간 있거나’(45%) ‘거의 없다’(42%)는 응답이 90%에 가까울 만큼 은행 간 서비스는 균질화 됐지만 금융소비자는 여전히 조금 더 나은 조건을 위해 적극적으로 은행을 전환했다. 하지만 주거래은행 한 곳에 금융자산의 53~54%를 예치하는 비중은 유지돼 주거래은행의 위상은 여전히 독보적이었다. 하나금융연구소 윤선영 연구위원은 “최근 3년간 금융소비자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면서도 본인에게 최적화된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금융거래의 특징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금융 회사간 차별성이 약해지며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이므로 고객의 사소한 행동과 의견 하나 하나에 내포된 의미를 적극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