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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빅테크↑·부동산주↓…‘트럼프 트레이드’ 승자와 패자는?
  • 美빅테크↑·부동산주↓…‘트럼프 트레이드’ 승자와 패자는?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11·5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선 ‘트럼프 트레이드’가 본격화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트럼프 당선인이 기업규 제를 완화하고 법인세 인하 등 감세를 추진하면서 기업 실적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6일 (현지시간)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조기 개표 결과가 나온 후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아들 배런 트럼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옆에서 손짓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특히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금융 섹터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6.2% 급등했다. 골드만삭스(13.10%), JP모건체이스(11.54%), 모건스탠리(11.61%), 웰스파고(13.11%) 등도 10% 이상 올랐다. 시장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은행의 자본 적정성 등 규정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카드 연체료를 월 8달러로 제한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도 폐기될 것으로 관측된다.국채 금리 급등도 은행주 상승에 힘을 보탰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핵심 수입원인 순이자수입(NII·대출이자로 벌어들이는 이자와 예금 이자로 지불하는 금액의 차이)이 증가하기 때문이다.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는 20.22% 급등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캐피털 원 파이낸셜가 추진하는 350억 달러 규모의 디스커버 인수를 승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캐피털 원 주가도 15.01% 상승했다.그런가하면 트럼프 당선인의 주요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기술주 기업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우호적이 정책을 기대하고 했다. 이를 반영하듯 테슬라는 14.75%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유세 중 “회사를 해체하지 않는 것이 더 공정하다”며 구글 해체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던 만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3.99% 올랐다. 트럼프 당선인이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던 메타는 0.07% 하락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가상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으로 인해 코인베이스글로벌 주가는 31.11% 뛰었다.그런가 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수입품에 대한 20% 관세 부과 실현 가능성으로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들은 타격을 받았다. 이날 나이키(-3.41%), 타겟(-2.45%), 베스트바이(-371%)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WSJ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얼마나 인상할지 아직 불분명 하지만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싫어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당신인이 주장하는 관세와 감세는 모두 인플레이션 요인이기 때문에 다시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수 있단 우려가 작용하면서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이 여파로 S&P500 지수 중 부동산 업종이 2.6% 하락하는 등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국채 금리 급등으로 인해 차입 비용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2024.11.07 I 김윤지 기자
하나은행, 채무조정 요청권 활성화로 개인채무자 지원
  • 하나은행, 채무조정 요청권 활성화로 개인채무자 지원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하나은행은 ‘채무조정 요청권’의 활성화를 통해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인채무자를 보호하고 이들의 신속한 재기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7일 밝혔다.하나은행은 지난 10월 개인채무자의 보호를 위해 제정된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개인채무자들의 채무조정을 통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개인채무자보호법‘의 조기정착을 위해 다양한 개인채무자 채무조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먼저, 대출금액 3000만원 미만의 연체 중인 채무자가 기존 대출을 최대 10년(거치기간 1년 가능)까지 분할 상환할 수 있는 장기분할상환 대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최소화함은 물론, 중도상환수수료도 면제하여 개인의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추가 상환이 가능하도록 했다.또 원리금분할상환 유예도 지원한다. 장기분할상환으로의 대환보다 일시적인 상환유예를 희망하는 채무자는 최대 1년간 분할상환을 유예로 전환하여 채무자의 상황에 맞는 대출상환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하나은행은 개인채무자들의 원활한 채무조정을 위해 개인채무자보호법 전담팀을 구성하여 전문상담을 지원하고 있으며, 채무조정 요청권의 신청을 보다 쉽고 간편하게 하기 위해 영업점 방문 없이도 하나은행 대표 모바일 앱 ‘하나원큐’를 통해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하나은행 여신관리부 관계자는 “금리인하 요구권과 같이 채무조정 요청권도 소비자의 주요한 권리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안내를 통해 보다 많은 채무자들이 경제적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며 “앞으로 이를 더욱 활성화 함으로써 채무자의 부실화를 선제적으로 예방하여 상생할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2024.11.07 I 최정훈 기자
올 상반기 자영업자 연체액 2.6조 '역대 최대'
  • 올 상반기 자영업자 연체액 2.6조 '역대 최대'
  •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국내 은행의 올 상반기 사업자대출 연체액이 2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자료=황정아 의원실, 한국은행)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업종별 개인사업자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6월 말) 국내 은행의 전체 사업자대출 연체액은 2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율은 0.57%로 2015년 1분기(0.59%) 이후 9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업의 연체율이 1.03%로 2009년 3분기(1.38%)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도소매업은 0.85%로 2013년 3분기(0.93%) 이후 10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다시 썼다. 도소매업 연체액은 6600억원으로 2022년 2분기(1500억원) 이후 2년째 증가세를 보였다.내수 업종만 아니라 수출을 떠받치는 제조업마저 연체율 상승세를 지속했다.2분기 제조업 연체율은 0.62%로 전분기(0.61%)보다 0.1%포인트 소폭 오르면서 2022년 2분기(0.23%) 이후 2년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제조업 연체율이 이같이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1분기(0.62%)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2분기 제조업 사업자대출 연체액은 4400억원으로 2022년 2분기(1600억원) 이래 2년 연속 증가세를 계속했다.황 의원은 “내수 경기의 가늠자인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연체율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3분기도 골목 경제가 악화했다는 지표가 속속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 중”이라면서 “가뭄에 단비가 될 지역화폐 등 민생 예산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06 I 송주오 기자
카카오뱅크, 3분기 누적 당기순익 3556억원…역대 최대치
  • 카카오뱅크, 3분기 누적 당기순익 3556억원…역대 최대치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1242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1% 증가했다고 6일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3556억원으로, 누적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치다.카카오뱅크의 9월 말 고객 수는 2443만명으로 1년 만에 신규 고객 215만명이 늘어났다. 고객 활동성도 증가해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했다. 3분기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74만 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52만명으로 전년 대비 100만명 이상 증가했다.카카오뱅크의 3분기 말 수신, 여신 잔액은 각각 54조 3000억원, 42조 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신 잔액은 전년 대비 8조 6000억원 넘게 늘어난 가운데 요구불예금이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2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했다. 대출 비교 서비스, 투자 서비스 실적 성장에 힘입어 플랫폼 수익이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투자 서비스 부문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7월 출시한 ‘공모주 청약 서비스’는 출시 3개월만에 이용자 수가 53만명을 넘어섰고, 3분기 국내·해외 주식투자 서비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제휴 증권사의 발행어음·채권 투자 금액과 펀드 잔액 또한 전분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3분기 체크카드 이용 금액은 5조 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자금 운용 부문에서도 효율적인 자산 배분 전략을 통해 3885억원의 3분기 누적 투자금융자산(채권, 수익증권, 단기자금 등) 손익을 기록하며 비이자이익 성장을 견인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기타영업수익을 포함한 3분기 누적 비이자수익은 40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했다.카카오뱅크는 3분기에도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이어나갔다. 3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 대비 8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적극적인 금융취약계층 대출 공급을 통해 목표치인 평잔 30% 이상을 이번 분기에도 달성했다. 2023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카카오뱅크 스코어에 의해 추가로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 규모는 약 7300억원에 달한다.소상공인 금융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에 동참해 총 37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이자 환급 프로그램, 보증료 지원, 협약보증상품 재원 출연 등을 통해 현재까지 약 331억원 규모의 지원을 완료했다 3분기 연체율은 전분기와 동일한 0.48%를 유지하며 양호한 자산 건전성을 보였다. 순이자마진(NIM)은 2.15%를 기록했으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지난해 말 37.3%에서 34.9%로 개선됐다.카카오뱅크는 이르면 이달 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의 활동성(트래픽) 증가에 따른 수신의 확대는 안정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바탕으로 포용금융을 보다 확대하고, 고객에게 첫 번째로 선택받는 금융 생활 필수앱으로의 역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2024.11.06 I 정두리 기자
이창용 "부동산 자금 쏠림 금융위기 초래" 경고…이번엔 전세제도 파격제안
  • 이창용 "부동산 자금 쏠림 금융위기 초래" 경고…이번엔 전세제도 파격제안
  • [이데일리 장영은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형 뉴 리츠(REITs)’를 제안했다. 부동산 중심 가계부채 급증세가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떨어뜨리고, 금융 부문의 취약성을 키울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싱크탱크’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한은이 올해 들어 제시한 △외국인 돌봄 노동자 도입 △농산물 수입개방 관련 연구 △입시제도 개편안에 이은 우리 사회 구조개혁 제언의 연장선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5일 한은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밀접하게 연계돼 대출 규제나 금리조정만으로 디레버리징(부채감축)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은행)이창용 한은 총재는 5일 ‘우리나라 가계·기업 금융 과제’를 주제로 한은과 한국금융학회가 공동 주최한 정책 심포지엄 축사를 통해 “부동산 부문으로 지나친 자금 쏠림은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고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위험이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가계와 기업 금융의 구조적 문제는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 과제”라고 했다.이 총재는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직후 100%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급증했으며, 은행 가계대출의 74%가 주택 관련 대출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대출 역시 “2010년 말 GDP대비 9%였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지난해 말에는 24%까지 늘었다”며 “자금이 이렇게 비생산적인 부문으로 집중되면 자원 배분의 비효율과 성장동력 약화가 초래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금융시스템이 크게 영향을 받아 기업금융 부문의 취약성이 커진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발표자로 나선 이윤수 서강대 교수는 “가계부채의 ‘양’보다는 ‘질’ 악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늘었던 2013년부터 팬데믹 직전 시기에 신용이 증가하면서 대출의 질이 올라갔다”고 짚었다. 당시 소득이 늘고 신용도가 높은 고소득자 등을 위주로 대출이 이뤄지면서 부채의 총량은 늘었지만 연체율은 유지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일률적인 총량 규제보다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차주별 상환능력을 고려하는 기준을 통해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보증제도에 대해서는 △은행 대출심사에 도덕적 해이 유발 △갭투자 유인 확대 △전세가격 상승 초래 등의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나현주 한은 금융안정연구팀 과장은 주택 구입 혹은 임차 비용을 금융권 대출 대신 민간자본으로 조달하는 새로운 주거형태인 한국형 뉴 리츠( 뉴리츠)를 제안했다. 기존 전·월세 보증금에 해당하는 목돈을 리츠에 투자해 일정 지분을 사들인 뒤, 리츠 소유 주택에 거주하는 형태다. 김 교수는 가계가 임차인이자 투자자가 되면서 단순 주택담보대출 채무자였을 때에 비해 가계부채 누증이 완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퇴거 시 집값이 오른 만큼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2006년 1분기 이후 서울 기준 주택 매각 평균 수익률은 △6년 후 61% △7년 후 74% △8년 후 87% △9년 후 100% △10년 후 113%로 집계됐다. 아울러 정부의 최근 발표된 부동산 공급대책과 연계해 리츠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승범 국토교통부 부동산투자제도 과장은 “신도시에서 조금 더 싸게 리츠가 주택을 매입하게끔 해주면 (뉴 리츠가) 작동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정부 내에서 좋은 주택을 어떻게 더 싸게 공급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심포지엄 말미에 뉴 리츠가 부동산 공급을 늘리고 거주에 대한 수요자의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꼭 필요한 제도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현재 부동산 관련 은행 대출은 리스크를 다 소비자에게 전이한다, 선분양제도 역시 전부 다 레버리지를 통해 부동산을 로터리(복권)로 만든다”며 “부동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집을 살 수 있게 돈을 대주는 수요지원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가격이 올라가고 악순환이 된다. 공급을 지원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또 국토부를 향해서는 수요 보증이 아닌 공급 보증으로 갈 수 있도록 좋은 지역에서 뉴 리츠의 성공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나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자료=한국은행
2024.11.05 I 장영은 기자
캐피털도 ‘부실 PF 버티기’ 못한다…“유찰 시 가격 낮춰 재공매”
  • 캐피털도 ‘부실 PF 버티기’ 못한다…“유찰 시 가격 낮춰 재공매”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캐피털사가 앞으로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기대하며 PF 부실채권을 팔지 않고 버티는 전략을 활용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업계 차원에서 부실채권 구조조정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여신금융회사의 부동산 PF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개정하기 위한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캐피털사의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부실채권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에 대한 이견이 없으면 이달 말부터 시행될 예정이다.개정안에는 캐피털사가 보유한 3개월 이상 연체채권에 대한 경공매 기준이 담겼다. 다만 주택금융공사 등 PF 보증 사업장, 본PF 사업장, 시행사 또는 시공사 구조조정 진행 중인 사업장,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 또는 사업진행이 곤란하지 않은 사업장, 상각 정리한 사업장은 경공매 예외사유로 뒀다.이어 개정안은 캐피털사들이 보유한 연체채권에 대해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도래하는 달까지 즉시 경공매에 착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공매 응찰일부터 6개월 이내 공매를 마쳐야 하고, 만일 유찰되면 유찰된 날부터 1개월 내 재공매를 진행하도록 했다.특히 개정안에는 캐피털사가 연체채권을 팔지 않고 버틸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최초 공매의 최종 공매가는 채권 회수 가능 금액 및 실질담보가치를 감안, 합리적으로 설정했고, 유찰된 후 재공매할 때는 최종 공매가는 반드시 직전 공매의 최종 공매가보다 낮게 설정하도록 했다.이번 개정안은 캐피털사의 부동산 PF 부실이 위험 수준이라는 판단으로 마련됐다. 경공매 기준의 강도도 앞서 부동산 PF 부실의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이 적용하던 기준과 동일한 수준이다. 일부 캐피털사의 PF 부실이 저축은행 수준에 도달하면서 여신협회 차원에서 선제 관리에 나선 것이다.실제로 캐피털사의 부실 위험은 가시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여신금융업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2020년 말 13조8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3조9000억원으로 73% 증가했다. 이 기간 연체율은 0.28%에서 4.37%로 4.09%포인트 폭등했다.일부 캐피털사들이 본업인 리스, 할부금융보다 고수익에 속하는 부동산 금융에 집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캐피털사들은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는 만큼 여전채 발행을 통해 충당금을 쌓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소형 캐피털사는 약 150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여신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비해 그동안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연체율 등이 높지 않아 부실채권 경공매 기준을 강화하지 않았지만, 연체율이 계속해서 오르는 만큼 업계 차원의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며 “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중소 캐피털은 최대한 유동성을 확보해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일각에선 중소 캐피털의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선 위험기반 레버리지 배율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어 담보가 확실한 자동차금융, 주택금융, 일반 할부·리스에 대해서는 실제 자산의 50~75% 수준으로 가중치를 부여하고 신용대출, 기업금융, 부동산 PF 등 고위험 자산에는 실제 자산의 125~150%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식이다.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위험 기반 자본규제는 캐피털사의 정확한 위험을 추정하고 캐피털사 스스로 위험 인식을 높여 연체율 하락, 충당금 적립률 제고 등 건전성 강화를 유도할 수 있다”며 “또 캐피털 업권 전체적으로는 레버리지 배율이 낮아져 잉여자본 증가에 따른 여전채 발행비용을 줄이는 등 조달여건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2024.11.04 I 최정훈 기자
두나무, 청년 신용 회복 위한 ‘넥스트 드림’ 2차년도 사업 실시
  • 두나무, 청년 신용 회복 위한 ‘넥스트 드림’ 2차년도 사업 실시
  •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채무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신용 회복을 위해 ‘두나무 넥스트 드림’의 2차년도 사업을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사진=두나무)넥스트 드림은 두나무가 ‘청년에게 힘이 되는 금융’을 모토로 진행하는 ESG 프로젝트 ‘두나무 넥스트’ 시리즈(Next Series) 중 하나다. 신용회복위원회·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 등과 함께 하는 사업이다. 22년 9월 발표한 루나 거래 수수료 사회 환원 계획의 일환으로 2030 청년들이 빚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내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넥스트 드림은 사회 전반의 문제로 부상한 청년 부채의 매커니즘을 분석해 단기 금융 지원을 넘어 청년들의 자립 및 복지 사각지대 해소 실현을 위한 실질적 프로그램들로 구성했다. 채무조정 초기 선제적인 생계비 지원을 통해 고금리 대출·파산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돕고, 올바른 경제 습관 수립과 미래 설계를 위해 전문 재무 컨설턴트들이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도 진행한다.지난해 진행된 1차년도 사업에서는 총 300여명의 청년들이 도움을 받았다. 참여자 채무 조정 유지율은 90%에 달했고, 개인의 부채 부담도 크게 호전됐다. 빚을 갚기 위해 매달 납입해야 하는 금액이 약 200만원에서 약 40만원으로 평균 160만원 가량 감소했으며, 연체 경험 또한 평균 1.89회에서 0.69회로 줄었다.성과에 힘입어 두나무는 넥스트 드림 2차년도 사업을 한 단계 확장한다. 기존 수도권에 한정돼 있던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지원 대상도 채무 조정 뿐만 아니라 개인 회생이 확정된 만 19세 이상에서 39세 미만 청년까지 포함했다. 금융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포기, 대출 악순환을 방지하고자 재무 컨설팅 부분에도 힘을 더할 예정이다.청년들의 새로운 꿈, 넥스트 드림의 두번째 장은 11월 중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에 앞서 8월과 9월 두 달에 걸쳐 진행된 참여자 모집에는 약 700여명이 지원했다. 면접을 통해 11월 초 최종 300명이 선발될 예정이다. 청년들의 동반자가 될 재무 컨설턴트들은 총 29명으로 구성됐다. 은행, 증권 등 금융권에서 다년간의 경력을 보유하거나, 기획, 재무 등 경영 관리에 능통한 전문가들로 꾸렸다.체계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재무 컨설턴트 대상 교육도 실시했다. 지난 31일 혜화동 소재 사회연대은행 사옥에서 진행된 교육에는 △성수용 금융감독원 선임교수의 ‘청년 채무 현황 및 올바른 투자를 위한 재무 컨설팅 방향’ △김유리 신용회복위원회 수석심사역의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제도에 대한 이해’ △이은정 두나무 과장의 ‘디지털 자산의 이해, 디지털 자산의 투자사기, 피해사례 및 예방법’ 등의 강연이 이어졌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취업난·경제난이 심화되고 나날이 청년들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 부채는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사회 문제”라며 “두나무는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청년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그들의 고민에 깊게 공감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04 I 김가은 기자
‘건전성 관리 차원’이라며 고신용자 저리대출만 늘려
  • ‘건전성 관리 차원’이라며 고신용자 저리대출만 늘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이데일리 송주오 정두리 기자]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가계대출 관리의 하나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 릴레이를 펼쳤지만 오히려 인상 릴레이 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연 2%대 차주가 새로 등장했다. 은행권은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통상 2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시장금리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차주와 시장에선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이유로 고 신용자만 대출을 더 늘린 게 아니냐고 주장한다.31일 은행연합회의 9월 신규취급액 기준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금리구간별 취급비중에 따르면 연 3.0% 미만 비중은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각 0.9%로 집계됐다. 이어 신한은행은 0.3%, 하나은행 0.1%, NH농협은행 0%다. 연 3.0% 미만 차주 비중은 불과 두달 전만 해도 5대 은행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9월 통계는 8월에 대출이 실행된 데이터다.같은 기간 4대 은행은 전반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차주가 늘었다. KB국민은행은 7월 연 3~3.5% 미만 금리를 적용받은 차주 비중이 27.60%였지만 9월엔 34.90%로 상승했다. 신한은행도 22.30%에서 63.20%로 급증했고 우리은행은 18.80%에서 82.30%로 무려 63.50%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이 시기가 주목받는 것은 은행권의 ‘금리 인상 릴레이’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은 7월 초 금리 인상 단행을 시작으로 이달 초까지 20여차례 금리를 올렸다. 실제 이 기간 주요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도 올랐다. 단적인 예로 이 기간 국민은행의 평균 금리는 3.60%에서 3.65%로 인상됐다.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강화 기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 관리 원칙을 내세우며 연일 가계대출 증가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수십 차례 금리 인상을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이 기간에 신규 주담대 취급액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52조 2000억원에서 568조 7000억원으로 약 3%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신규 주담대는 9조 6038억원에서 11조 4172억원으로 19% 급증했다. 이 기간 은행권의 대출 문턱은 높아졌다. 4대 은행의 대출 평균 신용 평점은 933.5점에서 941점으로 상승했다. 평균 신용 평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차주의 평점은 이보다 높은 점수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측됐다. 즉 금리 인상 속 고평점 차주들을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졌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은행권의 대출 문턱 상승은 연체율 관리와도 연결 지을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대출 실행일의 금리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신청한 차주들이 있는데 대출 취급시점에 금융채가 신청 시점보다 더 떨어져서 2%대로 취급된 계좌들이 나타났다”며 “원가는 대출실행일에, 가산금리는 대출신청 시점에 결정된다. 그 계좌는 6월 말부터 7월에 신청한 계좌다”고 말했다.
2024.11.01 I 송주오 기자
먹구름 걷혔나…카드사, 두자릿수 순익 기록
  • 먹구름 걷혔나…카드사, 두자릿수 순익 기록
  • [이데일리 최정훈 김나경 기자] 주요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1년 전보다 1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수요 급증으로 트래블 카드와 VIP 고객 유치를 위한 프리미엄 카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실적 증가는 업황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비용 절감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주 보험사들이 보험 손익 악화에도 비용절감, 장기보험 영업실적 제고를 통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이 3분기 누적 7400억원 당기순익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가까이 증가했고, 신한라이프도 비즈니스 혁신 노력에 힘입어 누적 4671억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당기순익이 큰 폭 증가했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30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하나·우리 등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와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의 합은 1조 7220억원으로, 지난해(1조 4730억원) 대비 16.9% 늘었다.5개 카드사는 모두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신한카드는 3분기 순이익 5527억원으로 순이익 1위를 수성했다. 이는 작년보다 17.8% 증가했다. 삼성카드가 전년 대비 23.6% 늘어난 53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카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순이익 성장률이 가장 큰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3분기 순이익은 1844억원으로 작년보다 44.8% 증가했다. KB국민카드도 3분기 순이익이 3704억원으로 36% 증가했고 우리카드는 19.7% 증가한 14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이어갔다.카드사들의 순이익 증가는 여행 수요 급증에 인기를 끈 트래블 카드와 VIP 고객 유치에 집중한 프리미엄 카드 전략이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카드모집인 축소 등 효율화도 효과를 봤다. 카드론이 크게 늘어난 것 역시 3분기 실적 증가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말 기준 4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24조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기준 24조8000억원으로 약 8000억원이 증가했다.지난해에 비해 순이익이 급증한 하나카드는 “국내 및 해외 취급액 증가, 연회비 수익 증가, 모집 및 판촉비 절감 등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KB국민카드도 “유 실적 회원과 금융자산 성장, 모집·마케팅 등 주요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한 내실성장으로 지난해보다 당기순이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주요 카드사들의 순이익이 두자릿수로 늘긴 했지만 카드사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방식으로 순이익을 만든 ‘불황형 흑자’라고 전했다. 특히 고금리 시기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 비용은 여전히 부담이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의 3분기 이자비용은 1조754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634억원) 대비 12.2% 늘었다. 특히 신한카드의 이자비용은 지난해 3분기 6887억원에서 올해 3분기 7781억원으로 13% 늘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의 이자비용은 5135억원에서 5966억원으로 16.2% 증가했다.일부 카드사는 여전히 연체율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연체율은 1.29%로, 전년 말 대비 0.26%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카드는 1.78%로 0.56%포인트, 하나카드의 연체율도 1.8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연체율이 개선됐다.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33%로 전년 말 대비 0.12%포인트 개선됐고, 삼성카드도 0.94%로 같은 기간 0.24%포인트 낮아졌다.카드론 증가의 반작용인 높은 연체율을 낮추기 위한 대출채권의 대규모 매각이 순이익 증가에 미친 영향도 적지 않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채권 매각을 진행하는 6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KB국민·우리·하나·롯데카드)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올해 상반기 기준 3685억원을 기록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956억원에 불과했던 카드사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지난해 5848억원으로 6배 넘게 불어났다.카드업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이 좋은 이유는 업황 개선이 아니라 내실경영과 비용효율화에 따른 실적 유지다”며 “기준금리가 인하되긴 했지만 3년 발행 카드채 같은 경우 상환 시기가 돌아왔을 때 발행 시기보다는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바꿔야 하기 이자비용이 부담이 줄어든 것이라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2024.10.30 I 최정훈 기자
"리스크보다 필요성이 더 크다"…금통위 금리인하 결정 어떻게 나왔나
  • "리스크보다 필요성이 더 크다"…금통위 금리인하 결정 어떻게 나왔나
  • [이데일리 장영은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을 결정한 이유는 향후 경제 성장 경로에 대한 우려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금리 인하 결정의 발목을 잡았던 수도권 집값 상승세와 이와 연동한 가계부채 둔화세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지만, 정부 정책의 효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자 내수 부진과 성장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된 것이다. 다만, 금리 인하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도 높았다. 이번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긴 했지만 3개월 내 금리전망에선 5대 1로 동결이 우세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 점을 인정하면서 미국만큼 빠른 속도와 큰 폭으로 금리를 인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못 박은 바 있다.한은 금통위는 이달 11일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사진= 한국은행)◇가계부채 둔화 시작 확인하자 ‘성장’으로 기운 무게추29일 공개된 지난 11일 금통위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 6명 중 5명은 금리 인하를 지지하면서 성장 경로의 하방 리스크 혹은 내수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이번달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는 2021년 8월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금통위원들은 수출이 끌고 내수가 회복되면서 우리 경제가 완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데는 공감대를 이뤘다. 다만 인하 의견을 낸 의원들은 내수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정부 지출 감소로 건설투자 부진 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예상보다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한 위원은 “향후 국내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지만 건설투자 부진 등 성장의 하방 리스크는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국 경기 흐름, 글로벌 IT경기 향방,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과 관련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다소 높아졌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내수 회복세가 더디고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았다”고 진단했고, 또 다른 위원은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 제약, 자영업 부문의 구조적 어려움, 고령화에 따른 취업자수 증가폭 둔화와 소비성향 하락, 보수적인 재정운용 등으로 그(성장)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기업대출 및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과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이 제한적인 가운데 통화정책이 완충적인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각각 금리인하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이유로 언급됐다. 지난 6월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자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가 금융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사진= 연합뉴스)◇가계부채·수도권 집값에 대한 우려도 여전 연초부터 저울질했던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음에도 금통위원들의 고민은 어느 때보다 깊었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하’라는 평가에 걸맞게 향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입장이 다수 확인됐으며, ‘동결’ 소수의견도 나왔다. 특히 금융안정 위험으로 꼽혔던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우려도 여전했다. 한 위원은 “부동산 경기는 지속성(persistence)이 강하고 시장참여자의 기대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도권 주택시장이 진정되었다고 안심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른 위원도 “가계부채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의 영향 등으로 향후 증가규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지만 그 우려는 여전히 크다”고 했다. 추가 금리 인하를 언급하며 가장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의견을 낸 위원도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의 추세적 흐름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금리 인하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정책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과 관련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효과에 대해 “10월에 저희가 부탁드린 것처럼 효과가 났다고 보고 있고 계속 모니터링 중인데 효과가 계속 나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은 다음달 초에 있을 미국 대선과 중국의 경기, 중동 리스크 등 대외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점에도 입을 모았다. ◇‘동결’ 소수의견 낸 장용성 위원 “아직 더 지켜봐야”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홀로 ‘동결’ 의견을 낸 장용성 위원은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안정 리스크를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국내경제는 반도체 중심의 견고한 수출에 힘입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장기 평균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이어 “건설 경기 부진을 포함한 미약한 내수, 일부 취약부문의 높은 연체율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고 생각되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나아가 경제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장 위원은 9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고 짚었다. 그는 “선호 지역의 공급 부족 우려 등 주택가격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며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세를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추이를 좀 더 확인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또 민간 소비 침체에 대해선 누적된 물가상승 영향이 크다고 봤다. 그는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인한 높은 물가수준이 소비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내려왔어도 안정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 향상과 민간소비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아울러 장 위원은 “고금리 기간 동안 가계와 기업 부문이 체질 개선을 위한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을 더 이뤄내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2024.10.29 I 장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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