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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코리아세일페스타’ 맞아 온ㆍ오프라인 이벤트 실시
  • LG전자, ‘코리아세일페스타’ 맞아 온ㆍ오프라인 이벤트 실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LG전자는 국내 최대 쇼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을 맞아 이달 말까지 자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양한 할인 및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2024 코리아세일페스타' LG전자 프로모션 이미지먼저 LG전자 베스트샵(백화점 포함)과 LG전자 공식 온라인몰 LGE닷컴 공통 프로모션으로 다품목 구매고객에게 최대 520만 원 상당의 리워드(캐시백, 상품권 등 판매채널별 지급방식 상이)를 제공한다. 베스트샵 기준 적용 대상은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광파오븐 △정수기 △청소기 △노트북 △모니터 △스탠바이미 △스타일러 △슈케어 △시네빔 △안마의자 △와인셀러 △홈브루 △틔운 등 26개 품목이다.행사기간 전국 베스트샵 및 LGE닷컴에서는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스타일러, 청소기,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등 21개 품목의 기획모델을 최대 58%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다(품목별 한정수량 소진 시 종료).구매 금액 대별로 최대 60만 멤버십 포인트 적립(판매채널별 지급방식 상이)도 받을 수 있으며, 오는 11일까지 LGE닷컴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용 최대 30만 원 할인 쿠폰팩도 다운로드 가능하다.이와 함께, 아직 가전 구독 경험이 없는 고객들이 원하는 가전의 구독 서비스를 반값에 부담 없이 이용해볼 기회도 마련했다. 이달 말까지 LGE닷컴에서 가전 구독 대표모델 41종을 구독하면 1년간 구독료 반값 혜택을 받을 수 있다.할인 혜택뿐 아니라 경품 이벤트도 풍성하다. 오는 30일까지 베스트샵 및 LGE닷컴 구매고객 중 LGE닷컴 구매 인증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 총 1000명에게 로보킹AI프리스탠딩(1명), 스탠바이미GO(2명), 치킨쿠폰(200명), 아메리카노 쿠폰(797명) 등을 증정한다.구매 여부와 관계 없이 LGE닷컴 방문고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우리집 가전 Change 경품 이벤트’도 실시한다. 이달 말까지 LGE닷컴 이벤트 페이지에서 데일리 미션 수행 후 희망가전에 응모한 고객 중 17명을 추첨해 18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2024.11.08 I 이윤정 기자
한강의 힘…전례 없는 베스트셀러 `싹쓸이`
  • 한강의 힘…전례 없는 베스트셀러 `싹쓸이`
  • 작가 한강이 17일 ‘2024 포니정 혁신상’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한강의 책이 또 ‘베스트셀러’를 장악했다.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10권 중 6권 모두 한강 작품으로, 전례 없는 싹쓸이의 연장이다.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31일 “10월 5주차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결과, 광주의 비극을 그린 한강의 대표작 ‘소년이 온다’(창비)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3주 연속’ 1위 수성이다. 이어 2016년 맨부커상 수상으로 이미 주목받은 바 있는 ‘채식주의자’(창비)와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안긴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가 그 뒤를 이었다.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 책 표지(창비)한강의 유일한 시집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첫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문학과지성사)는 4위였다. 소설 ‘흰’(문학동네)과 ‘희랍어 시간’(문학동네)은 나란히 5위와 6위에 자리했다. 7위부터 10위까지는 ‘비(非) 한강’ 작품으로 채워졌다. 내년 소비경향을 분석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5’(미래의창)가 7위를 차지한 데 이어 8위는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위즈덤하우스)가 차지했다. 9위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41 트리플 특장판’(서울미디어코믹스), 유발 하라리의 신작 ‘넥서스’(김영사)는 10위에 올랐다.
2024.10.31 I 김미경 기자
매쉬업벤처스 '매쉬업 사스 플러스 데이' 개최
  • [마켓인]매쉬업벤처스 '매쉬업 사스 플러스 데이' 개최
  •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벤처스가 국내 주요 투자기관 관계자를 초청해 한국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매쉬업 사스 플러스 데이(Mashup SaaS+ Day)’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행사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의 공간 후원으로 디캠프 선릉센터 다목적홀에서 진행됐다.이택경 매쉬업벤처스 대표가 오프닝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매쉬업벤처스)이번 행사는 글로벌 SaaS 트렌드를 소개하고, 각 산업군에 SaaS를 접목해 시장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참여기업은 △셀러노트 △앤트 △에임인텔리전스 △엔츠 △오프라이트 △인블로그 총 6개사로 매쉬업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이다.이외에도 매쉬업벤처스 포트폴리오사 중 후속 투자유치를 준비 중인 제조업 현장 디지털 전환 솔루션 개발사 컨포트랩과 AI 기반 의료 솔루션 통합 구독 플랫폼 개발사 마이허브가 네트워킹 프로그램에 참여해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매쉬업벤처스는 올해 투자 라운드를 프리 시리즈A 단계까지 확대하는 등 투자 전략을 강화했다. 이택경 매쉬업벤처스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SaaS, 인공지능(AI) 분야 투자 비중이 60% 이상으로 큰 편”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및 스타트업 출신의 어드바이저 풀과 체계적인 조력 프로그램을 통해 포트폴리오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이날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한 박은우 매쉬업벤처스 파트너는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버티컬 SaaS 창업자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렸다”며 “노동의 워크플로우를 바꾸는 AI 에이전트, 비정형 멀티모달 데이터를 다루는 데이터베이스 기반 서비스, 산업 특화 사용자경험(UX)을 가진 수직 통합형 SaaS에 대해 적극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0.28 I 박소영 기자
라이언 고슬링·레이첼 맥아담스 '노트북', 10월 9일 20주년 재개봉
  • 라이언 고슬링·레이첼 맥아담스 '노트북', 10월 9일 20주년 재개봉
  •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라이언 고슬링,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의 위대한 클래식 로맨스 영화 ‘노트북’이 개봉 20주년을 맞아 10월 9일 재개봉한다.밝고 아름다운 도시 아가씨 앨리(레이첼 맥아담스 분)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시골 청년 노아(라이언 고슬링 분)의 평생에 걸친 기적 같은 로맨스 영화 ‘노트북’이 오는 10월 9일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노트북’은 개봉 당시 실화를 바탕으로 한 기적 같은 스토리로 전 세계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동명의 이름을 지닌 원작 소설또한 뉴욕타임스에서 56주 동안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배우이자 스타인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첼 맥아담스의 풋풋하고 아름다운 청춘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자 노아와 앨리의 만남과 이별, 재회까지 일생에 걸친 순애보적 사랑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로맨스 영화의 위대한 클래식이자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노트북’은 1940년대를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 등 엄혹한 시대에서도 자유로운 청춘의 단면과 함께 사랑과 표현에 거침없고 주체적인 이들의 모습은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랑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과 귀감을 전할 것이다.극장 개봉 확정 소식과 함께 공개된 포스터 2종 또한 ‘노트북’의 대표적인 명장면들로 눈길을 끈다. 특히, 강렬한 첫사랑의 시작을 담은 젊은 날의 노아와 앨리의 댄스 장면은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고, 빗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앨리와 노아의 뜨거운 입맞춤의 순간이 담겨있다. 돌이킬 수 없는 운명적인 사랑의 순간이 클래식한 무드와 어우러지며 다시 만나는 영화 ‘노트북’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여기에 “기적 같은 사랑이 다시 시작된다”는 카피 또한 다시 없을 세기의 러브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평생에 걸친 진실된 사랑을 담은 작품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회자되는 위대한 클래식 로맨스 ‘노트북’은 오는 10월 9일 개봉해 다시 한번 극장가를 따스한 사랑으로 물들일 것이다.
2024.09.13 I 김보영 기자
구글, 리서치앳 코리아 개최…'AI 최신 연구 사례 공유'
  • 구글, 리서치앳 코리아 개최…'AI 최신 연구 사례 공유'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구글이 한국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분야 최신 연구 동향을 연구하는 ‘리서치앳 코리아’ 행사를 27일 개최한다. 리서치앳은 구글이 전 세계 연구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최신 연구 주제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작년 9월부터 시작됐다. 한국에서 리서치앳이 개최된 것은 작년 11월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한국만 유일하게 두 번 개최한 국가가 됐다. 앤드류 김 구글 리서치·기술 및 사회 부문 디렉터는 2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리서치앳 코리아 행사 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최정희 기자)이날 행사에는 마야 쿨리키 부사장을 비롯해 캐서린 초우 프로덕트 총괄 등 구글 리서치의 글로벌 임원진 및 연구원은 물론,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국내 학계 및 AI연구기관, AI 관련 스타트업 등 학계, 산업계를 망라하는 AI 연구 개발자 약 300여명이 모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선 △연구자들의 연구 개발과정에서 방대한 자료의 효율적인 관리 돕는 AI 기반 노트정리 도구 ‘노트북LM(Notebook LM)’ △의료 전문가의 진단 및 치료 결정을 지원하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최첨단 의료용 대규모 언어 모델(LLM) ‘메드-제미나이(Med-Gemini)’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역량을 가진 ‘AI 에이전트(AI agent)’ △AI를 활용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 ‘커넥토믹스(Connectomics)’ 등 구글의 선도적인 AI기술을 담당 임원들이 직접 소개한다. 이번 행사가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개최된 만큼 한국 인사들도 발표에 나선다. LLM 모니터링 및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한국 스타트업 ‘콕스웨이브’의 김기정 대표도 국내 AI 연구 사례를 공유한다. 콕스웨이브는 구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AI 퍼스트 엑셀러레이터’에 선정된 기업이다. 이밖에 황성주 카이스트 AI 대학원 교수는 ‘온디바이스 러닝(On-Device Learning)’ 경험 관련 국내 연구 사례를 발표한다. ‘온디바이스 러닝’은 구글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카이스트와 구글 연구팀이 긴밀히 협력해 온 연구주제다. 이날 행사 2부에선 구글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스타트업을 위한 구글 AI 퀵스타트 가이드 및 사례들을 소개하는 ‘코-스포트라이트’ 행사를 진행한다. 구글의 AI 머신러닝 플랫폼 버텍스 AI(Vertex AI)를 포함, 스타트업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모델과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다양한 AI 서비스를 소개한다. 마야 쿨리키 구글 리서치 전략·운영·홍보 부사장은 “한국은 AI기술이 역동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중요한 국가”라며 “한국내 AI 전문가들과 직접 만나 서로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공유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며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AI 스타트업, 학계 연구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AI 기술 발전과 혁신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4.08.27 I 최정희 기자
“제발 환불해줘요” 밤샘에 굶고 대기하는 소비자들, 티메프 입장은?(종합)
  • “제발 환불해줘요” 밤샘에 굶고 대기하는 소비자들, 티메프 입장은?(종합)
  • [이데일리 한전진 경계영 김형환 기자 정윤지 수습기자]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직접 나서 소비자 피해 해결을 약속했다. 소비자 피해 우려가 불거진 지 약 이틀만이다. 다만 티몬의 경우엔 아직 확실한 환불 및 미정산 대금 지급 관련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류화현 위메프 대표 “구영배 국내서 해결책 모색 중”25일 오전 5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에서 만난 류 대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며 “어떻게든 소비자 피해가 없게 할 것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도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피해를 오늘 내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현재 (현장에서) 700건 처리를 완료했고 처리방식을 바꿔 지금부터 속도가 빨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선 고객부터 환불 조치를 일단락한 후 소상공인과 영세상인 등 판매대금 지급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류 대표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위메프 정산 지연금은 400억원에 이른다.류 대표는 판매자 대금과 환불 자금 마련과 관련해 “큐텐그룹 차원에서 다 같이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류 대표는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티몬 환불까지 같이 접수하다가 이를 중단시키고 티몬 고객관리(CS)로 이관했다.이번 사태 원인을 두고 류 대표는 “‘위시’ 인수 자금 등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 “지난 2월 말 새로운 판촉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사업부 실수로 7월에 정산해야 하는 판촉액이 계산한 것보다 훨씬 컸다”고 했다. 이어 “당초 예상보다 오차가 커 정산에 문제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미숙해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부연했다.류 대표는 “법인통장 가압류 공문을 받았고 가압류되면 소비자 환불을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며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대표가 직접 나와 현장 대응에 나선 위메프와 달리 티몬은 본사 문을 굳게 걸어닫고 있다. 티몬 측은 “모회사인 큐텐 차원에서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사에 돌려줘야 할 미정산 대금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에선 셀러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5일오후 서울 강남구 위메프 본사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이날 “오늘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방인권 기자)◇“저녁부터 와서 밤새고 있어요. 900만원 가벼운돈 아니잖아요.”위메프 사옥은 이날 새벽부터 정산·환불 지연 사태에 대한 고객 항의 방문이 이어지며 북새통을 이뤘다. 다음달 7일 중국 장가계로 떠나는 상품을 지난 6월 위메프에서 900만원에 결제했다는 김 모씨는 류 대표에게 “도대체 언제 환불이 되느냐”며 “900만원을 꼭 돌려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류 대표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꼭 환불을 해드리겠다”며 “조금만 기다려 주시라”고 진땀을 뺐다.위메프는 전날 오전부터 본사에서 환불과 피해 접수 절차를 진행했다. 본사 재무팀이 환불 신청 서류를 나눠주면 이를 작성 후 제출해 호명을 기다리는 식이다. 서류에는 결제자 정보, 예약번호, 상품명, 예약자명, 계좌번호를 적도록 했다. 보통 접수 후 환불까지 3~4시간이 넘게 걸렸다. 전날 저녁부터 새벽까지 꼬박 6시간을 기다린 이도 있었다.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은 “접수 순으로 환불이 이뤄지지 않는다”, “수기 접수 밖에 안 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소비자들은 혹여 환불을 받지 못할까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감에 떨었다. 티몬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했다는 30대 남성 조 모씨는 “티몬 사무실이 닫혀 있다보니 위메프로 올 수밖에 없었다”며 “류 대표가 티몬 관계자를 불러준다고 해서 3시간 넘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새벽 5시가 넘어가자 고객들은 졸린 눈을 비벼가며 ‘밤샘’에 들어갔다. 이틀째 오전에도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오전 10시가 넘어가자 132㎡(약 40평) 남짓한 로비는 환불을 받으려는 고객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하루 빨리 접수해야 환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불안감에서다. 아침부터 춘천에서 기차를 타고 왔다는 중년 여성 고 모씨는 “뉴스를 보고 소식을 접했는데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못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불안해서 올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환불을 기다리고 있는 티몬 소비자들이 2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형환 기자)◇굳게 닫힌 티몬 본사…“최소한의 대응조차 없어”같은날 신사동 티몬 본사 밖에도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부터 연차를 내고 온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환불을 기다리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노트에는 대기 순서와 이름, 전화번호가 빼곡이 적혀 있었다.전날 오후 8시에 도착해 하루를 꼬박 새웠다는 김혜선(25)씨는 “전북 전주에서 출발해 밥도 못 먹고 밤을 꼴딱 샜다”며 “남자친구와 태국여행을 특가로 가려고 취업준비생임에도 큰 맘 먹고 150만원을 결제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다만 환불 작업에 적극적인 위메프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티몬은 위메프와 달리 아무런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티몬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됐으며 회사 문은 굳게 닫혀 있는 상태였다. 티몬 충성고객이라고 밝힌 이 모씨는 “지난달에 티몬캐시를 샀는데 환불 받아야 하는 금액이 4500만원 정도”라며 “위메프처럼 대표라도 나와 대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하는데 아무런 연락도 없고 답도 없으니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화현 위메프 대표가 고객들의 항의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2024.07.25 I 한전진 기자
설현도 푹 빠졌다…`읽는 책` 인기 넘은 `쓰는 책`의 매력
  • 설현도 푹 빠졌다…`읽는 책` 인기 넘은 `쓰는 책`의 매력[위클리 핫북]
  • 올해 2월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필사의 매력에 빠져 있는 설현의 모습(사진=MBC).[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최근 서점가에서 ‘필사 책’ 한 권이 주목받고 있다. 어휘력과 문장력, 문해력을 높일 수 있는 이른바 필사 가이드 책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위즈덤하우스)다.14일 예스24에 따르면, 유선경 작가가 펴낸 이 책은 지난 3월 출간 이후 빠르게 입소문을 얻기 시작하면서 7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짧고 자극적인 단어들에 익숙해진 숏폼(short-form, 짧은 영상)의 시대에 매일 한 줄 씩 인문학 문장을 읽고, 찬찬히 곱씹어 글씨를 쓰다 보면 마음도 차분해지고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어 필사 책이 일부 독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자신의 손으로 직접 베껴 써보는 필사(筆寫)는 오래된 자기 수련법 중의 하나로, 출판계 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모양새다. 설현 등 유명 연예인들이 필사에 푹 빠졌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필사의 매력이 다시금 알려지고 있다.이 책에서는 ‘읽기’만으로 어휘력을 향상하기 힘들다고 지적하며, 어휘력을 기르는 구체적인 방법과 그에 따른 필사 가이드를 단계별로 세세하게 공유한다. 또한 ‘대박’ 등 뻔한 단어로 좋은 감정을 표현하는 대신 써볼 수 있는 여러 단어 등을 추천하며 표현력을 높일 수 있는 텍스트들을 소개한다.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설현이 등장한 방송 장면.출판사 관계자는 “쓰기는 읽기보다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의도치 않은 틈을 발생시킨다”며 “그 틈을 통해 미처 포착하지 못했던 작품의 깊은 의미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일 1교양 형태의 인문 교양서 등 유사한 형식의 도서도 출간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그리기나 쓰기에 초점을 맞춘 책의 출간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한편 유시민 작가의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과 모건 하우절의 ‘불변의 법칙’이 각각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어 박용우 박사의 33년 비만 연구와 임상치료 경험을 풀어낸 ‘내 몸 혁명’이 4위, ‘2024 큰별쌤 최태성의 별별한국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심화(1,2,3급) 상’이 지난주 9위에서 네 계단 상승한 5위에 올랐다.자료=예스24 제공
2024.07.15 I 김미경 기자
젠틀맨스 가이드·하데스타운·베르사유의 장미…뮤지컬 기대작 쏟아진다
  • 젠틀맨스 가이드·하데스타운·베르사유의 장미…뮤지컬 기대작 쏟아진다
  • 하데스타운(사진=에스앤코)[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2024 기대작으로 주목받아온 뮤지컬들이 이달 잇달아 개막해 관객을 기다린다. 다시 관객 곁으로 돌아온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과 ‘하데스타운’, 첫 선을 보이는 ‘베르사유의 장미’ 등이 업계에 활력을 더할 기대작으로 꼽힌다.먼저 6일 ‘젠틀맨스 가이드’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한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삼은 코미디물이다. 가난한 청년 몬티 나바로가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가문의 백작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서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룬다.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토니어워즈, 드라마데스크어워즈, 외부비평가상, 드라마리그 어워즈 등 4대 뮤지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2018년 초연했으며 이번이 4번째 시즌이다. 몬티 나바로 역에는 송원근, 김범, 손우현이 캐스팅됐다. 김범과 손우현은 이번이 뮤지컬 무대 첫 도전이다. 다이스퀴스 가문 후계자들을 1인 9역으로 소화해야 하는 다이스퀴스 역은 정상훈, 정문성, 이규형, 안세하가 함께 맡는다. 이들이 단 15초 만에 의상, 가발, 분장 등을 바꿔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모습은 공연의 주요 감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공연은 10월 20일까지 이어진다. 허혜진, 류인아(이상 시벨라 홀워드 역), 김아선, 이지수(이상 피비 다이스퀴스 역) 등도 출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젠틀맨스 가이드(사진=쇼노트)하데스타운(사진=에스앤코12일부터는 ‘하데스타운’이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현대적 해석 가미한 뮤지컬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사계절 중 봄,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교차돼 펼쳐진다.‘하데스타운’은 2019년 브로드웨이 정식 개막 후 3개월 만에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8개 부문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2021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초연했다. 이번이 2번째 공연으로 10월 6일까지 공연한다.오르페우스 역은 조형균, 박강현, 김민석이 연기한다. 듀오 멜로망스 멤버인 김민석은 ‘하데스타운’으로 뮤지컬 관객과 처음 만나게 된다. 헤르메스 역에는 최정원, 최재림, 강홍석 등이 캐스팅됐고, 페르세포네 역은 김선영과 리아가 소화한다. 오르페스우스의 뮤즈 에우리디케 역은 김환희, 김수하가 연기하며 하데스 역은 지현준, 양준모, 김우형 등이 맡는다.베르사유의 장미(사진=EMK뮤지컬컴퍼니)16일에는 ‘베르사유의 장미’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누적 판매량이 2000만부를 넘어선 동명의 스테디셀러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이번이 초연이다. 유서 깊은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집안의 명예를 이어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근위대장이 되는 오스칼의 이야기를 프랑스 혁명기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내며 진정한 자유와 사랑, 인간애를 그릴 예정이다.EMK뮤지컬컴퍼니의 6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약 2000명이 캐스팅 오디션에 지원한 가운데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이상 오스칼 역),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이상 앙드레 그랑디에 역) 등이 주요 배역을 따냈다. 이밖에 박민성, 서영택, 노윤(이상 베르날 샤틀레 역), 서지영, 리사, 박혜미(이상 폴리냑 부인 역), 유소리, 장혜린(이상 로자리 라 모리엘 역), 송재림, 성연(플로리안 빅토르 클레망 드 제로델) 등이 작품에 출연한다. ‘베르사유 장미’는 10월 13일까지 공연한다.
2024.07.01 I 김현식 기자
‘아동학대 피소’ 논란 속 도서전 찾아 팬들 만난 손웅정 감독
  • ‘아동학대 피소’ 논란 속 도서전 찾아 팬들 만난 손웅정 감독
  •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한 출판사가 진행한 팬 사인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손웅정 감독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축구아카데미’ 코치진들과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다(사진=뉴시스).[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자신이 운영하는 손(SON)축구아카데미 소속 코치들과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26일 예정대로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팬 사인회를 가졌다.손 감독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 서울국제도서전 내 출판사 문학동네 부스에서 열린 팬 사인회에 참석해 팬들을 맞았다. 그는 약 1시간가량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웃음을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손 감독은 지난 4월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난다)를 펴냈다. 2010년부터 작성해온 독서 노트를 바탕으로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김민정 시인과 인터뷰한 내용을 묶었다. 책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화제작이다. 손 감독 특유의 철학을 담아내 자녀 교육에 관심이 큰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면서 이날 사인회 현장도 뜨거웠다. 이곳저곳에서 플래시가 터졌고, 환호가 이어졌다. 논란 속 손 감독은 이날 찾아준 팬들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를 찾아 한 출판사가 주관한 작가사인회에 참석해, 자신의 책에 사인해 주고 있다. 한편 손웅정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코치진들이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이날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앞서 손 감독은 이날 본인이 운영 중인 ‘SON축구아카데미’ 코치진 2명과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됐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손 감독을 비롯한 3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그는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시대의 변화와 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제 방식대로만 아이들을 지도한 점을 반성한다”며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가족들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건 발생 직후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자 노력했지만 고소인 측이 수억 원의 합의금을 요구했고,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손 감독 측은 고소인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수사를 통해 바로잡겠다는 입장도 전달했다.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이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한 출판사가 주관한 작가 사인회를 진행 중이다(사진=연합뉴스).
2024.06.26 I 김미경 기자
뮤지컬 가사 속 방언, 재치 있게 번역하려면
  • 뮤지컬 가사 속 방언, 재치 있게 번역하려면[홍정민의 뮤지컬 톺아보기]
  • 한국 뮤지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라이선스 작품(해외 원작을 현지화한 작품)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관객의 기대와 수요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번역 전문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작품이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2023년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뮤지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표준어만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지역, 인종, 사회 계층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발음이나 억양, 어휘 등이 캐릭터 전달이나 사건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서는 주인공 들로리스가 삼류 클럽 흑인 여가수라는 점이 사건의 발단이자 보수적인 수녀들과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대부분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그러한 배경이 반영되는 어휘나 말투가 작품의 이해와 재미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는 주인공 일라이자가 거리의 꽃 파는 처녀에서 상류층 숙녀로 성장하는 과정이 억양과 단어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므로 각 계층 특유의 언어 습관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이처럼 특정 지역, 인종, 계층에서만 사용되는 음성, 음운, 문법, 어휘의 체계를 방언(dialect)이라고 한다. 방언에는 해당 언어 집단과 관련하여 연상되는 전형적 특징이 존재한다. 영어를 예로 들자면 감자튀김을 영국 영어는 ‘칩스’(chips), 미국 영어는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라는 다른 어휘로 지칭하는 것, 또는 흑인 영어가 문법적으로 다중부정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이해를 도와야 하는 공연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적절히 포착해 신속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인물의 개성과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해당 인물이 속한 집단의 전형성을 활용해야 하는 셈인데 방법은 다양하다.◇아이의 어휘 활용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2020년 공연 장면. (사진= 오디컴퍼니)우선 특정 집단에서만 자주 사용되는 어휘를 선택할 수 있다.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와 어린 시절 친구인 앨빈 켈비의 이야기를 그린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는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두 배우는 각 캐릭터의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등 다양한 연령대를 연기한다. 이 과정에서 각 연령의 사내아이들이 쓸 법한 다양한 어휘가 사용된다. 이러한 어휘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리적,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토마스와 여전히 소년의 마음을 간직한 앨빈의 차이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예를 들어 두 사람이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함께 부르는 넘버 ‘레밍턴 선생님’(Mrs. Remington)에는 “Mrs. Lynch was an ignoramus. Mr. Pollack was just plain mean”(린치 선생님은 무식쟁이였고, 폴락 선생님은 그냥 심술 맞았지)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한국어 가사에서는 이를 “2반 담탱이는 마녀였고, 3반 담탱이는 게거품”으로, “her critical eyes”(선생님의 냉철한 눈)는 “완전 초능력 눈빛”으로 옮겨 문화적으로 익숙하면서도 초등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어휘를 선택했다.두 사람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나오는 ‘평범해져’(Normal)에서 토마스는 아직 어린이에 머물러 있는 앨빈에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면 평범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한국어 가사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간쯤에 있는 토마스의 모습이 어휘를 통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넘버 초반의 “It’s a bug. A stupid, squashable bug“(벌레야. 그냥 멍청한, 찌그러뜨릴 수 있는 벌레)는 “벌레야. 짜부시켜도 되는 쬐그만한 벌레”로 어린이들이 사용할 법한 어휘를 사용해 번역했다. 반면 뒤에 나오는 “Nobody said it was pretty”(보기 좋다고 하는 사람은 없어)는 “기분이 구린 거 알아”와 같이 10대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할 법한 비속어로 옮겼다. 자신 역시 아직 어리지만 고등학교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회화(?)가 되어야 하는 데 따른 혼란이 이러한 어휘 차이를 통해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간극은 두 사람이 성인이 되면 좀 더 확대된다. 앨빈이 토마스의 초대로 난생 처음 고향을 떠나 큰 도시로 갈 계획을 세우는 장면에서 부르는 ‘이제 떠나, 기다려’(Independence Day)가 좋은 예다. 원문에서 앨빈은 “I’m shaking the dust of this crummy old town off my feet”(너저분한 오래된 동네를 떠난다), “I’ll make up a sign for the bookstore, and hang it where people come in saying ‘closing for Christmas. The owner is hitting the street’”(안내문을 만들어 사람들이 들어오는 곳에 걸어 둘 거야. ‘성탄절 연휴 휴점. 주인이 여행 갑니다’)라며 여행을 앞둔 설렘을 노래한다. 한국어 가사는 이를 “이 구리구리한 동네를 떠나라”, “공지 대빵 크게 걸어놨어. 가게 문 열면 딱 보여 ‘공지. 연말엔 휴점 주인장이 떠납니다’로 번역한다. 즉, 원문의 일반적 단어를 “구리구리”, “대빵”, “주인장” 등 어린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대체함으로써 앨빈의 정신세계가 여전히 어린 아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좀 더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컴 프롬 어웨이’, 문법 활용해 서로 다른 인종 표현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의 한 장면. (사진=쇼노트)문법 역시 방언을 번역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말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컴 프롬 어웨이’는 2011년 9·11 테러 당시 미국 영공이 폐쇄되는 바람에 미국행 승객들이 캐나다의 갠더라는 작은 마을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인종, 언어, 출신, 취향 등이 다양한 모든 방문자를 따듯하게 환대해준 마을 주민의 모습을 통해 인류애와 연대의 가치를 보여준다.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 속에는 다양한 인종과 언어가 등장하는데, 영어와 한국어 대사와 가사가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일례로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임시 대피소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아프리카계 흑인 부부는 구세군 유니폼을 입은 주민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며 버스에서 선뜻 내리지 못한다. 버스 기사가 이들이 들고 있던 성경책에서 “Be anxious for nothing”(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이라는 구절을 찾아 보여주면서 비로소 안심하게 된다. 이때 세 사람은 “And that’s how we started speaking the same language“(이렇게 우리는 같은 언어를 말하기 시작했다)는 대사를 동시에 말하며 언어 장벽을 넘어 서로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종, 언어, 출신, 취향 등을 초월하는 보편적 인류애라는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결정적 장면 중 하나로 그전까지 양측의 언어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마지막 대사의 감동도 배가될 수 있다.원문에서 남편이 두려움에 떨며 상황을 설명하는 대사는 “We pass through a large gate and the bus pulls to a stop. And through the windows ― out there in the darkness ― we see all these people coming out of the buildings”(우리는 큰 문을 지나고 버스는 멈춘다. 어두운 밖 창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건물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이다.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지만 해당 배역을 흑인 배우가 흑인 영어 특유의 발음과 억양으로 연기를 해 이질성이 전달된다. 반면 한국어는 이를 문법적으로 수정하는 방식을 택한다. 문장을 짧게 끊고 조사를 삭제해 “거대한 게이트 통과한다. 버스 멈춘다. 창 밖엔 건물에서 어둠 속에 사람이 많이 나온다”로 번역해 인물의 언어 구사가 유창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독특한 억양으로 체코 이민자 표현한 ‘원스’뮤지컬 ‘원스’ 2014년 한국 초연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특정 국가나 지역의 특성을 전달하는데 음의 높낮이와 같은 억양과 발음이 자주 사용된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초반 주인공 스위니 토드와 대결을 펼치는 이발사 피렐리는 이탈리아계라는 자신의 출신을 강조하기 위해 어휘나 문장 끝에 과장된 ‘R’ 발음을 붙인다. 한국어 번역에서도 ‘R’ 발음을 통해 이탈리아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게 돕는다. 일본인과 중국인이 구사하는 한국어를 표현할 때 각각 ‘~므니다’, ‘~해’를 어미에 넣는 것과 유사한 접근이다. 이탈리아어 특유의 어미 처리가 한국인에게도 생소하지 않기 때문에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반면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특징을 전달해야 할 때도 있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원스’의 여주인공 걸은 체코 이민자 출신으로 어눌한 영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체코어는 한국인에게 생소한 언어로서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발음이나 억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번역을 통해 이를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걸의 독특한 말투가 작품의 유머와 이국적 분위기에 크게 기여하는 만큼 이를 삭제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전달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대안은 다양하겠으나, 2019년 한국 초연 당시 해당 배역을 맡았던 배우 전미도가 선택한 방법은 중국 동포의 억양과 한국의 사투리를 섞는 것이었다. 반응이 엇갈리긴 했지만 두 개 언어가 섞이면서 나오는 어색한 발음과 억양은 전달하되 개인만의 언어 사용 습관처럼 들리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칼럼에 사용된 대사와 가사의 영어 원문은 뮤지컬 넘버 가사와 음원을 제공하는 ‘올 뮤지컬즈’(All Musicals) 사이트와 관련 유튜브 영상을, 한국어 대사와 가사는 각 작품의 OST와 유튜브 영상을 참고한 것입니다.△필자 소개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뮤지컬 번역으로, ‘Taboos, Translation, and Intersemiotic Interaction in South Korea‘s Successful Musical Theaters’, ‘국내외 뮤지컬 번역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등 라이선스 뮤지컬 번역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A&HCI급 국제 학술지, KCI 등재지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활발하게 출판하고 있다.
2024.03.30 I 장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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