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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코리아세일페스타’ 맞아 온ㆍ오프라인 이벤트 실시
-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LG전자는 국내 최대 쇼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을 맞아 이달 말까지 자체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다양한 할인 및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2024 코리아세일페스타' LG전자 프로모션 이미지먼저 LG전자 베스트샵(백화점 포함)과 LG전자 공식 온라인몰 LGE닷컴 공통 프로모션으로 다품목 구매고객에게 최대 520만 원 상당의 리워드(캐시백, 상품권 등 판매채널별 지급방식 상이)를 제공한다. 베스트샵 기준 적용 대상은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광파오븐 △정수기 △청소기 △노트북 △모니터 △스탠바이미 △스타일러 △슈케어 △시네빔 △안마의자 △와인셀러 △홈브루 △틔운 등 26개 품목이다.행사기간 전국 베스트샵 및 LGE닷컴에서는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스타일러, 청소기,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등 21개 품목의 기획모델을 최대 58%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다(품목별 한정수량 소진 시 종료).구매 금액 대별로 최대 60만 멤버십 포인트 적립(판매채널별 지급방식 상이)도 받을 수 있으며, 오는 11일까지 LGE닷컴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전용 최대 30만 원 할인 쿠폰팩도 다운로드 가능하다.이와 함께, 아직 가전 구독 경험이 없는 고객들이 원하는 가전의 구독 서비스를 반값에 부담 없이 이용해볼 기회도 마련했다. 이달 말까지 LGE닷컴에서 가전 구독 대표모델 41종을 구독하면 1년간 구독료 반값 혜택을 받을 수 있다.할인 혜택뿐 아니라 경품 이벤트도 풍성하다. 오는 30일까지 베스트샵 및 LGE닷컴 구매고객 중 LGE닷컴 구매 인증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진행, 총 1000명에게 로보킹AI프리스탠딩(1명), 스탠바이미GO(2명), 치킨쿠폰(200명), 아메리카노 쿠폰(797명) 등을 증정한다.구매 여부와 관계 없이 LGE닷컴 방문고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우리집 가전 Change 경품 이벤트’도 실시한다. 이달 말까지 LGE닷컴 이벤트 페이지에서 데일리 미션 수행 후 희망가전에 응모한 고객 중 17명을 추첨해 1800만 원 상당의 제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 구글, 리서치앳 코리아 개최…'AI 최신 연구 사례 공유'
-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구글이 한국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분야 최신 연구 동향을 연구하는 ‘리서치앳 코리아’ 행사를 27일 개최한다. 리서치앳은 구글이 전 세계 연구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최신 연구 주제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작년 9월부터 시작됐다. 한국에서 리서치앳이 개최된 것은 작년 11월 이후 이번에 두 번째로 한국만 유일하게 두 번 개최한 국가가 됐다. 앤드류 김 구글 리서치·기술 및 사회 부문 디렉터는 27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리서치앳 코리아 행사 전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최정희 기자)이날 행사에는 마야 쿨리키 부사장을 비롯해 캐서린 초우 프로덕트 총괄 등 구글 리서치의 글로벌 임원진 및 연구원은 물론,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 국내 학계 및 AI연구기관, AI 관련 스타트업 등 학계, 산업계를 망라하는 AI 연구 개발자 약 300여명이 모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선 △연구자들의 연구 개발과정에서 방대한 자료의 효율적인 관리 돕는 AI 기반 노트정리 도구 ‘노트북LM(Notebook LM)’ △의료 전문가의 진단 및 치료 결정을 지원하고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최첨단 의료용 대규모 언어 모델(LLM) ‘메드-제미나이(Med-Gemini)’ △텍스트, 이미지,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모달리티를 인식하고 처리하는 역량을 가진 ‘AI 에이전트(AI agent)’ △AI를 활용해 뇌의 구조와 기능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 ‘커넥토믹스(Connectomics)’ 등 구글의 선도적인 AI기술을 담당 임원들이 직접 소개한다. 이번 행사가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개최된 만큼 한국 인사들도 발표에 나선다. LLM 모니터링 및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한국 스타트업 ‘콕스웨이브’의 김기정 대표도 국내 AI 연구 사례를 공유한다. 콕스웨이브는 구글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AI 퍼스트 엑셀러레이터’에 선정된 기업이다. 이밖에 황성주 카이스트 AI 대학원 교수는 ‘온디바이스 러닝(On-Device Learning)’ 경험 관련 국내 연구 사례를 발표한다. ‘온디바이스 러닝’은 구글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카이스트와 구글 연구팀이 긴밀히 협력해 온 연구주제다. 이날 행사 2부에선 구글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함께 스타트업을 위한 구글 AI 퀵스타트 가이드 및 사례들을 소개하는 ‘코-스포트라이트’ 행사를 진행한다. 구글의 AI 머신러닝 플랫폼 버텍스 AI(Vertex AI)를 포함, 스타트업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모델과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다양한 AI 서비스를 소개한다. 마야 쿨리키 구글 리서치 전략·운영·홍보 부사장은 “한국은 AI기술이 역동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중요한 국가”라며 “한국내 AI 전문가들과 직접 만나 서로의 최신 연구 성과들을 공유하고 고민을 함께 나누며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AI 스타트업, 학계 연구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AI 기술 발전과 혁신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젠틀맨스 가이드·하데스타운·베르사유의 장미…뮤지컬 기대작 쏟아진다
- 하데스타운(사진=에스앤코)[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2024 기대작으로 주목받아온 뮤지컬들이 이달 잇달아 개막해 관객을 기다린다. 다시 관객 곁으로 돌아온 ‘젠틀맨스 가이드 : 사랑과 살인편’(이하 ‘젠틀맨스 가이드’)과 ‘하데스타운’, 첫 선을 보이는 ‘베르사유의 장미’ 등이 업계에 활력을 더할 기대작으로 꼽힌다.먼저 6일 ‘젠틀맨스 가이드’가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개막한다. ‘젠틀맨스 가이드’는 1900년대 초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삼은 코미디물이다. 가난한 청년 몬티 나바로가 자신이 고귀한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가문의 백작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서열 높은 후계자들을 한 명씩 제거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다룬다.201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후 토니어워즈, 드라마데스크어워즈, 외부비평가상, 드라마리그 어워즈 등 4대 뮤지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2018년 초연했으며 이번이 4번째 시즌이다. 몬티 나바로 역에는 송원근, 김범, 손우현이 캐스팅됐다. 김범과 손우현은 이번이 뮤지컬 무대 첫 도전이다. 다이스퀴스 가문 후계자들을 1인 9역으로 소화해야 하는 다이스퀴스 역은 정상훈, 정문성, 이규형, 안세하가 함께 맡는다. 이들이 단 15초 만에 의상, 가발, 분장 등을 바꿔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하는 모습은 공연의 주요 감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공연은 10월 20일까지 이어진다. 허혜진, 류인아(이상 시벨라 홀워드 역), 김아선, 이지수(이상 피비 다이스퀴스 역) 등도 출연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젠틀맨스 가이드(사진=쇼노트)하데스타운(사진=에스앤코12일부터는 ‘하데스타운’이 샤롯데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현대적 해석 가미한 뮤지컬로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사계절 중 봄,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교차돼 펼쳐진다.‘하데스타운’은 2019년 브로드웨이 정식 개막 후 3개월 만에 토니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한 8개 부문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2021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초연했다. 이번이 2번째 공연으로 10월 6일까지 공연한다.오르페우스 역은 조형균, 박강현, 김민석이 연기한다. 듀오 멜로망스 멤버인 김민석은 ‘하데스타운’으로 뮤지컬 관객과 처음 만나게 된다. 헤르메스 역에는 최정원, 최재림, 강홍석 등이 캐스팅됐고, 페르세포네 역은 김선영과 리아가 소화한다. 오르페스우스의 뮤즈 에우리디케 역은 김환희, 김수하가 연기하며 하데스 역은 지현준, 양준모, 김우형 등이 맡는다.베르사유의 장미(사진=EMK뮤지컬컴퍼니)16일에는 ‘베르사유의 장미’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베르사유의 장미’는 누적 판매량이 2000만부를 넘어선 동명의 스테디셀러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이번이 초연이다. 유서 깊은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났지만, 집안의 명예를 이어가야 한다는 아버지의 뜻을 따라 근위대장이 되는 오스칼의 이야기를 프랑스 혁명기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담아내며 진정한 자유와 사랑, 인간애를 그릴 예정이다.EMK뮤지컬컴퍼니의 6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약 2000명이 캐스팅 오디션에 지원한 가운데 옥주현, 김지우, 정유지(이상 오스칼 역), 이해준, 김성식, 고은성(이상 앙드레 그랑디에 역) 등이 주요 배역을 따냈다. 이밖에 박민성, 서영택, 노윤(이상 베르날 샤틀레 역), 서지영, 리사, 박혜미(이상 폴리냑 부인 역), 유소리, 장혜린(이상 로자리 라 모리엘 역), 송재림, 성연(플로리안 빅토르 클레망 드 제로델) 등이 작품에 출연한다. ‘베르사유 장미’는 10월 13일까지 공연한다.
- 뮤지컬 가사 속 방언, 재치 있게 번역하려면[홍정민의 뮤지컬 톺아보기]
- 한국 뮤지컬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에는 라이선스 작품(해외 원작을 현지화한 작품)의 역할이 컸다. 하지만 해외에서 유명한 작품이라고 해서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관객의 기대와 수요에 맞게 적절히 현지화해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뮤지컬 번역 전문가인 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이들 작품이 어떻게 현지화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소개한다. ‘편집자 주’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2023년 공연 장면. (사진=오디컴퍼니)[홍정민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교수] 뮤지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모두 표준어만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한 지역, 인종, 사회 계층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발음이나 억양, 어휘 등이 캐릭터 전달이나 사건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뮤지컬 ‘시스터 액트’에서는 주인공 들로리스가 삼류 클럽 흑인 여가수라는 점이 사건의 발단이자 보수적인 수녀들과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대부분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그러한 배경이 반영되는 어휘나 말투가 작품의 이해와 재미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는 주인공 일라이자가 거리의 꽃 파는 처녀에서 상류층 숙녀로 성장하는 과정이 억양과 단어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므로 각 계층 특유의 언어 습관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이처럼 특정 지역, 인종, 계층에서만 사용되는 음성, 음운, 문법, 어휘의 체계를 방언(dialect)이라고 한다. 방언에는 해당 언어 집단과 관련하여 연상되는 전형적 특징이 존재한다. 영어를 예로 들자면 감자튀김을 영국 영어는 ‘칩스’(chips), 미국 영어는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라는 다른 어휘로 지칭하는 것, 또는 흑인 영어가 문법적으로 다중부정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이해를 도와야 하는 공연에서는 이러한 특징을 적절히 포착해 신속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인물의 개성과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해당 인물이 속한 집단의 전형성을 활용해야 하는 셈인데 방법은 다양하다.◇아이의 어휘 활용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2020년 공연 장면. (사진= 오디컴퍼니)우선 특정 집단에서만 자주 사용되는 어휘를 선택할 수 있다.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 위버와 어린 시절 친구인 앨빈 켈비의 이야기를 그린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는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두 배우는 각 캐릭터의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등 다양한 연령대를 연기한다. 이 과정에서 각 연령의 사내아이들이 쓸 법한 다양한 어휘가 사용된다. 이러한 어휘는 시간이 지나면서 물리적,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토마스와 여전히 소년의 마음을 간직한 앨빈의 차이를 전달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예를 들어 두 사람이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함께 부르는 넘버 ‘레밍턴 선생님’(Mrs. Remington)에는 “Mrs. Lynch was an ignoramus. Mr. Pollack was just plain mean”(린치 선생님은 무식쟁이였고, 폴락 선생님은 그냥 심술 맞았지)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한국어 가사에서는 이를 “2반 담탱이는 마녀였고, 3반 담탱이는 게거품”으로, “her critical eyes”(선생님의 냉철한 눈)는 “완전 초능력 눈빛”으로 옮겨 문화적으로 익숙하면서도 초등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어휘를 선택했다.두 사람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나오는 ‘평범해져’(Normal)에서 토마스는 아직 어린이에 머물러 있는 앨빈에게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으려면 평범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한국어 가사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중간쯤에 있는 토마스의 모습이 어휘를 통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넘버 초반의 “It’s a bug. A stupid, squashable bug“(벌레야. 그냥 멍청한, 찌그러뜨릴 수 있는 벌레)는 “벌레야. 짜부시켜도 되는 쬐그만한 벌레”로 어린이들이 사용할 법한 어휘를 사용해 번역했다. 반면 뒤에 나오는 “Nobody said it was pretty”(보기 좋다고 하는 사람은 없어)는 “기분이 구린 거 알아”와 같이 10대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할 법한 비속어로 옮겼다. 자신 역시 아직 어리지만 고등학교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회화(?)가 되어야 하는 데 따른 혼란이 이러한 어휘 차이를 통해 전달될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간극은 두 사람이 성인이 되면 좀 더 확대된다. 앨빈이 토마스의 초대로 난생 처음 고향을 떠나 큰 도시로 갈 계획을 세우는 장면에서 부르는 ‘이제 떠나, 기다려’(Independence Day)가 좋은 예다. 원문에서 앨빈은 “I’m shaking the dust of this crummy old town off my feet”(너저분한 오래된 동네를 떠난다), “I’ll make up a sign for the bookstore, and hang it where people come in saying ‘closing for Christmas. The owner is hitting the street’”(안내문을 만들어 사람들이 들어오는 곳에 걸어 둘 거야. ‘성탄절 연휴 휴점. 주인이 여행 갑니다’)라며 여행을 앞둔 설렘을 노래한다. 한국어 가사는 이를 “이 구리구리한 동네를 떠나라”, “공지 대빵 크게 걸어놨어. 가게 문 열면 딱 보여 ‘공지. 연말엔 휴점 주인장이 떠납니다’로 번역한다. 즉, 원문의 일반적 단어를 “구리구리”, “대빵”, “주인장” 등 어린이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대체함으로써 앨빈의 정신세계가 여전히 어린 아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좀 더 명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컴 프롬 어웨이’, 문법 활용해 서로 다른 인종 표현뮤지컬 ‘컴 프롬 어웨이’의 한 장면. (사진=쇼노트)문법 역시 방언을 번역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지난해 말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컴 프롬 어웨이’는 2011년 9·11 테러 당시 미국 영공이 폐쇄되는 바람에 미국행 승객들이 캐나다의 갠더라는 작은 마을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인종, 언어, 출신, 취향 등이 다양한 모든 방문자를 따듯하게 환대해준 마을 주민의 모습을 통해 인류애와 연대의 가치를 보여준다.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 속에는 다양한 인종과 언어가 등장하는데, 영어와 한국어 대사와 가사가 이를 전달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일례로 승객들이 버스를 타고 임시 대피소에 도착하는 장면에서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아프리카계 흑인 부부는 구세군 유니폼을 입은 주민의 모습에 두려움을 느끼며 버스에서 선뜻 내리지 못한다. 버스 기사가 이들이 들고 있던 성경책에서 “Be anxious for nothing”(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이라는 구절을 찾아 보여주면서 비로소 안심하게 된다. 이때 세 사람은 “And that’s how we started speaking the same language“(이렇게 우리는 같은 언어를 말하기 시작했다)는 대사를 동시에 말하며 언어 장벽을 넘어 서로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종, 언어, 출신, 취향 등을 초월하는 보편적 인류애라는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결정적 장면 중 하나로 그전까지 양측의 언어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마지막 대사의 감동도 배가될 수 있다.원문에서 남편이 두려움에 떨며 상황을 설명하는 대사는 “We pass through a large gate and the bus pulls to a stop. And through the windows ― out there in the darkness ― we see all these people coming out of the buildings”(우리는 큰 문을 지나고 버스는 멈춘다. 어두운 밖 창문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건물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이다.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지만 해당 배역을 흑인 배우가 흑인 영어 특유의 발음과 억양으로 연기를 해 이질성이 전달된다. 반면 한국어는 이를 문법적으로 수정하는 방식을 택한다. 문장을 짧게 끊고 조사를 삭제해 “거대한 게이트 통과한다. 버스 멈춘다. 창 밖엔 건물에서 어둠 속에 사람이 많이 나온다”로 번역해 인물의 언어 구사가 유창하지 않음을 보여준다.◇독특한 억양으로 체코 이민자 표현한 ‘원스’뮤지컬 ‘원스’ 2014년 한국 초연의 한 장면. (사진=신시컴퍼니)특정 국가나 지역의 특성을 전달하는데 음의 높낮이와 같은 억양과 발음이 자주 사용된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초반 주인공 스위니 토드와 대결을 펼치는 이발사 피렐리는 이탈리아계라는 자신의 출신을 강조하기 위해 어휘나 문장 끝에 과장된 ‘R’ 발음을 붙인다. 한국어 번역에서도 ‘R’ 발음을 통해 이탈리아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게 돕는다. 일본인과 중국인이 구사하는 한국어를 표현할 때 각각 ‘~므니다’, ‘~해’를 어미에 넣는 것과 유사한 접근이다. 이탈리아어 특유의 어미 처리가 한국인에게도 생소하지 않기 때문에 택할 수 있는 방법이다.반면 한국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특징을 전달해야 할 때도 있다.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원스’의 여주인공 걸은 체코 이민자 출신으로 어눌한 영어를 구사한다. 하지만 체코어는 한국인에게 생소한 언어로서 전형적으로 떠오르는 발음이나 억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번역을 통해 이를 전달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걸의 독특한 말투가 작품의 유머와 이국적 분위기에 크게 기여하는 만큼 이를 삭제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전달할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대안은 다양하겠으나, 2019년 한국 초연 당시 해당 배역을 맡았던 배우 전미도가 선택한 방법은 중국 동포의 억양과 한국의 사투리를 섞는 것이었다. 반응이 엇갈리긴 했지만 두 개 언어가 섞이면서 나오는 어색한 발음과 억양은 전달하되 개인만의 언어 사용 습관처럼 들리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본 칼럼에 사용된 대사와 가사의 영어 원문은 뮤지컬 넘버 가사와 음원을 제공하는 ‘올 뮤지컬즈’(All Musicals) 사이트와 관련 유튜브 영상을, 한국어 대사와 가사는 각 작품의 OST와 유튜브 영상을 참고한 것입니다.△필자 소개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동국대 영어영문학부 영어통번역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뮤지컬 번역으로, ‘Taboos, Translation, and Intersemiotic Interaction in South Korea‘s Successful Musical Theaters’, ‘국내외 뮤지컬 번역 연구 현황 및 향후 연구 방향’, ‘패밀리 뮤지컬 번역과 아동 관객: ‘마틸다’를 중심으로’, ‘뮤지컬 번역에서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멀티모달적 고찰: ‘썸씽로튼’을 중심으로’ 등 라이선스 뮤지컬 번역 현상을 다각도로 분석한 논문을 A&HCI급 국제 학술지, KCI 등재지 등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활발하게 출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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