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육군 게임체인저 'KTSSM', 北 장사정포 정밀타격

개전 초 수도권 최대 위협, 北 장사정포 갱도진지
최단시간 내 직접 타격해 무력화
KTSSM 탄두, 콘트리트·토사 뚫고 갱도 무력화
우선 고정형 실전배치 후 이동형도 개발 추진
  • 등록 2018-02-04 오전 11:43:01

    수정 2018-02-04 오후 2:54:48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주한 미 대사로 내정됐다 낙마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겸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미 행정부의 ‘코피’(bloody nose) 전략에 반대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 석좌는 지난 주 내정 철회 소식 직후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를 통해 “북한 핵시설에 대한 예방적 공격은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뿐 위협을 막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방타격의 일환인 미국의 코피 작전은 이른바 소규모 외과수술적 타격(minor surgical strike)입니다. 적 공격 징후는 없지만 미래 공격을 사전에 없애려고 적을 타격한다는 것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시설만을 정밀 타격하는 개념입니다. 미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하는 대규모 선제타격과 달리 대통령이 재량으로 실행할 수 있는 군사작전으로 평가됩니다.

북한군은 인민군 창설 85주년인 지난 해 4월 25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건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타격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척 헤이글 전 미 국방장관이 얘기했듯이 코피 작전은 도박(gamble)일 수 있습니다. 공격을 받은 북한이 잠자코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입니다. 헤이글 전 장관은 북한이 군사적 보복에 나서게 되면 한국인과 미국인 수백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수도권 최대 위협 北 장사정포, 전방에 70% 전력 배치

북한의 대표적인 위협 중 하나가 개전 초 우리측 수도권에 대량으로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는 장사정포입니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8600여문의 견인포·자주포와 5500여문의 방사포(다련장로켓)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 육군은 이들의 70%를 평양~원산 이남에 배치해 수도권 지역에 대한 기습·대량 공격 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신형 300mm 방사포의 경우 중부권 지역까지 공격이 가능합니다.

국방부가 지난 해 7월 공개한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신형 전술지대지 유도무기 KTSSM 발사 장면 [출처=국방부]
물론 우리 육군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K-9·K-55 자주포와 천무·구룡 등의 다련장로켓을 전방지역에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 비해 규모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우리 육군과 해병대가 보유한 전체 전력을 다 해도 5900여문 정도입니다. 특히 북한군은 장사정포를 갱도진지와 후사면 유개화진지를 구축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의 포병전력으로는 타격이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공군력으로도 작전이 제한됩니다. 공군 전투기는 적 방공망과 기상의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육군은 ‘5대 게임체인저’(game changer) 중 하나로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전력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 장사정포를 최단시간 내에 파괴할 수 있는 정밀 타격전력입니다. 육군은 이를 ‘장사정포 킬러’라고 부릅니다.

KTSSM, 개전 초 北 장사정포 갱도진지 정밀타격

사실 KTSSM은 과거 ‘번개사업’으로 개발된 미사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번개사업은 북한이 지난 2010년 170여발의 장사정포 공격을 한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추진된 것입니다. 보통 무기체계 사업은 각 군과 합동참모본부가 소요를 제기하고 국방부가 결정해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ADD)를 통해 진행되지만, 번개사업은 청와대의 직접 지시로 시작됐습니다. 그만큼 급박하게 추진된 사업입니다.

ADD는 1~2년 동안 탐색개발을 진행했는데 유도무기 체계를 단기간에 개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탓에 별 성과없이 사업이 종료됐습니다. ‘현무’ 탄도미사일 개발 사업과 중복투자 문제로 폐기될 뻔 했지만 이후 공개사업으로 전환 돼 ‘차기 전술유도무기’라는 이름으로 2014년 한화가 사업을 재추진합니다.

국방부가 지난 해 7월 공개한 신형 전술지대지유도무기 KTSSM의 적 진지 파괴 장면 [출처=국방부]
지난 해 개발을 완료한 이 KTSSM은 같은 발사대에서 수초 이내에 4발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단시간에 대량으로 목표를 파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거리는 150km 이상으로 GPS 유도 기술을 통해 정확하게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습니다. 지난 해 비행시험에서 160km를 날아 목표물 2m에 안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개발된 KTSSM은 고정형인 KTSSM-Ⅰ입니다. 침투관통형 열압력탄을 사용합니다. 갱도를 보호하는 콘크리트 방호벽과 토사를 뚫고 들어간 열압력탄으로 갱도 내 장비와 물자, 병력 등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육군은 향후 KTSSM-Ⅱ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이는 이동형 발사대에서 발사되며 침투관통형 열압력탄(블록-Ⅰ) 뿐만 아니라 단일 고폭탄(블록-Ⅱ)을 운용합니다. 개전 초 북한 스커드 탄도미사일 고정기반 시설과 300mm 방사포 갱도 타격 등을 위한 전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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