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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최대전력 사용시간대인 오후 4시50분 기준 전력수요(전력 사용량)는 8만8632㎿로 전날보다 935㎿ 더 늘면서 올여름 이후 가장 많은 전력 수요량을 기록했다.
정부는 피크사용시간대 전기사용이 급증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량을 1551㎿ 늘렸다. 발전량 역시 9만7591㎿를 나타내 올여름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날 전력예비율은 늘어난 발전량 덕에 10.29%를 기록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오전 전력예비율을 9.6%로 전망했다. 한자릿수 예보는 처음이다. 낮 한때 전력사용이 급증하자 거래소는 전력예비율 예상치를 9.1%로 낮추기도 했다. 이날 피크시간대 전력예비율이 10%를 웃돌았지만 만약 전날 피크시간대 발전량(9만6040㎿)이었다면 이날 전력예비율은 8.35%로 뚝 떨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내놓은 올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내주 공급능력은 9만7200㎿다. 30.2도(상한선)를 넘었을 때 잡은 최대 전력수요(9만3200㎿)를 빼면 적용하는 전력예비율은 4.0% 수준에 그친다. 원전 4기가 생산하는 전력만 남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정비 중인 신고리 4호기를 다음 달 말부터 재가동해 공급을 늘리는 것 외에 정부의 가장 핵심적인 대책은 전력 수요 감축이 전부여서 전문가들은 올 여름철 전력수급에 의심 어린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불볕더위가 점점 심해지면서 냉방기기 사용이 함께 폭증할 텐데 이를 합리적으로 방지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안정적인 공급력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수요는 급증하는데 공급은 부족해 전력수급 대란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수급 불안이 야기된 가장 큰 원인은 원자력 발전소 9GW 정도가 현재 정비를 위해서 서 있기 때문”이라며 “석탄발전소도 1GW 용량의 규모가 환경개선 설비 공사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