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중한 증산을 주장하는 반면 러시아 등은 적극적인 생산량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어떤 절충점을 찾을 지에 따라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12월까지 하루 평균 50만달러 미만으로 증산하기로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다만 양 측 대표단은 블룸버그통신에 “이는 제안일 뿐이며 아직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수요 회복이 작년 대폭 감산 이후 늘어나는 OPEC+ 산유국들의 공급을 앞지른 탓에 올들어 국제유가는 50% 이상 올랐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은 다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세계 곳곳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주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유가 상승 동력과 약세로 돌아설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 한다”면서 “우리는 증산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OPEC+는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고 나아가 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코로나19가 다시 악순환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빈 살만 장관은 이란 핵협상도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산 원유가 다시 시장에 유입된다면 현재의 균형이 극적으로 깨질 수 있다”며 “신중함을 아예 행동하지 않는 것과 혼동해선 안된다”고 경계했다.
이와 관련, 시장 조사기관인 엔버러스의 빌 파렌-프라이스 이사는 “만약 OPEC+로부터 산유량이 더 늘어나지 않을 경우 하반기에 원유시장이 매우 타이트해질 수 있다”면서 “러시아는 강한 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사우디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중간 쯤 어딘가에서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 국가들은 팬데믹 이후 급감했던 산유량을 다시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23개 산유국들은 5월부터 7월까지 하루 평균 200만배럴 증산을 결정했는데, 이번에 추가로 증산을 논의하는 것. 암리타 센 에너지 어스펙츠 책임 연구원은 “오늘 하루 최대 50만배럴 증산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 정도라면 유가는 80달러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밥 맥널리 라피탄에너지 대표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등 OPEC 국가들 뿐 아니라 러시아까지도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나 100달러까지 가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며 “유가가 80달러에 가까워 질수록 경기 회복에 미치는 위험이 차츰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