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심기 건드렸다가…마윈 앤트그룹, 결국 금융지주사 검토

대출·보험·투자상품에 시중은행급 규제 적용
"수익성 높은 사업에 타격…성장 느려질수도"
과거 마윈, 공개석상에서 中정부 공개비판
  • 등록 2020-12-29 오후 5:51:48

    수정 2020-12-29 오후 5:51:48

중국 정부에 밉보인 마윈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금융사업을 은행 수준의 규제를 받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 부문의 성장성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馬雲)이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한 후 중국 당국의 압박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그룹이 금융업 면허를 필요로 하는 사업을 지주사로 옮기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편입 대상 사업으로는 자산관리와 소비자 대출, 보험과 결제, 그리고 앤트그룹이 최대 주주인 온라인 대출업체 ‘마이뱅크(Mybank)’ 등이 거론됐다. 중국 당국이 ‘위법하다’고 규정한 사업들이다.

앤트그룹의 지주회사 설립은 지난 26일 중국 인민은행 등 4대 금융감독 기관이 경영진과 진행한 ‘예약 면담(웨탄·豫談)’에서 요구한 조치다. 인민은행은 앤트그룹에 “법률 준수 의식이 희박하다”고 질타하며 “결제 사업에 집중하고 금융 지주회사를 설립하라”고 요구했다.

지주회사 전환이 현실화되면 회사의 가장 수익성 높은 부문의 성장성이 심각하게 손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자본규제가 강화돼 과거처럼 빠른 속도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진단이다.

프랜시스 찬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앤트그룹의 성장이 크게 둔화할 수 있다”며 자산관리와 대출 등 비결제 사업 부문의 가치가 최대 75%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앤트그룹에 철퇴를 내린 배경에는 마윈이 공식 석상에서 중국 정부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0월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한 국제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중국 금융 당국은 위험 방지를 이유로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후 지난달 5일로 예정된 앤트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는 등 중국 당국의 규제 압박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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