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험지·하천도 문제없다"…'한국형 험비' 소형전술차 타보니

산속 비포장 길 및 하천 등 험지 개척 능력 뛰어나,
탁월한 성능대비 저렴한 가격, 수출경쟁력 갖춰
2023년까지 3000억원 투입, 총 2000여대 실전배치
창군 이래 최초 중대급까지 배치, 전투력 향상 기여
기본 차체 활용, 통신장비 탑재차 등 파생형 추가 전력화
  • 등록 2017-04-05 오후 4:02:36

    수정 2017-04-05 오후 4:31:09

[인제(강원)=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험비’(Humvee)는 미국 지상군의 상징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전장을 누빈 전술차량이다. 어떤 지형도 주파하는 험로 주행 능력과 하천 도하 능력, 차체 방호력 등은 군용 전술차량의 ‘모범’으로 평가됐다. 험비를 민수용으로 출시한 ‘허머’(Hummer)는 자동차 마니아들의 로망이다. 미군은 현재 기동성과 방어력이 개선된 신형 전술차량으로 기존 험비를 대체하고 있다.

우리 군 역시 ‘한국형 험비’를 표방한 새로운 소형 전술차량(LVT)을 실전배치하고 있다. 기아자동차(000270)가 개발한 이 차량은 미군의 험비처럼 다양한 군용 업무에 사용되는 다목적 차량이다. 일명 ‘군용 레토나’로 불리는 노후한 K-131과 ‘5/4톤 카고’인 K-311A1을 대체한다.

신형 소형전술차량은 올해 1월 60여대가 일선 군부대에 배치돼 야전운용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야전운용시험(FT)은 군 운용 적합성 판정을 받은 초도물량을 야전에서 실제 운용해 보도록 해 보완사항을 후속 양산에 반영하기 위한 과정이다. 방위사업청은 5일 육군 제12사단에서 진행되고 있는 야전운용시험을 언론에 공개했다.

5일 육군 12사단에서 진행된 국산 소형전술차량 야전운용시험평가에서 8인승 지휘용 차량이 하천을 도섭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험지 개척 성능 탁월, 하천 도섭도 문제없어

소형전술차량의 실물은 험상궂게 생겼지만 멋있었다. 튼튼한 장갑으 둘러싼 각진 차체는 듬직함을 느끼게 했다. 차량의 전면 범퍼와 전조등은 마치 악어를 연상케했다. 전방과 측면, 뒷면은 방탄 유리를 적용했다.

소형전술차량은 지휘용 2종(4인승/8인승)과 기갑수색용, 포병 관측용, 정비용 등 기본 5종으로 개발됐다. 12사단 예하 연대에서 8인승 지휘용 차량에 탑승해 작전도로를 거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을 주행해봤다.

시동 걸 때의 소리는 예상외로 크지 않았다. 투박한 차량의 외관과는 상반됐다.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에선 정숙감까지 느껴졌다.

대부분 군 작전지역은 일반도로가 아닌 산 속이나 비포장 도로에서 이뤄진다. 민통선 진입 이후 산속 비포장 길을 주행하고 다시 부대로 복귀하기까지 1시간여 가량 걸렸다. 이날 비가 내린 터라 안그래도 고르지 않은 산길이 온통 진흙탕이었다.

5일 육군 12사단에서 진행된 국산 소형전술차량 야전운용시험평가에서 8인승 지휘용 차량이 하천을 도섭하고 있다. [사진=방위사업청]
하지만 탑승 차량은 움푹 패인 웅덩이를 만나도 거침없이 질주했다. 225마력의 고출력 엔진과 8속 자동변속기 덕분에 차량이 밀린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탑승하는 동안 12개의 계곡을 만났지만 특유의 하천 도섭능력으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질주했다. 울퉁불퉁한 노면 탓에 차량이 흔들리긴 했지만 생각보단 승차감이 좋다는 느낌이었다.

소형전술차량은 60도의 급경사 오르막길까지 주행할 수 있다. 측면 경사도 40도까지 문제없다. 하천 도섭 가능 높이는 76cm다. 바닥에서 차량 밑부분까지의 높이가 42cm나 돼 장애물로부터 차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바퀴는 렌플렛 타이어를 장착해 총탄에 맞아도 48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타이어 자동공기압 조절을 통해 모래 등의 약한 지면에서도 원활한 주행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 에어컨 및 히터 등의 기능을 적용해 운전자 편의성도 높였다.

8인승 지휘용 소형전술차량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창군 이래 최초 중대급까지 소형전술차 배치

소형전술차량의 최고속도는 시속 135㎞다. 미군용 험비의 113㎞를 넘어선다. 마력 역시 험비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단가는 험비가 2억5000만~3억원 가량이었던 것에 반해 국산 소형전술차량은 1억4000만원 선이다.

우리 군은 2023년까지 총 3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2000여대의 소형전술차량을 육군 및 해병대 뿐 아니라 해군과 공군에도 보급할 예정이다. 대대급 이상 부대에서 운용하는 소형전술차량을 창군 이래 최초로 중대급까지 배치해 우리 군의 전투력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기본 차체를 활용해 통신장비(TICN) 탑재차량과 유도무기(현궁) 탑재차량, 화생방 정찰차량 등 파생형도 추가로 전력화 할 예정이다.

엄동환 방사청 기동화력부장(육군 준장)은 “소형전술차량은 기동부대의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해외 유사장비 대비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 세계 방산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8인승 지휘용 소형전술차량 내부 모습 [사진=방위사업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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