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40년 금속 수요는 2020년 대비 2.7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금속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것은 탄소중립 기술이 기존 석탄발전에서 탈피해 전기 형태로 에너지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에는 구리, 알루미늄, 리튬, 니켈, 망간 등이 사용돼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6.2배 더 많은 금속(철·알루미늄 제외)을 사용한다. 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다. 태양광은 천연가스에 비해 6배, 육상풍력은 8.9배, 해상풍력은 13.6배의 금속을 더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회입법조사처 유재국·류경주 입법조사관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금속자원 확보 과제’ 보고서를 통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 기술을 포괄하는 탄소중립 기술은 다종 다량의 금속을 필요로 한다”며 “금속자원의 안정적 확보는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한 중요한 국가적 과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국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이미 금속자원 비축에 돌입했다. 2019년 18광종을 지정해 1~3년분 비축을 결정한 미국을 비롯해 일본은 희소금속을 중심으로 12광종 60일분을 비축하고 있으며, 중국은 자국 수요의 3~4개월분의 금속을 확보 중이다. 우리나라도 가격 안정과 전략적 활용 등을 위해 금속비축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비축일수는 30~100일분으로 미국, 중국에 비해 짧다.
|
당시 산업부는 이 내용을 구체화한 ‘금속비축종합계획’을 2021년 내에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발표도 하지 않은 상태다. 희소금속 일원화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현재 희소금속은 한국광해광업공단이, 비철금속은 조달청이 비축하고 있다. 보고서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 원자재인 니켈 등은 희소금속이지만 조달청 비축 비철금속에 포함돼 있다”며 “정부는 조달청이 보유한 희유금속 9종을 광해광업공단에 이관하기로 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 정비와 더불어 희유금속 관련 투자 확대 역시 시급한 상황이다. 광해광업공단이 진행하고 있는 자원개발 투자는 2019년 6월 말 기준 124건, 150억달러 규모다. 이 중 희소금속 관련 투자는 22건, 6억달러로 전체 자원개발 투자액의 6%에 그쳤다.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금속자원에 대한 국가비축 기준 법제화가 시급한 이유다.
보고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며 희소금속 수급이 어려워진 가운데 주요 원자재의 글로벌 공급 가치사슬 붕괴는 금속자원 수급에 차질을 야기해 탈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지연될 수 있다”며 “주요국이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국가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비축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신산업 성장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금속자원 확보·활용·관리 등 국가비축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