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가 손놨던 ‘교정 행정’ 한동훈이 손본다

韓 취임사 “교정 업무 인적·물적 열악함 획기적 개선”
추미애·박범계 재임 기간 교정 시스템 논란 줄이어
韓, 교정 행정 개선 성과로 ‘검찰주의자’ 우려 씻어낼까
교정 시설 과밀화 해소 및 인력 확충, 소년법 개선 과제
  • 등록 2022-05-18 오후 5:12:43

    수정 2022-05-18 오후 5:12:43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이 취임식에서 교정 행정의 전면적인 개선을 예고했다. 전임이었던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들의 재임 기간 교정 시스템 미흡 논란이 끊이지 않은데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검찰 관련 현안에만 몰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장관은 지난 17일 취임사에서 법무부 주요 과제로 ‘선진 법치 행정’을 제시하며 “그동안 우선적으로 살피지 못했던 교정 업무에서의 인적·물적 열악함을 이번에는 획기적으로 개선하자”고 강조했다.

지난 2020년 ‘조국 사태’ 국면에서 한 장관 측과 극한 대립을 빚었던 추 전 장관은 검찰 개혁 현안에만 몰두한 탓에 교정행정은 사실상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같은 해 말 서울동부구치소에서 1200명에 달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교정 행정 최고 책임자인 추 전 장관 책임론이 불거졌고 이는 추 전 장관이 사실상 경질당하는 데 단초가 됐다.

이 같은 전례를 의식한 듯 박 전 장관은 코로나19 확산 예방 차원의 교정 시설 과밀화 해소 및 현장 행보에 주력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 역시 임기 동안 교정 행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석방자의 보호관찰 시스템 회피, 구치소 내 극단적 선택, 소년범 잔혹 범죄 등 사례가 빈발하면서 중대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것이다. 법조계가 근본적인 교정 행정 개선 방안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직을 겸하는 ‘정치인 장관’ 특성상 보여주기 식 단기 대책에 급급하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장관이 취임하자 야권은 검찰 경력만 보유하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 임명된 한 장관이 검찰 권력 확대에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현 교정 행정의 대표 과제인 △교정 시설 과밀화 해소 △교정 시설 관리 인력 확충 △소년 범죄 대응 체계 강화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전국 교정 시설 수감자 수용률은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10%대를 유지했고, 교정 공무원 1인당 관리해야 하는 수용 인원은 2020년 기준 3.3명으로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최대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 환경의 전반적인 질을 떨어뜨려 재소자들의 교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들어 소년 범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소년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만큼 이와 관련해서도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김대근 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법무정책연구실장은 “소년 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두려움을 곧바로 입법화하기보다는 엄밀한 실증에 기반한 세심한 입법이 필요하고, 낙후된 교정 시설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활성화해 보다 다양한 관점의 체계적인 대책을 수립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 장관이 검찰 출신인 만큼 검찰 문제만 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영역을 포함해 법무 행정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들을 고르게 제시한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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