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세르게이 리아프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13일 미국과의 현 긴장 상태가 높아질 경우 러시아가 중남미 쿠바와 베네수엘라에 군대를 배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0일 미국과의 안보 협상에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었던 리아프코프 차관은 이날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협상 실패시 가능한 사태 전개에 대해 “무엇도 확인하거나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이 러시아를 도발하고 군사적 압박을 높일 경우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푸틴 대통령이 경고한 사실을 언급하며, “모든 것은 미국이 하기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약 10만 명의 대규모 병력을 배치했고, 미국 정보 당국은 이르면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준비설을 부인했고 오히려 미국과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리며 러시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등 서방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나토가 우크라이나 등 러시아 인근 국가들에 공격 무기를 배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를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15일 미국 측에 러·미 안보보장 조약안과 러·나토 회원국 간 안보보장 조치에 관한 협정안 등 2개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러시아와 미국이 첫 협상을 열었으며, 뒤이어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와 나토 간 협상이 이어졌고, 이날엔 오스트리아 빈에서 러시아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간 협상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