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존 뉴퍼(사진)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이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물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과도 머리를 맞댔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Chip4·한국 미국 일본 대만)와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른 한국 정부와 국내 반도체 업계 위기감·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우리 기업들 역시 뉴퍼 회장이 미국 정부의 대중(對中) 강경 기조에 일종의 ‘완충’ 역할을 하길 기대하는 눈치다.
2015년 1월부터 미국 반도체 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온 뉴퍼 회장은 과거 7년 넘게 미국무역대표부(USTR)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대표보를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자 아시아통이기도 하다. 애초 지난 7월 방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확진으로 약 2개월 늦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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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미국 반도체 기업의 현실과 비슷하다는 점도 부각했다. 뉴퍼 회장은 “미국 반도체 기업은 5달러를 벌면 1달러는 연구·개발(R&D)에 재투자를 해왔는데 매출이 줄어들면 그만큼 재투자 여력이 떨어진다”며 “(중국 시장을 잃으면) 혁신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했다. 인텔과 마이크론, 온세미컨덕터,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인피니언, NXP, 글로벌파운드리, 브로드컴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 역시 중국 전역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산업부와 우리 기업들은 뉴퍼 회장에게 향후 미국 정부가 만들고 있는 반도체 및 과학법 시행지침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유연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백악관과 상무부 등은 시행 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세부 기준을 마련 중이다. 현재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정부 관계자와 만나 반도체 지원법 가드레일 조항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뉴퍼 회장은 칩4 대화와 관련해선 “이들 4개국은 반도체 공급망, 보조금, 지식재산권, 인재 교류 등의 측면에서 협력할 영역이 있다”고 했다.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는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얻는 효과도 클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