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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인색했던 중국, 서둘러 지준율 낮춰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전거래일대비 각각 1.80%, 1.25% 상승 마감했다. 홍콩 증시 항셍지수와 H지수도 같은기간 각각 3.56%, 4.13% 올랐다.
중국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한 지난 22일 시장 실망감에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이틀 연속 상승세다.
중국 증시가 다시 오르는 이유는 잇단 경기 부양책이 나오고 있어서다. 판공성 인민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달 5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낮춘 것은 지난해 9월(10.75%→10.50%) 이후 처음이다.
지준율은 중국 은행들이 예치하고 있는 예금 중 인민은행에 적립해야 하는 현금 비중을 의미한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낮추면 그만큼 은행이 시중에 풀 수 있는 자금 규모가 늘어 유동성 공급 효과를 낸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지난 23일(현지시간) 중국이 국영기업을 통해 안정화 기금 약 2조위안(약 372조원)을 투입하고 중국증권금융공사(CSFC)와 중앙휘친투자유한공사(CHI)가 3000억위안(약 55조8000억원)을 투자하기 위한 자금을 배정할 것이며 이번주 구체적 조치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지준율 인하를 먼저 알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투자회사 챈슨앤코의 션멍 전무이사는 블룸버그에 “(판 총재가) 지준율 인하를 미리 발표한 것은 그만큼 시장의 패배를 막을 수 있는 다른 효과적인 도구가 없다는 것을 시시한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판 총재는 “중국의 통화정책은 아직 충분한 여지가 있다”며 추가 정책도 내놓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0.2%에 그친 중국은 고물가에 시달리며 고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나 한국 등에 비해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설 연휴 전 반등 vs 단기 회복 그칠 수도
연초 큰 부침을 겪은 중국 증시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현재 중국 본토와 홍콩 주요 증시 지수는 최근 이틀간 크게 올랐음에도 작년말대비 5%에서 최고 1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증시가 다음달 춘절 연휴 전에 바닥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치즈펀드의 푸웬하오 연구원은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와 인터뷰에서 “최근의 시장 침체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 실패와 자신감 부족 등의 요인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중국이 대규모 국채를 추가 발행하고 미국이 올해 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하는 등 거시적 요인을 감안할 때 증시 자금이 시장 복귀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부에서는 중국 증시가 본격 반등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이미 주요 투자자들은 중국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부정적인 요인들이 주식 시장에 이미 반영됐지만 상승세로 전환하려면 강력하고 포괄적인 경기 부양책과 미·중 관계 개선, 부동산·주식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 투자회사 윌밍턴 트러스트의 토니 로쓰 최고투자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중국 경제 활동과 규제에 대한 신뢰 상실로 중국의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점점 더 중국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이 있는 관리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상태에서 더 적극적인 재정·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토크빌파이낸스의 아시아 주식 책임자인 케빈 넷은 블룸버그에 “지준율 인하는 투자심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부동산 시장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더 많은 정책이 없다면 일부는 출구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