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BJ 아영(본명 변아영)의 유족이 부검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캄보디아에서 숨진 BJ 아영이 홀로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병원을 찾은 모습(사진 오른쪽).(사진=인스타그램, TV조선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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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현지 사정에 밝은 소식통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찰은 조만간 변 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당초 캄보디아 경찰은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유족이 조속히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자며 부검에 반대해왔다.
하지만 유족들은 현지 경찰과 한국대사관 측의 설득 끝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유족분들이 어렵게 결정을 해주셨다”며 “캄보디아 경찰이 부검 일정을 알려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변 씨는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마을에서 붉은 천에 싸여 웅덩이에 버려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현지 경찰은 시신을 둘러싼 천에 묻어있는 지문을 감식해 병원을 운영하는 중국인 부부를 체포했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변 씨가 지난 4일 병원을 찾아 혈청 주사를 맞았으며 이후 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 변 씨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거된 30대 중국인 부부. (사진=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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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순 의료사고라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드러났다. 주사를 맞았다던 변 씨의 얼굴이 훼손돼 있었고 목이 부러진 상태였던 것. 폭행을 당한 것 아니냐는 추정과 함께 타살 의혹이 일었다. 이내 캄보디아 경찰은 중국인 부부에 고문을 동반한 살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변 씨의 생전 모습이 담긴 CCTV 영상도 공개됐다. 그는 검은색 반팔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병원 건물로 들어갔다. 당시 옷차림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변 씨는 지난 2일 캄보디아 도착 당시 지인 A씨와 함께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변 씨는 홀로 병원을 찾았다.
변 씨가 낯선 곳에서 A씨 없이 한인 병원이 아닌 말이 통하지 않는 중국인 부부가 운영하는 병원을 찾았는지, 면역력을 올려주는 혈청 주사를 맞은 이유가 무엇인지, 왜 변 씨의 시신은 눈에 잘 띄는 동네 웅덩이에 버려져 있었는지 등의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고문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이번 부검으로 사건의 실마리가 풀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