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쇼핑, ‘집하완료’ 빠른정산…쿠팡은 넘볼수없는 차이

연내 배송완료서 ‘집하완료’ 기준으로 100% 정산 추진
물류대란·재고확보·자금회전 부담 없이 성장 꾀할 수 있어
쿠팡 선정산은 금융상품에 불과
네이버 상생 독주로 경쟁사 잣대 엄격해질 전망
  • 등록 2021-04-12 오후 6:27:12

    수정 2021-04-12 오후 9:57:46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네이버(035420)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초격차 전략을 이어간다.

앞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금 정산 시기를 앞당기고 정산 규모 확대를 시행한 데 이어 이제 궤를 달리하는 승부수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이 빠른정산의 현재 기준인 배송완료를 ‘집하완료’로 바꾸는 것을 추진 중이다. 올해 중 적용한다. 네이버 측은 “정산 기간을 더욱 단축한다는 내부 방침은 정해졌다”면서 “집하완료로 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집하는 배송의 첫 단계다. 물품을 여러 지역에서 수거해 특정 장소로 모으는 것을 의미한다. 집하완료 정산은 중소 상공인 입장에선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폭발적인 고객의 수요가 발생해도 물류 대란과 재고 확보 걱정 없이 빠른 자금 회전을 발판삼아 매출 고성장 곡선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물건을 떼오는 위탁판매 사업자에게 더 도움이 된다. 자금 회전이 빨라지면 그만큼 거래처 정산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승부수의 밑바탕엔 네이버파이낸셜의 위험탐지기술(FDS, Fraud Detection System)이 있다. 회사의 대손 리스크는 최소화하면서도 이를 통해 중소상공인(SME) 판매자에게는 혜택을 더욱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연내 집하완료 다음날 100% 대금 정산을 추진한다.


현재 빠른정산 신청이 가능한 판매자는 네이버 내 7만여 명 규모로 추산된다. 빠른정산은 반품률 20% 미만인 3개월 연속 매출 100만원 이상 판매자들 중 FDS를 통과한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시행 중이다.

네이버는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배송완료 이틀 후 판매대금 90% 정산 △구매확정 시 나머지 10%를 정산하는 ‘빠른정산’ 서비스를 선보였고 △두 달 뒤인 올해 1월에 ‘배송완료 다음날’로 정산액 90% 지급일을 당겼다. 앞서 △지난 4월8일부터는 ‘배송완료 다음날 정산금 100% 지급’으로 그 규모를 넓힌 바 있다.

경쟁사들의 정산 시기도 늦은 것은 아니다.

11번가는 구매확정 다음날 판매자에게 100% 정산한다. 여기에 더해 11번가는 빠른정산 시 오늘발송 상품에 한정해 배송완료 다음날 90% 대금을 지급한다. 이베이코리아도 비슷하다.

쿠팡은 물류 입고일 60일내 정산

다만, 쿠팡의 정산시기는 논란이다. 네이버는 물론 11번가와도 비교하기 힘들 정도다. 물류 입고 기준(상품 수령일) 60일 내 정산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매출의 90% 이상이 대형마트 거래구조와 유사한 직매입 비중”이라며 “최근 개정된 대규모유통업법에서 직매입 방식의 대금지급 기간 60일로 규정했고, 이보다 짧은 정산시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도 빠른정산으로 보여지는 선(先)정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면 금융사와 협업하는 연 4.8%의 대출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를 두고 대금 정산 이전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대출과 같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네이버 상생 노력에 국민 잣대 더 엄격해질 듯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파이낸셜이 ‘집하완료’ 기준 빠른정산까지 도입하게 되면 e커머스 경쟁사들의 소상공인 정산 정책을 바라보는 국민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질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e커머스 회사들이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대금지급을 일정기간 거부하거나 지연을 금지하도록 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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