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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양대 통신사업자인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은 지난해 ‘Sea-Me-We 6’(동남아-중동-서유럽·SMW6) 컨소시엄에서 탈퇴하고 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철회했다. 미국 기업인 서브콤이 중국 헝통 마린(Hengtong Marine)을 제치고 라인 건설 업체로 선정된 데 따른 결정이다.
SMW6은 싱가포르부터 이집트, 중동 등을 거쳐 프랑스까지 1만 9200km 규모의 인터넷 케이블을 연결하는 5억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SMW6 컨소시엄이 미 기업을 선택한 것이나, 이에 불만을 품고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모바일이 투자를 철회한 것이나 기술 분야에서 미중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FT는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의 SMW6 이탈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자국과 중국 또는 홍콩 등을 잇는 다양한 해저 케이블 사업과 관련,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2020년부터 중국 국영기업들에 대한 라이선스 발급을 거부하는 등 퇴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기술 및 국가안보 부연구원인 알렉산드라 시모어는 “국영 통신사 3곳을 통해 해저 케이블을 소유하려는 중국 정부의 야심은 스파이 행위에 대한 수많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소프트웨어 해킹은 물론 물리적 케이블 손상에 이르기까지 데이터가 손상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글로벌 인터넷 인프라도 미국과 그 동맹국을 연결하는 라인과 중국-아시아-아프리카를 잇는 라인으로 쪼개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감시를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해 미국 모델과 호환되지 않는 자체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