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른 바 ‘힐링(치유) 소설’로 불리는 두 편의 한국 소설이 일본 출판시장을 강타했다. 어느 동네나 있을 법한 일상 공간을 주 무대로, 따뜻한 위로와 공감을 주는 서사가 일본 시장에서도 먹혔다는 평가다.
11일 출판사 나무옆의자에 따르면 황보름 작가의 장편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2022)와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2021) 일본어판이 각각 2024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 3위에 올랐다.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과 함께 일본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에서 한국 작가의 작품이 나란히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황보름 작가의 장편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클레이하우스·2022)와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2021) 일본어판 책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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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는 동네 후미진 골목길에 들어선 휴남동 서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저마다의 상처와 희망을 가진 사람들이 서점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불편한 편의점’은 2021년 4월 출간돼 150만부 이상 팔린 밀리언셀러다. 서울 청파동의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평범한 이웃들의 삶을 따뜻하게 그린 작품이다. 소설은 관계와 소통의 의미를 일깨우며 힐링 소설 열풍을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요네즈 도쿠야의 번역으로 지난해 6월 쇼가쿠칸(小學館)에서 출간했다. 일본 외에도 미국, 프랑스, 독일, 중국, 태국,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포르투갈, 브라질 등 23개국에 수출됐다. 대만에선 2022년 9월 출간돼 10만부 판매를 돌파하며 번역문학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2004년 제정된 일본 서점대상은 자국 소설을 대상으로 하는 서점대상 부문과 번역소설 부문, 발굴 부문으로 나눠 일본 서점 직원들이 직접 투표하는 방식으로 수상작을 결정한다. 번역소설 부문은 2012년 만들어졌다.
한국소설로는 손원평의 ‘아몬드’(2020)와 ‘서른의 반격’(2022)이 이 부문 1위, ‘프리즘’(2023)이 2위를 수상한 바 있다. 한편 김호연 작가는 일곱 번째 소설 ‘나의 돈키호테’를 이달 말 나무옆의자에서 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