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장중 894원까지 내려…7월 28일 이후 ‘최저’(종합)

4거래일 연속 800원대 유지 중
달러·엔 환율 147엔대…엔화 약세 지속
골드만삭스 “6개월 이내 155엔까지 갈 수 있어”
  • 등록 2023-09-19 오후 3:31:25

    수정 2023-09-19 오후 3:37:37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엔 환율이 장중 894원까지 내렸다. 달러 대비 엔화가 약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영향이다.

사진=AFP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9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49원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엔 894.05원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 7월 28일 연중 최저치였던 890.29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엔화는 지난 14일 899원으로 하락하더니 4거래일 연속 8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진 건 달러화 대비 엔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영향이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47엔 후반대로 전날보다 상승하고 있다. 저항선인 148엔대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국내은행 딜러는 “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스탠스를 이어가고 있어서 달러·엔 환율이 내려오질 않고 있다”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네고(달러 매도) 때문에 눌려있는 것도 원·엔 환율이 하락한 것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고금리와 비교해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미-일간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앞서 7월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 수정을 통해 국채 매입 조건을 장기금리 0.5% 초과에서 1%로 변경한 바 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달 들어 “임금 인상을 동반한 물가 상승이 지속된다는 확신이 들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수도 있다”며 매파적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발언 이후 엔화는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구두개입 수준에 그치자 엔화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달러·엔 환율 상승세가 그리 빠르지 않다며 6개월 이내에 155엔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당국자들의 구두 개입 강도가 생각보다 약하고 위안화 약세가 부담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엔화 약세가 장기간 이어지긴 힘들 것이란 의견도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미국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머지않아 내려올 것이란 게 시장의 방향성인 만큼, 달러 약세와 함께 엔화도 약세 폭을 점차 줄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BOJ는 오는 21~22일 이틀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회의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회의 결과가 담긴 성명서 발표와 함께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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