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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방송은 9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하면서, 대부분의 제조업 공장들이 당초 계획보다 1주일 가량 늦은 10일에야 문을 연다”면서 “중국내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IT기업들은 ‘위기 상황(Crisis mode)’”이라고 보도했다.
대다수 중국 공장들이 10일부터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물류와 교통이 마비되는 등 잠재적 공급망 문제가 겹치면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 “신종 코로나가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페이스북도 지난 7일 “신종 코로나가 오큘러스 퀘스트 가상현실(VR) 헤드셋 생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상당수 IT업체들은 이미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아시아 하드웨어 생산업체 및 스타트업을 주요 고객으로 둔 실리콘밸리 컨설팅기업 온탑 컨설팅의 안드레 노이만-로렉 설립자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귀향했던 인력들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은 인원이 업무에 복귀할 것인지도 관건이다. 일부 임시직의 경우 아예 복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키넌-플래글러 경영대학원의 자야샨카 스와미나탄 교수는 “중국 공장에는 생활비를 벌기 위한 임시직 근로자들이 많다.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한 경우가 많은데, 귀향할 가능성이 있다. 인력이 부족해지면 기업들에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제품 생산 뿐 아니라 신제품 출시 일정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제품의 경우 생산 초기 다양한 테스트 단계에서 본사 개발진이 중국 공장에 머물러야 하는데, 대다수 기업들이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애플의 신규 아이폰 출시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와미나탄 교수는 “잘 운영되는 기업의 경우 비상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대체할 공급업체를 찾겠지만 당초 계획보다는 생산이 느려질 것”이라며 “애플 아이폰의 경우 신제품 출시가 늦어질 것이 명백하다”고 내다봤다.
애플 전문가로 유명한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여파로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이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 2분기 출하량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