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가동률' 높이자 공감대..원자력안전위 업무보고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 전 관계자들이 배석한 모습 (사진=이대호 기자)

[이데일리 강민구 이대호 기자] 정치·이념적으로 치우친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원전 가동률을 높여야 하며, 원자력 규제기관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바뀌도록 조직변경도 고민해 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졌다.

현 정부 들어 원전 가동률은 7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원전 가동률을 높여 전기료 인상 부담을 줄이고, 원자력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면서 효율적인 국가 에너지 관리 체계를 구축해야한다는 취지다.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과학기술교육 분과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날 장보현 사무처장, 조정아 안전정책국장을 중심으로 보고를 진행했다.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는 박성중 간사, 김창경·남기태 위원 등이 참석했다. 조정아 안전정책국장은 회의 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등 원자력 생태계 복원 여부에 대한 원안위 업무보고 포함 여부를 묻자 “원전 생태계 복원은 산업부 등의 몫이고 우리는 원칙적으로 지원한다는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인수위에 따르면 원안위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원자력발전소 가동률 확대, 원안위 전문성·독립성 강화 방안, 3차 원자력안전종합계획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전날 경제2분과 산업부 업무보고에선 원전 관련 정책 재정립과 수출 산업화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원안위가 원전 가동률을 80~90%로 상향할 것으로 업무보고했다는 관측에 대해 “업무보고에서 원전 가동률 논의는 있었으나, 구체적 수치는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방향은 ‘원전 가동률이 올라가야 한다’라는 공감대는 있었다”고 전했다.

원안위의 거버넌스(지배구조·의사결정체계) 변화도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에서 원안위의 전문성과 독립성 보장을 통한 원자력 안전 이용 기반 강화를 내세웠고 앞서 원안위도 토론회 등을 통해 현 국무총리 산하 기관서 대통령 직속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원안위 측도 “업무보고에 거버넌스 개편 방안도 포함됐다”고 알렸다.

인수위가 낸 업무보고 자료에서도 조직 개편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인수위원들은 “현 정부하에서 원안위가 정치적, 이념적으로 치우친 의사결정으로 발전소 이용률이 떨어졌다”며 “전문성이 부족해 중요한 인허가에 시간이 늦어지고, 국민을 불안하게 했기 때문에 원안위가 재탄생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공약에 포함된 원전 가동률 향상과 원안위 거버넌스 개편 등을 주문한 만큼 관련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원안위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자력 안전규제를 원자력 진흥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장관급 위원회로 신설됐지만,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정부조직을 개편해 국무총리 산하 차관급 위원회로 격하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조직을 격상해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실질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