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세계 경제에 활력을 더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많은 경제학자들은 각국 정부와 기업이 바라는 만큼 강력한 경기 부양 효과는 없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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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5% 성장해도 세계 경제성장률 1%포인트 상승 효과”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중국 경제가 올해 5.2% 성장하며 미국의 1.4%,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0.7%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따라 중국이 올해 전 세계 성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면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이 2.1% 성장했던 2022년 중국 경제는 3% 성장에 그치며 세계 성장률에서 비중은 16%로 떨어졌다.
코호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이 반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IMF 분석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에너지 수요·수입·해외 여행이 증가하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1%포인트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올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5% 증가하면 전 세계 성장률은 1.5%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기존 예측에서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오히려 중국의 리오프닝이 미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중국발(發) 수요 증가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미국 올해 성장률은 0.04%포인트 감소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전망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도 아직 마카오, 홍콩, 도쿄(일본), 서울(한국) 등 가까운 지역에 국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중국 본토를 제외한 국외로 나간 항공편 숫자는 2019년의 15%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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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주도 경기회복…정부 주도 대규모 부양책 쉽지 않아
코로나19 대유행 극복 과정 찾아온 이번 경기 침체 위기 국면에서는 중국 정부에도 여력이 없다.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심각한 부채에 시달리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 돼 있으며, 필수 인프라(기간시설)들은 상당수 이미 건설돼 있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부양 정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뜻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중국의 이번 경기 회복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WSJ은 진단했다. 실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 해제 이후 기업조사와 교통 등 초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식당, 술집, 여행 등 중국 국내 서비스업이 크게 성장했다.
프레데릭 노이만 HSBC 아시아 수석이코노미스는 “중국은 강한 경기 회복을 보이겠지만, 이번 경제 반등의 성격을 고려하면 다른 나라들에 미치는 성장의 파급 효과는 훨씬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중국인들의 해외 여행 증가에 따른 고가 사치품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부분의 다른 업종에서는 중국발 소비 증가에 신중한 입장이라고도 전했다. 중국의 고용 시장이 취약한데다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