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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지구 끝까지 장애인권리 쟁취 지하철 투쟁 선포 제3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기자회견을 연 뒤 오전 8시께부터 승·하차 시위를 시작했다. 지난 1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면담에 성과가 없다며 출근길 시위를 벌인 이후 16일 만이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장애인 사회적 약자 이야기는 원론적인 수준이었다”며 “오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장애인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입장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말했다.
이번 출근길 시위는 전장연이 지난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하며 예고됐다. 당시 전장연은 윤 대통령에게 취임 100일인 이날까지 내년도 장애인권리예산 증액에 관한 입장을 요구하며, 입장을 내지 않을 경우 출퇴근 시위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단체 관계자들은 상복을 입고 ‘중증장애인 노동권 보장’, ‘발달·중증장애인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보장하라’ 등의 문구가 쓰인 관을 끌고 지하철에 탑승했다. 박 대표와 이 회장은 근조(謹弔)라고 쓰인 굴건(상복 모자)을 쓰고 시위에 동참했다. 이날 시위는 휠체어 25대를 포함해 단체 관계자 100여 명이 역마다 승차와 하차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열차 운행 시간은 시위 이전보다 1시간 이상 늘어났다. 전장연은 오전 8시5분께부터 본격적으로 시위를 진행해 지하철 4호선 열차 운행이 오전 10시 35분을 넘어서까지 연착, 운행 지연을 반복했다.
이 떄문에 현장에서는 전장연과 승객들 간의 갈등이 벌어졌다. 승객들은 “윤석열 앞에 가서 해라”, “늦으면 당신이 책임 질 거냐”, “이게 올바른 시위 방식이라고 생각하냐”고 항의했고 시위참가자들은 “이 시위가 왜 계속되는지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대응했다. 일부 승객은 이형숙 회장의 지하철 승차를 막으며 “일반 시민한테 불편을 끼치면서 하는 게 맞다고 보냐”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한편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장애인 권리 예산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 4대 법률(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특수교육법) 등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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