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파나마 운하 운송량 또 줄이나…물류대란 우려

기후변화로 선박 통행 제한은 처음
"10월 하루 운하 통과 선박 30~31척"
지난 7월 제한 이후 추가 감축 고려
주변엔 선박 대기 잇따라 병목현상
  • 등록 2023-09-13 오전 11:21:56

    수정 2023-09-13 오후 7:23:26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으며, 세계 해상교역의 요충 역할을 하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가 다음 달 또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올해 들어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다. 기후변화를 이유로 선박 통행이 제한된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세계 물류에 공급망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8월 25일 화물선 한 척이 파나마 운하를 항해하고 있다.(사진=AFP)


파나마 운하는 다음달 초부터 운하 통과 선박을 최소 30~31척까지 감축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현지시간) 파나마 운하청 관리자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파나마 운하는 이미 지난 7월 30일부터 하루 36척이던 운하 통과 선박을 32척으로 제한했는데 가뭄이 계속되자 이를 더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선박 통행 제한이 시행되면서 파나마 운하 주변엔 병목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은 지난 12일 기준으로 116척에 달한다. 이는 평소 대기 선박 수 90여척 대비 초과하는 상황으로 컨테이너 운송 기간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지난 8월 초엔 160척 이상이 대기하기도 했다.

하루 운하 통과 선박을 제한하게 된 것은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파나마 운하는 가툰 호수의 물을 이용해 선박을 이동시키는데 올 들어 파나마 전역이 가뭄에 시달리며 강수량 부족으로 가툰 호수 수위는 지난주 기준 24.2m로 최근 몇 년간 9월 평균(26.6m) 수위 대비 9% 감소했다.

파나마 운항청은 가뭄이 1년 이상 지속하면 하루 운하 통과 선박 수에 추가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까우르떼 바스케스 파나마 운하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엘니뇨 현상은 올해 매우 심각했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 큰 비가 내리지 않을 때를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파나마 운하청은 지난 6월부터는 선박 흘수도 평균 50피트(15m)에서 44피트(13m)로 제한했다. 흘수는 선체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를 말하는데 화주들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기 위해선 기존보다 선적량을 줄여야 했다. 이러한 제한 조치는 겨울 휴가철 쇼핑 시즌을 앞두고 운임 비용에 대한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파나마 운하는 세계 무역량의 5%를 담당하며, 운송량 70%는 미국으로 가거나 미국에서 출항하는 선박들이다. 현재 미국 내 대형 유통업체들인 월마트나 아마존 등은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세일을 겨냥해 물건을 사들이고 있다. 파나마 지역에서 미국으로 배송을 담당하는 라스 오스터가드 닐슨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즈(FT)에 “고객들이 크리스마스 상품에 대한 기대 이상의 수요를 보인다면 더 많은 물량을 선적해야 하는데 이를 제한하는 조치로 인해 물류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내년에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로이터는 파나마의 건기는 12월부터 4월까지인데 내년에 건기가 조기에 시작되고 평균 기온까지 높아지면 가뭄이 심해져 가툰 호수의 수위 역시 역대 최저에 이를 가능성에 대해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