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는 말리부에 대해 잘 모른다. 쉐보레의 주력 모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말리부는 현재 9세대에 이르며 반세기가 넘는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과연 말리부의 지난 50년은 어떤 장면으로 채워져 있을까? 말리부의 시작과 발전, 단절과 부활 그리고 현재에 이르는 말리부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자.
말리부, 쉐보레의 주력 모델이 되다
쉐보레 말리부 히스토리(1)편에서도 볼 수 있지만 말리부의 데뷔 초부터 4세대까지는 쉐보레의 주력 모델이라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함이 있었다. 하지만 15년이라는 공백기를 깨고 돌아온 말리부는 어느새 쉐보레의 주력 모델로 새롭게 포지셔닝 되었다. 5세대 이후, 말리부는 쉐보레에게 빼놓을 수 없는 대표 모델이 되었고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마다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15년 만에 부활한 5세대 말리부는 기존의 말리부와 다르게 전륜구동 방식을 택했다. 실내 공간과 20세기 말부터 급증한 환경, 효율성 추세에 발맞춘 결과였다. 말리부 부활의 배경에는 1987년 데뷔한 중형 모델 코르시카가 시장에서 실패했던 것이 가장 컸다. 이에 쉐보레는 몸집을 키운 코르시카 후속 모델의 성공을 기원하며 ‘말리부’로 명명했다.
15년 만에 부활한 만큼 5세대 말리부는 4세대 말리부와는 확연히 다른 ‘현대적인 디자인’이 반영되었다. 4세대 말리부 이후 파워트레인 150마력급 2.4L 가솔린 엔진과 155마력의 V6 3.1L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두 엔진은 추후 144마력의 2.2L 에코텍 엔진과 170마력 급의 V6 3.1L 엔진으로 개량되었다. 5세대 말리부는 15년 만에 부활임에도 불구하고 데뷔 첫 해 모터트렌드가 선정한 올해의 자동차에 선정되며 그 경쟁력을 입증했다.
6세대 말리부는 GM의 글로벌 아키텍처가 처음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존재다. 5세대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말리부의 계보를 이어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비용 절감 및 글로벌 시장을 고려하는 개발 환경 및 경영 기조가 반영된 것이다. 쉐보레는 이를 위해 오펠의 중형 모델 벡트라의 플랫폼을 활용해 말리부를 개발했다.
7세대 말리부는 말리부 역사 상 가장 큰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모델이다. 쉐보레의 듀얼 포트 그릴을 적용한 모델로서 2008년 출시부터 2012년 단종까지 7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지난 2010년에는 픽업 모델들을 제외하고 GM 그룹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에 선정되기도 했다. 헐리우드 영화 및 드라마 등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차량으로 자동차 추격신 및 총격신에 자주 등장한 차량이다.
상업적인 성공과 함께 제품의 경쟁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7세대 말리부는 높은 판매량이 허구가 아님을 증명하듯 각종 어워드에서의 수상을 통해 상품성을 증명했다. 2008년에는 ‘북미 올해의 차(North American Car of the Year)’로 선정되었고, 2009년부터는 ‘컨슈머 다이제스트 오토모티브(Consumer Digest Automotive)’가 선정한 ‘가장 사고 싶은 차(Best Buy)’에 3년 연속 선정되는 등 상품성을 인정 받았다.
근래 북미 중형 세단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169마력의 직렬 4기통 2.4L 가솔린 엔진과 217마력의 V6 3.5L 엔진 및 252마력에 이르는 V6 3.6L 엔진이 마련됐다. 변속기는 데뷔 초에는 4단 변속기를 채택했으나 후기에는 모두 6단을 사용했다. 한편 2.4L 에코텍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도 등장했는데, 4단 변속기가 조합되어 최고 출력 164마력을 냈다.
8세대 말리부는 2000년 미국의 경제 한파를 지나며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차량 제작의 기준을 글로벌 시장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쉐보레와 GM의 개발 전략의 수정 이후 탄생 한 차량이다. 한국에서는 GM대우에서 쉐보레로 브랜드를 전환하는 시기였던 만큼 쉐보레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기 위해 단종된 토스카가 이어오던 중형 세단 시장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개선된 디자인과 경쟁력을 갖춘 패키징을 마련했지만 다소 좁은 실내 공간, 사용하기 아려운 토글 스위치 시스템 및 실내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며 폭발적인 인기로 이어지진 못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경쟁 모델 대비 낮은 140마력의 2.0L 가솔린 엔진이 주력 모델로 등장해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시장의 반응에 쉐보레는 빠르게 차세대 모델의 데뷔를 준비했다.
6세대 카마로 콘셉 모델에서 첫 선을 보인 쉐보레의 새로운 패밀리 룩을 적용한 9세대 말리부는더욱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실루엣을 완성했다. 임팔라에서 선보였던 쉐보레의 새로운 패밀리 룩을 적용하며 브랜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했다. 같은 패밀리룩을 적용한 임팔라에 비해 더욱 역동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7세대에 비해 몸집을 작게 만들었던 8세대와 달리 9세대 말리부는 다시 한 번 체격을 키웠다. 전장은 58mm가량 늘어났고 휠 베이스는 91mm를 늘려 8세대의 단점이었던 실내 공간에 대한 만족도를 대폭 개선했다. 특히 듀얼콕핏 2.0이 반영된 실내 공간은 8세대 보다 넓은 시야와 공간 활용 능력을 제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게다가 풀 사이즈급 세단에 버금가는 편의사양과 안전 사양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애플 카플레이를 시작해 발렛 모드, 무선 충전 시스템,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 사양과 8개의 에어백과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차선 유지, 보행자 충돌 경고 시스템, 전방 출동 경고 및 전방 거리 감지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등 준 자율 주행에 준하는 풍부한 안전 사양을 대거 탑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