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서 살해된 역무원 유족 "울부짖고 있다"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14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에서 여성 역무원이 30대 남성에게 살해당한 가운데 유족 측의 반응이 전해졌다.

살인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가해자 A씨는 순찰 중이던 역무원 B(28)씨의 뒤를 쫓아 여성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 뒤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B씨는 화장실 내부 비상벨을 눌렀고, 역무원, 사회복무요원, 시민이 A씨를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화장실 칸을 나섰는데 칸이 흔들리면서 여자 비명소리가 났다”며 “남자 화장실에서 나온 시민분이 달려가서 ‘문 열라’고 소리를 질렀다.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를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같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었으며 A씨는 스토킹 혐의로 기소돼 직위 해제된 상태다.

특히 A씨는 B씨가 근무하던 신당역에서 위생모를 쓰고 1시간 10분가량 대기하다가 B씨가 여자화장실을 순찰하려고 들어가자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계획범죄’로 보고 조사 중에 있다.

B씨는 범행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4일 오후 11시 30분께 사망했다. 범행 과정에서 손을 다친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경찰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교통공사 관계자는 15일 “(의료원에 이송된) 처음부터 주치의가 어려울 거 같다고 했는데 수술 도중 사망했다”며 “(피해자) 부모님이 지방에서 올라오셔서 장례절차를 (공사가) 도와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역에서 일하는 분이 돌아가신 경우가 거의 없다. 충격적이고 놀란 상황”이라며 “공사 전체가 대책을 고민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은 기사화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읍소하고 있다”며 “울부짖고 계신다. (개인정보 관련된 내용은) 기사가 나가지 말아줬으면 한다.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2인 1조 문제는 아니다. 화장실은 자유롭게 다니는 공간”이라며 “인력 부족 문제는 아니다. 터널 내 작업장이나 공사장 내 위험구간은 2인 1조로 한다”며 운영상의 문제는 없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