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씨네마당 창립 발대식에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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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https 사이트를 차단하는 나라가 중국과 일부 중동 국가뿐이라는 사실이 무엇을 말하겠느냐”면서 “선진 민주주의 국가라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 통제를 하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https 차단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https 차단 정책을 철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불과 며칠 만에 20만을 돌파했다”면서 “그동안 규제하기 어려웠던 기술(https)을 이용하는 문제의 사이트들을 새로 도입한 필드차단 기술(SNI·Server Name Indication)로 막자,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겠다는데 누가 반대를 하겠느냐”며 “하지만 문제는 SNI 필드차단 기술이 적용될 경우 따를 수 있는 큰 위험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기술은 국가가 유해사이트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자 개개인의 데이터 패킷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며 “전화로 치면 개인이 하는 통화를 국가가 감청하는 것과 같다. 인권침해가 됨은 물론 위헌요소가 크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SNI 기술을 사용하겠다면 국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라도, 이 기술이 불법음란물 사이트 접속 외에는 내용을 들여다볼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증명할 수 없다면 이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며 “인터넷은 이미 개인들의 거대한 생활공간입니다. 생활공간에 대한 국가의 감시 가능성을 키워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어찌 보면 문재인 정부의 국가주의적 본능, 즉 국민생활 구석구석을 권력으로 통제하고자 하는 본능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저임금과 노동시간을 국가가 획일적으로 정하고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업을 옥죄겠다고 덤비고 △학교에 커피자판기를 설치하라 마라 △유투브 먹방은 이 정도만 해라 △선생님을 ‘쌤’이라 부르고 △시누이와 처남을 OO씨라 부르라까지 국가가 표준을 정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번의 https 차단도 그 국가주의의 작은 일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