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솔루션 각축전된 STO…금융업 이해도에 희비 갈릴 것"[웹3가 온다]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 인터뷰
금융업무 블록체인에 구현한 '파라메타S'로 STO 시장 공략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조각투자 기술 가진 비브릭과 협력
작년 흑자전환...올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 목표
  • 등록 2023-03-12 오후 3:39:57

    수정 2023-03-13 오전 10:23:0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선 1세대 블록체인 업체 파라메타(옛 아이콘루프)가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기존 금융 업무를 블록체인에서 구현해 내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 보고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으로 증권을 발행한다고 갑자기 기존 금융 업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금융 업무를 블록체인에 맞게 재구성하는 역량에 따라 STO 시장에 뛰어든 기술 기업들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융 당국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 미술품, 음원 등에 조각투자할 수 있는 STO를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STO 발행·유통을 위한 기술 제공 분야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파라메타 외에도 람다256, 블로코, 코인플러그 등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사진=파라메타 제공)


그는 “STO 비즈니스에서 토큰과 관련된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10%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 90%는 금융 업무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한 영역이다”고 단언했다. 블록체인 위에서 토큰을 발행하더라도, 여전히 증거금 확인, 이체, 청산, 총량 관리, 예탁원 및 KRX와 연동 같은 복잡한 금융 업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응이 가능한 곳은 파라메타가 유일하다는 게 김 대표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회사의 STO 솔루션 ‘파라메타S’에 대해 “증권 업무 처리 및 규제 대응에 완벽하게 준비돼 있는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파라메타는 비브릭과 협력해 이 같은 기능을 블록체인 위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스마트콘트랙트)로 만들어 파라메타S에 탑재했다. 비브릭은 지난 2년간 부산블록체인특구에서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며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업체다.

김 대표는 “STO가 허용되면서 부동산, 미술품 정도에 한정돼 있던 조각투자가 고가품, 지적재산권(IP), 콘텐츠 개발 펀딩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라메타는 최근 모빌리티서비스 업체 ‘스피젠’와 클래식카 조각투자 플랫폼 구축도 시작했다. MZ세대가 관심은 높아도 접근하기 어려웠던 고가의 클래식카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STO뿐 아니라 웹3(이용자 권한이 강화된 인터넷 서비스) 도입 기업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솔루션을 공급하는 데 집중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작년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사업의 무게 중심을 일반 소비자 대상(B2C) 신원인증(DID) 서비스에서, 기업 대상(B2B) 블록체인 솔루션으로 옮기면서, 마케팅 비용 등이 줄어든 효과를 봤다. 올해부터 차근차근 이익 규모를 늘려, 내년 하반기에는 코스닥 상장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상장 계획에 대해 “탄탄한 수익구조를 만들고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게 1순위 과제”라며 “올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비즈니 모델이 자리잡히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내년 하반기 정도엔 상장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래는 김종협 대표와 일문일답

-아이콘루프에서 파라메타로 사명을 바꾼 배경은?

△작년 초부터 사명 변경을 고민했다. 아이콘과 아이콘루프라는 브랜드가 가진 가치가 있으니 조금 주저했다. 결국 우리 스스로 이제 멀티체인 세상이 온다고 얘기하면서 사명에 아이콘을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변경을 결정했다. 또, 안타깝게도 초기 블록체인 씬에 뛰어든 경우가 아니면 사람들이 아이콘이라는 블록체인을 잘 모른다(웃음).

-아이콘재단과 파라메타의 관계는?

△아이콘재단 입장에서 파라메타는 여러 기술협력사 중 하나일 뿐이다. 재단이 발주하는 사업을 우리가 못 따내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흑자전환했다고.

△우리가 지난해부터 B2C 보다 B2B SaaS 형태로 사업형태를 피봇했다. 실제 매출액 규모는 재작년과 작년이 비슷한데, 사업형태가 바뀌면서 비용이 많이 절감됐다.

2020~2021년도까지는 DID 사업에 집중했다. DID를 가지고 데이터 유통 비즈니스까지 확대할 생각이었고, 그러려면 DID를 많이 쓰게 해야하니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그런데 작년부터는 웹3가 굉장히 집중 받다보니까, 기존 비즈니스를 웹3 방식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다. 스타벅스나 나이키가 대표적이고, 국내에서도 그런 기업들이 많았다. 우리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파라메타 프레임워크와 서비스를 SaaS 형태로 구성하게 됐다.

-블록체인 기술제공 비즈니스는 원래 해오던 것 아닌가. 뭐가 어떻게 달라졌나.

△이전에는 비즈니스 컨설팅과 로우 레벨 기술을 시스템통합(SI)형태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대형 엔터프라이즈급 플랫폼 구축이 주를 이뤘다. 그런데 이제는 SaaS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었다. 작년 8월 메인넷과 그 위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는 풀 패키지인 ‘파라메타’를 발표했고, 이것을 가지고 인터체인 대체불가토큰(NFT) 메인넷 하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런 대형 프로젝트는 1년에 하나 있을까 말까하고 미들, 스몰 사이즈 기업들이 기존 서비스를 웹3로 전환하고자 하는 수요가 많다. 이런 수요에 맞춰 올해는 STO 솔루션(파라메타S), 일반 토큰발행 솔루션(파라메타T), NFT 솔루션(파라메타N), 지갑 관리 솔루션(파라메타W) 등 4개 서비스를 추가로 출시했다.

-NFT열풍이 대단했다가, 지금은 한풀 꺾인 것 같은 느낌이다. 올해 기업들이 웹3로 전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나.

△NFT를 투자상품으로 접근하다가 가치가 하락하면서 관심이 다소 식었다. 하지만, 기업들이 바라보는 NFT 접목 시장은 좀 다르다.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주고 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NFT를 도입하고 있다. 상품 할인은 물론 구매 우선권, 입장권 같이 실제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가치가 있는 혜택들을 NFT에 담으려는 시도가 생겨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웹3가 기존 인터넷서비스(웹2)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점이 커뮤니티라고 보는데, NFT는 커뮤니티를 만들어주는 굉장히 중요한 컴포넌트다. 웹3 사업을 하려는 곳들은 다 NFT를 발행하게 될 것으로 본다.

게임 회사들은 다 P2E로 갈 것이라고 본다. 돈버는게임이라는 의미가 반발을 일으키는 측면도 있지만, 어쨌든 이용자에게 콘텐츠에 대한 오너십을 보장하는 형태로 게임이 바뀔 것이고, 웹3 컴포넌트들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게 될 것이다.

-소셜댓글 서비스 라이브리 운영사 시지온이 최근 파라메타와 웹3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댓글에 웹3 요소가 접목되면, 어떤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건가?

△소셜 댓글 서비스 라이브리는 소셜미디어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댓글을 쓰는 서비스인데, 언론사 사이트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그런데, 매체 사이트에 회원 가입하지 않고, 소셜로그인을 통해서 쓴 댓글이기 때문에 매체 입장에선 활용하기도 어렵다. 아이디도 없고, 휴대폰 번호도 모르기 때문에 광고와도 연결이 안된다.

시지온과 파라메타는 블록체인 기반의 신원인증(DID)로 이 문제를 풀고자 한다. 개인이 소셜로그인을 통해 여러 사이트에서 댓글활동을 하고 다녀도, DID로 같은 사람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댓글 데이터를 쉽게 유통할 수 있게 되고, 새로운 데이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상장추진은 어떻게 되고 있나.

△재작년에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했었다. 주식 시장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빨리 상장해서 회사를 키우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서 서둘렀다. 그런데 당시만해도 제도권에서 블록체인 회사에 대한 이해가 낮아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는 주식 시장이 어려워져서 상장을 추진하던 업체들도 다 철회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도 미래 가능성만 보고 빨리 상장하는 것보다 자체적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수익을 내는 데 더 신경쓰기 시작했고, 흑자 전환도 했다. 일단 올해는 비즈니스 모델을 SaaS로 확실히 전환하고, 영업이익 폭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그러고 나면 내년 하반기 정도에 다시 상장을 추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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