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훈의 생활주식] 세상에서 가장 싼 쇼핑몰 ‘위시(Wish)’를 주목하는 이유

‘세계에서 가장 싼 가격’ 표방하는 위시, 16일 뉴욕증시 상장
5억명 이상 다운로드, 매월 사용자만 7000만명
IPO 공모가 하회하면 예상외로 실망
물류비용 해소와 흑자전환 과제
  • 등록 2020-12-19 오후 7:00:00

    수정 2021-01-02 오전 1:02:59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미국의 인터넷 쇼핑몰 위시(Wish)를 이용해본 사람의 설명이다. 국내 고객 중에는 너무 싼 가격 때문에 중국 쇼핑몰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세계에서 가장 싼 가격’은 위시가 내세우는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사진=위시)
이 쇼핑몰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의 피터 슐체스키가 2011년 야후 출신의 대니장과 함께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다. 값싼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이 앱은 전세계 5억명 이상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매월 50여 개국의 70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사용하는 이 앱은 매일 주문량만 300만 건에 달한다.

이 위시가 지난 16일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시장에서는 위시가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에 이어 다시 한 번 IPO 잭팟을 터뜨릴지 주목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위시는 공모가(24달러)를 하회한 20.05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상장 3일이 지난 현재 공모가 근처인 23.55달러까지 상승했다. 공모가가 낮게 형성되면서 위시의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위시의 현재 시가총액은 138억달러(약 15조원)다. 15조원도 적은 돈은 아니지만, 이용자수에 비하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한 에어비앤비와 도어대시는 각각 100조원과 50조원의 시장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위시는 5년전에 아마존으로부터 100억달러 매각 제안을 받았을 정도로 기대주였다.

최근 시장의 반응은 위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구심의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시는 값싼 제품을 느리게 배송하고, 상품의 하자 등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마존이나 국내의 쿠팡과 다르다. 값싼 제품을 오직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 덕분에 아마존에 비해 제품과 서비스의 질이 낮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는 위시의 값싼 제품에 그동안 지갑을 열어왔다. 위시는 그만큼 고객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성비 제품 추천을 잘해주기 때문이다.

또 다른 리스크는 중국발 배송 비용 증가다. 그동안 중국에서 미국 등으로 배송되는 상품은 만국우편연합(UPU)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 하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에 불만을 제기하면서 해당 국가가 자유롭게 수수료를 매길 수 있는 체제로 바뀌었다. 이에 소비자들의 배송비 부담도 커졌다.

위시는 2011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다행인 점은 매년 적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시의 지난해 매출액은 19억달러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다른 쇼핑몰과 마찬가지로 거래액이 더 늘어났다. 올해 9월 기준 누적 매출액은 17억 4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018년 2억 2300만달러에서 작년에는 1억 4400만달러로 줄었고, 올해 9월 기준 1억 2000만달러다.

위시는 배송비 상승 등 물류 비용과 낮은 품질의 제품 등에 대한 지적을 딛고 과거와 같은 빠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시장에서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 CEO인 슐체스키도 알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슐체스키는 IPO 첫날 외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성장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고, 올해 물류 문제 중 일부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매력적인 회사”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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