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개월째 '경기둔화' 진단…"하방위험 다소 완화"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 발표
"물가 지속 하락…수출·제조업 중심 경기둔화 이어져"
내수 회복·경제심리 개선·고용 증가세 등 낙관 요소
  • 등록 2023-06-16 오전 10:00:00

    수정 2023-06-16 오전 10:00:00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최근 한국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이 5개월째 이어졌다. 수츨과 제조업 중심의 부진으로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내수와 고용 등은 낙관적인 요소로 꼽았다.
12일 오후 부산항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처음으로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뒤 5개월 연속 같은 진단이다.

한국경제의 중추인 수출은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5.2% 감소한 522억200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째 마이너스(-)다. 이 여파로 무역수지 적자는 연속 15개월까지 늘어났다. 특히 △반도체(-36%) △무선통신(-12%) △컴퓨터(-58%) 등 IT 제품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일평균 수출액은 24억300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3% 감소했다.

지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생산이 1.2% 줄면서 전(全)산업생산의 위축을 이끌었다. 반도체 생산은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반도체조립장비, 디스플레이제조용기계 등 생산이 줄어들면서 기계장비 생산은 6.9%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30.4%로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에서 출하가 20.3% 감소하고 재고는 31.5% 급증한 영향이 주효했다.

다만 정부는 하방위험은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관측했다.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경제 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데다 고용의 증가세는 견조하다는 설명이다.

소매판매는 4월 들어 전월 대비 2.3% 감소하긴 했으나 올 1분기 1.0%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CSI)가 전월보다 2.9%로 개선되고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가 1258.6% 급증했다는 게 긍정적인 요소다.

5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대비 35만1000명 늘어 증가세를 유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9%로 상승해 각각 1982년,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실업률은 2.7%로 1년 전보다 0.3%p 하락해 1999년 6월 기준 변경 이후 5월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지속 하락’이라고 표현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14개월 만에 3%대로 둔화했고, 5월에는 3.3%까지 떨어졌다.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3.9%),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4.3%) 등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표도 상승 폭이 축소됐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및 글로벌 IT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취약부문 영향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확고한 물가·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하반기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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