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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각) LA 시내의 교통 중심지로 꼽히는 유니언 역. 이 곳에서 버스·지하철을 타고 번화가로 가려면 30분 넘게 걸리지만 차로 10분이면 충분하다. 물론 자차대신 택시나 우버를 택한다면 최소 30달러 이상 지불해야 한다.
현대자동차가 유니언 역 주차장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는 차량공유 서비스는 비교적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이날 현지에서 만난 고객은 “미팅이나 약속이 대부분 시내로 잡혀 늘 이동수단을 고민해야 했다”며 “차량공유 서비스를 활용해 대중교통보다 편리함과 동시에 우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어 편하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 LA 주요 4개 역에 차량공유 서비스..가격 경쟁력
미국 LA가 현대자동차 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검증하는 실험실로 부상했다. 작년 11월 설립한 현지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법인 ‘모션 랩’을 통해 유니언을 비롯한 LA 주요역 4곳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단거리 이동 편의성을 높이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개인 맞춤형 이동수단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증사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요금도 합리적이다. 최초 서비스 가입비 12달러를 제외하고, 주행시간 당 약 12달러(연료비 포함)다. 같은 거리를 이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지하철·버스(약 7달러, 대기시간 별도) △택시·우버(약 30~60달러) 등과 비교할 때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카투고·집카·드라이브나우 등 비슷한 차량 공유업체 요금(가입비 25달러, 시간당 이용료가 11~18달러 등)과 비교해도 저렴한 편이다.
현재는 차를 빌린 역에 반드시 반납해야 하는 방식(왕복 운행)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역을 차고지로 활용하는 편도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르게 하는 ‘유동형 편도’ 등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각오다.
◇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최적화된 LA..‘실험실’ 급부상
인구가 몰리는 만큼 최악의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곳이기도 하다. LA주민들은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인 연평균 약 102시간을 교통체증 속에서 보내고 있다.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오염도 심각해지고 있다.
LA시는 202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교통·환경 개선을 위한 ‘2025 비전 제로’를 선포했다. 이를 위해 LA산하 정부기관과 다국적 글로벌 기업체가 참여한 협의체 ‘어반 무브먼트 랩스’를 발족했으며, 현대차도 올해부터 이 곳에 참여한다.
정헌택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모빌리티사업실장은 “시장환경이 성숙된 미국 LA에서 다양한 모빌리티 사업을 검증하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기업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이동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