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는 우리 기술로 만드는 첫 번째 전투기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2002년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전투기 자체 개발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사업타당성 검토와 사업 구체화에 13년이나 걸렸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전투기 핵심 기술이전을 받으려다 거부당해 좌초 위기도 겪었다.
그러나 경남 사천에 위치한 KAI 항공기동에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KF-X 시제기 4대가 만들어 지고 있었다. 비행 시험을 위한 6대의 시제기와 지상 시험 및 내구성 시험을 위한 시제기 2대 등 총 8대의 시제기를 만들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첫 비행을 시작으로 4년여의 비행 시험을 거쳐 개발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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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는 2026년 개발이 완료되면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양산해 공군에 배치한다. 개발비는 약 8조원, 양산비는 약 9조3000억원(대 당 778억원 추산)으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무기 개발사업이다.
특히 장기 개발 기간을 고려해 KF-X는 2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은 기본 비행성능과 공대공 전투 능력을 구비하는 것을 1단계로 하고, 이후 추가 무장 시험을 통해 공대지 전투 능력을 구비한다는 것이다. 추가 무장 시험에는 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에 공개된 KF-X 시제1호기는 폭 11.2m(36.7ft), 길이 16.9m(55.4ft), 높이 4.7m(15.6ft) 크기다. 2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스텔스 기술이 적용돼 F-22 ‘랩터’와 유사한 외형이다. 현재 KF-X는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스텔스 처럼 설계했다. 이에 따라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F-35 보다 약간 낮은 성능의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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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X는 국내 기술로 만드는 첫 전투기라는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격 기준으로 국산화율이 65%에 달한다.
우선 무장으로 외산 미사일 뿐만 아니라 다수의 국산 무기체계들이 탑재된다. 한국형 GPS 유도폭탄인 KGGB와 LIG넥스원이 개발하고 있는 한국형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등이 대표적이다. KF-X는 2종의 공대공 미사일과 10종의 공대지 폭탄·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특히 최신 항공 기술인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획득·추적장비(EO TGP) △통합 전자전 장비(EW Suite) 등이 모두 국내 기술로 개발되고 있다.
AESA 레이더는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장비로 작년 8월 시제품이 납품됐다. 양산 1호기 기준으로 국산화율 89%가 목표다. IRTS의 경우 공대공 표적에서 방사되는 적외선 신호를 탐지하고 추적하는 장비로 이번 달 시제품 납품을 앞두고 있다. 양산 1호기 기준 국산화율 목표는 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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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KF-X의 ‘심장’인 엔진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GE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직구매·조립국산화·부품국산화’의 3단계를 거쳐 국산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엔진 공급사로 선정된 GE는 시제기 6대와 예비엔진 분량을 포함해 15기의 엔진을 제공한다. 120대의 쌍발 엔진 전투기를 양산목표로 하고 있어 국내 물량은 보충분 포함 260기다. 엔진 구매 비용만 4조원이 넘는다.
이같은 국산 전투기 개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KF-X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를 약 24조40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를 약 5조9000억원, 기술적 파급효과는 약 49조5000억원, 취업유발 효과를 약 11만명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월 본격적인 사업 착수 이후 작년 말까지 고용창출은 KAI의 2차 협력업체까지 총 1만1854명으로 집계됐다. 3~4차 협력업체까지 더할 경우 훨씬 늘어난다.
정광선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국내업체 참여 증가로 국내 경제 활성화와 기술 수준 향상이 기대된다”면서 “KF-X 및 주요 부품의 지적재산권 확보로 기술적 독립성 향상은 물론, 부품 단종 가능성 등의 감소로 전력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