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8일(현지시간) 서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식 트위터로 애도 메시지를 올렸으나, ‘엘리자베스’ 영어 철자를 틀려 이를 수정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윤 대통령은 9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9일 엘리자베스 2세 서거에 대한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영어로 나온 메시지에 “Queen Elisabeth II”라고 잘못 적어 트윗을 삭제했다가 다시 올려야 했다. 엘리자베스 2세 표기는 “Elizabeth”로 적는다. ‘z’를 ‘s’로 잘못 적은 것이다.
오기는 고쳤지만 문맥상 어휘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her kind heart and good deed (여왕의 선심과 선행)”이라고 적었는데, ‘deed(행동)’은 ‘deeds’로 복수형으로 쓰는게 자연스럽다는 지적이 일부 외신 기자 사이에서 나왔다. 실제로 해외 매체들은 윤 대통령의 애도 메시지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해당 부분을 ‘deeds’로 고쳐 썼다.
SNS가 활성화된 이후 정치인들 메시지에 오타나 오기가 나오는 일은 드물지 않다. 다만 재임기간이 70년이나 되는 영국 군주 사망에 대한 조의 메시지인만큼 대통령실에서 좀 더 주의깊게 일처리를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영어 선호 경향을 보여준 바 있어 이번 오기 소동이 더 눈길을 끈다.
대통령의 영어 선호는 앞서 몇차례 드러난 바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임명 때 여러 자질과 함께 ‘영어 능통’을 꼽았고, 용산 시민공원 작명을 두고는 ‘영어 이름이 더 멋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월 한 장관 임명 당시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다양한 국제업무 경험도 가지고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사법제도를 겸비해나가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 자신도 취임 초 각종 현안과 관련 “휴먼 캐피털(인적 자본)”, “거버먼트 어토니(정부 소속 검사)” 등 국내서 잘 쓰이지 않는 영어 표현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6월 10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오찬을 하던 당시에는 용산 시민공원 이름을 두고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로 이름을 지으면 좋겠다. 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어서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