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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7시. 경기 평택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이형석(50) 소방경·박수동(31) 소방장·조우찬(25) 소방교의 빈소에서 들리는 유족들의 흐느낌은 영하 8도까지 떨어진 차가운 공기를 찢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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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낮 12시 24분께 불이 난 냉동창고 2층에 쓰러져 있던 이형석 소방위와 박수동 소방교. 두 사람은 발견 당시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함께 실종된 조우찬 소방사도 약 15분 뒤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관 1명이 숨진 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가 난지 반년 만에 반복된 참사.
발인 시간이 다가오자 속속 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동료와 지인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불길은 잡았지만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떠난 이들에 대한 허무함과 비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동료 소방관들은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훔쳤고, 지인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침통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5월 임용된 조우찬 소방교의 젊은 동료들은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빈소를 찾은 한 소방관은 “아직까지 믿을 수 없다. 젊은 나이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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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차가 등장하자 엄숙한 분위기의 장례식장이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운구차에 운구를 싣을 때마다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다시 터뜨렸다. 이형석 소방경 고인의 구순의 노모는 “어떡해, 내 아들, 우리 아들”하며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며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박수동 소방장의 한 유족은 주변의 부축을 받은 채 “지금은 못 보낸다. 다시 돌아와”라며 소리치다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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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결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고인들의 희생 정신을 기려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새벽 직접 참석하기로 결정했고, 곧바로 영결식이 열린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를 찾았다. 영결식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엄숙한 표정으로 순직 소방관들의 넋을 기리고 유족들을 위로했으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경기도는 평택 화재 진압 중 사망한 이들에 대해 1계급 특진과 함께 옥조근조훈장을 추서했다. 영결식 후 유해는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한편 평택시 재난대책본부는 평택역 광장 외에 이충분수공원(북부권)과 안중출장소(서부권)에도 분향소를 설치해 이날부터 운영할 계획이다. 시민 분향소 3곳은 오는 9일까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