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티앤에스, 알케미스트캐피탈에 매각 검토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100% 자회사인 SK티앤에스(SK TNS)의 경영권을 사모펀드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에 매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SK 측은 “(알케미스트캐피탈로의 매각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SK티앤에스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 SK그룹의 통신망 공사를 전담하는 회사다. 연간 매출액은 6000억~7000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 안팎에 이르는 우량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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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는 2017년 설립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그간 M&A 시장에선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대형 딜에 뛰어든 이력이 없어서다. 그러나 최근 SK그룹이 관련된 거래에 계속 이름을 올리며 급부상하고 있다.
알케미스트, SK그룹 주요 딜마다 등장
알케미스트캐피탈은 2017년 투자 목적 회사를 설립해 에이팩트 경영권(지분율 35.4%)을 214억원에 공동 인수했다. 에이팩트는 동진쎄미켐(005290), 케이씨텍(281820) 등 SK하이닉스(000660) 협력사가 지분을 공동 출자해 세운 반도체 검사 회사다.
당시 알케미스트캐피탈이 에이팩트 인수를 위해 조성한 사모펀드의 최대 출자자는 박병엽 전 팬택 부회장이었다. 박 전 부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20년 넘은 우정을 쌓은 지기다. SK그룹이 2003년 이른바 ‘소버린 사태’로 인해 적대적 M&A의 위기에 처했을 때 박 전 부회장이 ‘백기사’로 나선 바 있다. 박 전 부회장은 2005년 휴대전화 브랜드 ‘스카이’로 유명한 SK그룹 계열사 SK텔레텍을 30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알케미스트캐피탈이 SK하이닉스 협력업체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최 회장 지인을 연결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한 셈이다.
“계열사 늘리지 않고 사모펀드 통해 간접지배”
매그나칩반도체가 지난 8월 알케미스트캐피탈 컨소시엄에 넘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사업부도 지배 구조가 비슷하다. 알케미스트가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조성한 사모펀드에 SK하이닉스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5 대 5 비율로 투자금을 출자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는 SK하이닉스가 지난 2004년 경영난을 겪으며 외부에 매각했다가 16년 만에 다시 품은 것이다. SK그룹으로서도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이처럼 SK그룹이 신생 사모펀드를 콕 짚어 그룹의 M&A 일감을 밀어주는 것은 펀드라는 간접 투자 기구가 가진 장점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룹 사업과 협업이 필수적인 회사를 계열사로 직접 거느리지 않고도 간접 투자를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 입장에서도 그룹 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회사를 계열사로 직접 인수하는 것보다 사모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K티앤에스 매각 역시 비슷한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케미스트캐피탈이 SK티앤에스 인수를 목적으로 조성한 사모펀드에 SK그룹에 우호적인 ‘전주(錢主)’나 SK 측이 직접 출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티앤에스는 전체 매출의 98%가 SK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