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 칼럼]코오롱 '인보사'를 위한 변명

인보사 사태, 올해 국내제약업계 최대 악재
생명,건강 직결된 신약개발과정 불찰은 엄벌 마땅
실수,과오 숙명인 프론티어에게 완벽요구는 무리
성분변경돼도 안전성,유효성 그대로,대승적 결단필요
  • 등록 2019-08-19 오전 6:00:01

    수정 2019-08-19 오전 6:00:01

[이데일리 류성 기자]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고 요즘 제약·바이오업계는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는 악재에 사기가 크게 위축돼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분식회계 논란에서부터 한미약품(128940)의 잇단 기술수출 계약취소,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인보사’ 파문, 신라젠(215600)의 임상시험 실패 등 초대형 악재들이 제약산업의 숨통을 짓누르고 있다.주식시장에서는 얼마전까지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던 바이오주들이 기피대상 1호가 됐다.

국내 제약산업에 찬물을 끼얹은 대표적 악재로는 현재도 진행형인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이슈가 첫손에 꼽힌다. 15년전 국민영웅으로 추앙받다 줄기세포연구 조작혐의로 한순간 몰락하며 온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사태에 비견할 만하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골관절염 유전자 세포치료제라는 점에서 출발부터 한국 바이오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릴 대표적 선도주자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런 만큼 인보사 허가당시와 다른 성분이 드러나면서 식약처가 판매허가 및 품목허가 취소처분을 내리자 시장이 받은 충격은 컸다.

인보사 상품화에 성공,한국바이오업계의 ‘신데렐라’로 우뚝섰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이제 가장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의약품이 국민생명과 건강에 바로 연결되는 것을 감안할때 신약 인허가 과정에서 드러난 코오롱의 과오나 도덕적 해이는 엄중처벌을 하는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가 인보사 사태를 처리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깊은 우려와 아쉬움을 표시한다. 무엇보다 인보사가 세계최초 유전자세포 치료제라는 수식어에서 알수 있듯 코오롱생명과학은 어찌됐든 ‘세상 어느 누구도 밟아보지 않은 미지의 땅’을 개척한 프론티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걷다보면 예상치 못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돌발변수에 직면할수 밖에 없다. 이번에 드러난 것처럼 성분이 뒤바뀐게 대표적 돌출변수였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거둔 인보사라는 걸출한 업적은 무시하고 성분변경 사실만을 문제삼아 전격적으로 신약에 ‘사형선고’와 다름없는 품목허가취소 결정을 내렸다.

식약처에게 인보사는 성분변경으로 인해 세계최초 유전자세포 신약이 아니라 일반 복제약과 다름없는 그저그런 약품으로 보였을 것이다. 물론 코오롱생명과학에게 뒤바뀐 성분과 관련한 과오나 실책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도 인보사라는 ‘옥동자’는 살리는 대승적 결단을 식약처가 내렸으면 어떠했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인보사의 일부 성분이 바뀌었지만 신약허가의 주요기준인 안정성과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품목허가 취소는 지나치다는게 업계의 대체적 인 평가다. 신약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실수와 실패를 숙명으로 안고가야하는 프론티어에게 처음부터 완벽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한번 실수나 과오를 저질렀다고 프론티어를 영구히 추방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에서 ‘퍼스트 무버’ 탄생은 언감생심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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