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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장기화 위험…임금 주시”
파월 의장은 25~26일(현지시간) 이틀간 열린 올해 첫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노동시장은 매우 강력하다”며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은 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말했다. 연준 통화정책의 양대 책무는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다. 고용은 살아나는데 물가는 폭등하니, 금리를 여러 번 끌어올리겠다는 뜻이다.
FOMC는 성명서를 통해 “(현재 0.00~0.25%로 제로 수준인) 금리 목표 범위를 조만간 높이는 게 적절하다”고 밝히며 3월 FOMC에서 인상할 것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런데 파월 의장은 시기에서 더 나아가 횟수까지 암시한 것이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건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조건이 무르익었다고 하면 3월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 내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리가 보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장기화할 위험이 있다”며 “더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는 매우 강해 더 이상 높은 수준의 통화 지원이 필요하지 않다”며 “장기적인 경기 확장을 위해 물가 안정에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같은 요인들을 두고 “우리가 채권 매입을 축소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FOMC는 이미 성명서를 통해 3월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종료를 시사했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월 120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면서 유동성을 직접 공급해 왔는데, 최근 몇 달간 이같은 양적완화(QE) 규모를 줄여 왔다. 3월 테이퍼링을 종료하자마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게 파월 의장의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돈줄 조이기의 또 다른 축인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QT)를 두고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그 과정은 질서정연하고 예측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 갑자기 폭락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매파적인 색채를 드러내자, 뉴욕 증시의 투자 심리는 급격하게 악화했다. 그의 기자회견 전까지만 해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등에 업고 고공행진을 했으나, 순식간에 폭락하며 하락 전환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8% 하락한 3만4168.09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5% 내린 4349.93에 거래를 마쳤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60% 떨어졌다. 장 막판 상승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2% 소폭 오른 1만3542.12를 기록했다. 다만 사실상 폭락장이었다는 평가다. 장중 강세와 약세가 혼란스럽게 뒤바뀌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진 것이다.
국채금리 역시 폭등하며 투심을 악화시켰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장중 1.857%까지 치솟았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148%까지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