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술 마시는 이유가 저마다 다르듯 알코올 중독에도 여러 유형이 있고 증상이 모두 다르다”며 “번듯한 직장에 다니며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도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
4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소득수준과 알코올 중독 유병률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6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결과 소득수준이 중·상위층(200만 이상)인 사람의 알코올 사용장애 일년 유병률은 6%로, 4.2%인 하위층(200만 미만)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중 상위층(300만 미상)은 3.5%에 달했다. 2011년 조사에서는 상위층(4.4%)이 하위층(3.5%)보다 더 높았다.
알코올 중독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 역시 문제를 키우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원장은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자들은 타인의 평가에 예민해 음주 문제가 있음을 인지해도 주변의 도움보다는 스스로 음주를 통제하려고 시도한다”며 “그러나 알코올 중독은 술을 조절하는 뇌의 기능이 망가져 치료가 필요한 뇌질환으로 의지만으론 극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사회생활도 잘 한다는 잘못된 인식과 관대한 음주 문화도 문제”라며 “우리나라에선 술을 좋아하고 잘 마시는 사람을 애주가라 부르며 중독에 대한 의심을 미리 차단하기 때문에 술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는 고도적응형 알코올 중독의 치료 시기는 더욱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