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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인사는 27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 임무 돌입을 지시한데 대해 “오판하면 상황을 훨씬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며 강하게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명령 직후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토드 월터스 유럽사령관은 긴급 논의를 했다.
이 인사는 “푸틴 대통령의 움직임은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그의 위험한 명령 이후에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인사는 미국은 여전히 러시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러시아는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침공에 준비된 전투 병력의 3분의2를 투입했다”며 “여전히 우크라이나 외곽에 병력 3분의1이 머물고 있다”고 했다.
이 인사는 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쪽 지역에서 강한 저항을 받으며 움직임이 느려지고 있다”며 “군사시설을 겨냥했던 러시아군이 민간의 인적·물적 피해를 증가시키는 포위 전술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까지 러시아군에 완전히 넘어간 우크라이나 내 도시는 없다고 확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ABC에 나와 “정당한 이유 없이 긴장 고조와 위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 내내 푸틴 대통령에게서 봤던 하나의 패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이다. 서방 진영이 에너지 제재를 현실화한다면 러시아 경제에 타격은 불가피하다. 다만 동시에 서방 진영 역시 에너지 공급 부족에 따른 대란을 각오해야 한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 정교하게 제재해야 하는 사안인 셈이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에게 지시했다”며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까지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게 서방의 잇단 제재에 대한 보복 차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 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