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나영-최재림 "우리는 '아이다'의 뜨겁고 열정적인 커플"

다섯 번째 시즌 앞둔 '아이다' 첫 출연
1200여 명 지원 오디션 거쳐 주역 낙점
"이번이 마지막 공연, 강한 책임감 느껴"
  • 등록 2019-11-12 오전 12:30:00

    수정 2019-11-12 오전 12:30:00

최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뮤지컬 ‘아이다’의 배우 최재림, 전나영은 “이번이 마지막 ‘아이다’라 아쉬움도 있지만 어느 때보다 강한 팀이 모인 만큼 그 어떤 때보다도 더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겠다”고 입을 모았다(사진=신시컴퍼니).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활화산 같아요. 나영이가 연기하는 ‘아이다’는요.”

최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만난 배우 최재림(34)은 뮤지컬 ‘아이다’(11월 16일~내년 2월 23일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 전나영(30)을 이렇게 표현했다. 아이다 역을 같이 맡은 배우 윤공주가 “고요하면서도 안정적”이라면 전나영은 “뜨겁고도 열정적”이라는 의미에서다.

최재림의 말을 듣자 전나영도 최재림이 배우 김우형과 함께 연기할 라다메스가 어떤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재림 오빠의 라다메스는 이제 막 장군이 돼 무언가 잘 하고 싶은 와중에 사랑에 빠진 남자에요. 반면 우형 오빠의 라다메스는 예전부터 장군이었던 것 같은 늠름함이 있죠.”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 무대 위에서는 비극적인 운명과 마주하는 연인이지만 현실에서는 매일 티격태격하는 친남매 같았다.

뮤지컬 ‘아이다’에서 라다메스 역을 맡은 배우 최재림(왼쪽), 아이다 역을 맡은 배우 전나영(사진=신시컴퍼니).


◇‘아이다’ 마지막 시즌 합류 “남다른 인연”

‘아이다’는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이 ‘라이온 킹’의 작사가 팀 라이스, 작곡가 엘튼 존과 함께 2000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뮤지컬이다. 국내에서는 공연제작사 신시컴퍼니의 라이선스 뮤지컬로 2005년 초연했다. 총 732회 공연으로 73만 명의 관객 동원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에서 ‘아이다’의 리바이벌 프로덕션 준비에 들어가면서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 됐다.

최재림·전나영은 지난 1월 1200여 명 지원자가 모여든 오디션을 거쳐 ‘아이다’의 새로운 주역으로 합류했다. 두 배우는 “우리 공연으로 시즌이 막을 내리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연습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아이다’ 출연은 처음이지만 두 배우에게 ‘아이다’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최재림은 2010년 재공연 당시 라다메스의 언더스터디를 맡았다. 무대에 서지는 않았지만 캐릭터를 연구할 시간을 충분히 가졌다. 그는 “이번 오디션 때 받은 대본이 2010년 오디션 때와 같아서 예전 기억이 나 신기했다”고 말했다.

전나영은 2016년 ‘아이다’의 네 번째 시즌 오디션에 도전했지만 안타깝게 고배를 마셨다. 네덜란드 교포 3세로 서툰 한국어 때문이었다. 전나영은 “태어나서 처음 본 뮤지컬이 ‘아이다’여서 이번 출연이 더욱 특별하다”며 “이번에는 한국어 연습을 열심히 했고 오디션에 붙은 뒤에도 공식 연습 시작 전부터 따로 대사 연습을 하고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두 사람이 연기하는 아이다, 라다메스는 서로 적이지만 사랑에 빠지는 비운의 연인이다. 특히 아이다는 이집트에 맞서는 누비아 왕국의 공주로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유명하다. 전나영은 “아이다는 여성스럽지 않고 자기 의견이 뚜렷하면서도 멜로드라마까지 있는 인물이라 꼭 하고 싶었다”고 애정을 나타냈다.

최재림은 무대에서 로맨스 연기를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로맨스 때문에 하고 싶었던 작품은 아니다”라며 웃은 최재림은 “마이클 잭슨의 1집과 2집을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것처럼 ‘아이다’는 무대·의상·안무·장면전환·스토리 전개까지 ‘스타일리시’ 그 자체인 작품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뮤지컬 ‘아이다’에서 아이다 역을 맡은 배우 전나영(왼쪽), 라다메스 역을 맡은 배우 최재림의 콘셉트 이미지(사진=신시컴퍼니).


◇한국 뮤지컬의 현재 이끄는 배우들

최재림·전나영은 한국 뮤지컬계가 지금 든든하게 의지하는 배우들이다. 두 사람 모두 뮤지컬로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보여준 왕성한 활동과 남다른 이력은 한국 뮤지컬의 현재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악을 전공한 최재림은 군대에서 만난 후임병을 통해 뮤지컬을 접했고 2009년 ‘렌트’로 데뷔했다. 올해 활동 10년째가 된 그는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은 오페라보다 더 자유롭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뮤지컬이 좋았다”며 “지금도 뮤지컬이 항상 새롭고 짜릿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나중에 활동 영역이 넓어지더라도 언제나 1순위는 무대가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나영은 2013년 웨스트엔드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레미제라블’의 판틴 역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레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을 통해 국내외 무대에 쉼 없이 올라왔다. 이번 ‘아이다’를 계기로 한국에서 더 왕성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전나영은 “한국의 뮤지컬은 웨스트엔드보다 더 살아 있는 느낌이 든다”며 한국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나영이가 저를 보며 웃으면 헷갈릴 때가 있어요. 나영이가 웃는 건지 아이다가 웃는 건지…. 나영이의 강한 에너지가 큰 힘입니다.”(최재림) “작품에서 아이다와 라다메스는 사실 10대라는 설정이에요. 재림 오빠와 같이 불타는 사랑을 보여드릴게요.”(전나영)

뮤지컬 ‘아이다’에서 라다메스 역을 맡은 배우 최재림(왼쪽), 아이다 역을 맡은 배우 전나영(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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